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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ON/김진환] 99% + 1% = ? 上 | 인스티즈

 

99% + 1% = ?

 

 

 

 

" 연락해도 돼? "

" 안돼. "

" 왜? "

" 너 참 뻔뻔하다. 연락하지마. "

" …그래도 하고싶으면? "

 

 

 

웃겼다. 내가 뭐라고 눈물 까지 글썽이며 연락 해도 되냐고 물어보는 니가.

 

 

" 너는 그걸 말이라고 하는거야? 하지마, 연락. "

 

 

의자를 밀고 일어나자 네가 당황해 눈동자가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그러더니 덥석 너답지 않게 적극적으로 손목을 잡아온다.

 

 

" 네가 보기엔 내가 미친놈 같겠지만. "

" 하지말라니… "

" 아니 이미 미친놈이지만. 늦게 와서 미안해. ㅇㅇ아. "

 

 

내 말을 막고 한 말이 겨우 '늦게 와서 미안해.' 라니. 네가 과연 바뀌었을까? 이라는 생각에 콧웃음이 나왔다.

내가 말대꾸를 하려는 순간 네가 벌떡 일어나 내 입에 입을 포갠다.

놀란 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지만 넌 꽉 감은 눈으로 떨리는 너의 마음이 전달 되듯 눈썹이 파르르 떨린다.

너를 밀친 내가 너의 뺨을 치려 하자 너는 순순히 맞아주겠다는 식으로 고개를 살짝 비튼채 눈을 아직도 감고있다.

넌 왜그렇게 멍청하니. 왜그렇게 바보같니.

 

 

" …다시는, 이렇게 불쑥 찾아오지마. "

 

 

알 수 없는 화를 억누르고 가방을 멘 뒤 카페를 나왔다. 역시나 착해 빠진 넌 내가 화났으니 조금 뒤로 물러 서 있겠지.

우리가 알고 지내온 지난 2년간 그래왔으니까.

터지려는 눈물을 겨우 꾹꾹 눌러 담으며 집으로 향했다. 최악의 날이다. 오늘은.

 

 

 

 

 

 

-

 

 

 

 

김진환은 그랬다. 항상 바보같이 착하고 웃기만 하는 사람. 누구한테나 잘 해주고 다정한 사람. 누구하나 그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었고. 나 역시도….

그 때도 그랬었지. 서로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나 혼자 만의 착각이라는 생각이 드는 절망감과 배신감. 하지만 그를 탓할 수 없는 애석함.

 

 

 

-

 

 

 

 

" ㅇㅇ아! 가자! "

 

 

구준회 선배가 큰 소리로 말하며 내 어깨에 팔을 걸쳤다.

 

 

" 왜이래. "

 

 

진환이가 앞에서 우리 둘을 보며 웃고있기에 진환이가 혹시나 오해하면 안되니까 재빨리 팔을 걷어 내렸지만 진환이는 바보같이도 웃으며 말했다.

 

 

" 진짜 잘 어울린다. "

" 그치? 우리 김후배가 뭘 좀 알아. 기특해. "

" 하나도 안 어울리거든요? 저는 얼굴이 하얗고 키가 저랑 적당한 사람이 어울려요. "

 

 

너 들으라고 한 말이다. 맞아. 김진환 좀 눈치 좀 채 봐.

 

 

" 준회 선배 얼굴 하얗기는한데, 키 큰게 좋지 왜 키작은게 좋대? "

" 맞아 ㅇ후배. 눈 좀 높여. 충분히 그래도 돼! 너 자격있어! "

" 시끄러워요. 진짜. "

" 야 나 정도면 진짜 괜찮지! 진짜 섭하네? "

 

 

구준회 선배가 궁시렁 거리며 내 뒤를 따라온다. 김진환 쟤는 뭐야 정말. 왜 내가 너랑만 연락 주고 받고 생일 챙겨주는데.

