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1010
개학이다. 겨우 일주일정도 늦게 일어났다고 이렇게 일어나는 게 힘들다. 눈은 뜨기 힘들었고 움직이기도 싫었다. 그래도 급작스럽게 더워져서 짜증남에 몸을 일으켰다. 아, 진짜 여름은 늦장도 못부리게 해. 짜증나. 투덜투덜거리면서 학교 갈 준비를 했다. 방학 동안 너무 많이 먹어서 살이 쪄 교복이 안들어가면 어떡하지 하는 소소한 걱정과 함께. ...살 찐 것 같다. 단추 잠구기가 참 힘들다..!
***
아침이라서 그런가. 그렇게 덥지는 않은 것 같다. 근데 왜 집은 항상 더울까. 오히려 밖이 더 시원하다니. 그래봤자 오후되면 더움의 극치를 달리겠지만. 여름에 대한 짜증과 불만을 한껏 속으로 토로하면서 교문을 지나쳤다. 눈앞에 수능 디데이를 알려주는 카운터가 수능이 백일도 안된다고 알려주고 있었다. 아...그렇구나, 수능이 백일도 안남았구나. …? 뭐라고? 수능이 백일도..안남았.. 순간 발을 헛디뎌 몸이 휘청했다.
" 엄마야! "
" 왜 휘청하고 그래, 놀랬잖아 "
헐, 지금 나를 뒤에서 잡고 있는 사람은 혹시? 권순영? 역시, 권순영이다. 신님.. 지금 수능 백일 충격을 권순영이라는 치료제로 완화시켜주는 건가요. 아침부터 권순영을 보다니..., 그렇지만 수능 백일 충격이 너무 큰지 충격이 백퍼센트 완화는 되지 않았다. 으허헝! 수능이 백일도 안 남았다니..!
" 수능이 백 일도 안 남았어... "
" 그거 때문에 그렇게 휘청인거야? "
" 응.. 엄청난 충격이잖아. 난 왜 디데이 계산도 안하고 공부했을까 "
" 푸흡, 뭐야, 귀엽게 "
너무 충격이라서 힘이 없는 목소리로 말하자 푸흡하며 웃는 권순영이다. 거기다가 귀엽다니..! 수능 백 일 충격과 함께 순영이의 심장어택이 오니 더 정신을 못 차리게 되었다. 하하, 마치 어퍼컷과 함께 내가 좋아하는 선물을 주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내가 지금 뭐라는 걸까. 여러분 수능이 이렇게 위험하답니다. 하, 일단은 정신을 되찾자..! 수능 백 일이 뭐 어때서! 지금부터 더 열심히 하면 되지..! 잠을 더 줄이... 그건 무리고. 그냥 더 열심히 하자. 열심히...
" 왜 그렇게 걱정해? "
" 응? 그야 말 그대로 대수능이잖아.., 난 정시로 가서 수능 잘 쳐야 되거든 "
" 잘 칠꺼야. 너 공부도 잘하는 데 엄청 열심히 하잖아, 그러면 분명해. 넌 잘 칠꺼야 "
웃으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권순영이다. 다른 사람이 해주는 위로랑 별 다른 말은 못 찾겠는데 왜 이렇게 안정이 되고 힘이 솟을까. 배 아플 때 엄마가 엄마손은 약손하면서 문질러주는 느낌이랄까. 신기하게 다 낫는 것 같은 그런 기분. 그걸 지금 권순영이 시전하고 있다. 뭐야, 진짜…, 권순영이라면 다 좋다는 이거냐, 내 몸뚱아리야.
" … 고마워! "
" 고맙긴 "
네, 권순영이라면 다 좋습니다. 어쩌겠어요, 권순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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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진짜 수능 백 일도 안 남은데다가 모의고사 기간이라서 그런지 교실 분위기도 조용하고 엄숙하다. 또, 모의고사 끝난 후는 1차고사가 얼마나 남지 않았고 수능 때문에 1차고사 끝난 지 얼마안되서 2차고사라 애들도 바짝 열을 올려서 공부하고 있다. 물론 권순영도 포함이다. 진로가 춤 쪽인데 가고 싶은 대학에서 필기를 보는건가? 순영이는 대학을 가면 무용과로 진학하겠지? 우와, 멋있어. 몸치인 나한테는 무용과는 정말 멋있어보인다. 어떻게 그렇게 춤을 출까? 신기해. 진짜 꼭 순영이 춤 다시 보고 싶다.. 가까이서! 학원 다니면 당연히 공연 같은 것도 하겠지? 우와, 진짜 다시 생각해도 춤추는 건 멋있다. 그게 권순영이라서 더 멋있는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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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간, 1,2교시 수업,쉬는 시간 다 공부를 했더니 뻐근하다. 역시 1,2교시 쉬는 시간 연달아서 공부하는 건 무리였나. 이번에는 좀 잘까? …아니야! 지금 자면 나중에 더 피곤해..! 안돼, 자면 안돼! …잠 와. 결국은 내 의식과는 상관 없이 잠이 드는 나였다. 하…, 이게 뭐야. 이러면 안 되는 데..! 역시 수면욕은 이길 수가 없어..
