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님 얼굴보는데 왜 여기있지, 어떻게 안거지 머리 굴리기도 전에 그냥 굳어버렸어. 부장님도 아무말없이 내 얼굴만 보시더라
아, 짜증나. 멍하게 부장님 보고있다가 나도모르게 튀어나온 말이였어. 술은 들어갔지, 며칠동안 질투를 넘어서 스트레스는 쌓일대로 쌓여있지. 그냥 제정신이 아니였어
내가 다른방향으로 고개 돌리면서 말하니까 부장님이 인상쓰시더니 내 손에서 술잔 내려놓고 그대로 나 끌고 나갔어
클럽갔다가 끌려나오는 꼴 드라마나 영화 뭐 그런거에서나 나오는줄 알았는데...아, 내가 그런 꼴이 될줄이야
"...놔요, 좀"
"......."
"....나 아파..."
처음에는 끌려 나가면서도 놓으라고 팔 비틀고 화도 냈는데, 내가 힘으로 이길수가 있나....결국에는 힘없이 끌려가면서 놓으라고 하는데 듣지도 않으셨어
근데 얼마나 세게 잡고 계시는지 내 손목이 아려오는거야. 작게 아프다고 하니까 갑자기 멈춰서더니 나 슬쩍보시고 힘빼서 잡고 가시더라
구두도 높은 거 신은 탓에 휘청휘청 겨우 빠른걸음 따라서 가니까 부장님이 자기 차에 나 태우셨어
그러곤 아무말없이 차에 시동거시는데 그냥 그 상황자체가 싫은거야. 피하면 안되는건데, 그냥 싫었어. 부장님 얼굴보기도 싫었고, 내 자신도 싫었고
내가 문열고 나가려고 하니까 나 억지로 앉히시면서 "할 말 있잖아" 하시더라
"언제까지 피하기만 할건데"
"........"
"나도 복잡해요, 나도"
"........"
"일단 가서 얘기 해"
내가 아무말없이 앉아있으니까 차 출발하시더니 내 얼굴 보지도 않고 말씀하셨어
부장님도 화나신것 같았는데, 생각해보니까 내가 클럽간건 잘못했어도, 내가 혼 날 상황은 아니잖아
누구때문에 간건데, 누구때문에 술마시고 집에도 못들어가고. 누구때문인데 그게
"...부장님도 잘한건 없잖아요"
"내가 잘못한건 뭔데"
"....그 여자랑 먼저 어울린게 누군데"
"그여자? 도경아? 걔랑 내가 뭘 했다고"
"......몰라서 물어요?"
내가 생각하다가 부장님도 잘 한건 없지 않냐면서 먼저 입떼니까 어이없으시다는듯이 자기가 잘못한건 뭐냐고 하시더라
내가 그 여자랑 어울린건 뭐냐고 하니까 진짜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식으로 말씀하셨어 그 여자랑 한게 뭐있냐고. 대답듣는데 진짜 속에서 뭔가 터지는 기분이더라
"출장 1박 2일이였잖아. 근데 그런걸 다른여자랑 가면서 말도 안해요?"
"....그걸 왜 다른여자랑 가"
"갔잖아요. 도경아씨랑 둘이서"
"무슨소리야 출장을 여자랑 둘이서 왜 가"
"..........."
"그래서, 멋대로 오해하고 지금 나한테 그러는거야?"
"......멋대로 오해한거예요?"
"내가 말했잖아. 그 여자 싫다고. 꼴보기도 싫어 진짜"
"...그 여자는 아닐수도 있잖아요"
"뭐?"
"....그 여자는 아닌 것 같다고요. 부장님한테 마음있는 것 같은데 내가 어떻게 가만히있어"
"걔 약혼자 있는애야. 그리고 서른 다섯이나 먹고 첫사랑 이런거 추억하는것도 웃기잖아"
".....그래서 둘이서 갔어요?"
"안갔어요. 안갔다고. 나 혼자 갔다고"
"....그걸 어떻게 믿어"
"....이젠 나도 못믿어?"
둘 다 차분히 이야기하는데도 서로 신경 곤두선거는 느껴졌어. 뭐야, 그 여자가 전화까지 받았는데도 나한테 거짓말하는건가
안그래도 스트레스 받고 있었는데 진짜 머리가 아파오더라. 예민해져 있어서 말도 곱게 못나오는데, 부장님까지 화나있으시니 가시밭이 따로 없었어
내가 부장님말 못믿겠다고 하니까 헛웃음지으시면서 이젠 자기도 못믿냐고 하시는데 솔직히 그 상황에서 어떻게 믿어
내가 대답못하니까 부장님이 알겠다는 말투로 "그래서, 헤어지자고 그런거야?" 하시더라
......이건 또 무슨소리야
"....내가 그랬다고요?"
