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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우석 이동욱 샤이니
발발 전체글ll조회 606l

 

[EXO/세종] 차가운 숨 17

 

w. 발발

 

 

 

"하..씨발..."

 

종인은 세훈과 친해지면서부터 욕을 줄였다.
까칠한 말투지만 욕은 잘 안쓰는 세훈에 자극을 받았고, 좀 더 지나서는 세훈이 입 거친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 지 걱정스러운 마음에 자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2년이 흘렀고, 이제는 왠만하면 욕을 안하는 단정한 말투를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개같은 상황을 제외하고는.
종인은 어제 집으로 어떻게 돌아왔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세훈의 집 초인종을 누르고, 현관으로 들어가 엄마를 본 순간부터 기억이 없다.
식탁에 차려져 있던 음식이 뭐였는지, 엄마가 무슨 질문을 했는지, 어떻게 집으로 왔는지.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은 집으로 돌아갈 때 극구 태워다준다는 것을 세훈이 화를 내며 말린 것 뿐이였다.
집으로 오자마자 종인은 다시 한 번 화장실로 뛰어가 속을 게워냈다.
그러고나니 그제야 속이 좀 가라앉았다.
그리고 꼬박 하루를 잤다.
잠으로 황금같은 토요일이 다 보냈다.
아마 평일이였으면 알람소리도 못 들었을 것이다.
부모님은 종인이 세훈의 집으로 가려고 집을 나설 때 부부동반으로 2박3일 캠핑가신다고 나가셔서 집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마 집에 계셨으면 어제 그렇게 종인이 구토를 한 것을 보고 많이 놀라셨을 것이다.
종인은 단 한 번도 체해서 토한 적이 없었다.
종인은 침대에서 무거운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가 식탁 위에 놓여진 물을 한 컵 따라 마셨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의 물이 종인의 목구멍을 타고 끊임없이 내려갔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들이킨 후 빈 컵을 식탁에 강하게 내려놓았다.
유리와 유리가 부딪히는 소리가 안그래도 예민한 종인의 신경을 자극했다.
본인이 일부러 낸 소리지만, 그 소리에 짜증이 난 종인은 후-하고 숨을 가다듬으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제가 어제 무슨 실수를 한 것은 아닌지, 정신없는 상황 속에서 헛소리를 지껄인 것은 아닌지 궁금해 미칠지경이였다.
하지만 세훈을 만나서 물어볼 엄두는 안났고, 전화통화도 내키지 않았다.
제가 말실수를 했는지 아니면 체한 것 빼고 별 일이 없었는지는 모르지만, 괜히 세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였다.
종인은 세훈이 곁에 없는데도 세훈의 눈치가 보였다.
속마음은 세훈이 먼저 연락해주기를 기다리는 것이였다.
종인의 바램과는 달리 휴대전화는 울리지 않았다.
종인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다.

 

 

 

"종인이 연락해봤어? 좀 괜찮다니?"
"..."
"괜한 짓을 했다 내가.. 뭐래 좀 괜찮대?"
"..."
"아들, 듣고 있어?"
"...어"

 