 

 

" ㅇㅇ아. 같이 가. 점심 먹어야지. 다음 강의까지 시간 좀 남잖아. 너 저번에 페북에 뜬 맛집 가고싶다며. "

" 그래, ㅇㅇ아. 진환이랑 먹어라. 나는 아쉽게도 바로 다음 강의라! 점심 잘 먹어! "

" 네, 선배. 수고하세요! 가자 ㅇㅇ아. "

 

 

너는 희한하다. 내 강의 시간도 다 꿰고 있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뭘 싫어하는지, 내가 뭘 화내하는지 나에 대해서 관심도 많고 나에 대해서 너무 잘 아는데

왜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것만 모를까. 일부러 모른척 하는 걸까 싶을 정도로 너는 정말 못됐다.

 

 

 

" 응. 그래. "

 

 

못 된 너를 거절 하지도 못하고 또 좋다고 배실배실 웃는 나도 참 못났다.

 

 

 

-

 

 

 

" 오늘 마시고 죽는거야 알지? "

" 진짜 전생에 술 못 마셔서 죽은 귀신 붙었나. "

" ㅇ후배. 말 이쁘게 하랬지 내가. "

 

 

구준회 선배가 내 입을 손으로 콕 집어 늘린다. 하지말라고 승질내니 귀엽다고 호탕하게 웃는 모습이 여간 아니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진환이가 없으니까 내가 참는다. 진환이 앞에서 그랬으면 또 김진환 멍청한 얼굴로 ' 와~ 잘어울린다~ " 이딴 말이나 할테니. 난 그 모습이 더 꼴뵈기싫으니까.

양반은 못 된다고, 김진환을 생각하자마자 진환이가 강의실로 들어와 말한다.

 

 

" 준회 선배. 지원이 빼고 다 모인데요. 지원이는 오늘 알바 있어서 불참 할 거 같다고 전해 달라네요. "

" 응응! 알았으! 으구, 걔는 몸 좀 사리라해라. 그러다가 허리 나가. 남자는 허리가 생명인데. "

" 선배 ㅇㅇ이 있는데 그런 말은 좀…. "

" 아! 미안미안! ㅇㅇ아 못 들은걸로 해줘 알았지? "

 

 

찡긋 거리며 윙크하는 구준회의 눈을 찌르고 싶었지만 그래도 오늘 진환이랑 술자리를 가질 수 있다는거에 들 떠 패스 하기로 했다.

진환이는 네가 이해해줘. 라며 입모양으로 말한 뒤 사람 좋게 웃었다. 너는 그거 살인 무기야. 짜증나.

 

 

학교 근처 싸게 파는 고기집으로 열 댓명이 모여 우루루 앉았다. 우리 말고도 다른 학생들이나 손님들이 있었기때문에 가게안은 북적거리며 시끄러웠다.

그런건 중요치 않았다. 무조건 진환이 옆에 앉아야한다는 생각에 김진환이 어디갔나 두리번 거리는 사이 구준회가 내 팔을 잡아 당기며 자기 옆자리에 앉혔다.

 

 

 

" 뭐예요? "

" 넌 내옆에. 이건 공식인데. "

" 장난하지마요. 나 문 쪽에 앉는거 싫어해요. 저 안쪽으로 들어갈거에요. "

" 이잉, ㅇ후배. 너무 단호해. "

 

 

어줍잖은 애교를 떠는 구준회 선배를 뒤로 하고 일어나려는데 진환이가 화장실을 갔다 왔었는지 뒤늦게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 선배랑 ㅇㅇ이 자리 여기예요? 나도 여기 앉아야겠다. "

 

 

내 맞은편에 앉아 버리는 녀석 때문에 난 다시 자리에 앉을 수 밖에 없었다. 아 쪽팔려.

 

 

" ㅇㅇ이 너 문 쪽에 앉는거 싫다며. "

 

 

굳이 콕 집어서 말해주는 망할 구준회 선배 때문에 아주 천사 자처하신 진환님께서 안쪽으로 에스코트 해주셨다. 덕분에 진환이랑 구준회랑은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중이다.

인상을 팍팍 써가며 고기를 굽고 있자 다른 동기들이 무슨 일 있냐며 궁금해한다. 이 고기들처럼 내 속이 타들어간다.

