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녹차하임
04. 라스트 팡~!
앗뇽앗뇽 ㅋㅋㅋㅋㅋㅋㅋ
벌써 4번째 만남이구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시작해볼까?
저번에 누군가 나에게 이쁜이라고 하면서 손흔드는 것까지 했었나??
요렇게 손을 막 흔들면서 인사한게 나한테 한거래 ㅠㅠㅠㅠㅠ
이제는 나보고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하는데 다리가 후들거려서 제대로 걸을 수가 있어야지.
겨우 그 사람 앞으로 걸어가는데 환하게 웃는 모습이 너무 상큼한거야.
앞에 놓인 과일보다 천 배 만 배는 더 상큼해!!!
쌍꺼풀없이도 큰 눈에 웃는게 이쁜 사람이 내 이상형인데 이 사람이 딱 그래. 완전 내 스타일이었음 ㅠㅠ
내가 앞에 가서도 차마 그 사람 얼굴도 못 보고 괜히 딸기나 오렌지를 보면서 그러고 있으니까
그 사람이 웃겼는지 킥킥 거리며 웃는데 얼굴이 화끈거려서 혼남 ㅠㅠ
"이쁜아, 여전하네?"
"... 네?"
"나 모르겠어?"
너무 다정하게 말을 거는게 난 상술인 줄 알았어.
상술이라 해도 행복해서 그냥 넘어가 주려고 했는데 이 사람이 이상한걸 묻네??
마치 나를 아는 듯이 질문하길래 난 그제야 고개를 들고 그 사람을 뚫어지게 바라보았지.
근데 아무리 봐도 난 그 사람을 모르겠는거야.
이렇게 생긴 얼굴은 한번 보면 절대 안 잊어버릴텐데...?
이 사람은 날 아는 것 같은데 난 기억을 못하니까 미안해서 울상을 지어보이니까 그 사람이 더 당황해서 괜찮다면서 손을 내젓더라.
나는 기억을 짜내면서 다시 그 사람의 눈, 코, 입 등 얼굴을 샅샅히 살폈어.
진짜 순간적으로 스치 듯이 떠오른 얼굴을 캐치했어.
그리고 옛날옛적에 나를 이쁜이라고 부르던 동네 오빠를 기억해냈지.
손바닥을 마주치고 토끼 눈을 뜬 채로 그 사람을 가리키면서 소리침.
"설마... 민석오빠?!"
"생각났어?"
헐.. 내가 기억해준게 기뻤는지 실실 웃으며 날 바라보는데 난 그저 손으로 벌어진 입을 가리고 멍하니 눈앞에 있는 사람을 바라봄.
김민석. 바로 내 첫사랑이었음..
비록 초등학생 때 얘기지만 나 저 오빠 진짜 많이 좋아했었어.
나보다 2살 많은 오빠였는데
맨날 저 오빠 손잡고 다니면서 난 나중에 커서 오빠랑 결혼할거야!! 하는 귀여운 소리도 하고 그랬었음 ㅋㅋㅋ
그런데 어떻게 잊을 수 있냐고?
민석오빠는 초등학생 때 뚱뚱했었어.
지금이야 살을 어떻게 뺀건지 과일보다 상큼한데 옛날엔 너무 뚱뚱해서 정말 잘생겼다는 느낌이랑은 거리가 멀었다고..
그래서 처음 봤을 때는 몰라봤던거야.
다행히 이목구비는 그대로라 겨우 알아본거고 ㅠㅠㅠㅠ
"진짜 민석오빠야?"
"응ㅎㅎ 오랜만이다. 오징어".
"헐.. 살 많이 빠져서 몰라봤어!"
"그랬어? 난 한눈에 알아봤는데."
이 오빠를 이런데서 만나니까 너무 신기했어.
진짜 놀랍고 반가워서 그 자리에 서서 한 30분은 얘기했나봐.
전에도 엄청 좋아했었는데 얼굴까지 잘생겨져서 속으로 이제는 진짜 내 남자가 될 일이 없겠구나 생각했어.
저런 남자인데 주위에 얼마나 여자들이 많겠어.
