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ntic
: an incurable romantic
: 기약없는 로맨티스트
09
나만 기억하는, 나만 기억해야 하는
The Fast
[과거]
연예인의 가족으로 산다는 건, 때로는 연예인 그 당사자 만큼의 관심과 시선을 견뎌야 하기도 한다.
여주의 부모님은 탄탄한 아역배우 길을 걸어와, 연기부터 외모까지 인정 받는 정극배우로 성장했다. 두 사람은 아역 경력이 비슷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에서 만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스물 끝무렵의 연말 시상식을 계기로 연애를 시작했고, 파파라치들에 의해 얼마 가지 못해 연애 사실이 공개 되었다. 그때 그 둘의 나이는 서른. 둘은 연애를 인정한 그 다음 해 결혼을 했고 그리고 그 해. 여주를 품었다. 톱스타 커플의 혼전임신 결혼 사실은 여러 방향의 목소리로 뻗어졌고, 그들은 잘 살겠다는 말만을 남기고는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원체 작품 활동이 꾸준했던 두 사람이라 더욱 그랬을지도. 그들은 여주가 네 살이 되는 해에 상반기와 하반기에 맞춰 작품에 들어갔다.
여주는 그 순간부터 제 집에 가정부이자 보모로 들어온 여자. 지금 남준의 어머니. 그녀의 손을 타며 자랐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잡고 들어온 저와 동갑이었던 남자 아이와 손을 맞추며 놀았다. 남자 아이는 당연히 남준이었고, 남준은 저와 비슷한 키를가진 여자아이를 동생이라도 되는 듯 챙겨주었다. 챙겨주고 그 챙김을 받는 게 익숙해진 건. 아주 이르게도 그때부터였다. 이제 막 여름 장마가 시작 될 거라고 일기예보가 울리던, 그때.
여주의 부모님은 촬영 스케쥴을 그렇게 맞춘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지만, 서로 다른 시간에만 집에 들어왔다. 그마저도 한 달에 한두번이 전부였지만. 어린 여주와 남준이 눈치챌 정도로 이상한 관계였다. 유치원에서 분명 엄마아빠는 사랑하는 사이라고 배웠는데. 여주의 부모님은 집에서 함께 밥을 먹지도, 잠을 자지도, 입을 맞추지도 않았다. 사랑하면 함께 밥을 먹고,잠을 자고, 손도 잡는 거랬는데. 그렇게 얼마가 지나 아이들이 여덟 살이 되었을 때, 집 앞에는 기자들이 판을 치기 시작했다.
연예계는 말이 많다. 소문이 빠르고, 근거 있는 찌라시 역시 제법 된다. 그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기자들이었다. 남준이와 여주는 십 분 거리의 초등학교를 남준의 엄마와 매일 같이 등하교를 했다. 하지만 그날만큼은 달랐다. 갑자기 내리는 가을 소나기에 남준의 어머니는 본인이 잡은 아이들의 양손을 서로에게 쥐어주며 말했다.
'둘이 사이좋게 올 수 있지?'
그 어느 날의 장마 구름과 함께 찾아온 네 살의 남준이와 여주의 손을 쥐어주며 했던 말이 겹쳐졌다.
'둘이 사이좋게 놀 수 있지?'
아이들은 그 말에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며 서로의 작은 손을 잡았다. 집 대문이 바로 보이는 거리였다. 길어봐야 삼 분도 안 될. 그런 거리였다. 남준의 어머니는 서둘러 이층 테라스로 보이는 빨래를 걷기 위해 걸음을 옮겼고, 남준과 여주는 순식간에 쏴아아아 - 하고 쏟아지는 빗줄기에 콧잔등을 찡그리면서까지 웃었다. 깨랑깨랑한 웃음 소리가 골목을 채웠다. 그리고 그러던 중, 한 남성이 골목에 세워진 차에서 내렸다. 남성은 빗줄기를 향해 고개를 젖혀 입을 벌리고 있는 아이들에게 물었다. 흰색 집 대문 사니?
남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제 친구의 손을 꼭 잡았다. 남자는 남준의 고사리 같은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고는 한쪽 귀를 만지작거리며, 더욱 가까이 몸을 붙이며 말했다. 아저씨. 나쁜 사람 아니야. 남준은 남자의 말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했다. 안녕히 계세요.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빗줄기에 뒤엉켰다. 그리고 그 뒤로 제 친구를 따라 말하는 작은 목소리가 붙었다. 안녕히, 계세요. 아이들은 그 말을 끝으로 흰색 대문이 있는 방향이아닌 걸어온 길을 다시 돌아갔다. 여주는 남준에게 여기가 아니잖아! 라고 외쳤고, 남준은 처음으로 여주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바보야! 저 사람 나쁜 사람이잖아! 그 대화를 잠자코 듣던 남자는 일이 꼬였다는 듯, 머리를 헝클이고는 큰 보폭으로 아이들에게 향했다. 동시에 남준과 여주가 달렸다.
