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연애금지
" 감사합니다!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
5년이라는 시간동안 취준생 이라는 타이틀로 죽어라 이곳저곳 지원서를 찔러보다 내 전공과는 무관한 회사를 덜컥 합격해버렸다.
아니 뭐, 좋긴한데. 과연 내가 이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취준생' 에서 '인턴' 이라는 직급으로 입사한 이 회사는, 대기업 플레디스 계열의 홈쇼핑 회사였다. 전공이었던 댄스와는 전혀 맞지 않았는데 대체 면접관은 뭘 보고 합격시킨건지 아직도 의문이다.
***
" 칠봉씨, 나이가 어떻게 돼요? "
" 와... 되게 젊어보이는데. "
" 어디 살아요? "
제일 구석 끝에 앉은 뉴페이스인 나를 향해 시선을 고정시킨 부서원들은 질문공세를 끊임없이 해왔다.
아직 팀장님이 소개 시키지도, 자기소개를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내 주위는 핫플레이스가 되어버린지 오래다.
" 다들 구경났습니까. 얼른 일 안해요? "
주위를 둘러볼 틈 없이 무작정 여러 직원들에 의해 둘러쌓였던 나는 팀장님으로 추정되는 목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탁 트인 시야로 둘러볼 수 있었다.
조금은 묵직하면서도 약간은 날카로운 목소리를 따라 눈을 향하니, 사무실 제일 안쪽 중간에 앉아 집중해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이 보였다.
인턴 온지 1시간이나 지났는데 부서원들한테 소개도 안 시키고... 저 사람 팀장 맞아?
한참을 난 구석에 앉아있다 칸막이 넘어 내 정수리를 보고 그제서야 일어나서는,
" 집중. 저기 김칠봉씨는 오늘부터 우리 마케팅 1팀의 인턴. "
" ...... "
" 난 마케팅 1팀 팀장 권순영이고, 우리 부서 철칙은 사내연애 금지. 업무상 실수, 봐주지 않습니다. "
" 네. "
" 그럼, 이상. "
자기 할말만 하고 자리에 딱 앉아버린다.
무슨 사람이 저렇게 정이 없어.. 어?
너무 비즈니스적이야...
***
아, 엘레베이터는 안 내려오는거야 진짜!
출근시간은 9시, 지금 시간은 8시 55분.
다시 취준생으로 돌아가게 생겼는데 이거...
' 1층입니다. '
화장실 갈 때 보다 급하게 엘레베이터에 올라탔는데,
글쎄 아니 내가 타자마자 삑- 소리가 울...려?
" 아 진짜 누구 한 명이라도 내려요. "
" 안 그래도 지각하게 생겼는데! "
아니 나도 지각하게 생겼다고. 그쪽들은 정직원이어서 그래도 회사 잘릴 염려 덜 해도 되는데 인턴인 나는요, 그냥 한방에 훅 간다니까?
" 죄송합니다. "
마지못해 내리려는데, 다소 이 엘레베이터 안 무리들과 나와는 전혀 다르게 단정해보이지않는 환한 금발을 한 남자가 내 손목을 잡고 다시 안으로 들인 후 내 귀에 대고, 그것도 초면에
" 지각은 안돼요. "
하고는 예쁜 눈웃음을 지어보이며 엘레베이터에서 내렸다.
그렇게 파란만장한 직장 라이프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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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미자라서 회사생활 1도 모르지만,
걍 끄적여봤어요...하하하하하하
온갖 글을 다 써놓고 왜 또 쓰냐라고 하면
일 저지르기 끝판왕이라고 생각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20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