이쁜 사람들도 많을텐데 날 좋아해주겠어...? ㅠㅠ
"손 줘봐."
"응?"
"손."
갑자기 오빠가 나한테 손을 달래는거야.
근데 내가 멍청하게 내민 손을 보기만 하니까 다시 강하게 말하는거야.
그래서 얌전히 손을 올렸지.
씩 웃고는 펜으로 내 손에 무언갈 적더니 말했어.
"여기로 연락해."
"어? 어..!"
손을 확인해보니까 번호였어.
먼저 번호를 주다니.. 나 완전 감동 받았음 ㅠㅠ
사실 너무 오래전일이라 그냥 인사하고 지나칠 수도 있는데 번호를 서슴없이 알려주니까 왠지 코가 찡 하더라..ㅠ
혹시 지워질까 손을 꼭 쥐고 오빠랑 얘기하는데 아까까지만 해도 보이지도 않던 손님이 갑자기 나타나는 바람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인사하고 가려고 했어.
번호도 있겠다. 언제든지 볼 수 있을테니까.
인사하니까 오빠가 잠깐 기다리라더니 과일을 이것저것 싸서 주는거야.
이건 선물이니까 계산 안 해도 된데.
특히 너 이거 좋아했잖아. 하면서 오렌지를 가득 싸주는데 이런것도 기억해? 하고 감동어린 눈으로 바라봄.
"고마워. 오빠"
"조심히 가고. 꼭 연락해."
저러면서 얘기하는데 진짜 너무 귀여웠음 ㅠㅠ
진짜 꼭 연락해야지 다짐하면서 난 드디어 계산하러 갔어.
카운터는 1층에 있었거든? 근데 난 지금 지하 1층이잖아.
그래서 다시 올라가야하는데 먹을거 한가득 담아서 그런지 꽤 무거워진 카트가 에스컬레이터 턱에 걸려서 잘 안 올라가는거야.
당황해서 낑낑대고 있는데 저 뒤에서 누군가 카트를 한꺼번에 모아서 끌고 오고 있는거야.
난 빨리 자리를 비켜줘야겠다는 생각에 마구 밀어넣어도 안올라가지네 ㅠㅠ
망했다.. 하고 인상을 찡그리는데 내 바로 뒤까지 직원이 도착함..
근데 갑자기 내 위로 그늘이 지더니 카트에 손이 올라왔어.
어? 하고 올려다보는데 그 사람이 내 뒤에서 나를 감싸안듯이 카트를 잡고 같이 밀어준거ㅋㅋㅋ
얼떨결에 그 사람 품에 안긴 것 처럼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탔는데 진짜 심장이 쿵쾅쿵쾅 거림.
왜냐면 역시 잘생겼었거든.
말랐는데 어깨가 진짜 넓었어.
내가 쏙 들어갈 정도니까 진짜 넓은거임 ㅋㅋㅋㅋ
근데 그 직원이 올라타고서도 안비키고 계속 내 뒤에 서있는거야.
직원한테 고맙단 인사를 하고 이제 괜찮다고 하는데..
"내리는게 더 힘들어요. 도와드릴게요."
하는데 굳이 이 자세를 유지하면서 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음.
그래도 난 가만히 있었지.
두근거림이 좋았고 무엇보다 그 사람이 정색하고 있었거든.
말을 붙이기가 어려웠어...ㅋㅋ
진짜 심장은 콩닥콩닥하는데 들킬까봐 숨 꾹 참고 있는데 그걸 알아차렸는지 직원이 킥킥 웃는거야.
괜히 고개 획 돌려서 그 사람 얼굴 바라봤는데.. 헉 그 사람얼굴이 진짜 코앞에 있었음.
나도 모르게 허리를 뒤로 뺐는데 카트때문에 많이 빼지도 못함 ㅠㅠ
그러니까 그 직원이 내 얼굴 빤히 내려다보더니 장난스럽게 웃는거야.
민망해가지고 금방 돌아서서 쥐 죽은 듯이 앞만 바라보고 있었어..ㅋㅋ
겨우 도착해서 카트 내려주고 그 사람이 떨어졌는데 이 사람도 키가 매우 크다는 걸 느낌.