"왜, 기억안나요? 나한테 헤어지자고 했잖아"
".........."
"...헤어지자고 문자하나 보내놓고 전화 받지도 않고, 일도 마무리 못하고 서울올라왔는데 집에는 없어. 혹시나 박찬열한테 연락하니까 수정씨랑 클럽에 있대. 내가 안 미쳐?"
"........."
"겨우 찾았더니 이젠 나 못믿겠다고 하는데. 나 진짜 지금 뭐한건가 싶네"
"...아니, 나 그런 적 없.."
"헤어질래요? 진짜?"
"....네?"
부장님이 진짜 상처받았다는 말투로 말 쏟아내시는데 머리가 더 아파왔어. 내가 헤어지자고 했다니, 무슨소리야
나는 그냥 마음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던건데. 무슨 상황이지 이게. 방금 전까지만 해도 부장님때문에 미쳐버릴것 같았는데 이번엔 나때문에 미쳐버릴것 같았어
혹시 내가 술먹고 실수한건가, 싶어서 휴대폰들고 문자나 연락보낸거 있나 봤는데 전혀. 아무리 홧김이라도 헤어지자고 할 상황은 아니였는데. 뭐지, 이게
혼란스러워서 부장님 말하시는거 대답도 못하는데 부장님이 나 보시면서 "헤어질래요?" 하는데 머리에 뭔가로 맞은기분이더라
내가 멍하게 부장님보니까 한숨쉬시더니 "왜 그런표정으로 봐. 자기가 먼저 그랬잖아" 하셨어
"...그런적 없어요"
"나도 출장 나 혼자 갔어"
"........."
"...또 안믿네"
"못 믿게 하잖아요"
"내가 뭘했는데, 내가 뭘..."
"부장님한테 전화했는데, 그 여자가 받았어요"
"...도경아?"
"그건 어떻게 설명할건데요"
"..걔가 내 전화를 왜...아..."
내가 전화했을때 그 여자가 받았다고 하니까 부장님이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대답하시다가 갑자기 뭐 생각나셨는지 표정이 굳으시는거야
그거보니까 다시 또 짜증났어. 술기운이 올라와서 더 그랬던것도 있고. 그냥 복잡하더라. 전부 무슨일인지 이해도 안갔고
머리가 터질것 같더라 진짜..... 내가 내려달라고 하니까 계속 안된다고 하던 말 다 하고 자기말도 듣고 가라고 하시는거야
"그거 내가 설명할게. 아, 진짜 오해야 그건"
"....내려줘요"
"...데려다줘도 내가 데려다줘"
".....부장님 얼굴보고 있으면 진짜 머리가 너무 아파서 그래요"
"....또 보내면 나 피할거잖아"
".........."
나한테 좀 차갑게 말씀하시면서도 내가 머리아프다니까 갓길에 차 세우시긴하더라
내가 내릴려고 하니까 부장님이 내 손목 잡으시더니 "진짜 내릴거야?" 하시는데, 눈빛이 되게 많이 흔들렸어
그거 보니까 또 부장님 말이 진짜인가 싶고, 내가 무슨 근거로 그 여자 말 믿었지 싶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아직 마음 안풀리고...
진짜 내 기분을 표현할 방법이 없었어. 부장님이랑 눈마주치다가 손목에 손 떼어내면서 "...헤어지자고 안해요. 그것도 나 아니예요.." 하고 그냥 내렸어
부장님 눈빛이 마음에 걸리긴했는데, 진짜 더 이상 얼굴보기에는 무리였으니까
어찌어찌 집에와서 샤워하면서 생각해보는데, 이젠 내가 너무 싫은거야. 그렇게 싫어하는 그여자 말은 그렇게 잘 믿어놓고 왜 부장님 말은 다 거짓처럼 느껴지는건지
내가 아직 철이 덜들긴 덜들었구나 싶고. 평소보다 몇배는 더 길게 샤워하고 나와서 옷입고 쇼파에 앉아있는데 진짜 평소랑 똑같은 집인데 왜그렇게 허전한건지
"....나 못났다 진짜...."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부장님 말은 하나도 내가 들은게 없어. 계속 피하기만하고, 듣고도 아니라고 안믿고 뭐하는애야, 나
갑자기 감정이 복받쳐서 무릎감싸고 얼굴 묻는데 손목이 아파서 보니까 아까 잡혀서 빨갛게 부어오른거야. 그거보니까 갑자기 눈물이 막 나왔어
왜이러지 나. 한심하다 진짜. 이러면서 무릎이 축축해지도록 우니까 탁자위에 휴대폰이 눈에 보이는거야 혹시나, 연락왔을까 싶고
나 진짜 이기적이야. 내가 기분 안좋을때는 부장님 연락이란 연락은 다 안받아놓고는 이제는 기다리는 꼴이라니....
