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꼬부기 덕후
오늘은 평소 잘 싸우지않는 둘이 싸운 날이였어. 평소에 싸우더라도, 여주가 먼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거나, 영민이 지고 들어가는데 오늘은 둘다 단단히 화가 났는지 싸우고 말았지. 싸움의 원인은 여느때처럼 술을 먹으러간 여주였어. 이날 영민이 데리러 가고싶었지만, 과제가 너무 많아서 못가게 되었고, 집에 거의 다와간다는 말에 영민이 앞에 마중을 나갔다가, 다른 남자 동기한테 반쯤 안긴채 부축해서 오는 여주를 보게 됐어.
"...야, 김여주"
"어어? 영민아아"
"야, 남자친구있는 여자 그렇게 안고있을꺼가, 좀 놓고 가지?"
"아, 미안. 들어가 여주야"
여주는 그것도 모르고 배실대며 웃었어. 그러더니 익숙하게 영민의 품에 안기려고 가자, 영민이 여주의 어깨를 붙잡고 밀어냈어. 한번도 그런적이 없었는데. 여주가 잔뜩 삐진얼굴로 영민을 쳐다봤지만, 이번에는 영민도 꽤나 화가 났는지 표정관리가 안되고 있었어.
"야 임영민...나 안아줘"
"지금 몇번짼데 이게"
"뭐가..."
"내가 항상 안말하나, 적당히 마시라고. 내가 마시지 말라고 그러나."
"..."
"대답"
"..그냥, 조금더 마실수도 있는건데, 왜그래"
평소와 다른 영민에 술에 취한 여주는 그게 마음에 안드는지 입을 툭 내밀고 영민에게 말을 해. 그러자, 한숨을 쉰 영민이 입술을 한번 적시더니 여주에게 말해.
"그게 지금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안될건 뭔데. 내가 마시던 말던, 니가 무슨상관이냐고"
"말 그따위로 할래? 계속?"
"너야말로, 자꾸 그렇게 화낼꺼면 그냥 들어가. 나 신경쓰지말고"
"니랑 내가 아무사이 아니가. 어?"
"아 몰라, 모르니까 나 들어갈꺼야. 너 싫어. 임영민"
그렇게 해서 싸우게 됐지. 영민은 영민대로 여주에게 화가 났고, 여주는 여주대로, 자꾸 자신을 나무라는 영민에게 서운해하고있었어. 그렇다보니 아침에 같이가던 학교는 따로 가게 되었고, 평소처럼 익숙하게 서로의 강의실 앞에서 기다리는것도 없었지. 서로가 서로의 눈에 거의 안띄게 생활했어. 그렇게 3일정도가 지나자, 여주는 영민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할까 고민하고 있었지.
"야 다니엘...니가봐도 내가 잘못했어?"
"내 여자친구였으면 가만히 안뒀다"
"아 짜증나게 그딴 상상 하지말라고"
"(딥빡)"
"아무튼...아니 야, 술을 좀 마실수도 있지..."
"야, 만약에 영민이가 술을 엄청 마시고 같은과 여자애한테 안겨서 니앞에 왔어 그럼 넌 어떻게 할꺼야?"
다니엘을 만나 카페에서 자몽에이드를 빨던 여주가 다니엘의 말에 곰곰히 생각을 했어. 영민이가 다른 여자랑 같이 술에 취해서 집에 온다? 말도 안돼. 내 눈에 흙이들어가도 못봐. 여주가 안된다며 말을 하자, 다니엘은 니가 잘못한걸 알겠냐며 혀를 찼지.
"알겠으면 나중에 사과나 해"
"어..알겠어...근데 밖에 비와?"
"비는 안오는데, 오늘부터 장마래. 천둥번개 친다더라"
"아 그래...? 나 집에 갈래..."
"어 가라, 영민이랑 화해하고"
밖을 힐끔 쳐다보는데 우중충한 하늘에 곧 있으면 비가 올꺼같았어. 여름이라 그런지 해가 늦게 져서 거의 7시 반이 넘어갔지. 슬슬 집에 가야겠다. 여주가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집으로 가면서 영민에게 전화를 걸었어.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그런데, 계속해서 영민은 전화를 받질 않았어. 많이 화났나. 그렇게 생각한 여주가 한숨을 쉬면서 집에 혼자 걸어갔어.