 

 

" 야 언제까지 그렇게 인상 쓰고 있을거야. 한잔해야지 "

 

 

맞은편에 앉은 윤형이가 소주잔을 들고 말한다. 그래, 여기서 화 내봤자 뭐하겠냐. 쟤는 신나서 하하호호 난리인데. 거칠게 짠을 하며 한번에 털어넣었다.

그러자 송윤형이 ' 오늘 제대로 달리려나 보다? ' 하고 묻기에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그리고 안주 삼아 김진환 얼굴 좀 보려는데

술도 약한 티 팍팍 내는 김진환은 볼에 홍조가 잔뜩 물들었다. 옆에 앉은 저, 저 여우같은 기집애가 계속 신경 쓰인다 했는데

역시나 순한 진환이를 이리저리 어떻게 해보려고 난리다. 물론 눈치도 없고 마냥 헤헤 사람 좋아. 라고 하는 김진환이 대꾸도 안해줍디다만.

 

 

" 야. 넌 연애 안하냐? "

 

 

혼자서 부글부글 거리며 김진환을 관찰 하고 있는 중에 윤형이가 물었다. 연애라…. 내 주제에 되려나 모르겠다.

 

 

" 병신. 지는. "

" 하긴 그렇지? 너 친구 없냐? 친구 좀 소개 시켜줘. "

" 없어. 친구. "

" 그럼 너 내 친구 소개 받을래? 나 닮아서 잘생겼어. "

" 그럼 더 싫어. "

 

 

딱 잘라서 말 한 뒤 윤형이 잔에 한잔 내 잔에 한잔 따른 뒤 짠을 권했다. 윤형이는 못말린다는 듯이 웃으며 고개를 살짝 내저었고 술잔을 부딪혔다.

꿀떡꿀떡 넘어가는 것이 오늘은 왠지 취하지 않을거 같다.

 

 

 

-

 

 

취하지 않을거 같다했지. 취하지 않는다고는 안했던거 같은데. 나…. 음, 송윤형도 약간 맛탱이 갔네. 그렇네 둘이서 구석에서 소주를 5병이나 마셨으니.

멀쩡하면 그건 사람이 아냐. 히히. 어라, 웃음이 막 나와. 미쳤나봐. 진짜 돌았다 ㅇㅇㅇ. 정신차려. 제일 꼴불견이 술취해서 진상짓하는건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내 두 뺨을 톡톡 손으로 치니 윤형이 혀가 잔뜩 꼬여선 괜찮냐고 묻는다.

너같으면 괜찮겠냐.

 

 

" 야! 송윤형. 너 솔직히 말해봐. "

" 뭐어를. "

" 나 여자로써 매력 없냐? "

 

 

물을 마시던 윤형이 이상한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더니 내 얼굴에 물을 뱉었다. 덕분에 취기가 살짝 깨는 듯 한 착각이 들었다.

 

 

" 미쳤냐…? "

" 이상한걸 물어보니까 그렇지. "

" 뭐가 이상한데! "

" 왜 그걸 나한테 물어봐…. 너 설마, 나….  "

" 진짜 지랄마. 여기 가위있다. 너의 주둥이, 그리고 가위. 상상가지? "

" …미안. "

 

 

너한테 물어본게 잘못이다! 하고 내 큰소리에 진환이가 고개를 돌렸다. 이 쪽 한 번도 안보더니 내가 취해서 소리지르니까 쳐다보냐. 나쁜놈.

그러고보니 몇 명 빠진 자리라 진환이의 얼굴이 더 잘 보였다. 헤헤.  물론 저 여우는 아직도 안가서 덤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진환이가 있네. 김진환이가, 김진환이….

 

 

" 야 사람도 다 빠지는 마당에 나 스트레스 풀게 노래방으로 2차 고? "

" 그래! 진~짜! 싫지만 오늘 딱 한번만 내가 허락해준다. "

 

 

송윤형의 제안에 거절하고싶었지만 기분도 좋고 알딸딸 한게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 송윤형의 제안을 덥석 물고는 가방을 집었다.

 

 

" 가자. 돈은 니가 내. "

" 쒸이벌. ㅇㅇㅇ, 존나 쪼잔해. "

" 닥치라! 확! "

 

 

송윤형을 때리려는 시늉을 하다 테이블 사이로 나가려는 사이에 휘청거렸다. 다행히도 윤형이가 순발력있게 팔을 잡아줬다.