휴대폰 쥐는데 부장님 연락은 문자 두 통밖에 없었어.
기분풀리면 연락해. 우리서로 뭔가 오해한것 같아요
자기야, 내가 아까 화내서 미안해..나도 복잡해서 그랬어
딱 두 통 와있는데 저거보고 더 펑펑울었어
진짜 그렇게 운 적은 손에 꼽을만큼 펑펑울고나니까 더 가슴이 답답해지는거야
근데 생각해보니까 헤어지자는 문자는 누가 보낸건지, 그 도경아는 부장님 전화를 어떻게 받은건지. 풀어야 할게 너무 많았어
생각해보고 있는데 전화가 오는거야. 부장님일까 싶어서 얼른 확인했는데, 모르는 번호였어. 아무생각없이 목소리 추스리고 받으니까 여자목소리더라
"오징어씨 휴대폰 맞죠?"
"..맞는데 누구세요?"
"아, 나 징어씨가 더 잘 알지 않나? 도경아예요"
".....제 번호 어떻게 아셨어요"
"저번에 종인이 전화 내가 받았잖아"
".....왜 전화 하셨죠"
"내일 만나요. 어디서 만날지는 내가 문자로 보내줄게"
도경아였어. 내 번호는 어떻게 안거지 싶은데, 번호..전화...갑자기 머리에서 수수께끼가 풀리는기분이더라
직감적으로 느껴졌어. 아, 전부 이 여자 짓이구나
문자로 장소랑 시간 보내줬는데 아무리 아홉살 많아도 그렇지, 나한테 예의는 전혀 안지켜주더라. 여러모로 짜증나는 사람이야. 정말
다음날 일어나니까 눈이 퉁퉁부어있는데 애써 가라앉히고 최대한 꾸미고 그 여자 만나러 갔어. 좀 일찍 갔는데도 벌써 와 있더라
"....도경아씨?"
"앉아. 아, 커피?"
"아니요, 필요없어요"
"...말 길게는 안할게. 나 약혼 깰 생각이야"
"...그게 저랑 무슨상관이죠"
"상관있지. 내가 종인이 이름 들먹이면서 약혼 깰 생각이니까"
"....네?"
"아, 물론 당사자는 모르고. 걔 나라면 질색하거든"
"....그게 무슨..."
"출장 같이 갔다는거, 설마 믿었었어?"
"........"
"....어려는 보이던데, 그정도로 순진할 줄은 몰랐네. 종인이가 내 얘기 안해요? 아, 하기 싫어하려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예요"
"음...그냥, 간단한거. 종인이랑 헤어져 달라고"
"네?"
"나랑 바람난 놈 이미지랑 양다리 이미지 둘다 갖고 있는건 별로잖아. 아, 아니다 징어씨가 벌써 헤어지자고 했었지. 인이한테"
이런말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미친사람 같았어. 약혼을 부장님 핑계대면서 깨겠다니, 무슨 소리야
정말 상식밖의 일을 꾸미는데 되게 당당해서 소름끼칠 정도였어. 내가 어이없어서 말문이 막히니까 웃으면서 말하는데 그게 더 기분나쁘더라
"그게, 당신이 한거였어요?"
"응. 왜, 둘 사이에 문제라도 생겼어? 그냥 어린애들 장난삼아 해본건데. 두사람 사이가 생각보다 별로 끈끈하지 못했나보네"
"저기요,"
"종인이한테 나도 마음있으면 안되는건가? 첫사랑이라는 타이틀, 꽤 무겁지 않아?"
"...이봐요,"
"자기가 나 싫어하면 어쩔꺼야. 내가 결혼하게 만들텐데. 설마 두 사람 결혼한건 아니지?"
"...했으면 어쩌시려구요"
"했으면, 음, 글쎄. 이혼하게 만드는건 피곤한데"
"했어요. 결혼"
"오, 그래? 근데 왜 종인이는 아무말 안했지?"
"말 안해도 될 상대로 느꼈겠지 그 쪽을"
"...갑자기 말이 짧네?"
