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CALLmeKAT - My Sea
「복수를 위해 홈마스터를 자처하다.」
Baby J
四
“저기…. 이거 좀 드세요.”
“괜찮아요.”
“아니에요. 드세요. 그냥 제가 드리고 싶어서 드리는 거예요.”
“…잘 먹을게요.”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구강 상태를 확인하고 돌아왔다. 의사 선생님은 내게 내일이면 퇴원해도 좋을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병실로 돌아오는 길 자판기 앞에 멍하니 서 있다 음료수 두 개를 뽑았다. 쟁여놓고 먹자 싶어 더 뽑을까 했지만 들고 갈 손이 모자라 그만두기로 하고 병실로 돌아왔다.
병실로 돌아오자마자 옆자리에 입원했던 여자는 내게 자그마한 머핀 하나를 건네왔다. 내 자리로 돌아가며 괜찮다는 말을 남기니 협탁 위에 올려놓고 예쁘게 미소를 짓는다.
그런 여자에게 잘 먹겠다는 말을 남기고 음료수 하나를 건넸다.
“우와, 이거 진짜 저 주시는 거에요?”
“드세요.”
“감사합니다! 제가 친구가 없어서 남한테 이런 거 받는 거 처음이거든요.”
“……….”
“아, 또…. 이놈의 입이 문제지. 미안해요… 말 걸지 말라고 했었는데….”
“…괜찮아요, 말 걸어도.”
“진짜요!?”
“네.”
음료수를 건네자마자 기쁜 표정으로 받곤 횡설수설 말을 늘어놓는 여자. 친구가 없었다는 말에 동질감을 느껴서일까, 그 여자를 바라보니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여버린다.
고개를 푹, 숙이는 그 여자에게 말을 걸어도 괜찮다는 말을 남기고 노트북을 켰다. 어제 찍어놓고 올리지 않은 변백현의 동영상을 편집하기 위해서.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켠 후 멍하니 변백현의 동영상을 봐버렸다. 그저 멍하니, 손도 대지 않고.
“엑소 팬이세요?”
“…아마도 그런 것 같네요.”
“오, 저도 팬이에요! 그 홈마분 알아요? 동백. 그분 진짜 사진 잘 찍으시지 않아요?.”
“아…. 그런가요?”
“네, 진짜 너무 잘 찍어요. 보정도 잘하시고.”
“아….”
변백현의 동영상을 멍하니 보고 있을 때, 그 여자가 말을 붙였다.
내 노트북 화면을 본 것인지 동백 이야기를 하며 연신 떠드는 그 여자를 한동안 바라봤다가 동영상 편집을 시작했다.
언제나 그랬든 음악 다운로드 사이트를 들어가 최대한 동영상에 맞는 음악을 다운받아 첨부했다.
다른 홈마들이 하듯, 내 목소리가 나온 후 슬로우모션이 되듯 변백현의 모습이 나오며 음악이 흘렀다.
동백의 마크인 직접 그린 동백꽃에 한자로 홈페이지 이름을 박아놓은 마크를 삽입하고 모든 편집이 끝이 났다.
유튜브 페이지에 들어가 로그인을 한 후 동영상을 올리자마자 조회 수는 순식간에 올라갔다.
내 옆에 있던 그 여자는 동백님 동영상 떴어요! 하며 나에게 달려와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어…. 웃었다.”
“네?”
“병원에서 웃는 거 한 번도 못 봤는데 웃었네요.”
“아…. 제가 워낙 웃음이 없어서.”
“그렇구나, 근데 이분 진짜 다 잘하시는 것 같지 않아요? 이거 마크도 직접 그린 거라는 소리 있던데.”
“직접 그린 거에요.”
동영상을 보여주며 연신 감탄을 하는 그 여자를 보니 웃음이 나와버렸다.
살짝 소리 내 웃으니 그 여자는 웃었다. 하며 날 쳐다봤고, 또다시 이야기의 주제는 동백으로 바뀌어 버렸다.
주절주절 늘어놓는 그 여자에게 직접 그린 거라며 대답을 하니 날 쳐다봤고, 노트북에 저장되어 있던 마크 사진을 보여주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본다.