' ♬ '
헐, 뭐야! 진짜 잠들었네? 수업 종소리가 들려 거의 자동으로 몸이 벌떡 일어났다. 잠에 들면 아무 소리도 안 들리던데 어찌 그렇게 종소리는 잘 들리는 지 참.. 어라? 이게 뭐야. 바나나 우유랑 …자유시간? 푸흡, 분명 옆에 포스트잇이 있기는 한 데 자유시간 때문에 안봐도 누가 줬는 지 뻔하달까? 물론 포스트잇도 그렇고. 자유시간하면 떠올려지는 기억에 웃음이 나온다. 되게 오래된 기억은 아닌데 왜이렇게 오래 되어 보일까. 이번에도 여러개네. 또, 이거 까먹을 때 마다 순영이 생각해야 하나. 뭐,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지만.
' 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조금 쉬엄쉬엄해도 되지 않을까? 쓰러지면 어떡할려구 ㅠ_ㅠ '
포스트잇을 보면서 항상 느끼는 게 두 가지 정도 있는데, 첫번째는 안그래도 하는 짓이 귀여운데 포스트잇을 써서 메세지를 전해주면 너무 귀엽다. 두번째는 포스트잇을 애용하는 게 눈에 보인달까. 뭔가 여러색깔의 포스트잇을 따로 보관하는 필통이 있을 것 같은 느낌? 푸흡. 근데 또 웃긴건 이 포스트잇을 내가 따로 보관한다는 점이다. 물론 버리는 것도 그렇지만. 이 포스트잇때문에 작은 공책도 샀다..! 따로 보관하게..! 보관해야 될 포스트잇을 아무대나 붙히는 난데…, 어떻게 보면 권순영이 포스트잇을 써서 또 줄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공책을 산 나를 보면 참 답이 없다.
너무 고마워져서 권순영 자리도 눈을 돌리니 언제부터 보고 있었던 건지 나랑 눈이 마주치자 마자 잔망떠는 권순영이였다. 미친거 아니야? 졸라 귀여워..! 머쓱해서 옆에 짝지-김민규- 건드리면서 웃는 것도 졸라 귀여워! 근데 나는 그게 뭐가 또 부끄럽다고 고개를 획돌렸을까. 아…, 멍청아 고맙다고 말이라도 하지. 어휴. 노답. …그러고보니 나는 왜 계속 받기만 할까. 목에 걸고 있는 카드지갑과 자유시간들. 그리고 포스트잇까지. 나도 뭐라도 주고 싶다! 나 너무 수동적이였어. 이러면 안 돼. 순영이가 좋아하는 게 뭐있을까. 겨울 좋아하고 분홍색 좋아하고 또 뭐 좋아한다했더라? 아, 샤이니 좋아한다고 했었다. -덕분에 샤이니 노래 다 다운 받았다.- 또, 닭요리는 치킨빼고 안 좋아한다고 했던 것 같았는데…. 옛날에 키우던 꼬꼬가 생각나서라나..아씨, 일단은 수업에 집중하자! 집중!
분량이..어디서 끊을지 애매하다..! |
그래서 결국은 애매한데서 끊기로...!^.^ 사실 제가 고삼을 겪어보지 않아서 어떻게 써야할지 잘 모르겠어여..........! 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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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 요정 순영이와 함께 가고 있지효 ^6^
♡ 일공공사 호찡 햄찡이 뿌뿌젤라 순갱이 도리도리
내일 아니아니 1122 보보 늘보워누 8월의 겨울
부르르 돌체라떼 로즈티 호시호잇 자몽몽몽 아지
호루 권쑤녕 순니지니 11023 ZZU 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