2
남은 과제를 하고, 시계를 보니 거의 11시 반이 다 되어갔어. 다니엘의 말대로 장마가 오려는지 밖은 빗소리로 가득했지. 비오는 날은 괜찮았지만, 지금처럼 천둥번개가 치는 날은 싫기도 싫지만, 많이 무서워서 혼자있기 싫었어. 그래서 항상 영민이가 같이 있었는데, 오늘은 싸운탓에 여주 혼자였지.
"왜 안받아 진짜..."
다시한번 전화를 해도 받지않기에 결국 여주는 포기하고 씻고 나왔어. 그냥 잠이라도 자면 될까 싶어서. 그런데 계속되는 천둥소리와 번개에 무서움은 점점 커져만 갔어. 그냥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눈을 꾹 감고있는데, 갑자기 현관문 비밀번호 치는 소리가 들려왔어. 잘못 들었나 싶어서 다시 귀를 막고 잘려고 하는데, 점점 다가오는것같은 소리에 무서워서 귀를 꼭 막고있었지.
"....."
방문이 살짝 열리나 싶더니 침대 한쪽이 살짝 내려앉았어. 누군가 누웠다는듯이. 그러더니 뒤에서 여주를 감싸안더니, 살짝 토닥였어. 괜찮다는듯. 무서워 하지 말라는듯 말이야. 익숙한 향수냄새가 맡아지자, 여주는 영민이라는걸 확신했어. 조심스레 뒤돌아 보고는 영민인걸 확인하자 눈물이 확 터져버렸지.
"영민아...."
"혼자 안무섭더나"
"야...왜 전화도 안받고..."
계속 연락을 안받는 영민이 서럽기도 했고, 무서울때 딱 찾아와준 영민이 고맙기도 했어. 그러면서 싸웠을때 했던 심한말이 생각나 미친듯이 미안해져왔지. 여주가 계속해서 울고있자, 영민이 여주의 눈가를 닦아주면서 말해. 그 손길이 예전처럼 다정해서 더 눈물이 났지.
"진짜, 김여주..미워 죽겠다 진짜로"
"내가, 미안해...잘못했어, 영민아..."
"자꾸 그렇게 속상하게 할꺼가, 어?"
"안해..이제 안할꺼야...일찍, 들어올께..."
"나도, 무작정 화만 내서 미안하다. 계속 연락도 안받고..속상했제"
영민이 여주를 토닥여 주며 사과를 했어. 영민도 사실 여주에게 화가 나서 계속 연락을 안받고, 무음으로 하고 있었지만, 오늘 천둥번개가 친다는 일기예보에 여주를 걱정하고있었어. 화가난건 화가 난거였지만, 여주를 혼자 둘순 없어서 밤에 서둘러 여주의 집으로 왔지. 화를 낸게 심했나 싶기도 하고, 여주한테 미안해져와서, 영민도 여주에게 사과를 했어.
"그때, 내가 너무 심했제. 미안하다 여주야"
"아냐, 내가..내가 잘못했어.."
"다음부터 늦지말고, 너 미워서 화낸거 아니다. 걱정되니까 그런거지"
"응..알아"
"혼자 무서웠제. 이리온나. 안아줄께"
그 말에 영민의 품에 안기자, 평소처럼 괜찮다는듯 영민이 여주의 등을 천천히 다독였어. 큰 소리에 무섭다는듯 여주가 안겨들어도 괜찮다며 여주를 안심시키려했지. 그러자 여주는 서서히 울던걸 그쳐갔고, 살짝 진정이 된듯, 영민을 올려다봤어.
"영민아, 이제 화 다 풀렸어?"
"..풀렸다"
"진짜야? 안풀린거 아니지...?"
"어, 다 풀렸다. 이제 자야지."
여주를 품에 안은채로 이마에 입을 맞춘 영민이 그렇게 말해.
싸우는게~그렇게 그렇게 보고싶으시다길래~~ 제가 또 가져왔어요 ㅎㅎㅎㅎ잘했나요? ㅎㅎㅎㅎ 어제편에 여주 스펙때문에 ㅠㅠㅠ하시던 독자님들 많으셨는데 사실 저랑 여주랑 키랑 몸무게 같슴다..ㅎ...여주는 나니까 붸이베~ 장난이구여. 그냥 어느정도 할까 고민하다가 저랑 똑같이 썼어요 (코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