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녹차하임
02. 눈의 호강은 끝나지 않았다.
안녕@ 한숨 자고 왔더니 개운하다!!
그래서 다시 썰 풀어주려고 왔어~
내가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아! 그래 완구매장까지 얘기 했었지??
그럼 지금부터 다시 풀어볼게!
***
하루에만 세 명이나 잘생긴 사람을 보니까 눈이 너무 즐거웠어.
진짜 이대로 집에 가서 밥을 굶어도 나는 실실 쪼개면서 버틸 수 있을 것만 같았지.
그만큼 그 세 사람은 진짜 잘 생겼었어.
여기에 왜 사람이 없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니까.
아줌마들도 눈이 있으면 이런 곳에서 물건을 사고 싶어질 텐데 말이야...
혹시나 물건의 질이 안 좋아서 그런가 싶었지만 나라면 그것을 감수하고도 매일 여기에 올 것 같아 ㅋㅋㅋ
그런데 중요한 것은 내 눈의 호강은 여기서 끝이 나지 않았다는 거야.
난 이날 하루 진짜 썩었던 동태 눈깔이 성수로 인해 모든 것이 다 정화되는 기분을 맛보았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구 쪽을 지나고 나서 애완용 물품이 있는 곳에 도착했지.
나는 강아지들을 키우고 있어서 애완용 물품에 아주아주 관심이 많았어.
강아지의 밥이랑 간식이 다 떨어졌던가... 고민하면서 구경하고 있는데 역시나 누군가 나에게 다가왔어.
여긴 아무래도 구역마다 직원 한 명씩 다 붙어있나 봐.
보통 이런 데는 그냥 자유로운데 여긴 가는 곳마다 직원들이 붙더라?
그런데 그 사람을 보는 순간 난 강아지가 뛰어오는 것 같은 환상에 눈을 막 비볐어.
사람이긴 한데 진짜 딱 보는 순간 강아지가 떠오름.
그 왜 있잖아. 악마견이라고 불리는... 그래! 비글!!!
그런데 진짜 예쁘게 생긴 비글인 것 같았어.
입꼬리가 예쁘게 말아올려진 게 딱 봐도 개구져 보여서 그랬나봐.
"뭐 필요하신 거 있으세요?"
"아... 네, 강아지 간식이나 좀 사려구요..."
"아~ 그러시면 이쪽으로 와보세요. 신제품이 아주 많이 들어왔거든요~"
진짜 입꼬리가 더 올라가면서 환하게 웃는데 후광 작렬...
잠시 멍해졌지만 아까처럼 실수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답하는데 성공했음.
물건을 산다는 말에 신이 났는지 나한테 말하는데 그 사람 뒤를 확인해보고 싶었어.
막 금방이라도 꼬리를 꺼내서 신나게 흔들고 있을 것만 같았거든 ㅋㅋㅋ
나는 그 사람을 따라가서 열심히 설명을 들어주었어.
솔직히 다 거기서 거기 같았는데 그 사람이 너무도 열정적으로 설명해주는 바람에 나도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면서 들었지 ㅋㅋㅋㅋㅋ
그 사람의 설명이 끝나고 내가 물건 하나를 집어 들자 그 사람이 내 손을 덥석 잡더니 감동의 눈빛을 막 보내더라 ㅋㅋㅋㅋ
당황하긴 했는데 굳이 손을 빼내진 않았어.
내가 이럴 때아니면 이런 사람의 손을 언제 잡아보겠니........
"감사합니다!"
와... 물건 하나 집어 들었다고 손을 덥석 잡으면... 나 좋다좋다..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음 같아선 여기 있는 물건 죄다 사주고 싶지만 돈이 없으니까 짜지겠음...
사실 이 물건 하나도 꽤 값이 나가서 덜덜 손 떨면서 집어 들었음 ㅠㅠ
내가 사라질 때까지 신나서 손을 흔드는 그 사람을 힐끔 보는데 진짜 씹덕 터졌음.
진짜 강아지 집에 혼자 두고 밖에 나가는 것처럼 발길이 매우 무거웠다... ㅠㅠㅠㅠ
진짜 2층에서 받은 임팩트로 오늘 장은 다 본 것 같은 기분이었어.
어째 물건은 기억에 하나도 없고 남정네들만 가득한지...
2층은 얼추 다 둘러본 나는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 타고서 카트를 내려다 봤어.
근데 달랑 애완용 간식 하나 들어있었다 ㅋㅋㅋㅋㅋ
괜찮아. 내 주목적은 내 저녁거리였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1층은 의류나 화장품같은 브랜드가 주로 자리해있더라.
마트치고는 꽤 다양한 브랜드가 있었는데 살짝 구경해보니 질도 백화점 못지 않았어.
마트라기 보다는 아울렛에 온 느낌이랄까.
그래도 구경하는데 돈은 안드니까 여기저기 들쑤시며 구경하고 다녔는데 맙소사...
여기도 남신 한 분 강림하심...
눈밑에 약간 심한 다크서클이 있었지만 오히려 그때문에 더 분위기가 있어보인달까...
역시 앞사람들과 같은 수트를 차려입고 있는 그 사람도 역시 여기 직원이었겠지...?
근데 여태 봐왔던 사람들도 장난아니었지만 그 사람은 무언가 특별해보였어.
잘 살펴보니 슈트를 조금 변형시킨거야
근데 그게 간지 작살...
왜 의류 매장에서 일하는지 알겠더라 ㅋㅋㅋ
괜히 그 사람 얼굴을 자세히 보려고 그가 서있는 쪽으로 다가가서 옷을 보는 척을 했는데 그게 하필 남성 의류 매장인거야.