그리곤 놀랐다며 뭐라뭐라 하는데 하나도 들리지가않는다. 잔소리쟁이네. 송윤형.

 

 

" ㅇㅇ아. 많이 취했네…? "

 

 

언제 술이 깨셨는지, 언제 내 앞으로 오셨는지 귀엽게 물들었던 볼은 온데간데 없고 걱정되는 진환이의 얼굴만 내 앞에 둥둥 떠다닌다.

윤형이 잡고 있던 팔을 진환이가 풀어서 자기 팔로 옮겨 팔짱을 끼웠다.

 

 

" 윤형아. 오늘 ㅇㅇ이가 많이 취한거 같은데. 둘이 어디 가려던거야? "

" 야! 김진환 나 그러퀘! 쓰레기 아니다! 우리 그냥 스트레스 풀러 노래방 가려고했어! "

 

 

진환이의 정색가득한 물음에 윤형이가 억울하다는 듯이 말하자 진환이가 다시 싱긋 웃는다. 화낸건가 방금? 술취해서 헷갈리네.

김진환이 화를 낼 사람도 아니고 아니겠지 뭐.

 

 

 

" ㅇㅇ아. 너 오늘 평소보다 많이 마셨다. 여자애가 겁도 없이. "

" 김진환. 신경꺼어. 제바알! "

 

 

 

걱정해주는 진환에게 자꾸 못된 말이 튀어나간다. 왜 삐둘게 대답하게 되는건지 몰랐고 입을 막고싶었지만 힘이 없었다.

난 머리 속에 드는 생각을 필터링 없이 내뱉었다.

 

 

 

" ㅇㅇ아. 집가자. 집 데려다 줄게. "

" 네가 뭔데? 내 남자친구? 애인? 아니잖아. 너도 똑같이 위험한 남자들 중 하나인거야. 알아? "

" …. ㅇㅇㅇ. 고집부리지말고. "

"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 너 내 애인 아냐! 알아? 아냐고! "

 

 

 

갑자기 울컥 눈물이 나올거 같았다. 억울해. 남자친구도 아닌게 왜 자꾸 잘해줘. 왜 나한테만 잘해주지, 왜 다른 사람한테도 다정하게 잘해줘. 너는?

 

 

 

" 진환 오빠. ㅇㅇ언니 많이 취하신거 같은데 준회선배 오시면 집까지 데려다달라고 해야겠어요. "

" …어? "

" 굳이 오빠가 하실 필요 없잖아요. ㅇㅇ언니 말대로 오빠가 남자친구도 아닌데. "

 

 

 

여우 같은 기집애가 눈꼬리를 축축 내려가며 나를 걱정스럽다는 식으로 쳐다보며 진환의 팔을 당긴다.

뭐라 한마디 하려는데 구준회가 가게 밖에서 담배를 피고 왔는지 으 추워 하며 가게 안으로 들어온다.

 

 

 

" 뭐야. ㅇ후배. 완전 꽐라됐네? 이런건 사진으로 기념 남겨놔야하는데. "

" 잘됐다! 준회 선배! ㅇㅇ언니 좀 데려다 주세요! "

" 뭐 내가? 잠깐만 나 방금 담배피고 왔는데. "

 

 

 

구준회가 자기 몸을 툭툭털며 냄새를 털려고하는거 같았다. 그런다고 냄새가 사라지니. 바보아냐 쟤?

 

 

 

" 그런다고 냄새가 사라지냐? 바보야? "

 

 

 

속으로 해야하는 말들이 자꾸 입밖으로 나온다.

 

 

 

" 오 ㅇ후배. 술 취해도 나를 막대하는건 여전해. 한결같아. "

" 바보오. 히히. "

" 아이구 웃겨쪄요? 야 ㅇ후배 웃는거 진짜 오랜만에 본다. "

 

 

 

구준회가 자꾸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하지마라 진환이가 보고있다. 우씨. 구준회의 손을 때리려는데 누가 구준회 손을 훽 하고 걷어갔다.

