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달아주신 한명을 위해서라도 연재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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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나는 팀닥터도 아니고 조수이기때문에 합숙은 하지않는것 같았다.
거기에다가 부를때마다 잠깐잠깐 오는거라 대학생 방학도 즐길만 했고,
문제는 어제였다.
관장님 도장에 찾아가 대절을 드리고는 훼미리주스랑 등등 먹을거 다 꺼내놓으면서 갈때까지 허리가 굽어질줄을 몰랐는데,
너무 오랜만이라고 한잔이라도 하고 가라는말에 또 껌뻑 죽어서 마셔대다가 이제서야 일어났다.............
11:30
11:30?!!!!!!!!!!!!
급하게 핸드폰을 확인해보니까 엄마가 반찬 가져가라면서 문자 남긴거, 애들이 밥 사달라고 조르는거,
감독님이 선수들끼리 같이 점심이나 한번 하자고 문자 남기신거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자느라 누구 연락을 씹어버린거야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정신이 말짱해진다. 화장실에가서 초스피드로 세수를 하고 양치하면서 핸드폰을 확인하다가 걸려온 전화를 받아버렸다.
"어우세여?"
뚝- 끊겨버린 전화.
감독님이다. 탑시크릿번혼데 이거. 막 안받고 그러면 안되는데 ㅠㅠㅠㅠㅠㅠㅠ
내 밥줄인데 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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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시간에는 맞춰서 간것같은데 아무도 안보인다.
다 날 두고 점심을 먹으러 간것이구나. 혼자 고뇌에 빠져서 전화는 뭐라고 해야지. 아니 일단 인사를 어떻게 하지?하하하하하
빠른 포기후 이 넓은 필드에서 나 혼자 뭐할까 고민에 빠졌다. 답은 공가지고 놀기. 공이 어딨나 두리번거리는데 저기에 선수들이 모여있다.
왜 다들 거기에 모여있지? 일단은 내가 시간에 맞춰 도착했구나 싶어서 만족스럽게 가는데 선수들은 역방향으로 달려온다.
뭔지 파악을 못하다가 무섭게 달려오길래 무섭게 뛰었다. 이래뵈도 초등학교때 계주를 했었다고. 하는게 무색해질정도로 하나둘 내 앞으로 훅훅 앞질러 나간다.
뭔가 난 서있고 박에 차들이 달리는 기분? 뭔가 진 기분에 씁씁해지려는 찰나에 누군가 내 손목을 잡고 냅다 달리기 시작했는데, 손이 잘생겨서 그냥 같이 뛰었던것같다.
오오, 나 빨리 달리고 있나봐 지금. 발 스텝 다 엉키고있는데 이 사람 나 계속 끌고가 살려줘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이 필드에와서 두번째로 죽음의 위기에 직면했다. 입에 침하나없이 바작 마른게 숨이 안쉬어져서 옆에 보이는 무릎을 아무렇게나 꽝꽝 쳐댔다.
아무래도 놀랬겠지. 다죽어가는 사람이 갑자기 옆에 나타났는데,
" 일단은.. 어, 일단은 이 물좀.. 일단"
일단을 몇번이나 하는거야 이새기야 물이나 좀 내놔보라고.
나는 점점 바닥이랑 붙을듯이 정신이 희미해져가는데 누군가가 내 배를 계속 세게 치는기분.
이보세요.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여자 배 치는거 아냐.......
"왁왁왁!!!"
덕분에 정신차리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 먹은거 같았는데 충격먹었음. 이렇게 파이팅 넘치는 애 인줄 몰랐능데...
어쨋든 정신차리고 주위를 둘러봤을때는 이미 많은 선수들이 있었고, 날 한심하게 쳐다보는 선수들도 보인다.
그게 아니라 ... 누가 날 잡고 뛰어서 내가 이렇게...
"괜찮아요?
