그 해 여름2
고요하게 내려앉은 어둠처럼 칠봉도 업힌 채로 조용히 잠이 들었다.
1월 첫날의 밤 공기를 마시며 너의 집으로 향했다.
" 칠봉아. 집 다왔는데. "
" ...우응... "
술이 덜 깬 탓인지 연신 내 등에 고개를 묻어대며 내려오지를 않았다.
" 비밀번호 뭐야. "
" 0....526.. "
혹여나 네가 추울까 재빨리 도어락에 0526을 누르고서 현관문을 열어 내 허리 부근 쯤 둘러져있는 발꿈치에 신겨져 있던 남색의 운동화를 살짝 벗겨 신발장에 가지런히 올려놓고 닫혀있던 너의 방문을 열어 침대에 눕혔다.
" ...... "
" ...... "
어쩔 수 없이 흐르는 정적에 괜히 뒷머리를 쓰다듬다 뒤척이는 너에 배 쪽을 토닥거렸다.
" 편히 자, 괜찮아. "
금세 제자리를 찾으며 곤히 잠들었다.
그런 너의 모습이 예뻐보여 눈코입 이곳저곳을 흐뭇하게 바라보다 결국 시선이 멈춘곳은 칠봉이의 옅은 선홍빛 입술이었다.
보는 것 만으로도 안 된다는 걸 아는데,
난 술도 안 마셨는데,
제정신인데.
술에 취한 너보다 내가 더 취한 거 같다.
이끌리듯 너의 입술에 손가락을 살며시 갖다 대 살살 쓸었다.
뭔가에 홀린 듯 술도 아닌 너에게 취해간다.
* * *
머리가 갑자기 띵해 눈을 떠 일어나려는데 침대 옆 의자에 앉아있던 네가 날 꿀이 떨어지듯 쳐다보고 있었다.
" 뭐야....안갔어? "
" 어, 깼네. "
더 자. 아직 해도 안 떴는데? 도로 일어나려는 내 이마를 밀어 눕혔다.
" 자야 할 사람은 너인 거 같은데? "
" 난 괜찮으니까, 칠봉. 다시 자ㅡ. "
내 배를 토닥거리며 날 재우는 너지만, 점점 너의 눈꺼풀도 무거워 지려는 조짐이 보인다.
" 졸린 거 다 티나. 너, 집 가야겠다. "
" 집은 무슨ㅡ. 택시도 거의 없을텐데, 그리고 여자 혼자 있는데 그냥 두고 가는 건 아니지. "
" 우리 권순영씨가 내 걱정 언제부터 했다고, "
" 옆에 누워서 자야겠다. "
아이처럼 신났는지 애써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의자에서 일어나 내 옆에 누웠다.
" 야아......너, 진짜..! "
" 아무짓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겁먹기는. "
" 안 일어나...? "
" 나도 졸려서 그런다 왜. "
나의 말에 시무룩하며 입술을 쭉 내밀다가 내 쪽을 향해 몸을 돌려 날 안았다.
" 아, 좋다. "
" 너 취했어? 술도 안 마셨잖아 너. "
" 이대로 좀만 있자. "
" 아니, 야....권순영... "
제대로 품에 안아오는 너에 나도 너의 품으로 안겨 벗어날 수 없는 자세가 되버렸다.
" 너, 이러고 딴 짓 하면 혼난다. "
" 나 못 믿는거야? 나 졸리다고 했을텐데. 으이구ㅡ. "
날 내려다보며 못 믿냐는 표정을 하곤 한 손으로 내 볼을 꼬집었다.
" 진짜지? 그럼 자기만 하는거다. "
" 그래, 자자. "
권순영의 말을 믿고 눈을 감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손에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 손만 잡을게. "
그러면서 서로를 껴안은 상태로 내 손에 깍지를 껴 꽉 잡아왔다.
" 뭐야.... 갑자기 이러기 있어? "
살짝 뾰루퉁한 표정으로 널 보자 귀여운 아기를 보는 듯 바라보다 입술에 짧게 입을 맞췄다.
" 귀여워. "
" .....오늘은 손만 잡고 자는거다...? "
알겠지? 같이 흐뭇하게 바라보곤 나도 너의 입술에 짧게 입을 맞췄다.
so just close your eyes
가까이 더 와 babe
진짜 손만 잡을게
다가와 더 한 발
- 딘딘 & 민아 / 손만 잡을게
달달함의 끝을 달리는걸까요...
순영이 넘나 설레는......ㅠㅠㅠㅠ
계속 찌통만 썼더니 역시 전 이런 장르엔 약한가봐요...핳......
이런 작가를 매우 치시길 바랍니다 !!!!
이 작품이 끝나면 차기작인 낭만적 신호와 유혹의 덫이 폭풍연재(?)될 예정입니다! 대신 월화수는 제가 못 올 가능성이 높아요....교회 수련회 히히... 그 전 까진 사랑하는 독자님들 계속 보러 올게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