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현성/단편] 핸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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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친구와 만나기로 한 성규는 버스에서 내려 친구에게 연락을 하기위해 주머니를 뒤적였다.
일순 성규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입고있던 패딩주머니를 뒤져봐도, 바지 앞주머니를 뒤지고 뒷주머니를 뒤져도.
매고있던 자신의 얼굴만한 크기의 크로스백을 뒤져봐도 없다. 핸드폰이...
"아우씨.. 어디간거야!"
성규는 안절부절 못하며 근처에 혹시 공중전화가 있는지 두리번 거렸다.
그러나 요즘같은 시대에 공중전화를 보게된다는건, 특히 이런 길거리에서는 더더욱 어려운일이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성규의 뺨을 스치고 문득 성규는 자신이 타고왔던 버스에
두고 내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 버스는 어떻게 찾아..같은 버스가 몇개인데..
한순간 활짝 갰던 성규의 얼굴이 다시 구겨졌다.
성규 특유의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입꼬리가 추욱 쳐지는게 보인다.
"저기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추욱 처져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성규의 어깨에 올라온 손 하나.
그 손이 성규의 어깨를 살며시 흔들며 성규를 불렀다. 낮지만 친절하고 달달한 목소리로.
이에 성규는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자신을 부른 남자는 호감형의 남자다.
살짝 미소짓고있는데 눈꼬리가 살짝 휘어져있고 옅게 팔자주름이 패여있다.
와인색으로 염색한 머리가 가지런히 정리되어 차분하게 내려앉아있는 이 남자.
"네? 왜..그러세요?"
성규는 대답을 하면서도 왠지 모를 설레임을 느끼는 자신을 깨달았다.
뭐지? 이 남자 처음 보는 사람인데 왜..
"이 핸드폰 그쪽 핸드폰 같아서 말입니다"
어딘지 모를 예의바른 말투에 서린 친절에 성규는 자신의 심장이 더 세차게 뛰는걸 느꼈다.
핸드폰을 보여주며 한번더 웃는데 그 모습에서 왠지모를 후광이 비춰보이기까지 한다.
이거 뭐야...아니 이사람 뭐야..
"어! 맞아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성규는 자신의 휴대폰임을 확인하고 기뻐하며 핸드폰을 받아들었다.
기쁨에 축 쳐져있던 성규가 되살아나 입꼬리가 올라가며 웃자 그 남자도 더 환하게 웃어보인다.
"찾아주셔서 감사해요 정말로. 답례해야할거같은데..어떻게.."
성규는 얼굴에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그 남자에게 말했다.
정말 답례는 꼭해야겠다. 핸드폰도 핸드폰이지만..호감이 느껴진다.
벌써 좋아하는 지도 모르지
"답례요? 아, 지금은 좀 그렇고 말입니다."
환하게 웃던 얼굴을 접어두고 그 남자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손목에 찬 시계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 남자의 모습에 애가 타는건 성규다.
"핸드폰에 제 번호 저장되어있으니 연락 주세요. 성규씨"
애타는 성규를 바라보며 그 남자는 성규를 달래듯 그렇게 말했다.
자신의 번호가 저장되어있다고. 그리고 성규씨라고..
"제 이름은 어떻게.."
그건 비밀입니다. 하며 시원하게 웃으며 그 남자는 뒤돌아 걸어갔다.
긴 다리를 이용해 여유롭게 걸어가는 그 남자의 뒷모습을 성규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내가 사랑에 빠진건가..
"아, 제 이름은 남우현입니다. 기억해두세요"
문득 생각난듯이 다시 돌아와 성규 앞에서서 눈이 보이지 않을정도로 환한 웃음을 지은
남자는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고 다시 걸어갔다. 남우현, 남우현..
연락하면 되겠지. 그래..
걸어가는 남자의 머리가 겨울 매서운 바람에 흩날린다.
*
하..그래요 전 글을 쓰면 안되나봐요..
갑자기 생각나서 썼는데 이건 뭐..
그래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는데!!
보셨으면 댓글 남겨주셨으면 좋겠는데!!
아잌아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