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x/랍엔] 편지
2013년 7월 28일
비가 내려. 내 눈 앞의 너도 나와 같이 비에 젖은 듯 울고있는 것 같다.
낸 눈앞에 보이는 너는 새하얀 영정사진이야.
너는 유달리 검은색을 싫어했었지. 검은색을 싫어하던 너는 영정사진마저도 하얀색이구나.
너의 영정사진 앞에 국화를 놔뒀어. 다른 꽃을 선물하고 싶었지만 흰색을 가장 좋아하던 니가 생각나 결국 국화를 사버렸네.
아마 하늘에서 니가 날 보고있다면 너는 눈살을 조금 찌푸릴지도 몰라.
너와 만난뒤로 장롱 깊숙한 곳에 넣어뒀던 까만 정장을 오늘 다시 꺼냈으니까.
2013년7월29일
너의 부모님을 만났어. 처음 뵙는 사이였지만 나를 반갑게 맞아주시는 아버님의 모습에 니 성격이 비치더라. 어머니는 울고계셨지만 그래도 잘 왔다며 나를 반겨주셨어.
나를 본 너의 부모님은 나와 너의 사이를 어떻게 생각하실까. 친했던 친구사이? 아님 거의 못 보고 지냈지만 마지막 인사치레차 잠깐 들른 서먹서먹한 사이?
아마 너와 내가 연인사이였다고 생각하진 못하시겠지. 나도 말을하지 않기로 했어. 너의 부모님께 더 큰 혼란을 드리는것 같아서 말이야.
부모님은 니가 더 잘 알겠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두 분 서로 의지하시면서 네 장례식을 진행하시는 모습이 내가 보기에도 안심되 보였으니까.
너는 저런 부모님 밑에서 컸구나. 니가 그런성격을 가진 이유를 알 것도 같아.
새하얀 도화지같은 너의 모습에 먹물 한방울이 떨어져 퍼져나가듯, 새하얀 너는 나라는 먹물을 만나 검게 번져간 것 같아.
미안해, 정말 미안해. 너를 만나지 말았어야 했어.
나는 너를 만나 행복했는데, 너는 나를 만나 불행했었구나.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야.
2013년 7월 30일
오늘은 너의 장례식 마지막 날이야. 부모님 말씀에 의하면 너를 강물로 보내신다고 하시더라. 잘 된 일인것 같아.
자유롭게 흘러가면서 여행을 즐길 수 있을테니까. 납골당은 너무 답답하잖아. 너도 좋지?
마지막 남은 너까지 모두 강으로 흘려보내고 모두가 떠난 강,난 너와 마주보고 앉아있어.
정장안을 뒤져보니 담배한갑과 라이터, 사탕하나가 있더라. 니가 담배 좀 그만피라고 넣어줬던 사탕이었어.
사탕을 다시 주머니에 넣고 담배한개피를 피워물었어. 지금의 나를 니가 보면 삐질지도 모르겠다.
니가 그렇게 싫어하던 검은정장에 담배까지. 다시 너를 만났을때 날 보면서 눈살을 찌푸릴 것 같아.
한번만 봐줘, 몇 분 뒤 널보러 갈테니까. 오늘의 잘못한 일은 내가 조금있다 널 만나서 다 풀어줄게.
생각해보니 강은 니가 혼자있기에 너무 차갑잖아. 내가 옆에 있으면 조금이라도 따뜻해질꺼라 믿어.
강물속으로 서서히 잠기는 내 모습을 너는 지켜보고 있을까.
지켜보고있다면 너는 나를 보며 웃을까, 웃으면 나도 같이 웃고 울고있으면 널 안아서 달래줄게.
좀있다 하늘에서 다시보자. 사랑해.
2013년 7월 30일
나는 너를 아직 사랑하고 있어.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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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연홍차입니다^^ 일단 View로 못돌아 온 점 죄송합니다ㅠㅠ 제가 이틀사이 일이 좀 있어서;;;일단 예전에 썼던 글 하나 올리고 갈게요ㅠㅠView는 내일 택엔 알콩달콩 버전으로 돌아오겠습니닿ㅎ 글 읽어주신 독자님들. 댓글써주시는 독자님들 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