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nka - Free
w. 후뿌뿌뿌
"어때, 생각은 해봤어 주디?"
물론 나야 좋지만, 할 수 없는 말을 삼키며 뉴트의 말에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수색꾼이라니,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다. 주디, 넌 잘 할 수 있을거야. 어깨에 보우트러클을 올려놓고 보우트러클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짝짝, 치는 뉴트의 행동에 어쩔 수 없이 승낙해버렸다. 난 그냥 5학년 후플푸프 쩌리인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
"..........."
"뭘 봐? 야, 뭘 보냐고;"
마법의 동물 수업시간 -7학년이라 제 이름과 똑같은 N.E.W.Ts 를 준비하느라 바쁜 뉴트는 이 수업을 듣는 날 매우 부러워한다- 에는 슬리데린과 합반을 하는데, 이때만 되면 망할 자식들이 어떤 남자애를 괴롭히느라 수업분위기가 늘 엉망이 된다. (사실 거의 대부분의 수업을 슬리데린과 합반하는 레번클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무슨 수업이던간에 저 아이를 괴롭히느라 망할 자식들이 엉덩이를 의자에 붙히지를 않는다고 했다. ) 그 탓에 해그리드는 동물을 돌보긴 커녕 그 아이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고, 나를 비롯한 웬디와 같은 아이들은 괜히 그 자식들에게 다가가 꼽을 주곤 하는데 멍청한건지 그 자식들은 알아듣지도 못한다. 후플푸프 숙녀들께서 미천한 슬리데린 찌질이들에게 관심이라뇨, 하면서 굽실거릴뿐.
"주디, 참아. 걔네 멍청해서 그래. 그 남자애도."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 웬디가 잔뜩 화난 나의 등을 쓸어주며 다정하게 말을 걸어왔다. 기숙사 배정 모자는 정확한가봐, 내가 이렇게 정의감에 넘치는 걸 보면. 움직이는 계단에 올라 교과서에 얼굴을 묻었다. 그냥 신경 쓰지 말자 주디. 웬디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저 멀리서 또 우당탕, 하는 소리가 들린다. 또 걔다. 계단에서 굴러 내 앞으로 떨어진 남자애에게 괜찮아? 하며 다가서자, 후플푸프 숙녀와 슬리데린 찌질이의 사랑! 하며 낄낄거리는 무리가 우리 주위를 둘러싼다. 너희 뭐하는거야! 하며 웬디가 남자애들을 밀쳐내지만 소용이 없네.
"거기 뭐야? 주디!"
저 멀리서 다가오는 뉴트의 목소리에 이상하게 안도감이 들었다. 괜찮은거 맞지? 울고있는 남자아이의 얼굴을 가만히 쓸었다. 내 손을 가만히 잡고 소리 없는 울음을 삼키는 그 애의 태도에 저 깊은 곳에서 무언가 차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널 지켜줄게. 하는 말이 목구멍 까지 올라왔지만 내 품에서 소리없이 울고 있는 그 애에게 건네긴 너무 아픈 말이었다.
"주디, 괜찮아?"
뉴트가 그 자식들을 밀치고 들어와 날 꼭 껴안고 거친 숨을 몰아쉰다. (내가 그 애를 어정쩡하게 안고 있는 상태였기떄문에 뉴트는 결국 나와 그 아이를 동시에 안은 셈이 되었다.) 거기 무슨 일이야! 하는 필치씨의 목소리를 끝으로 계단에 몰려있던 아이들은 각자 기숙사로 흩어졌지만, 내 옆엔 울고있는 여자아이 하나와, 남자아이 둘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
크리스마스 전 금요일의 저녁 , 우리 테이블 뒷쪽에 있는 슬리데린 테이블에서 와장창, 하는 소리가 나 양송이 수프만을 응시하던 시선이 돌아가려는 찰나, 뉴트가 그냥 먹어 주디, 하며 고개를 저었다. 왜, 하며 고개를 돌리면 또 그 애다. 크레덴스 베어본, 스큅이었다가 입학하기 한달 전에 마법사라고 밝혀졌대. 그래서 쟤네 가문 밑에서 일하는 애들이 괴롭히는거고. 쟤네 가문에서도 쟤는 사람 취급도 안 하니까. 뉴트가 안됐다는 듯이 말꼬리를 늘리며 그 아이를 응시한다. 크레덴스, 예쁜 이름이네. 그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디, 그냥 밥 먹으래두! 하는 뉴트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슬리데린 테이블로 향했다.
"아니, 연회장에서까지 이래야 할 이유가 뭔데?"
구석에 축 늘어진 그 애를 때리느라 정신이 없는 망할 자식들을 겨우 떼어놓고 지팡이를 목에 겨누며 물었다. 크레덴스는 얼굴이 빨개져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남자애들은 날 보며 욕짓거리를 해댔다. 왜? 후플푸프라서 정의감이 넘치시나? 크레덴스를 괴롭히는 무리들 중 몸집이 가장 큰 그렉이 내 머리를 손가락으로 툭,툭 밀며 말했다. 거기 그만 안해? 저 멀리서 뉴트가 테이블을 쾅, 하고 치며 일어나 이쪽으로 걸어오자, 미소인지 비웃음일지 모를 웃음을 흘린 남자애가 왜, 저 자식은 스큅인데 뭐. 하며 내게 기절 주문을 쏘았다. 스투페파이! 하는 소리와 함께 붉은 섬광이 번쩍였고, 놀란 눈으로 날 보는 크레덴스와, 주디! 하며 뛰어오는 뉴트가 그 날 저녁, 연회장에서의 마지막 기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