설마 동백이에요? 노트북 화면과 나를 번갈아 쳐다보던 그 여자는 나에게 질문을 했고, 고개를 끄덕이니 난리 블루스를 떨며 호들갑을 떤다.
“동백! 나 왔어요.”
“어…. 진짜 왔네.”
“동영상 올린 거 봤어요. 앞으로 나만 찍어- 김종인 찍지 말고요.”
“아…….”
“장난이에요. 장난,”
오랜만에 느껴보는 친구의 감정에 웃음이 계속해서 났다. 한참을 그 여자와 웃고 떠들며 그동안 편집했던 사진과 동영상을 보여줘 버렸다.
올리지 않은 사진들도 함께 보여주며 웃기게 나온 사진에 한 번 더 웃으니 그 여자는 마치 내가 자신의 친구처럼, 따뜻하게 대해 왔다.
친구의 감정을 고등학교 후론 단 한 번도 느끼지 못해 이번이라도 즐겨보자 싶어 함께 웃고 떠들자, 병실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고 변백현이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양손 가득 들려있던 쇼핑백을 이리저리 흔들던 변백현은 내 앞으로 다가와 장난을 쳐 온다.
내 옆에 있던 그 여자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란듯한 표정을 취하고 있었다.
“아, 1인실로 바꿔줄까요?”
“아니요. 어차피 내일 퇴원이에요.”
퇴원…해요?. 내 앞에 앉은 변백현은 그 여자의 표정을 보곤 난감한 듯 말을 걸어왔다.
충분히 내 능력으로 병실을 바꿀 수 있었고, 김종인에게 소소한 복수를 하기 위해선 병실을 바꿨을 텐데, 내 입을 제멋대로 싫다는 대답을 뱉었다.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 여자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이제 서서히 마음을 열어볼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내 대답을 들은 그 여자는 측은한 표정으로 퇴원하느냐며 내게 물었다. 그 여자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이다.
그냥, 입원해 있는 동안 서로의 닮은 점에 의해 친해졌던 그 정도.
“김종인도 왔는데 왜 안 들어오지….”
“걔가 왜 와요?”
“몰라요, 자기 팬이니까 자기도 온다던데….”
“……….”
측은하게 날 바라보는 그 여자를 나 역시 측은하게 바라보고 있을 때, 양손 가득 들고온 음식을 식탁에 펼쳐놓던 변백현이 김종인의 이야기를 입에서 꺼냈다.
김종인과 같이 왔다는 변백현의 말에 나의 표정을 굳어졌고, 옆에 있던 경리, 그 여자의 표정은 점차 밝아지기 시작했다.
김종인이 병실로 들어온다면, 그 순간부터 나의 복수는 시작될 것이다. 오늘의 복수는 어떨지 기대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오늘부턴 오늘이 마지막이다, 하는 생각을 갖고 처절하게 복수를 해 줄 테니.
“어,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음료수 사느라.”
“ㅇ,안녕하세요!”
“……….”
음식을 모두 꺼내놓은 변백현의 와서 먹어요. 하는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식탁에 앉았다. 작은 식탁에 옹기종기 앉아 젓가락을 들자, 김종인이 들어왔다.
병실로 들어온 김종인에게 경리씨는 아주 밝은듯한 표정으로 인사를 해 왔다. 좋아하는 건가, 멍하니 경리씨를 바라봤다.
해맑은 경리씨에 비해 김종인의 반응은 싸늘했다. 그저 경리씨에게 고개를 까딱, 하는 인사만 할 뿐. 근데 왜인지 김종인의 저런 반응에 기분이 좋아졌다.
왠지는 모르겠다. 그냥, 그냥.
“이거 먹어요.”
“고마워요. 백현씨도 이거 드세요.”
“흐하, 우리 뭔가 이러니까 연인 같다. 그쵸?”
“…그러네요.”
가만히 젓가락을 든 채 멍하니 김종인의 표정과 반응을 살폈다.
가만히 그 자리에 서 있던 김종인은 변백현이 내 옆자리에 앉으려는 걸 본 후 빠른 걸음으로 걸어와 내 옆자리에 앉았다.