뭐가 지나간거지 하고 눈을 끔벅끔벅 뜨며 구준회를 보자 당황한 구준회와 조금 화난듯한 진환이가 보인다.

 

 

 

" 선배. ㅇㅇ이 데려다주고 올게요. 나영이 좀 택시 태워서 보내주시겠어요? 나머지 친구들은 이제 남자들 밖에 없으니까…. "

" 김후배. 네가 나영이랑 같이 가야 될거같은데? 너는 왜이렇게 눈치가없냐. "

 

 

 

구준회 말에 진환이가 당황한 듯 보인다. 저러고 있으니까 더 멍청이 같다.

 

 

 

" 가자! ㅇㅇㅇ. 오빠가 데려다 줄게. 담배 냄새나도 조금 참아. 데려다주는 줄 알았으면 좀 참을걸. ㅇㅇ이 담배냄새 싫어하지? "

" 구준회…시러! 놔! "

 

 

 

진환아. 진환아 같이 가자. 네가 나 데려다 준다고 해줘. 제발

 

 

" 김진환. 네가 나 데려다줘. 응? 제발. "

 

 

정신없이 어지러운 와중에도 주책맞게 말이 먼저 내뱉어지고 미련 맞게 눈물도 뚝뚝 떨어진다. 손을 뻗었다. 멍청이 처럼 서있는 김진환을 향해 뻗었다.

너 화낸거 내가 착각한거 아니잖아. 나 헷갈리게 한거 아니지. 내가 착각 하고 있는거 아니지.

손 잡아줘. 같은 생각이잖아.

 

 

 

" ㅇㅇ아, 미안…. 준회선배 부탁…. 드릴게요. "

" …그,그래. 야 왜울어….  내가 그렇게 싫어? "

 

 

 

멍청이. 멍청이 ㅇㅇㅇ. 멍청이는 김진환이 아니라 나잖아. ㅇㅇㅇ 너잖아. 왜 혼자 설레고 착각했어.

왜 진환이가 화난거라고 착각했어. 술김에 왜 사고쳤어.

 

 

구준회가 택시를 잡아주는 그 시간까지도 나는 어린애처럼 목놓아 울었다. 당황한 구준회는 나를 안아 토닥여줬지만 난 울음을 그칠 수가 없었다.

처음엔 김진환이 너무 미워서 울었는데. 나중되니 어리석은 내가 미워서 울었다. 내 생에 가장 크게 운 날이라고 난 생각되었다.

 

 

 

 

-

 

 

 

'카톡'

 

 

으…. 머리. 머리. 머리! 깨질거같아.

 

'카톡'

'카톡'

'카톡'

 

누구야 이른 시간부터. 왜 부었는지 잔뜩 부운 눈으로 눈을 뜨고 핸드폰을 보니 이미 강의 시간의 반은 지나고 있었다.

아 미쳤다. 필름도 끊긴거 같은데…. 카톡을 열자 구준회와 김진환이 보낸 카톡이 있었다. 현재진행형으로 보내는 카톡은 구준회였고

한참 전에 보낸 카톡 하나는 김진환이였다.

 

김진환. 김진환의 이름을 보자 떠올랐다. 어제 일이 떠오르자 다시 머리가 아파왔다. 고백도 못해보고 차인 여자의 기분이 이런건가.

아 살기싫다.

구준회 카톡 먼저 들어가서 읽어보니 학교는 왜 안왔는지, 속은 괜찮은지, 해장하러 우리집앞까지 오겠다는 카톡이였다.

욕이랑 같이 섞이게 보낸 카톡으로 깔끔하게 마무리 짓고 김진환의 카톡창을 들어갔다.

들어가기전에도 미리보기로 뜬 내용이지만 답장을 생각하려 한참이나 터치를 망설였다.

 

 

 

' 괜찮아? '

' 응 괜찮아. 조심히 들어갔어? '

' 너야말로 조심히 들어갔어? 준회 선배가 좀처럼 알려주질 않아서.. '

 

 

 

간만에 구준회가 쓸만한 일을 해주네. 김진환 카톡창을 뒤로 나간 뒤 구준회 카톡에 답장을 다시 했다.

