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박찬열과 헤어지려한다
박찬열의 전화를 끊어버린뒤 펑펑울다가 일기장을 찾았다. 박찬열과 안좋은 일이 있을때면 끄적였던 공책이 어제를 끝으로 반이나 채워졌다. 이정도로 박찬열은 내게 잘못한일이많았고, 나는 이일기장에 하나씩 써가며 그를 용서했다. 점점 용서를 지나쳐 포기로이어졌고. 이번일은 이성을 찾고보니 내가 왜 전화를 끊어버리고 울었는지 이해가 가지않았다. 다포기했는데, 안그래도 소중한사람을 잃고 슬퍼할 박찬열에게 너무 모질게 대한것같았다. 어차피 헤어질껀데.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일기장을든채 밖으로 나왔다. 우산을 들고나왔는데 언제 비가왔냐는듯 봄햇살이 따듯했다. 나는 가까운공원으로 걸어가 공터를 찾았고 공터 한쪽에서 일기장을 태우려했지만 잔디가 젖어 불이 붙지않아 큰나무의 밑 빗방울이 닿지못한곳에서 일기장을 태워버렸다. 이제너를 용서할일도없고 포기할일도 없으니. 무릎을 접어 앉아 일기장이 타는것을 보고있자니 정말 끝인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박찬열에게 전화를 걸었다. 세번정도 신호가가 가자 찬열이가 전화를받고 내가 말할틈도없이 내이름을 불렀다.
"백현아"
"..."
" 미안해."
"안 미안해도돼, 넌지금 슬프잖아. 나한테 미안해하지마. 그리고 나할말있어"
"백현아.."
"우리 헤어지자."
이말을하고 나서도 슬프지않다. 어제 저녁까지만해도 난 박찬열을 사랑한다고 느꼈는데, 정이였나보다. 정이뚝떨어지니 더이상 박찬열에겐 아무런감정도 없다.
"어..?"
"헤어지자"
"무슨소리야? 갑자기왜그래. 너지금어디야."
"갑자기 그러는거 아니야, 나이제 지쳐..미안해 찬열아"
박찬열은 아무말도없었다.
"찬열아 그날"
"..."
"세달전에 내가 너한테 오세현씨랑 나랑 소중한게 누구냐고 물었었던거"
".."
"니가 대답못했을때, 우린..그때 헤어졌어야했나봐. 지금내가너무 힘들어."
"...그냥 다 미안해. 백현아"
"미안할 필요없어. 우리여기서 끝내자, 서로 더이상힘들지않게."
"..그래"
박찬열의 한마디와함께 우리의 2년은 종지부를 찍었다. 찬열아, 나는 너랑있을때 가장행복했지만 가장 슬프기도 했어. 너는 단한번도 나에게 애쓴적이없었지. 내가너를 포기하고 너에대해 덤덤해져갈수록 넌 내게 착해졌다며 좋아했었으니, 지금의 이별도 납득이 가지않을수도있겠다.
"찬열아 너는"
여기까지 말하는데 울컥하며 목이 매여왔다.
"나를 정말 사랑했어?"
"내가너를 사랑하지 않았으면 너랑 사귀지도 않았어."
"..."
"이런 내가 너를 잡고 있어서..너무미안했다."
"...."
"나보다 좋은 사람만나..백현아.."
그렇게 말하고 찬열이가 먼저 전화를끊었다. 나무에 등을기대고 털썩주저앉았다. 그리고 타버린 일기장을 쳐다보다 잿더미가된 일기장을 움켜쥐고 한참을 멍하니있었다.. 하늘에선 언제 맑았냐는듯이 다시 비가내렸다. 가지고나온 우산을 쓸 생각도 못한채 멍하니 타버린 일기장만 쳐다봤다.
이렇게 나는 박찬열과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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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13~15회정도 분량이었는데, 제가 요즘에 너무바빠서 연재일이 너무길어질것같아 막 끝내버리니 내용이 이상하네요..
원래부터 새드엔딩이긴 했는데 너무 찬열이만 쓰뤠기 만들어놓고 끝내는 이찝찝한기분ㅠㅠ
시간나면 찬열이시점이나 다른단편으로 돌아올께요..이렇게 끝맺어서 죄송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