얼떨떨한 표정을 한 채 김종인의 옆자리에 앉은 변백현은 내 앞쪽으로 음식을 가져다주며 말을 늘어놓는다.
연인 같다, 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니 호탕하게 웃음 짓는다.
그 사이 김종인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굳어져 갔고, 경리씨의 표정 역시 함께 굳어 갔다.
“…너 이거 뭐야.”
“신경 쓰지 마. 처음부터 나한테 관심 있었던 사람처럼 말한다 너.”
“지금 그게 중요해? 이거 뭔데.”
“상처, 그냥 상처야. 쓸모없는 상처.”
어색한 기운만이 감도는 병실 안에서 그저 묵묵히 음식을 먹었다. 많은 음식 중, 족발이 눈에 띄어 쌈을 싸먹으려 왼손을 들자, 상처가 크게 드러나 버렸다.
김종인과 헤어진 후 몹쓸 짓을 했던 그 상처들이. 손목에 있던 깊은 상처를 본 김종인은 젓가락을 놓은 뒤 내 손목을 잡은 채 무섭게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나중에 다 밝혀지겠지, 내가 얼마나 힘들었으며, 어떤 선택까지 했었는지. 차차 밝혀 줄 일이기에 김종인의 손을 뿌리치고 병원복 팔을 쭉, 내려 상처를 감춰버렸다.
우리의 이러한 행동을 본 변백현은 눈치를 보며 화제를 돌리기에 애를 쓴다.
“저…. 종인씨. 물어봐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그 소문 사실이에요?”
“어떤 거요?”
“동백…. 씨랑 사귀었었다는 소문이요.”
“……….”
“그거 나도 궁금했어.”
불편한 자리에 앉아 밥을 먹으니, 금방이라도 체 할 것 같은 기분이다. 좀처럼 먹지 못하고 애꿎은 젓가락만 괴롭히고 있을 때, 경리씨가 입을 열었다.
경리씨의 물음에 김종인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고, 변백현 마저도 비장한 표정으로 김종인과 나를 번갈아 쳐다보며 묻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되겠지, 김종인의 대답으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것저것 집어 입속으로 넣어버렸다.
이런 불편한 질문과 불편한 자리가 싫어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던 김종인은 날 힐끔, 쳐다본 후 입을 열기 시작했다.
“네, 예전에요. 아주 예전에.”
“……. 진짜예요, 동백?”
“네, 미친 짓이었죠. 병신처럼 왜 그랬는지….”
그럼 지금 홈 마스터 왜 하는 거에요?. 입을 연 김종인은 맞다고 수긍하며 내 앞 접시 위에 고기 한 점을 올려줬다.
그런 모습이 역겨워 인상이 저절로 찌푸려졌고, 진짜냐는 변백현의 말에 대답하며 고기를 다시 되돌려 놨다. 김종인의 손을 거친 물건은 뭐든 싫으니.
다른 음식을 집어 입에 넣는 순간, 경리씨의 딱딱하게 굳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홈 마스터를 왜 하느냐며 묻는 경리씨의 굳어버린 목소리를 듣고 경리씨를 힐끔 쳐다봤다.
멍하니 음식을 바라보다 내게 시선을 돌린 경리씨의 표정은, 아까와는 아주 다른, 그런 무서운 얼굴이었다.
아, 이렇게 또 마음을 연 사람을 잃어가는구나. 또다시 김종인에 의해서.
“홈 마스터를 하든 말든, 그게 그쪽이랑 무슨 상관이죠?”
“…아, 그러네요. 죄송해요.”
“됐어요. 백현씨 먹고 가요, 나 바람 좀 쐐야겠어요.”
이런저런 생각들로 잔뜩 굳어버린 표정을 한 채 젓가락을 내려놓고 겉옷을 챙겨 병실을 나왔다.
내 주변 사람들은 항상 이렇게 김종인에 의해 날 떠나가는구나, 처음 사귀었던 친구도, 십년지기 친구도 모두 다.