순대국 콜.

 

 

 

-

 

 

 

 

" 뭘 그렇게 봐요. 저 처음 봐요? "

" 아니…. 멀쩡한가 해서. "

" 보기와 같이 멀쩡해요. 괜한 동정심으로 어줍잖게 위로할거면 얘기도 꺼내지마세요. "

" 가엾어…. "

 

 

구준회는 고개를 푹 숙이고 밥만 먹는 내 머리를 큰 손으로 토닥여주었다. 괜히 울컥해서 짜증났다. 술이 덜 깬거지 내가.

 

 

" 누굴 버림받은 똥개로 아나. "

" 김진환이라…. 하긴 ㅇㅇㅇ이 티를 어찌나 내고 다니는지. "

 

 

구준회의 말에 부끄러움도 잔뜩 울컥함도 잔뜩. 밥먹을땐 개도 안건든다던데. 이 아저씨가.

 

 

" 저 혼자 삽질한거에요. 진환이 잘못 없어요. 혼자 착각하고 설레한 제 잘못이죠 뭐. "

" 착각한거 아냐 너. 걔 너에 관해서는 얼마나 이빨 드러내는지 모르지? "

 

 

구준회 말에 멍해졌다. 착각한게 아니라니. 무슨 말이냐고 장난은 그만 치라고 했지만 구준회는 쯧쯧 거리며 혀를 찬다.

 

 

" 좀 애매한데 걔가 얼마나 겁쟁인줄 알아? 뭐 내가 한 몫한거기도 한데….  '

" 무슨소리에요. 아까부터. "

" 내가 너 맘에 든다고 다리 좀 놔달라고 말했거든. "

 

 

 

뒷목을 긁적이며 이렇게 말하려던게 아닌데 하고 말하는 구준회의 말이 당최 이해가 가지않았다. 그게 뭐 어째서? 다리 좀 놔달라고한게 뭐?

 

 

 

" 내가 맘에 든다고 하니까 걔는 뺏을 생각도 안하고 나를 배려한거야. 걔가 워낙 착하냐? 좀 바보같아? "

" 그렇다고…. 좋아하는 여자를 눈앞에서 놓칠 남자는 없어요…. 선배도 그렇게 생각하시잖아요. "

" 그래서 내가 애매하다는거야. 너에 관해서는 으르렁 거리며 덤빌것처럼 기싸움 하는데 막상 물러서려고하면 또 주춤하고. 나도 헷갈려 짜샤. "

" …. "

" 나야 좋지뭐. 우리 예쁜 ㅇ후배 독점하고. 그간 나도 속태웠어. 이쁜아. "

 

 

 

숟가락으로 결국 한대 맞고 구준회는 입을 다물었다. 김진환 너 진짜 비겁하다. 내가 먼저 마음 표현하고 알아달라고 한건데. 그걸 걷어찼어.

주위 사람들 눈치 보느라…. 하하….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이렇게 더 멍청 한 놈일줄이야.

결국 난 또 겨우 가라앉힌 부운눈을 탱탱 불렸다.

 

 

 

-

 

 

 

구준회가 꾸준히 들이대면 그대로 어울린다고 말한 이유가 그거였냐? 겨우?

진짜 너무 어이가없어서 이젠 눈물도…. 씨. 안나올줄알았는데….

 

 

 

" 제발 정신차리자. "

 

 

결국 겉옷을 껴입고 밤중에 산책을 나서야했다. 내가 정신 차리려면 차가운 공기라도 쐬야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동네를 몇바퀴나 돌았는지 모른다. 지나가던 고양이를 봐도 김진환 생각, 아파트만 봐도 김진환 생각.

미워서 정떨어졌다고 생각한 사람이 갈수록 왜 더 치밀어 오르는지.

뒤숭숭한 마음으로 집앞에 도착하니 어디서 많이 본 실루엣이 현관문에 기웃거린다.

 

 

 

" 뭐…야? "

" 어…. ㅇㅇ아. "

 

 

김진환이였다. 머쓱한 표정으로 서있는 김진환.