유진은 일어나서 씻지도 않고 책상에 앉아 있는 세훈에게 속사포같이 질문했다.
세훈은 아직 잠에서 덜 깨어 정신이 없는지 대답이 느렸다.
라고 유진은 생각했다.
하지만 세훈은 책상에 앉아서 밤을 샌 것이지, 깨어나서 책상에 앉은 것이 아니였다.
그걸 유진이 알 리가 없었다.
사실 세훈의 신경은 유진에게 온통 쏠려있었다.
그래서 유진의 질문을 억양하나까지 빼먹지 않고 정확히 들었지만, 대답할 수 없었다.
종인에게 연락을 안했다는 사실이 그랬고, 종인의 상태를 안다 해도 대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세훈은 앉아있는 자세그대로 고개만 돌려 곁에 서 있는 유진을 바라보았다.
유진은 계속 재촉하며 묻고 싶은 표정이였지만, 세훈은 무미건조하게 시선을 돌렸다.
유진은 그런 세훈을 보고는 일단 씻고 정신차리라며 방문을 닫고 나갔다.
모르는 것이 약이라고 누가 그랬다.
세훈에게 지금 절실히 필요한 약이였다.
아무 사고도 되질 않았다.
머릿속이 텅 비워져서 산송장상태였다.
어제는 저도 너무 충격을 받아서 배터리 충전하듯 하루종일 잠만 잤는데, 한 새벽 세 시 정도인가부터 눈이 떠져 책상에 이렇게 동상처럼 앉아있기를 4시간 째였다.
세훈은 몇시간동안 같은 자세로 앉아있어서 굳은 다리를 움직여 의자에서 일어났다.
거실에서 유진이 토스트 구워줄까라고 소리쳐 묻는 것 같기도 했지만, 그냥 침대로 가서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쓰고 누웠다.
지금으로써는 자는 것이 최대한의 처방인 것 같았다.  

 

 

 

눈을 떴을 때 바로 보이는 것은 유진의 근심어린 얼굴이였다.

 

"그러게 밥먹자 그랬잖아. 밥을 먹어야 약을 먹지..."
"...뭐가"
"그제도 하루종일 잠만 자고, 어제도 토스트 구워놨더니 자고 있고, 이틀내내 굶었으니 아파도 일어날 기운이 없지..."
"뭔소리야..."
"자다가 숨 못쉬면서 컥컥 소리질러댔는데, 기억도 안나지?"
"...그랬어?"
"에휴 우리 아들 아파서 어쩌냐..." 
"..지금 일요일이야?"
"월요일이다. 점심도 지났어."
"아..."
"종인이한테 전화와서 너 아파서 학교 못간다고 얘기했어. 종인이는 괜찮아졌대. 다행이지... 얼마나 깜짝 놀랐는데.."
"..."

 

너 좋아하는 전복죽해놨어. 가지고 올테니까 안 넘어가도 다 먹어. 그래야 약먹지. 너 이틀 건너뛰었다?
유진은 답지않게 잔소리를 하며 나갔다.
뭐, 유진이 사실을 안 뒤부터 유진답지 않다는 말은 의미없는 말이 되어버렸지만.
세훈은 낯선 유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몸을 일으켜 유진이 죽을 가지고 들어오기 전에 부엌으로 나가 식탁에 앉았다.
유진은 스스로 나와 식탁에 앉은 세훈을 보고는 서둘러 죽을 데웠다.
다 데운 죽을 넓적한 그릇에 담아 세훈 앞에 놓아준 뒤 맞은편에 앉은 유진은 세훈이 힘없이 숟가락을 들고 죽을 휘젓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혼자 오랫동안 살아서 밥먹을 때 누군가가 곁에 있으면 기분이 좋은 세훈이였다.
그 대상이 부모님이나 종인이면 특히.
하지만 지금은 유진을 마주하기가 힘들었다.
세훈은 콩알만큼 뜬 숟가락을 입에 가져가다가 도로 내려놓고 유진을 바라보았다.

 

"엄마,"
"가만, 너무 데웠나? 뜨겁지? 안 데운거랑 좀 섞어주-"
"나 김종인이랑 사겨."
"응?... 뭐...?"
"김종인이랑 사겨."
"..얘..얘가 뭐라는-"
"서로 좋아한다고."
"...."