내 인생은 김종인을 만나고 나서부터 잔뜩 꼬여버린 듯한 느낌이 든다. 병원 밖으로 나와 한산한 공터를 걷기 시작했다.
불편한 자리에서 먹었던 음식을 소화시켜보기 위해.
“○○씨, 무슨 일인데 그렇게 나가요.”
“백현씨, 나 딱 잘라 말할게요.”
“네?”
“백현씨 혹시 나 좋아해요?”
“아…….”
“혹시라도 좋아한다면 그 마음 접어요.”
“왜요, 종인이가 아니면 안 돼요?”
하, 공터를 걷고 있을 때, 날 붙잡은 변백현에 의해 내 걸음이 멈춰졌다. 변백현의 얼굴을 본 후 괜한 걱정거리가 생겨버렸다.
혹시라도 변백현이 날 좋아하면 어쩌나, 하는. 변백현이 내게 가장 중요한 카드이긴 하지만, 더이상의 피해자가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말을 꺼냈다.
내 말을 들은 변백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 김종인이 아니면 안 되냐는 말을 꺼냈고, 그 말은 나에게 실소를 안겨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하지 않았다.
김종인, 이름만 들어도 역겨운 그 자식과 나의 사이를 변백현은 참 아름답고 아련하게 생각했나 보다.
“아직도 김종인 못 잊어서 그래요?”
“아니요.”
“그럼 뭔데요.”
“난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어요. 이미 내 마음이 그렇게 결정을 내렸으니까,”
“결정, 다시 내리면 되는 거 아닌가요?”
“아니요. 다시 내릴 수 없어요.”
왜냐, 나는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 거니까. 변백현, 난 당신을 사랑할 수 없어요.
당신은 그저 내 복수를 도울 인형일 뿐이니까, 처참히 무너지는 김종인을 본다면 당신의 일과 나의 일은 모두 끝이 나겠죠.
난 김종인에게 복수하고 끝을 향해 달려갈 거에요. 그 끝은 아마 저기 저 동백나무 밑이겠죠. 그러니 난 그 누구에게도 사랑을 줄 수도, 받을 수도 없어요.
내 끝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
Q&A |
Q : 다름 멤버들은 여주를 아는건가요? 전 여친 말고 팬으로써.
Q : 백현이를 이용하나요?
Q : 종인이가 여주에게 연락을 늦게 한건 무슨 이유 때문인가요?
Q : 종인이가 여주의 존재를 멤버들에게 말하지 않았나요?
Q : 종인이는 무슨 생각으로 여주에게 응모권을 준 것인가요?
Q : 종인이가 여주에게 미련이 남은 건가요?
Q : 종인이는 질투인가요 단순한 집착인가요?
Q : 종인이가 무슨 짓을 했길래 여주가 복수를 하려는 걸까요?
Q : 종인이는 여주에게 마음이 있나요?
Q : 종인이는 여주를 싫어하는거 아닌가요?
Q : 팬들은 여주가 종인이의 전 여친으로 알고있는데 백현이는 몰랐나요?
Q : 종인이가 나쁜애겠죠?
Q : 설마 백현이 때문에 복수를 제대로 못하는거 아닌가요?
Q : 암호닉 신청 되나요?
Q : 러브라인이 있을까요?
Q : 경리랑 친해지겠죠?
Q : 홈마스터 정말 힘든 일인데 여주가 너무 힘든 일을 택한건 아닌가요?
Q : 도대체 둘 사이가 얼마나 안좋게 헤어진건지 너무 궁금해요.
Q : 백현이가 이용당하는건 종인이의 남 주긴 아깝고 나 갖긴 싫다. 이런 심보를 이용하는거겠죠?
Q : 종인이는 다른 이유 없이 여주가 매달리고 애원해도 버린 건가요? |
암호닉 |
『 준짱맨 〃 라인 〃 웬디 〃 고구마감쟈 〃 둉글둉글 |
Baby J |
Q&A로 궁금증이 풀리셨길 바랍니다. 궁금한점이 또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작가에게 궁금한것을 질문해도 답변해드리겠습니다 :) 암호닉 신청음 (신청 : Baby J) 이렇게 해주시면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