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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연애금지

02. 굿모닝






















" 아오.... " 






어? 내가 언제 침대에 누웠더라... 어제 회식 때 실컷 달렸더니 삭신이 쑤셔서 겨우 허리를 잡고 일어났더니 생각해보니까 머리를 긁적거리며 이러고 있다. 

잠시만, 이미 밖에 해 떴는데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런 상황 아니지? 






마음을 추스리며 이불 구석에 숨어있던 핸드폰을 꺼내보니 9시. 9시?! 

정규직 되기도 전에 짤리겠네.. 엄마 미안해요. 나 곧 있으면 회사에서 짤릴 것 같아... 










이미 글렀다 생각하고 침대에서 멍하니 앉아있는데 핸드폰에서 카톡 알림음이 울린다. 

아 진짜 누구야.... 













윤팀장님


몸은 괜찮아요? 





아니요..






윤팀장님 


칠봉씨 어제 너무 많이 마신 거 아니에요? ㅋㅋㅋㅋ 









아아.. 저 어제 실수했어요? 








윤팀장님


실수는 무슨 그냥 귀엽기만 하던데요 뭘 ㅋㅋㅋ 








네..네? 







윤팀장님 


오늘은 그냥 집에서 쉬어요. 제가 권팀장님한테 얘기해놓을게요. 









헐,,안 그래도 되는데 ㅠㅠ 감사합니다 ㅠㅠ 









윤팀장님 


걱정말고 푹 자요. 









네 ㅠㅠ 

























아, 그러고보니 왜 우리 팀장님 번호는 없고 윤팀장님 번호만 있다. 

김칠봉 너 뭐했냐... 













그렇게 쑤셔오는 몸을 이끌고 누웠더니 이젠 머리까지 어지럽다. 

어제 누구 때문에 속에다 들이부었는데 어후... 




















다시 카톡 알림음이 울린다.

이번엔 또 누구야... 진짜 사람 귀찮게 하네..!! 나 아파서 좀 쉰다고.. 















석민씨 


칠봉씨 괜찮아요? ㅠㅠㅠㅠㅠㅠㅠ 

권팀장님한테 들어썽요,,,









아 그래요? 

울지마요,,,ㅠㅠ










석민씨 


에구..ㅠㅠㅠㅠㅠㅠ

어떻게 안 울어요... 

우리 부서에서 지금 저만 인턴인데

칠봉씨 없으니까

너무 쓸쓸하네요....










내일은 꼭 갈게요 ㅠㅠㅠ ! 









석민씨 

꼭 

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세븐틴/권순영/윤정한] 사내연애금지 02 | 인스티즈











아니 이게 뭐지... 보내온 5초 짜리 영상을 보니 약간 울먹이며 꼭 오라는 말이었다. 

진짜 운 건가? 이쯤되니 내가 죄책감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 다시 회사를 가야 되나. 











아니야,,, 윤팀장님이 쉬라고도 했는데 뭘 그냥 다시 자야지... 

하고 침대에 도로 눕는데 이번엔 또 전화가 걸려온다. 


하..... 대체 나보고 쉬라는거야 말라는거야? 














여보세요

[아..칠봉씨]

누구..세요? 

[저.. 마케팅 2팀 김민규입니다.]

아아...! 안녕하세요..근데 제 번호는 어찌.. 

[저희 팀장님한테 물어봤어요. 아프시다면서요]

아...뭐 별 거 아니에요 하하... 

[1팀 분위기 되게 암울하던데 칠봉씨가 없어서.]

에이 설마요.. 저희 부서 팀장님도 신경도 안 쓰실 걸요? 

[아 그런가요? 표정 되게 심각해보이시던데.. 여튼 오늘 잘 쉬세요.]

네. 들어가세요!














권팀장이 표정이 심각하다고?대체 이 인간은 뭐하자는거지? 그 심각한 표정이 날 걱정하는거라면 카톡이라도 보내던가. 전화를 하던가.

마케팅 2팀 김민규 사원도 걱정하는데 참나 어이가 없다 정말.

















***










으윽.... 언제 잠이 들었는지 이미 밖은 깜깜해져있고, 아침 점심 아무것도 안 먹었더니 배가 고프다. 우선 저녁은 먹어야 하는데... 주방 선반을 이곳저곳 뒤져보니 먹을게 없다. 먹을게. 나 진짜 자취하는거 맞냐? 무작정 대충 지갑만 들고 편의점으로 향했다. 












밖에 나오니 시간이 벌써 8시. 내일 빼박 얼굴 붓겠는데...컵라면은 절대 네버 안 먹기로 한다. 편의점에 들어가니 막상 막 땡기는 게 없다. 