아이들은 남자를 멀리 따돌리지 못했다. 남자는 애초에 뛰지도 않았다. 아이들은 필사적으로 달렸고.
남준과 여주가 향한 곳은 집 뒷편의 공원이었다. 비가 쏟아지는 탓에 떨어진 낙엽이 추적추적 신발 밑창으로 붙었고, 흙이 바지 밑단으로 튀었지만 아이들이 그걸 알 리 없었다. 도망치기 바쁘던 아이들은 일순간 커다란 나무 뒤로 작은 몸을 감췄다. 저들의 그림자는 생각지 못하고. 남자는 푹 젖어버린 머리를 거칠게 털며, 여유롭게 걸었다. 아이들은 저들이 보이는 줄도 모르면서 더 도망가기 위해, 뒷걸음질을 쳤다. 저들이 움직일 때마다 나는 소리는 생각하지 못한 채로. 남준이와 여주는 그렇게 계속 뒷걸음질을 치다가, 낙엽으로 가려져 있던 배수구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급작스럽게 몸이 아래로 꺼진 탓에 놀란 여주가 소리를 내질렀고, 남준은 그런 여주에게 조용히 하라고 다그쳤다. 하지만 남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사내를 보고는 울음을 터트렸다. 엉엉.
The Fast
남자는 배수구로 손을 뻗어, 여주만을 들어올렸다. 남준은 여주의 다리를 부여잡고 안 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남자는 꾸역꾸역 제 힘으로 여주를 잡아 올리며 말했다. 아이야. 너가 자꾸 그렇게 친구 발을 잡으면, 친구가 발이 아프지. 남준은 그 말에 덜컥 겁이 났다. 그렇지 않아도 아저씨가 잡아 당겨, 여주의 얼굴이 붉었는데. 저마저 밑에서 당기니까. 여주가 정말 아플까봐. 아니, 아픈 것 같아서. 그래서 영영 후회할 그 순간을 만들었다. 남준은 여주의 발을 놓았다. 미약한 힘이었지만 그나마 여주를 잡아 내리던 남준의 힘이 사라지자, 남자는 더욱 수월하게 여주를 품에 안았다. 남자는 제 품에서 온 힘을 다해 움직이는 아이 때문에 인상을 찌푸리며, 습관적으로 계속해서 귀를 만지작거렸다. 그리고는 제 발 밑에 붙은 낙엽을 대충 남준 쪽으로 털어냈다. 여주가 남자의 품에서 크게 울부 짖었지만, 남자는 여주를 제 품에 안은 채로 금세 공원을 빠져나갔다.
남준은 혼자서 배수구를 빠져나오려, 손과 무릎에 생채기를 무수히 달았다. 아주 멀리서 들려오던 여주의 울음소리마저 잦아 들었을 무렵, 소나기가 그쳤다. 여덟의 아이들에게는 지나치게 길었던 소나기였다. 남준이 서둘러 집을 향해 달렸다.
The Fast
오랜만에 보는 여주의 부모님이었다. 집에는 경찰 같은 사람들이 거실 소파에 둘러앉아 있었고, 남준의 엄마는 여전히 남준이를 품에 안은 채 천천히 등을 토닥여주었다. 괜찮아. 네 탓이 아니야. 괜찮아. 정말이야. 남준은 엄마가 붙여준 반창고만을 만지작거리며, 경찰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사람들은 집 앞의 CCTV를 살피며 이따금씩 남준을 바라보기를 반복했다. 여주의 부모님은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빠르게 사랑에 빠졌던 두 남녀의 마음은 금세 식어버렸다. 안타깝게도 그게 전부였다. 그래서 그들은 최대한 서로를 마주하지 않는 선에서 암묵적으로 합의된 결혼 생활을 이어갔다. 아이가 있으니, 어떻게든 대외적으로는 부부의 이름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또 이혼으로 자신들의 커리어를 망칠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 커리어와 대외적인 부부의 이름으로 저들의 아이가 작아지고 있는 건 생각지 않은 채로. 미성숙한 남녀가 너무 이르게, 부모가 되어 버린 탓이었다.