 

입이 마음대로 움직였다.
종인과 계획했던 것은 이게 아닌데, 뇌에서 알 수없는 힘이 강하게 세훈을 지배했다.
갑자기 아무말이나 지껄이고 싶었다.
그래, 그냥 있는 그대로 지껄이고 싶어졌다.
아무 신경도 안쓰고, 아무 눈치도 안보고, 하고 싶은말 다 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제 지껄임을 들었을 때, 상대방이 어떻게 행동할 지 태도도 보고싶었다.
그냥, 남 생각 안하고 나만 생각하고 싶었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말 다하고, 내가 보고 싶은 거 보고 싶었다.
하나도 떨리지 않았다.
제가 생각해도 신기할만큼 세훈은 차분했다.
그동안 종인과 저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 말해버리고 싶었다.
저들이 어떻게 만났는지, 어떻게 사귀게 되었는지, 또 얼마나 몸을 부볐는지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엄마가 저들이 형제라는 사실을 입 밖으로 내지도 못하게.
지금 세훈의 상태라면 가능한 일이였다.
세훈은 좀처럼 감정적인 성격이 아니지만, 이렇게 한 번 터지면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시한폭탄같은 면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였다.
세훈은 자신이 어디까지 갈 수 있나 문득 궁금해졌다.
내가 엄마한테 모든 사실을 말할 수 있을까?
남자랑 사귀면서 몸까지 섞었는데, 나중에는 혈연지간이라는 것을 알고도 근친상간을 했다.
그리고 이 것에 대해서 아무런 죄책감도 들지 않는다.
그러니까 가족이고 형제고 그딴 도덕윤리는 갖다버려.
지금 내가 온 몸을 다해 사랑하는 것은 김종인 하나뿐이니까.
세훈은 유진을 주시하면서 머릿속으로 상상했다.
세훈의 생각을 읽는 것처럼 유진의 얼굴이 빨개졌다 하얘졌다를 반복했다.
눈빛은 걱정이 될 정도로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세훈은 그런 유진을 계속 쳐다봤다.
모르는 사람이 두 사람을 본다면, 오히려 유진이 무슨 잘못을 저질러 세훈에게 책망을 듣는 줄 알았을 것이다.
세훈은 유진의 눈을 맞췄지만, 유진은 세훈의 눈을 피했다.
유진은 세훈의 말귀를 너무도 정확히 이해했다.
그리고 제가 지금 잠깐 헷가닥 돌아서 말도 안되는 얘길 이해했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아들.."
"..."
"무슨 말이야?"
"..."
"무슨 뜻이야?"
"엄마가 생각하는 거 맞아."
"내...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데..?"
"그럼 엄마 지금 왜 그렇게 당황하는데,"
"세훈아!"
"..."
"너....너.."
"엄마,"
"너..."
"그거 알아?"
"너..정말...."
"엄마 내 이름부른거,"
"..."
"내 기억이 시작된 이후로 아마도 처음이라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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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아니 아직도 대한민국에 검은 비가 폭포처럼 쏟아져내리고 있습니다.

저 또한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언니누나자식으로서 침통함을 이루말할 수 없더군요.

특히나 제가 고등학교 시절을 지나온 성인이기에 더욱 안타깝고, 미안하고, 그저 미안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연재가 조금 늦어졌습니다. 독자님들도 같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무사히 돌아온 분들에게는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먼저 떠나신 분들에게는 죄송하다고 또 죄송하다는 말을,

아직 생사를 알 수 없는 분들에게는 그저 살아만있어달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문맥상 이상이나 맞춤법, 띄어쓰기 오류는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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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결국 세훈이가 사실대로 다 말해버렸네요 왠지 제 속이 다 시원해요. 둘이 말도못하고 이대로 속만 앓게될까봐 걱정했는데. 사실 둘은 형제인줄몰랐잖아요ㅠㅠ 알게되서도 얼마나 고통스러워하고 힘들어했는지 알아서그런지 세훈이가 털어놨다는게 훨씬 맘이 편해요.. 물론 엄마가어떤심정인지도알지만..ㅠㅠ 기적이 일어나기만을 바라는건 온국민이 다 같은 심정일거예요. 천천히 다음편 준비해서 오셔도 충분히 이해하고 쭉 기다릴게요! :)
10년 전
발발
이젠 성실연재하겠습니다!! 여름이 닥치기 전에!! 여름오면 늘어질거같아요ㅜㅜㅋㅋㅋ'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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