자취하면서 많이 먹어봤던 게 많아서 그런가 그냥 아이스 커피 하나만 사서 나와 버렸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여기 왔지. 

















시원한 밤공기를 느끼며 집으로 걸어가는데 누가 뒤에서 날 자꾸 따라온다. 아 우리집 골목에 있는데.. 망했다. 나 지금 납치 직전 상황인거야? 

헐 성폭행 당하는 거 아니야? 뉴스에서만 나오던 일들이 남의 일이 아니구나. 지금 현실을 깨닫고 미친듯이 슬리퍼를 신은채로 전력질주했다. 

그래도 계속 따라온다, 허억...숨은 가빠오는데 도저히 달리기를 멈출 수가 없다. 인턴 생활만 하다 죽은 비운의 여직원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 아악!! 여기 좀 도와주세요! 사람 살려요!!! " 









내 다리가 한계에 도달해 달리기가 조깅으로 바뀔 때 뒤에서 내 어깨를 확 돌렸다. 아 이제 난 죽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비명을 질렀는데, 그게 글쎄 말이다..어... 얼굴을 보니까 온갖 쪽팔림이 다 몰려오는게 내 볼이 다 빨개지고 다시 도망치고 싶었다. 







[세븐틴/권순영/윤정한] 사내연애금지 02 | 인스티즈




" 아픈 거 맞습니까? "











그랬다. 난 알고보니...아프지 않았던 걸까. 이때다 싶어 삼십육계 줄행랑을 하려 했더니, " 팀장이 우습게 보입니까. " 라길래 아니요...절대 그게 아니고 전 정말 그럴 의도가 아니었어요.. 팀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얼굴도 못 쳐다보고 횡설수설 거리는데 한 손에 들고 있던 종이백을 갑자기 내민다. 








" 동생이 아프대서 샀는데, 잘못 사서 드리는겁니다. " 

" 네..? "

" 다른 뜻 전혀 없으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 

" 아아.. " 

" 아까 놀랐으면 죄송하고요. " 

" 아니에요...! " 

" 앞으로 이런 식으로 마주칠 일 없을거니까, 그만 좀 뛰세요. " 

" 아! 네.. 들어가세요! 내일 뵙겠습니다. " 

" 아프면 정직원 전환, 힘들어요. " 












팀장은 검은 승용차를 끌고 그렇게 내가 있던 위치에서 서서히 멀어져 갔다. 아니 근데 무슨 동생이 아프다는데 죽만 먹이면 되는거 아니야? 왜 굳이 그 죽을 나한테 주는거지.. 정말 어떤 사람인지 가늠이 안 간다. 말투도 저렇게 군대식 인데, 누가 대체 누가 좋아하겠냐고! 게다가 이까 표정도 이 죽을 안 먹으면 넌 해고야. 이런 식 이었는데. 권순영이라는 사람 알다가도 모를, 아니 정말 아무도 모르는 사람이다. 



























***















[세븐틴/권순영/윤정한] 사내연애금지 02 | 인스티즈




" 몸은 좀 괜찮아요? " 






이젠 살만해요- 윤팀장님이 물어보길래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니 같이 예쁜 눈웃음으로 대답하는 윤팀장님. 마케팅 2팀은 행복하겠다. 우리 팀장님은 정도 없는 것 같고 웃지도 않고 살갑지도 않다. 인간성이 없달까. 그래서 부럽다. 정말 우리 부서는 일만 한다. 맨날 일. 그래서 인턴인 나와 석민씨는 복사, 커피, 복사, 커피....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기도 하지만 뭐 어쩌겠냐는 생각으로 투덜대면서도 결국 하게 된다. 
















" 김칠봉씨, 부탁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 

" 네.. ? "

" 이제 곧 프로젝트 진행하는데, 김칠봉씨가 맡으세요. " 

" ..네..네? " 

" 그럼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 











웬일로 권팀장이 날 부르는가 했더니 무작정 프로젝트를 내가 맡으라는 소식.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야 이렇게 좋은 날에.... 이 가사가 이럴 때 쓰라고 만들어진건가 보다. 이제 입사한지 일주일 조금 넘었는데 막무가내로 인턴이 프로젝트를 한다고? 정말 사람이 융통성이 있는거야? 있기는 한거야? 나랑 지금 싸우자는건가. 대답 하지도 않았는데 저 말하는 거. 리얼로 4가지가 없다. 4가지가!