에스컬레이터에서는 내가 좀 위에 있어서 몰랐는데 내려보니까 짱 큼.
내 키? 올림해서 160... ^^
아무튼 내려주고 나서 나한테 안녕히 가십시오 하면서 꾸벅 인사하고 돌아가려 하길래 나도 냉큼 고개를 숙이면서 감사 인사를 했지.
그랬더니 또 ㅋㅋㅋㅋ 하고 웃으면서 돌아가더라.
겨우 카운터에 도착해서 물건들을 하나씩 올려놓았어.
이렇게 놓고 보니까 양이 꽤 많은거야.
양 손 가득 들고 낑낑 댈 생각에 벌써부터 한숨이 나왔지.
그래도 아까 택시 사건 때문에 마트가 집에서 멀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해.
근데 여기 들어왔을 때 입구에 서있던 섹시한 직원 말이야.
그 사람이 내쪽으로 막 걸어오더니 짐을 들어준다는거.
괜찮다고 그랬는데도 굳이 한 손의 짐을 빼앗듯 가져가서 한다는 말이...
"거절은 한번만 해요."
아... 나를 보는 눈빛이 아까 한번 거절당한 것으로 이미 받을 상처 받았어요.란 눈빛이야... ㅋㅋㅋ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괜히 찔려서 가만히 있으니까 다른 쪽 손에 있던 짐도 가져갔어.
나는 낑낑대면서 들던걸 그 사람은 너무도 쉽게 번쩍 들더라.
"차 가져오셨습니까?"
그 사람이 묻길래 고개를 저었어.
그러니까 택시타는 데까지 데려다주겠데.
생긴건 정말 무뚝뚝하게 생겨가지고는 매너가 몸에 베인 듯 행동하니까 조용히 뒤따라 걷던 마음이 꽁기꽁기해졌지 ㅋㅋㅋㅋ
문득 모든 손님들에게 이렇게 해주는건가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것 같기도 하고..
택시 승강장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기 전에 그 사람을 돌려보내려고 했는데 이 사람이 갑자기 택시로 성큼성큼 걷더니 문고리를 잡고 열려하는거야..!
근데 걸어서 5분 거리를 택시타고 기본요금 내면 너무 아깝잖아!
그래서 난 급하게 그를 불러서 제지했어.
"아! 잠깐만요!!"
"?"
"아.. ㅎㅎ.. 감사합니다. 이제 들어가셔도 돼요."
"타고 가시는 것까지 보고 들어가겠습니다."
"이제 타기만 하면 되는걸요. 여기까지 데려다 주신 것도 고마워요~"
"이게 제 일이니까요."
"... 진짜 먼저 들어가셔도 돼요. 이러다 안에서 찾으면 큰일나는거 아니에요?"
"네. 안에서 저 찾으면 큰일이니까 얼른 타세요."
하는 실랑이를 벌이다가 그 사람이 결국 택시 문을 열고는 날 구겨넣음..ㅋㅋ
어? 어라? 하면서 택시에 올라타서 망연자실하게 앉아있는데 그 사람이 창문을 똑똑 두드렸어.
창문을 슥 내리니까 팔을 창문에 대고 고개를 가까이 하더니
"다음에 봐요."
하면서 눈을 찡긋거리며 인사하는데 택시비고 뭐고 마음이 한방에 사르르 녹아버림 ㅋㅋㅋㅋ
이날 집에 도착하고 시계보니까 벌써 7시더라..
짐 정리 간단히 하고 집을 나선 게 3시 쯤이었으니까 마트에서 4시간이나 있다 온거야 ㅋㅋㅋㅋ
그래도 눈은 참 즐거웠으니까 그 시간이 아깝진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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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까지!!!
이렇게 길고 긴 마트 탐방 얘기가 끝이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대로 글도 끝이냐고?
아니지 ㅋㅋㅋㅋㅋ 왜냐하면 난..!!!
거길 밥먹듯이 갈 것 같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이유는 다음에 말해줄게~
그럼 안녕!!!
아차!! 댓글 달아준 독자들 내가 많이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