"그 쪽은 처음부터 나한테 반말했잖아요. 아, 그리고 미안하게 헤어질 일은 없겠네요. 누가 더 끈끈하게 해줘서"
".....야,"
"더 이상 볼일없길 바래요. 아, 그리고 약혼은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빨리 깨세요. 혼자 늙는것 보다 그 쪽이랑 평생 사는게 더 불행이겠네"
"야, 너 말다했어?"
나도 무슨용기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그 여자 말 듣고 있으니까 진짜 화났어
다짜고짜 결혼했다고하고 막 쏘아붙이니까 그 여자도 나한테 화내는데, 그냥 뒤에서 소리치는거 대꾸도 안하고 돌아서서 나왔어
할 말도 다 하고, 머릿속에 엉켜있던 실도 풀린것 같은데. 문제는 부장님한테 너무 미안한거야.....
카페에서 나오자마자 부장님 집으로 택시타고 갔어. 급하게 와놓고는 막상 문앞에 서니까 초인종 누를 용기도, 문열고 들어갈 용기도 없어지는거야
".....아, 어떡하지...."
손을 문쪽으로 뻗었다가, 다시 접었다가 몇번을 반복하니까 전화라도 먼저하고 올껄, 싶은거야
...다시 돌아갈까, 하다가 초인종 누르려는 순간에 갑자기 문이 벌컥 열렸어
부장님도 놀라고, 나도 놀라서 멍하게 있는데 부장님이 먼저 "...왜, 여기 있어요?" 하시더라
"...아, 아, 그게..."
"....이제는 내 말 들어줄꺼야?"
부장님이 나 보시면서 이제는 자기말 들어줄거냐고 하는데 그 말에 울컥해서 눈물이 터졌어
엉엉 울면서 부장님한테 안기니까 당황하셔서 굳으시는데 내가 더 파고들면서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니까 그제서야 나 안아주시면서 "나도 미안해요" 하시더라
진짜 숨넘어갈정도로 엉엉 울고나서 부장님 집 쇼파에 앉아서 훌쩍거리니까 부장님이 차 한잔 주시면서 왜 내가 울어야 하는데 자기가 우냐고 하셨어
"그래서, 이제 내 말 믿을꺼야?"
"(끄덕끄덕)"
"왜, 갑자기 마음이 변했어? 철들었어?"
"....오늘 도경아 만나고 왔어요 방금"
"...걔를 왜"
"....그 여자 나쁜여자야. 막 자기 약혼깨는데 부장님 이용해 먹으려고 하잖아요"
내가 도경아랑 만났던거 얘기 하는데 부장님 진짜 나랑 싸웠던 사람 맞나 싶을정도로 나 아기보듯이 대해주시는데 되게 어지럽던마음이 다 정리되는 기분이였어
아무렇지 않게 대해주시니까 더 미안해져서 말하다가 울먹이니까 왜 또 우냐고 또 당황하시고....
어찌어찌 계속 이야기하다보니까 도경아가 나한테 결혼했냐고 물었던것까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부장님 계속 들어주시다가 그거듣고는 갑자기 웃는거야
"...와, 나 유부남 만들었네"
"...아, 아...그게..."
"며칠을 고생시키더니 갑자기 나 결혼을 시켜?"
평소처럼 장난치시는데 진짜 예전에는 당연하다고 느꼈던게 이젠 행복하게 느껴진다는게 무슨소리인지 그 때 이해했어
며칠을 내리던 비가 그치고 생각보다 빨리 해가 뜨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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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밍왔어요! 저번편에 그렇게 끊어놓고 가서 미안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실 그 다음 스토리를 제대로 구상이 안되서 거기서 끊은건 안비밀....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편 머릿속에서 정리가 다 안된상태로 적으니까 마음에 좀 안들지만............더 좋게 적으리라는 보장도 없고...ㅋㅋㅋㅋ 사실 이것도 반쯤 적다가 지우고 다시 적은게 이모양이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하..... 얘네 너무 갑자기 화해했나........(긁적긁적...).......
저번편에 댓글이 많이 달려서 굉장히 놀란상태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아, 부끄러워라...ㅠㅠㅠㅠㅠㅠㅠㅠ 항상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
암호닉 확인은 꼭꼭 해주세요. 암호닉 신청은 항상 받습니다! (대신 [ ]요거 안에 넣어주시면 작가가 빨리 찾아요. 눈이 살짝 안좋은 작가에게 선행을...ㅠㅠㅠ) 오타나 표현 지적은 거침없이 박력넘치게 해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