그 사람이 다가와서 약간 발음을 새며 하는 말에 난 쓰디쓴 패배감을 맛보았음...
"애인 옷 골라요?"
"아... 아빠 옷 고르는데요..."
그래... 저 사람은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애인을 들먹거렸지만 난 애인이 없어... 없다고...
내가 애인이 없는지 몇년이 지났더라....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하니까 그 사람이 의외라는 듯 바라보더라.
이거 기뻐해야해 슬퍼해야해??
결국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매장을 빠져나왔어...
사실 가격을 슬쩍 훔쳐봤는데 기하학적인 숫자가 적혀있길래 더 상심한 척 하면서 재빨리 빠져나왔지 ㅋㅋㅋㅋ
말했듯이 난 가난뱅이니까.. ^^
의류매장에서 옆쪽으로 빠지니까 와인샵이 크게 보였어.
진짜 헉. 할 정도로 큰 샵이었어.
슬쩍 봐도 종류가 엄청 많아 보이는거야.
들어가서 구경해볼까 말까 고민하는데 안에서 날 봤는지 직원이 나와서 나에게 말을 걸어.
이젠 놀랍지도 않다...
여긴 인물보고 직원을 뽑는게 분명해.
다른 직원들보다 훨씬 큰 키에 서구적인 외형이 진심 모델인 줄 알았어.
내 어깨에 손을 올리더니 나를 살살 밀며 매장안으로 들어가는데 안에서 보니 그 규모가 진짜 장난없음...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어.
이것저것 꺼내 보여주는데 평균 300만원이야...
와인은 원래 비싼건 그정도 하니까 침착하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난 조심스럽게 물었지.
"저... 가장 저렴한 건 얼마인가요..?"
내 처량한 물음에도 직원이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그대로 미소를 지어보이며 친절하게 대답해줘서 고마웠음 ㅠㅠㅠㅠㅠㅠ
근데 가격을 듣고 바로 정색하게 됨..
"가장 저렴한 건 여기 이 50만원짜리입니다. 고객님."
50만원을 마치 강아지 이름을 부르듯 상쾌하게 부르는 직원에 할말을 잃었다.
내가 제일 비싸게 주고 먹었던 와인이 3만원짜리인데.. 여기서는 취급도 안해주네 ㅋㅋㅋㅋㅋ
애써 태연한 척 다음에 올게요 하고선 도도하게 매장을 빠져나온 난 와인샵에서 한참을 멀어지나서야 크게 숨을 내쉬었어.
진짜 와인은 아무나 즐길 수 있는게 아니구나 새삼 다시 배웠지.
난 어차피 와인보다 소주체질이라고..ㅋㅋㅋㅋ
와인샵에서 멀어지려하다보니 자연스레 반대편으로 건너온 내 앞에는 화사한 분위기의 화장품 매장이 있었어.
근데 유독 튀는 매장이 있더라.
대부분 여직원이 맡고있는 브랜드와는 달리 한곳만은 남직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거야.
신기해서 그쪽으로 다가갔는데 여기도 인물이 장난없네...?
슈트를 자켓까지 다 챙겨입고 있었던 전의 직원들과는 달리 여기 직원은 흰셔츠만 입고 있었는데 소매를 걷어올린 모습이 이상하게 섹시해보인다ㅋㅋㅋ
피부도 완전 뽀샤시한게 흰 배경의 매장이랑 소름돋을 정도로 잘 어울렸음.
내가 다가가니까 환하게 웃는데 너무 성스러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남자답게 생겼는데 왜때문에 이쁜걸까..??
마침 스킨하고 로션도 떨어졌겠다 하나 구입할까 하고 당당하게 매장 안으로 들어섰어!!!
근데.......... what the hell...?
스킨 하나가 10만원.....? 로션 하나에 12만원.......???????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0이 너무 많은데.....???????
브랜드 이름을 확인했는데 나는 들어보지도 못한 이름이었어............
와... 새로나온 브랜드인가봐... 금가루를 쳐 넣었나..........
상상초월하는 가격에 할말을 잃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집어들기는 했는데 이걸 어떡해야하나 똥씹은 표정으로 로션을 째려보고 있는데
아까 잘생긴 그 직원이 다가오네??
기분은 좋은데 살 수 있는 능력은 없고...
저 사람의 혀끝에 녹아버려서 내가 이걸 덜컥 사버리면
내 한달 생활비에 타격이 너무 크다 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이리저리 막 굴리는데 어느새 코앞까지 옴 ㅠㅠㅠㅠㅠ
근데 와서 하는 행동에 나 진짜 숨멎......할뻔....
"고객님, 직접 발라보세요."
하면서 내손을 덥석 잡더니 손등에 스킨을 펴발라주는거 있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손을 잡히는 순간 헉! 했다가 손등을 살살 문지르며 스킨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해주는데
그냥 굳어버린 채로 그 직원 얼굴만 멍때리고 봤다 ㅠㅠㅠㅠㅠㅠ
다발랐는지 손등을 톡톡 건드리면서 괜찮으세요? 하고 묻는데...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고개만 죽어라 끄덕임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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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누가 벨을 누르네.
친구 오기로 했는데 벌써 왔나봐 ㅋㅋㅋ
아쉽지만 여기까지 써야할 것 같아 ㅠㅠ
반응 좋으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또 올게!!
실물 보고 싶다는 요청이 있어서 다음에 카메라 가져가서 몰카라도 해올까 고민중이야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