 

 

 

" 왜 왔어? "

" 아니…. 잘 들어갔나해서 어제. 자꾸 준회 선배가 비밀이라고 하길래. 그냥 걱정돼서. '

" 잘 들어갔다고 했잖아. "

" 오는 내내 전화했는데 핸드폰 두고 나갔었나봐…. "

" 응, 산책 좀 하느라. "

 

 

 

물어볼까 말까 구준회의 말이 맞는지 내 직감이 맞는지 확인해 볼까. 하고 수천번은 고민되었다.

그래 차라리 물어보기라도 하자. 그리고 정리 하자 라는 생각에 물어보려고 하는 순간 김진환에 폰이 울렸다.

 

 

 

" …. 전화 받지그래. 난 이만 들어가게. "

" …. 잠깐. 할 말 있어서 온거야. "

" 뭔데…? "

 

 

 

기대하지말자.

기대하지말자.

할 말 기대하지말자. 제발 심장아 뛰지말자.

 

 

 

" 나…. "

" 어…. "

" 나영이랑 사귀게 됐어. "

 

 

쿵하고 떨어졌다. 뭐든게 쿵하고 떨어지는 듯 했다. 여기까지 온 이유가 이 말을 전해주기 위해서…?

눈물이 말라 없을 줄 알았는데 자꾸 새어 나왔다. 기대한 내가 너무 초라하고 머저리 같았다.

아까부터 줄기차게 울리는 전화는 나영이한테서 온 전화 같았다.

 

 

" 그래…. 축하해. 오래 가. "

 

 

 

-

 

 

 

그리고나서 일방적으로 내가 연락을 끊었다. 진환이 때문에 다니고싶던 학교가 이제는 싫어져 휴학계를 내고

진환이 때문에 마시고 싶던 술이 진환이 덕분에 더 마시게 되었다.

그리고 질기기도 질긴 내 미련은 악감정으로 남았고 다시는 보지 않길 바랬다.

하지만 김진환과의 갑작스런 마주침은 내 악감정을 그대로 녹였다. 그 때 1년 전처럼.

 

다 잊은 줄 알았는데 자꾸만 눈물이 난다. 미쳤다고. 나 혼자 좋아하는 짝사랑이 뭐이리 깊다고,

왜 이렇게 사람 마음을 후벼파는 것도 모자라 통으로 들어내버리는지.

 

김진환. 이러는 와중에도 네가 맞춘 입맞춤이 너의 글썽거리는 눈이 보고싶은 내가 미친거냐 네가 미친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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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말 몇년만에 글을 쓰는거 같아요... 왜이렇게 오래 지나 버렸는지...

쓰던 글도 잡히지 않아 그냥 잔잔하게 애잔한 글을 써보고싶어 써봐요. 물론 항상 글을 쓸 때 잘쓰지도 않고

주제도 매번 신선하지는 않지만 보고싶은 애기들의 이야기를 조금씩 써보려고해요.

결국 새벽을 꼬박 지나 글을 마쳤네요.

글 쓰는건 참 힘들고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 거 같아요.

이번에도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실수가 많은 글이라 죄송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저는 이제 자러가야겠네요..ㅠㅠ

그럼 굿모닝, 나는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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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이글 짱이에요乃乃 뭔가 마음 한편이 아려요ㅠㅠ 진짜 집중해서 봤어요! 오랜만에 글쓰신거라고 하셨는데 진짜 그런가 하나도 안느껴지고 좋았어요! 신알신하고가요~~
7년 전
비회원23.128
아ㅠㅠㅠㅠ뭔가슬프다ㅠ아련해
7년 전
독자3
헐 뭐죠ㅠㅜㅠㅠㅠ오늘 제 무덤은 여긴가요ㅠㅠ아련하고 따끔따끔하고 ㅠㅠㅠ넘나 좋아요ㅠㅠㅠㅠ
7년 전
독자4
분위기ㅜㅜㅜ 너무 좋아오ㅠㅠㅜ
7년 전
비회원 댓글
어어!!오랜만이에요!!!비회원이여서 작가님은 모르시겠지만 그 지원주네랑 짝된썰 쓰셨을때부터 봤어요
7년 전
비회원34.175
제발... 계속 써 주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발뇨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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