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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이스트/김종현/JR] 너의 답을 들려줘










W. 지우주








[뉴이스트/김종현/JR] 너의 답을 들려줘 | 인스티즈












 꽤 오랫동안 좋아했다. 지금도 좋아한다. 아마도 앞으로도 꽤 긴 시간 나는 너를 좋아할 것 같다.

 이건 그 멍청이 하나 빼고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나를 알고, 그 멍청이를 아는 사람이라면.





 아, 진짜 싫어, 김종현. 근데 진짜 좋아. 짜증나게.





 걘 내가 좋아한다고 암만 말해도 모른다. 그냥 친구끼리의 장난인 줄로만 안다. 아 김종현 진짜 좋아. 하고 흘려도 나도 알아~. 이러고 만다. 난 장난이 아닌데, 걘 장난으로 대답한다. 이게 한두 번이 아니다. 결국 참다참다 내가 진지하게 나 진짜 너 좋아한다니까? 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나도 안다니까? 그 말 질리지도 않냐 진짜. 밥 먹자는 말보다 더 많이 들었다." 라고 했다. 생글생글 웃으면서. 아 빡쳐. 좋아해서 때릴수도 없고.





 저게 장난이라는 걸 잘 아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에게 고백을 받을 때는 쟤가 저렇게 굴지 않기 때문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친함의 유무에 상관없이 김종현은 고백을 받으면 눈동자는 댕그랗게 좌우로 도륵도륵, 입은 살짝 벌어져서는, 그대로 굳어버린다. 짜증나지만 김종현은 인기가 많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고백 받는 장면을 옆에서 많이 봐왔다. 한결같이 저 반응이었다. 김종현의 친구의 말로는 김종현은 모든 고백에 그렇게 대응한댔다.

 그런데 나한테는 왜 그러냐고. 차라리 나한테도 저렇게 해 줘. 내 말이라도 제대로 알아먹어 달라고. 김종현 뇌야.





 귀찮은 건 딱 질색이었다. 내가 그랬다. 그래서 과 회식도 안 갔다.

 "아 귀찮아... 안 간다고."
 [너 이거 들으면 백퍼 올 거니까 지금 옷 갈아입으면서 들어라.]
 "안 간다니ㄲ."
 [김종현 엄청 예쁨받고 있는 중임.]
 "어디냐."

 예외는 늘 김종현이었다. 평범하게 굴러가던 내 하루는 김종현 때문에 예민해진다. 이제는 그게 일상이다.

 옷을 주섬주섬 갈아입었다. A 녀석이 말하는 '예쁨받는다'의 의미가 뭔지 잘 알고 있었다. 옆에서 술 먹이고, 애교 시키고, 번호 따고, 뭐 그런 행동들. 아, 생각만으로도 짜증난다. 하필이면 김종현은 술만 마시면 애가 풀어져서는, 귀여운 짓은 다 해대니까.

 오늘도 또 생각한다. 나 너 왜 좋아하냐. 왜 하필 너냐. 열받고 짜증나게.





 "여주 여기!"

A가 부른다. 그 옆에 늘어진 김종현이 보인다. 여주 왔어? 안 온다더니. 선배들의 말은 가볍게 스킵하고 그저 형식적인 인사를 건넨 채, 내 발걸음은 망설임없이 김종현에게로 향한다. A의 반대쪽 옆에 앉아 김종현에게 팔짱을 끼고 있는 새내기 여자애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야, 김종현."
 "어라라? 여주?"

 김종현이 취한 모습도 마음에 들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안 그래도 기분이 별로인데 김종현의 옆에 있던 여자애가 날 흘긴다. 뭐, 내가 내 입으로 김종현 부르겠다는데 지가 어쩔 건데. 한숨을 푹 내쉬고는 김종현에게 말했다.

 "가자. 일어나."

 내 말에 피식 웃더니 알았다며 몸을 일으키던 김종현을 붙잡은 건 다름아닌 그 여자애였다.

 "선배, 벌써 가요? 조금 더 있으면 안돼요?"

 응 안돼 안된다고. 제발 끼어들지 마. 너 짜증나니까. 차마 입밖으로 내뱉지는 못하고 속으로 그 여자애한테 욕이란 욕은 다 했다.

 "여주가 부르면 가야지~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다행인 건 김종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는 거다. 나도 인사를 하고 김종현을 데리고 나왔다. 내가 진짜, 이 밤중에 너 때문에 빠진 과 회식도 오고.





 말없이 나란히 걷고 있는데, 김종현이 말을 걸어왔다.

 "근데 여주 나 데리러 온 거야?"
 "너 아니면 왜 나왔겠냐."

 생각 좀 하고 살아, 멍청아.

 기분이 좋지 않은 나와는 다르게 얜 헤실헤실 웃는다.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왜 웃냐 물었다. 돌아오는 건 대답이 아닌 질문이었다.

 "왜 나온 거야?"
 "내가 먼저 물어봤어."
 "그러니까 대답도 네가 먼저 해주면 안돼?"

 이건 무슨 논리인가 싶었지만 지금의 김종현은 취한 사람이니까. 취한 사람한테 정상적인 대화를 바라면 안된다고 다름아닌 김종현한테 배웠으니까.

 "내가 너 좋아해서 나왔다. 됐냐."

 매일같이 뱉는 말을 오늘도 어김없이 뱉었다. 솔직히 진심이었지만 어차피 김종현은 매일 그랬듯 그렇게 여기지 않을 터였다.

 "진짜?"

 근데 얜 또 뭐가 '진짜?'야. 지금 내 진심 의심하냐. 짜증나게.

 "가짜야."

