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원식은 소위 말하는 '직장 내 왕따'였다. 그게 무슨 유치한 얘기냐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진실이었으며, 원식 본인 또한 진지하게 제가 그런 것 같다며 인정한 부분이었다. 학창시절에도 안당해본 왕따를 이런 식으로 사회에서 당하냐. 원식은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자신을 뒤에서 욕하고 무시하는 선에서 끝나던 따돌림은 업무 떠맡기기 라던가, 잔뜩 업무가 쌓인 원식에게 심부름을 시킨다던가 하는 구체적인 형태로 점점 나타나기 시작했다. 덕분에 원식은 하루가 멀다하고 야근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오늘 또한 불가피하게 야근을 할 수 밖에 없지싶었다. 키보드를 두들기던 손가락이 축 늘어졌다. 확 사직서 내버릴까. 항상 그렇듯 회사를 나오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일었다.
마지막 서류까지 작성하고 나서 원식은 흘끗, 시계를 쳐다보았다. 시곗바늘이 마악 열한시를 아슬아슬하게 넘어가고 있었다. 오늘은 그래도 일찍 마쳤다. 바람빠지는 웃음소리를 내며 가방을 챙겨든 원식이 제 재킷을 대충 걸쳐입었다. 피곤하다. 얼른 가서 쉬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텅 빈 사무실에 또각또각 하는 원식의 힘없는 발걸음 소리가 울렸다.
사람 없는 거리를 지나며 원식은 담배 하나를 입에 물었다. 사람이 없는게 다행이었다. 추측하건데, 만약 원식의 옆으로 단 한 사람이라도 지나갔다면 아마 원식은 담배를 껐을 것이다. 굳이 이유를 달자면 그 행위로 인해 불쾌해할, 혹은 피해를 입을 상대방을 원식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숨 섞인 담배 연기를 뱉어내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희뿌연 담배 연기 너머로 별 두어개가 보였다. 오늘도 별보면서 가는구나. 어쩐지 담배를 피고싶은 마음이 싹 가셨다. 원식은 담배를 비벼껐다. 음료수가 마시고 싶어졌다.
오랜만에 들어온 용돈에 두둑해진 제 지갑을 바라보며 홍빈은 씨익 웃었다. 하루종일 물쓰듯 썼음에도 불구하고 10만원대나 남아있다. 물론 이 돈 또한 체 3일도 안 가 사라질게 뻔했지만. 오랜만에 새로 염색한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홍빈이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염색한 머리가 썩 마음에 들었다. 내딛는 발걸음이 유난히 경쾌했다.
"미안. 많이 기다렸지 현지야."
제 여자친구 현지의 어깨를 두 손으로 감싸며 홍빈은 다정히 물었다. 아니. 별로 안기다렸어. 생긋이 웃으며 대답하는 현지에게 웃어보인 홍빈이 '늦었다. 가자.' 하고 현지의 손을 잡고 이끌었다. 시계는 어느덧 열한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홍빈아. 근데 나 배고프다."
"배고파? 뭐 먹을꺼 사다줄까?"
"음…그냥 간단하게 우리 초코우유 하나 사먹자. 많이 먹으면 살 쪄."
"그래 그럼. 기다려봐. 저기 편의점 가서 사올게."
"응."
현지를 그자리에 가만히 세워두고서 홍빈은 발걸음을 뗐다. 입고있던 패딩을 더욱 여미니 잠시간 닿아오는 차가운 공기에 몸이 부르르 떨렸다. 하루종일 밖을 돌아다닌 탓에 코와 귀가 시렸다. 핫팩도 하나 사갈까. 문득 홍빈은 생각했다.
딸랑-하고 문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어서오세요.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자 바로 제 앞으로 보이는 음료수 진열대를 향해 홍빈은 다가갔다. 초코우유. 초코우유. 머릿속으로 초코우유만을 생각하며 진열대를 쓱 눈으로 훑자, 왼쪽 끝에 진열된 갈색빛의 우유곽이 보였다. 마지막 하나 남은 우유를 집으려 손을 뻗던 그 때, 누군가와 손이 닿아왔다. 홍빈은 쓱 옆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눈이 마주쳤다.
"어, 어, 저, 이거 제가 먼저 집은건데…."
"아. 미안."
미련없이 손을 뗀다. 바로 옆에 놓인 캔커피 하나를 집어가는 사내의 모습을 분주히 눈으로 쫓던 홍빈이 사내가 사라지고 나서야 황급히 초코우유를 챙겨들었다. 멀리 과자진열대 너머로 얼마에요? 1700원 입니다. 하는 대화소리가 들려왔다. 과자 진열대를 가로질러 사내를 쫓아가는 발걸음이 분주했다. 마침내 진열대의 끝에 자리한 카운터에 다다랐을때, 이미 사내는 매정하게 뒷모습만을 보이며 편의점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아. 홍빈은 탄식을 내뱉았다. 제 이상형. 처음으로 만난 홍빈의 이상형이었다.
* * *
77ㅑ! 안녕하세요 딸랑입니다!
그렇게 벼르고 벼르던 아고물을ㅠㅠㅠㅠ드디어 제가ㅠㅠㅠㅠ저질렀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77ㅑㅠㅠㅠㅠㅠㅠ(박수)(환호)
그렇게 벼르고 벼르던 아고물을ㅠㅠㅠㅠ드디어 제가ㅠㅠㅠㅠ저질렀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77ㅑㅠㅠㅠㅠㅠㅠ(박수)(환호)
아고물이 꼭 능력좋은 아저씨와 귀염포텐 터지는 고등학생이 만나란 법은 없잖아요? 그죠? ㅎㅎ
아무쪼록 새 글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굽신)이제 공지없는 잠수따위 타지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