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나 문장같은걸 아주조금수정했는데 02편 읽으셨던분들은 추가된 내용만 읽으셔도 상관없어요ㅎㅎ..
그래서 나는 박찬열과 헤어지려한다.
"백현아 자?"
침대위 내옆에 누운 박찬열이 날불렀지만 자는척했다. 미안하단 소리밖에 더하겠어.
"자는구나..백현아 난 정말 너밖에없는데 왜너를 걱정시키는 일만 하는지 모르겠다..안그러려고는 하는데"
찬열의 뜻밖에 진심어린 사과에 지난일들이 조금 잊혀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조금 감동해 눈물이 고일랑말랑 하지만 나는 지금 자는척중이기에 이를 꾹물었다. 디테일한 자는척을위해 뒤척이며 박찬열을 안으려던 순간 순간 박찬열의 휴대폰이울렸다.
"어 세희야"
오세희, 항상 박찬열을 부르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박찬열의 친구. 내가깰까 목소리를 죽여 통화하며 방밖으로나가 버렸다.
"왜그래 세희야? 울지말고 천천히 얘기해봐"
"어그래 알았어 좀만기다려 내가 병원으로 갈께 진정하고 좀만기다려!"
오세희가 대충 뭐라고 했을지 예상이가는 대답이 들린다. 통화를 거듭할수록 박찬열의 목소리가 내가깨든말든 점점높아진고. 턱하고 휴대폰을 내려놓는소리가 나더니 분주한 박찬열의 발소리가 들린다. 나는 자는척하던 몸을 이끌고 일어나 방에서 나와 거실 소파에 앉았다. 시끄러워서 잠을잘수가없잖아. 그리고 뭐 가는건좋은데 병원 갔다가 다시 우리집으로 올생각은 하지말고 니네집으로 곧장가 병원에서 자던지 했음 좋겠다. 너랑 다시 잘지내볼까 하며 조금씩 붙이던 내 마음을 너는 그전보다더 산산조각내버렸다. 니가 그병원에 가는건 이미 포기했는데, 아까 니가 나에게 해줬던 그 한마디가 뭐라고 다시 내마음에서 널 다시 붙잡으려고 했는지 내가 한심할뿐이다.
"백현아"
자켓을입으며 방에서 나오던 박찬열이 자지않고 소파에 앉아있던 나를 발견하더니 내이름을 부른다.
"어. 왜 찬열아."
"백현아 미안, 정말 미안한대 세희한테 가봐야겠다. 많이 심각하대 갔다올께"
너는 이젠 거짓말도, 둘러대는 말도 하지않는다.
"그래 그럼가야지."
마지막 내말을 듣고 박찬열을 '고마워!"하고 나가버렸다. 고맙긴뭘. 시간은 새벽 2시 43분 혼자 덩그러니 남으니 예전엔 눈물만났는데 이젠 웃음만나온다. 혼자 실성한듯이 웃다가 배란다로 나가 차에 시동을거는 박찬열을 쳐다보다 시야를 위로올려 하늘을 쳐다봤다. 무수히 많은 별을보자 예전에 연애 초창기 시절 박찬열과 바다를 갔었을때가 문득 기억난다. 학교에서 바다는 매우 가까웠지만 서로 알바를하던 탓에 못가던 바다를 처음 박찬열과 간날이였는데 겨우시간내서 간거라 시간은 밤이였다. 그날밤하늘은 집어삼킬듯한 파도 앞에 별이 무척 빛나는 바닷가였다. 박찬열과 나는 서로 소원을 빌기로했고, 나는 박찬열과 평생함께 할수있게해주세요, 만수무강 이런 평범한 것들을 빌었던것같다. 그에비해 박찬은 표정이 사뭇진지했고 소원을 다빌었을 즈음에는 눈에 눈물도 고여있었다. 박찬열의 소원이 궁금했고 물어봤을때, 그놈의 대답은 '오세현이 낫게해주세요' 였다. 난 그때 나를 앞에두고 오세현이 나았으면 좋겠다고 질질짜던 못된 박찬열을 끌어안고 위로해주었었다. 그때의 내가 불쌍해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휴대폰의 진동소리에 아침 7시, 눈을떴다. 새벽에 울다 잠이들어서 그런지 눈을뜬곳은 소파옆이였다. 액정에뜬 번호는 박찬열이였고, 받았을때 너는 마치 어제 기억했던 바닷가의그때처럼 울고있었다.
-백현아..백현아..
'오세현이..죽었대..' 하며 내이름을 부르며 엉엉 우는 너에게 나는 아무런 할말이없었다. 얼굴한번 본적없던 오세현씨가 죽었다는 말에 쿵하고 내려앉았다. 나는 더이상 너를 위로해줄만큼 멍청한놈이 아니지만, 누군가가 죽었다는 말에 기뻐할 못된놈도 아니니까. 박찬열은 계속 '세현이가..세현이누나가..이제없대..' 하며 나에게 울부짖었다. 일어나자마자 옛여친의 죽음을 슬퍼하는 애인의 목소리를 들었을때,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나에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난 그저, 그저. 니가미웠다.
그리고 나는 정말 어쩌면 니가빌려왔던 로맨스영화에 악역일지도모른다.
나와 박찬열이 사귀는지 모르는 박찬열의 친구에게 들은 얘기로는 박찬열과 오세현씨는 서로 죽고못살았다고한다. 갑작스런 오세현씨의 이별통보에 박찬열은 한달이넘도록 밥도 제대로 못먹고 사람몰골이 아니였다고, 상상이 되지 않았다. 내가 박찬열을 만난건 아마 그로부터 조금뒤였을것이다. 내가 처음봤던 박찬열은 사교성이 좋았고 누구보다 밝았다. 밝은척했던걸지도, 남의 부탁을 잘 거절할줄 몰랐고 주위에는 사람이넘쳤다. 나는 그런 박찬열을 좋아했고, 엠티때 술먹고 개가되어 박찬열에게 사귀어주지않으면 물어버리겠다고 협박비스무리한 고백을했다. 여자친구도 있었던 놈에게 남자가 고백이라니..친구로도 못지낼것을 각오한 나의 고백을 박찬열은 받아주었고 그뒤로 나를 사랑한다고 느껴지게끔 행동했다. 묘하게 뭔가 부족한느낌이 들긴했지만, 사귀기 시작한후 한달후쯤 박찬열은 오세현씨가 왜 저에게 이별통보를 했는지 알게되었고. 일주일에 두번이상씩 병원에가게된것도 그때부터였다. 처음에난 박찬열이 매주 어딜가는지 몰랐고 병원에 간다는걸 알게된 내가 놀이공원 사건후 그병원에 못가게 했던일은 그저 오세현씨와 박찬열의 로맨스 영화에 끼어든 악역의 횡포일뿐이었다.
"그만해."
전화사이로 울던 박찬열은 흠칫한듯 아무말도 없었다.
"이제..그만해.."
-....
"그만좀해 제발..."
그말을 하고난후 나는 전화를 끊고는 펑펑울었고. 창밖에는 비가 쏟아지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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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너무 무겁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