 짜증나서 가짜라고 대답했더니 표정이 시무룩해진다. 아니 네가 왜 시무룩해지냐. 기분이 안 좋아도 내가 안 좋아야지.

 "왜 가짜야? 여주 나 좋아한다며."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다. 덩달아 김종현도 멈췄다. 얘가 무슨 얘기를 하는 거지.

 "여주 이제 나 안 좋아해?"

 빤히 바라보는 그 울망한 눈이 퍽이나 예쁘다. 아니요 시바, 그럴 리가. 여전히 짜증날 정도로 좋아해서 문제지.

 "...아직 좋아해."
 "또."
 "뭐?"
 "또 해줘. 좋아한다고."

 얘가 진짜 제대로 취했나. 오늘따라 왜 안 하던 짓이야. 그것도 길거리 한복판에 멈춰 서서.

 "또 해주면, 네가 나 좋아해줄거야? 그러니까 그냐..."
 "응."

 그러니까 그냥 빨리 집에 가서 자. 라고 하려 했던 내 말은 뜬금없이 끼어든 김종현의 입에서 나온 단 한 글자 때문에 먹혀버리고야 말았다.

 처음에는 심장이 쿵 떨어지는 줄 알았다. 설레서. 내가 제대로 들은 건가. 쟤가 제대로 말한 건가.

 그 다음에는 짜증이 밀려왔다. 쟤는 무슨 생각으로 저 말을 뱉은 건가. 혹시 이거 어장인가.

 마지막에는 그럴 리 없지 였다. 취한 애한테 뭘 바라겠어.

 그렇게 결론짓기도 잠시, 김종현이 다시 내 이름을 불렀다.

 "여주야."
 "또 왜. 말도 안되는 소리 말고 가자."
 "좋아해줘."
 "......"
 "그러니까. 좋아해."
 "......"

 정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머릿속이 멍해졌다. 김종현의 말이 자꾸만 귓가를 맴돌았다. 쟤 지금, 나한테...

 "아니다."

 "그냥 좋아해."

 나 지금, 쟤한테...

 아니, 잠깐만. 쟤는 내 고백을 이제껏 장난으로 들어왔잖아. 그럼 쟤 말도 장난인 거 아닌가.





 한참을 혼란 속에서 헤매고 있는데, 돌연 멈춰있던 김종현이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당황해서는 우선은 따라갔는데, 앞을 보며 잠시동안 걷던 김종현이 계속해서 발걸음을 멈추지도, 시선을 돌리지도 않은 채로 다시 입을 열었다.

 "김종현이 김여주 좋아해."
 "......"
 "나 이번에는 진심이야."

 김종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옆의 건물에서 비치는 간판의 불빛이 그대로 김종현에게 닿았다. 눈에 보이는 붉어진 뺨은 비단 술기운 때문만은 아닌 듯 했다.

 심장이 뛰었다.
이제야 겨우 듣는 김종현의 장난 아닌 진짜 대답이었다.











에필로그 1



"왜 내가 좋아한다고 할 때는 장난으로 받아치다가 다른 사람들이 고백할 때는 그렇게 굳어?"


"다른 사람들? 그냥 별 거 아냐. 어떻게 거절해야 하는지 몰라서."






에필로그 2



"근데 김종현, 너 내가 좋아한다고 한 거 진심인 거 알면서도 대답 그렇게 했어? 대체 왜?"


"내가 그렇게 대답하면 네가 한 번 더 말해주잖아. 나 너 좋아한다니까? 하고."







작가의 말 (굳이 안 읽어도 됨)


단편입니다


공부 하기 싫어서 휴대폰 잡고 쓴 글이라 뭐가 내용이 난해하고 막 네 그럴 수 있어요...

사실 이거 TMI 인데, 저 연애 얘기 잘 못 써요. 이별 얘기를 더 잘 쓰는 것 같습니다 하하.


그럼 전 다시 책상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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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와 이 글 되게 간질간질하게 설레는 글이네요ㅠㅠㅠㅠ이런 글 좋아요,,, 작가님 문체 전 작품도 그렇고 제 스탈 ㅜㅜ 공부 파이팅.....! 저도 공부 하다가(는 구라) 알림 떠있는거 보고 홀려서 들어왔네요 ㅋㅋㅋㅋㅋㅋ 재밌게 잘 읽고 가요 :)♡
6년 전
지우주
독자님 스타일이라니 영광입니다! 독자님도 공부 파이팅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6년 전
독자2
아뇨 ㅠㅠㅠㅠㅠㅠㅠ자까님 연애얘기 최고 잘쓰는데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애프터첫사랑 두근거림 평생 못잊고요 .. 오늘도 ... 종현이가 저를 죽여ㅛ어요 .... 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지우주
연애 얘기 하핫 독자님들께서 예쁘게 봐 주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네요 헉 죽지 마시구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6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6년 전
지우주
904 님 반갑습니다! 과분한 칭찬이에요 ㅠㅠ 종현이는 늘 최고죠 울 쩨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6년 전
비회원82.199
와 읽으면서 정말 설렜어요! 새벽에 저의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들어준 작가님 최고예요ㅠㅠ
6년 전
지우주
비회원 독자님 설레셨다니 뿌듯합니다 ㅎㅎ 저야말로 읽어주시고 예쁘게 봐 주신 독자님 최고예요!
6년 전
독자4
으아유ㅠㅠ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니 증말 연애얘기 넘 잘쓰십니다 그런 의미에서 실례가 안된다면 마니마니 써주세요오오오오오ㅠㅠㅠㅠ종현이 넘 스윗하고여 예...💕
6년 전
지우주
칭찬 감사합니다 :) 그 음 제 능력치(?)가... 하핫 노력해보겠습니다 독자님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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