여주를 데리고 간 남자는 삼류 엔터 신문사 소속 직원이었다. 아니, 직원이었던 사람이었다. 과거 도를 넘은 취재가 문제 되어, 현재는 무엇을 하며 지내고 어디에 사는지. 전부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어른들은 남자와 관련된 정보를 전부 가지고 와, 자기들만 아는 용어로 마구 떠들어댔다. 남준은 그들의 대화를 알아 듣지도 못하면서, 방으로 들어가라는 제 엄마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시간은 계속해서 흘렀고, 집 안으로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왔다. 집 바깥에는 어디서 흘러나간 정보를 듣고 온 기자들이 눈치를 보며,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어른들은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눈에 밟히는 남준을 볼 때마다, 어깨나 머리를 한 번씩 다정하게 쓸어주고는 갔다. 어른들의 위로였다. 하지만 남준에게 필요했던 건, 어른들의 위로가 아닌. 제 친구가 제 곁에 오는 것이었다. 위로의 무게를 알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다. 남준이는.
줄곧 의자에 앉아 노트북을 살피며 종이를 뒤적이던 키가 큰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 곁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 되었다. 남자는 누군가 가지고 온 화이트보드 위로 주소 하나를 적었다.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현장수사팀은 이쪽으로 가세요."
"거기가 어딥니까?"
여주의 엄마의 어깨를 끌어안고 있던 그녀의 매니저가 물었다. 거기거 어딥니까? 사람들의 시선이, 남준의 시선이 남자에게 고정 되었다. 남준은 정갈하지 못하게 쓰여진 화이트 보드 위 글자와 숫자를 한참 보다가, 다시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남준에게 들어가 있으라고 말하려다, 저를 보는 아이의 간절한 눈빛에 그 말을 거두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회사에 다닐 때의 업무 일지를 살펴보니까, A군의 문란한 사생활에 대한 내용을 취재했던 게 있더군요. 아, 여기서 A군은 지금 아이의 아버지인, 김 훈씨입니다. 듣기 거북하실 테니, 이하 A로 통일하겠습니다. 기자가 취재를 나간 날에도 A씨는 여자를 룸으로 불렀고, 안타깝게도 그 룸에는 취재를 간 그 사람의 전 애인이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A씨가 간 룸싸롱이 기자 양반의 전 여자친구가 일하는 곳이었던 거죠. 기자 양반은 A씨가 제 전 애인을 끼고 노는 걸 보고, 그대로 룸으로 들어갔고. 그 뒤는, 뭐."
김 훈씨가 더 잘 아실거라고 생각하는데. 아닌가요? 키가 큰 남자는 제가 들고 있던 서류를 흔들며 물었다. 여주의 엄마는 곧장 제 남편의 뺨을 내리쳤다. 뭘 하고 다녀도 상관 없다고 했잖아. 흔적이든 뭐든 남기지만 말고, 그렇게 놀라고 했잖아! 왜 이따위로 일을 처리하는데! 남자는 제 부인에게 맞은 뺨을 큰 손으로 쓸어보고는 입 안에서 피맛이 나는지, 바닥에 침을 뱉었다. 아니나 다를까. 흰 색 대리석 위로 붉은 기운이 묻어나는 오물이 뱉어졌다.
"처음부터 기자 사진 보여주고, 아는 사람이냐고 물었을 때."
"네."
"그때 아는 사람이라고 하셨어야죠."
"... 기억이 안 납니다. 술을 많이 마셨던 날이라서,"
"술을 많이 마셨던 날이라서."
여전히 서류를 들고 있던 남자가 삐딱하게 서 있던 제 몸을 바르게 세우며, A씨. 김 훈의 말을 따라했다. 술을 많이 마셨던 날이라서. 그런 날이라서.
"사람 둘 인생 골로 가져가신 것도 기억 안 나시죠?"
"... 대충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룸싸롱 여자는 제 전 남자친구가 보는 앞에서 탐해졌어요. 그래서 아직도 정신병원을 다니고 있고. 그 전 남자친구는 당신이랑 같이 술을 마시던 그날의 사람들이 술병으로 조롱하며 폭력을 행사한 탓에 한쪽 청력을 잃었고요."
"제가 폭력에 가담한 것은 아닙니다. 이미 합의도 끝났ㄱ,"
"정신병원에 보내주고, 과한 취재에 불편을 겪었다는 압력을 행사해서 직장을 잃게 한 다음에."
"..."
"매달 통장으로 몇 백이 되는 돈만 달랑, 넣어주면."
"..."
"법은 왜 있습니까."
"..."
