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글자에 받침이 없는 이름으로 치환하기를 권장합니다.
[뉴이스트/워너원/황민현] 이별 일기 A
W. 지우주
이별 일기
; 아직은 끝나지 않은, 놓지 못하고 있는 이야기
D 000. 표지
황민현, 일기 또는 김여주&
D 001. 첫 번째 일기
nbsp;일기라는 걸 한 번 써보기로 했어. 초등학교 다닐 때 숙제로 쓰던 것 말고는 써본 적이 없네. 새 일기장도 하나 샀어. 일기장은 아닌데, 일기장으로 쓸 공책을 샀다는 게 더 맞겠다. 몇십 년만에 다시 일기를 쓰려니까 낯설다. 이 깨끗한 공책에다 뭘 써야 하는지도 사실은 잘 모르겠어. 그래도 그냥 매일 한 바닥씩 써볼게. 대부분의 너와 그 외의 무언가로 채워진 내 하루를 조금씩 여기다 옮겨볼게. 그래서 이 공책 한 권을 다 채우게 되면,
그땐 울지 않게 되기를.
D 002. 낯선 기분
오늘 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갔어. 예전엔 아무렇지 않게 혼자서도 잘 봤는데, 오늘은 왠지 영화 혼자 보는 게 낯설더라. 기분이 우울해서 일부러 코미디를 보러 갔는데, 혼자 있는 그 낯선 기분 때문에 도무지 우울한 기분을 떨쳐낼 수가 없었어.
몰라, 혼자 하는 모든 게 낯설고 그렇다 그냥.
D 003.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음
D 004. 사실 아직은
오늘의 기분: 복잡함.
정확히 이 공책에 뭘 적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쓰다 보면 뭐 차차 알아가겠지.
D 005. 갤러리 정리하다가
김여주 사진 발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한참을 멍하니 그 사진만 바라봄.
D 006. 어학연수 갔다 온 옹성우가
여주의 이야기를 했어. 하긴, 이 녀석 어학연수 기간동안 연락할 방도가 없었으니까.
"근데 여주는 왜 안 보이냐. 내가 왔는데." 라고 내게 물었는데 아무 말 못했어. 아무 말 못하고 있으니까 설마 헤어졌냐고 묻더라.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날 것 같았어. 그러자 옆에 있던 김종현이 내 눈치를 보더니 옹성우를 저쪽으로 끌고 가서는 속닥거리더라. 나 대신 얘기해줘서 고마워.
차마 여주가 이 세상에 없다는 말을 내 입으로 할 수가 없었어.
D 007. 꿈
정말 오랜만에 낮잠을 잤고 꿈을 꿨는데 내용이 기억이 안 난다. 일어나보니 울고 있었다.
차라리 기억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기도.
p.s. 일기를 쓰는 중이었는데 김종현한테 전화가 왔다. 최민기가 취했으니 와서 좀 도와달란다. 이 밤에 날 굳이 불러내는 이유를 모르겠다. 알아서 할 것이지 정말…….
D 008. 아무렇지 않은 척 또한
힘든 건 마찬가지이다. 다들 괜찮냐고 물어보는데, 사실은 괜찮지 않아. 내 심장 반을 떼어냈는데 괜찮을리가. 그냥 괜찮냐고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억지로 괜찮다고 말하는 것조차 아파.
괜찮아? 라는 질문에 생략된 주어는 안긴문장.
(네 애인인 여주를 떠나보냈는데 너는) 괜찮아?
(아니. 전혀.) 괜찮(지 않)아요.
D 009. 내일
내일은 여주를 보러 갈 예정. 저번달에 간 게 마지막이었네. 우리 여주는 잘 지내고 있으려나.
D 010. 심장에게
오늘은 일기가 조금 길어질 것 같다.
안녕, 예쁜 내 사랑. 오늘 널 보러 가는 도중에 많이 생각했어. 무슨 말을 해볼까 하고 말이야. 모자란 머리로 네게 하고 싶은 말을 겨우 정리하고 다듬었는데, 막상 네 앞에 서니까 숨이 턱 막혀오더라. 숨이 막힌다는 사실을 알아챔과 동시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어. 바닥으로 추락하는 물방울들을 차마 막을 새도 없었어. 네가 널 찾아온 나를 봤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결국 난 아무 말도 못했어. 그래서 여기에라도 차마 못했던 말을 새겨봐.
하나. 보고 싶어, 정말로. 아직도 나는 네가 없는 내 일상에 적응이 잘 되지가 않아. 그냥 네가 습관이라 그런가 봐. 아침부터 새벽까지 또 새벽부터 아침까지 나는 무의식 속에서 자주 너를 떠올리고 있더라. 더불어 함께했던 우리의 시간까지도 말이야. 자꾸 과거를 되돌리면서, 이때 참 예뻤는데. 그렇게 말이야.
둘. 그렇게 우리를 떠올리고 난 후면 항상 우울해져. 행복했던 때를 생각하며 웃음짓기도 잠시, 네가 없음이 떠오르고 나면 내 심장은 끝없이 추락해. 그래서 매일 울어. 마음으로, 눈으로,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바로 그 공허함으로.
셋. 그래서 나는 아파. 안 아프고 싶은데 그게 불가능해. 너잖아. 네가 내 심장이잖아. 근데 그거 알아? 사실 나, 그냥 차라리 아픈 게 나아. 이 아픔이 절대 무뎌지지도 사라지지도 않았으면 좋겠어. 이 아픔마저도 다 너잖아. 아픔이 사라진다는 건 곧 네가 잊혀진다는 게 되는 것 같아서, 그냥 차라리 기억할게. 널 기억하고, 아프고 말게. 괜찮아. 그 아픔의 대가가 너라면.
넷. 잘 지내? 행복했으면 좋겠다. 어느 시간의 어느 공간의 어느 모습의 너여도 난 상관없으니, 그냥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다만 나와 함께였을 때보다는 정말 아주 조금 덜 행복했으면 해. 네게 가장 행복한 기억이 나였으면 좋겠어. 그래서 네가 날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나 이정도는 바라도 되는 거지?
다음에 또 찾아갈게. 그때는 정말 네게, 네가 좋아했던 내 목소리를 들려줄게. 네 앞에서 울지 않게 연습 좀 해야겠어.
우주 일기 |
제목 그대로 일기 형식입니다. 제목 앞에 타 그룹 이름이 함께 있는 이유는 1. 민현이 글이고 민현이 그룹이니까 2. 종종 해당 그룹의 멤버가 등장하기 때문에 오랜만입니다 ^ㅇ^ 원래 쓰기로 했던 글이 아닌 다른 글로 돌아온 이유는... 도무지 써지지가 않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