***
















[세븐틴/권순영/윤정한] 사내연애금지 02 | 인스티즈



" 칠봉씨 어디 또 아파요? 표정이.. " 

" 아.. 아니에요- 난 괜찮아요. " 








다시 자리로 돌아와 한숨을 푹푹 내쉬니, 옆자리에 있던 석민씨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걸어왔다. 애써 괜찮다고는 했지만. 네버 절대로 아니다. 석민씨라면 어떻게 할 거 같아요? 라고 물어보고싶은데.. 지금 그럴 기분도 아니고 용기가 안 난다. 지금도 이렇게 힘든데 정규직 되면 어련할까. 분명 권팀장님한테 한 소리도 아니고 빠꾸도 여러 번 맞을 거 같다. 












***











[세븐틴/권순영/윤정한] 사내연애금지 02 | 인스티즈







" 칠봉씨, 프로젝트 맡으셨다면서요? 축하해요. " 

" 아- 네! 감사합니다. " 

" 열심히 해 봐요- " 









다들 어디서 이런 소식은 귀신같이 듣고 나한테 오는지,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그리고 알고보니 프로젝트가 나만 하는게 아니라 마케팅 2팀 김민규 사원님 하고 같이 하는 거란다. 권팀장은 이 앞에 주어를 다 빼먹고 나한테 얘기했다. 정말 그 인간 답지. 그래도 맘이 한결 편해졌긴 했는데... 






















" 다시. "

" 네... " 





이번엔 진짜 집에 가고 싶다고요 제발요... 나 야근만 하다가 부엉이 될 거 같다고!! 프로젝트 계획안을 쓰고 몇번씩 재검토를 해서 제출해도 계속 퇴짜만 맞는다. 윤팀장님한테도, 권팀장한테도. 이리 저리 치이고 정말 장난 아니다. 










" 미안해요, 칠봉씨. 다시 부탁해요. " 

" 네에.. " 







역시나 윤팀장님한테도 퇴짜 맞았다. 프로젝트 나만 맡았으면 그래도 편했을려나. 두명한테 열심히 치이니까 정말 때려치고 싶다. 집에 가고 싶은데 안 보내준다. 역시 고딩 야자는 아무것도 아니였어. 그때 야자하기 싫다고 했던 나 반성해라 진짜. 


















***




















계획안을 수정하고 또 수정하기를 반복 하다가 결국엔 책상에서 뻗어버렸다. 이러면 안되는데 심지어 민규씨도 퇴근해버려서 도와줄 사람도 없고, 사무실에는 나만 남아있다. 

어둠이 깊게 내려앉아 사무실은 내 컴퓨터 화면 불빛만 의지한 채로 겨우 밝히고 있다. 밖에 야경은 왜 슬프게도 예쁜지, 내 인생도 저렇게 예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또 다시 한참 수정을 하다가 또 잠이 들었는데. 놀랍게도 누군가의 목소리가 내 옆에서 맴돌아 나를 깨운다. 













[세븐틴/권순영/윤정한] 사내연애금지 02 | 인스티즈





" 대체 언제 일어날겁니까..? 사람 신경 쓰이게. " 

































↘↘

네에 우리 권팀장님 드디어..!!!!!!!! 여주한테 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 여주 부러워 죽겠어요 아주..... 여주 사랑 많이 받아요!! 

민규한테도 윤팀장한테도 석민이한테도!!!!! 

그래서 작가는 결국 쓰다가 애정결핍이 생겼다는 소문이,,,, 

이런 소문 믿지 마시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항상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럼 뿅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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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필소입니다
권팀장님의 츤데레가 드디어ㅠㅠ
설렘가득한 저 회사 어디없을까요 너무 바람직한데요ㅠ

7년 전
독자2
끄앙ㅠㅠㅠㅠㅠ 대박이에요....오늘도 이렇게 심쿵 주시네요 오늘도 좋은글 감사합니다ㅜㅠ!!
7년 전
비회원123.212
좋네요 이글
7년 전
비회원25.11
작가님 많이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 글 너무예쁩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3
꾸아ㅜㅜㅜㅜㅜㅜ너무설레요ㅜㅜㅜㅜㅜㅜㅜㅜ어떠케ㅜㅜㅜㅜㅜㅜ
7년 전
독자4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심장이 간질간질하네요 권팀장님 같은분 어디 안계신가요 있으시다면 제 앞에 나타나주세오,,,ㅠㅠㅠㅠ
7년 전
독자5
으아 작가님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까칠한 순영이도 다정한 정한이도 너무 좋습니다 ㅜㅜㅜㅜㅜ ❤️
7년 전
독자6
순순
7년 전
독자7
하... 작가님 이렇게 순영이를ㅠㅠㅠㅠ 짤이랑 행동에 치이고 갑니다 ㅇ<-<...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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