내가 괜히 ㅁㅁ씨 손잡고 뛰었나보네"
아니요, 손 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랑켄슈타인 닯은 이 사람은 이청용선수인데, 얼떨결에 전에 못다한 인사까지 나눴다.
얘기를 들어보니 기식빵한테 점심값을 몰빵하기로 했단다. 점심내기를 빙자한 뜀박질에 나까지 휘말린것.
안그러면 나보고 점심값을 내라고 하는것도 약한거라면서 손사레를 쳤다.
" 아씨, 맨날 내기만 하면 져.
뭐 먹을건데"
멀리서 열에 뻗친 기식빵이 보인다. 마른세술 하면서 손은 바쁘게 계산을 하고있다.
익숙하게 거기로 가자면서 선수들이 하나둘씩 떠난다.
아, 그럼 혹시 점심 한 번 먹자고 하신게..
" 근데 감독님은요?"
" 아까 같이 뛰셨는데 먼저 식당에 가계신다고 했어요"
결국 한통속으로 기식빵을 몰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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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청용선수가 꽤 편해져서 같이 밖으로 나와버렸다.
더워죽겠는데 언제 도착하는거야. 내 표정을 느꼈는지 근처라면서 손부채질을 해주는거에 또 매력을 느낀 나란 년.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내 옆에 일단은선수가 붙었다.
아무리 그래도 거의 초면인데 내 어깨에 팔을 걸어놓곤 덥다면서 투정부린다.
" 아 더워......"
" 근데 원래 밥은 나가서 자주 먹는거에요?"
무시하고 그냥 이청용선수하고 친해져야지.
이것저것 물어도 싫은내색 하나없이 곧잘 대답해주는 모습에 또 매력을 느꼈다.
"아니.... 원래 밥 해주시는 분 계신데
오늘 쉬신데~ "
퍽- 하고 무의식으로 팔꿈치가 튀어나갔다. 급하게 얼굴을 두손으로 막고 신음소리를 내는 일단은선수.
아오 그러게 갑자기 얼굴을 들이밀어 왜.
" 아, 그러게 누가 얼굴을 들이밀라고..."
"우씨, 니가 잘못한거잖아! 친절히 설명해주고있는데
일단 이거 아... 일단은 이것 좀 어떻게 해봐 아파죽겠어 일단 눈을 떠야 될 거 아냐."
" 기다려봐요. 멍들거 같은데 뭔가,"
아, 그놈의 일단.
일단 가방안에 이것저것 담아와서 다행이긴 한데, 여기에 냉각스프레이를 뿌려도 될려나.
눈을 꾹 감기곤 천천히 스프레이를 뿌려주는데 뭐 뿌리냐고 난리치길래 한대 더 쳐버렸다.
아까는 난리치더니 또 시원하다고 더 뿌려달라는걸 참고 가방에 다시 집어 넣으려는데
"오오오, 야 이거 시원해"
"야 봐봐, 이거 다 뭐냐?"
다행히 냉각스프레이는 안건들였는데 큰 맘먹고 산 냉각미스트를 다 써버리는것도 정도껏이지
내 가방이 도라에몽 가방인줄 아나보다. 어째 나보다 가방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모습을 보이길래 뺏어 버리고는 파워 마이웨이☆
뭔가 이 사람들이랑 미운정은 확실히 무럭무럭 자랄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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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들이랑 친해졌어?"
난 감독님하고 친하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는데, 들어가자마자 난 뭐 우리가 예전부터 아는사이인줄 알았.
내가 이걸 못잡으면 진짜 천추의 한이 될거라고 생각하면서 일부러 살갑게 굴었다.
'웃기고있네'
복화술을 뺨치게 잘하시는 기성용선수님 덕분에 기분이 -1 하락했지만.
아까 다 죽어가는 사람처럼 걸걸대는 바람에 선수들이랑 어색해지면 안되지. 하면서 맘을 다 잡았다.
근데 이게 왠일. 팀닥터님의 옆도 아니고 생뚱맞게 어색한 선수들 옆에 앉아서 밥을 먹게 생겼다.