남자는 말을 하며 흥분했는지, 제 손에 쥐고 있던 서류를 구겼다. 그리고 제 목을 조이고 있던 넥타이를 푸르며 말을 이었다. 제가 이런 말 할 주제는 없는 사람인데, 선을 넘었네요. 뒷돈 받은 경찰하고 목격자들하고. 당사자들이 알아서 합의 봤을 텐데. 그쵸? A씨는 구겨진 채로 바닥에 떨어진 종이만 응시하며,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 뒤로 한참동안 이어진 정적은 무전으로 깨졌다. 남자가 적은 주소로 출발한 수색팀이 여주를 무사히 구했다는 소식이 담긴 내용이었다. 곳곳에서 안도의 한숨이 터졌다. 남준은 제 앞의 남자에게 두 손을 뻗어, 제게도 그것을 달라고 말했다. 남자는 허리를 굽혀 무전기를 작은 손에 쥐어주었다. 여, 여주야. 괜찮아? 내가 미안, 미안해. 내가, 내가. 남준은 제 손보다 훨씬 큰 무전기를 힘없이 놓쳐버리고는 제 눈 앞의 남자의 품에 푹 안겼다. 그리고는 한참 울었다. 남자는 남준의 등을 토닥여주며, 그만 울어야지. 여주도 안 우는데. 남준이가 이렇게 울면 안 돼. 하고 말했다. 울면 안 된다는 말과 반대되는 따뜻한 손길에 여덟의 남준은 오래 울었다. 여주가 오는 것을 보지도 못하고, 지쳐 쓰러질 때까지.
"저 주소 아시죠?"
"..."
"자주 가시던 단골집이었을 텐데. 모를 리가."
"..."
"그 룸싸롱 주소잖아요."
The Fast
여주는 그날의 기억이 없어졌다. 의사에 말에 의하면 버틸 수 없는 기억이라 본인 스스로 지운 것이라고 했다. 언제 갑자기 그날의 기억이 떠오를 지는 모르지만, 본인이 기억해내기 전까지는. 그대로 두는 것이 좋을 거라고 했다. 여주를 납치한 남자는 제 여인이 탐해진 것에 대한 복수심으로 똑같은 곳에서 A씨의 딸에게 똑같은 괴로움을 줄 생각이었다고 했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다. 최소한의 인간다움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남준의 엄마는 그날 아이들을 두고 먼저 집으로 갔다는 죄책감에, 남준은 그날 제가 여주를 놓았다는 죄책감에. 여주가 모르는 그 날부터 여주에게 빚을 지고 살았다.
여주가 있던 곳의 위치를 알아낸 남자는 사건이 종료 되고도, 두어 번 정도 더 아이들을 만나러 왔었다. 자신도 남준과 여주만한 자식이 있어, 마음이 불편해서. 남준은 남자가 이제는 정말로 더 이상 오지 않을 거라며, 마지막 인사를 하며 장난감을 건네주던 그날. 물었다.
"아저씨는 뭐 하는 사람이에요?"
"나?"
"네. 경찰이에요? 군인이에요?"
"음, 조금 어려운데. 남준이 똑똑해?"
"네. 저 똑똑하다고 했어요. 엄마랑 선생님들이."
"그래?"
"네!"
"아저씨가 보기에도 남준이 똑똑해 보이더라."
"정말요?"
"그럼. 용기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거, 그거 마음이 똑똑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니까."
"똑똑한 거는 머리로 하는 건데..."
"남준이 아저씨 직업이 뭐냐고 했지?"
"네."
"아저씨는 프로파일러야."
"프로, 파일러요?"
"응."
"그게 뭔데요?"
남준이처럼 머리도 똑똑하고 마음도 똑똑한 사람들이,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들. 똑똑하게 도와주는 거야.
남준이는 그날부터 영원이 될 지도 모르는 꿈 하나를 품었다.
**
안녕하세요! 겨울입니다.
이번 회차는 남준이가 프로파일러라는 꿈을 지니게 된 이유를 비롯해서 과거의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다뤄졌어요. 쓰면서도 마음이 아파서, 얼른 행복해야 해. 하며 쓴 회차입니다! 저런 가정사와 저런 사건이 있었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더 큰 의미를 지니는지. 그 의미의 무게가 잘 보여졌으면 하는 회차이기도 하구요...! 남준이가 여주에게 자신의 꿈을 애초부터 밝히지 않은 이유도, 혹시라도 여주의 사라진 기억을 제가 깨워버릴까봐. 하는 마음에서였습니다. 기억을 묻은 채로 살아가는 여주임에도 불구하고 살아오며 충분히 작고 내성적인 성격이 된 아이니까, 사랑 받아 마땅한 아이가 더 숨어버릴까봐. 그래서요. 사족이 길었네요.
그럼 밝은 분위기의 회차로 우리 또 만나요! 오늘도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