어색해서 걱정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이청용선수가 있는데 뭐.ㅎㅎㅎㅎ.... 는 개뿔 국에 잘말아드시라고 정반대 편으로 앉은 이청용 선수다.
나까지 포함해서 팀이 다같이 밥먹는거니까 특별히 오늘은 자기가 낸다면서 말하는 감독님에 환호하는 선수들.
중국집인데, 엄청 나올거같은 기분에 나도 그냥 묻어가기로 했지ㅋㅋㅋ.
...............그럼 뭐해 옆에는 이렇게 무서워보이는 선수가 앉았는데
엄마 이 사람 무섭게 생겼어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나한테 말도 안걸어줄거 같아요..ㅜㅜㅜ
는무슨 나 지금 너무 행복함. 우리 아빠 같앟ㅎㅎㅎ
우리쪽에 요리가 담긴 접시가 나올때 내가 멀뚱히 쳐다보고만 있으니까 내 접시 가져가시더니 음식을 담아주고는 많이 먹으랜다.
가끔씩 말하는거 들어보면 군인같은데 오 멋져멋져. 이러면서 입안으로 그릇을 넣을기세로 먹고있는데 왁왁왁의 손흥민선수가 이 쪽으로 온다.
그러면서 자기쪽엔 이게 없다는데 자기가 짱 좋아하는거라고.... 말 하는것도 어쩜 그렇게 내 스타일이니.
그러면서 많이 담아가는데 내가 계속 쳐다보는게 느껴졌는지 내 접시에도 듬뿍 담아주고 가면서 웃는 모습에 멍하니 쳐다보니까 더 잘생겨 보인다..
"이거도 먹어"
내 접시에 남아나는 공간이 없이 빽빽하게 넣어주는 음식들에 진짜 난 음식양=행복 비례된다는걸 새삼깨달았다.
막 그렇게 먹고있는데 선수들은 하나둘 다 먹은듯 나가고, 감독님은 중요한분과 얘기하시는것 같길래 나도 화장실이나 갔다와야지 하고 일어섰다.
시원하게 볼일을 보고, 이제 막 다시 들어가려는데
자판기 앞에서 낑낑대다가 활짝 웃는 손흥민선수가 보인다.
뭐하는거지?
" ㅁㅁ아!!"
ㅁㅁ아 하고 불러줬다......
" ㅁㅁ아 음료수 먹을래?"
"네...ㄴ..네...."
"기다려봐~"
그렇게 말하며 자판기에서 음료수 캔을 따서 건네준다.
이야, 이렇게 나가자마자 다시 채우는구나. 꿀꺽꿀꺽 마시다가 뭔 할말이 있는거 같아서 쳐다보니까
자기 손을 펴서 500원짜리 100원짜리 동전들을 보여준다.
" 나 여기 앞에서 돈 주웠다?"
고작 그거 하나 자랑하려고 나를 불러가지고 음료수 사준다음에 얘기를 했다는게.
그냥 너무 귀여웠음.........., 멍하게 쳐다보니까 음료수가 차가워서 놀랐냐면서 자기는 동전이 이렇게 많은걸 보고 놀랐다며 짤랑거리면서 들어간다.
들어가보니 다들 또 모여있길래 나도 자리에 돌아가서 앉았다.
내 옆자리를 보니 자리를 바꿨는지 구자봉선수가 굴러들어와 앉아있다.
오늘 안봤다 싶었는데 역시나.
" 잘생겼지"
"진심으로 하는말이에요?"
"............"
고개를 다시 돌려서 감독님말을 더 주의깊게 듣는 구자봉선수.
선수들을 보니 그래도 꽤 진지한표정들이다.
일단은선수는 이미 멍이 자리 잡았는지 붉으스름하게 멍이 보인다.
나중에 팩 좀 문질러줘야겠다고 생각하고 하루를 끝냈다.
내일은 냉각스프레이를 더 구입해와야겠다.
테이핑도 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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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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