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투비 - 두 번째 고백(Inst.)
홍빈이를 보자마자 너빚쟁의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어.
마치 예전에 잊혀지는 것이 두려워서 모질게 대했던 너빚쟁에게 홍빈이가 흘렸던 눈물처럼
홍빈이와 눈이 마주친 순간 꿈 속의 이야기들이 너무나 무겁게 너빚쟁에게 다가왔어
그러니까 그 꿈이 모두 현실로 기억이 났어.
얼빠진 표정을 지으면서 너빚쟁을 바라보다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는 너빚쟁을 보고
놀라 달려오는 홍빈이도 기분이 벅차오르는 건 마찬가지였어
홍빈이도 어제 객석에 앉아있던 너빚쟁이 너무 익숙하고 아련해서 그 기분을 지울 수가 없어서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혹시라도. 꿈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
꿈 속에 종종 나오던, 멤버들과도 함께 자주 나왔던 익숙한 한강 공원으로 나왔어
햇빛을 받아서 반짝 반짝 빛나는 한강을 한 번 바라보고 고개를 돌린 곳에는
멍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너빚쟁이 있었어.
그리고 그 순간에 홍빈이도 무거운 기억들을 느껴야했어.
눈 앞에 다정히 손을 잡고 벚꽃 아래를 거닐던 어린 날의 두 사람의 모습이 자연스레 그려졌거든
그 자리에 우뚝 선 너빚쟁은 계속 눈물만 흘리고 있고
그 옆에서 홍빈이는 안절부절하면서 어설프게 너빚쟁을 달래주고 있었어.
두 사람 기억 어디에도 울고 있는 너빚쟁을 달래주는 홍빈이의 모습은 없었어
"울지마"
그러니까 두 사람은 새로운 처음을 다시 만들어 나가고 있는거였어.
지난 날에 재환이와 너빚쟁을 따라 나온 홍빈이가 너빚쟁을 처음 봤던 날,
그 때 숙소로 돌아가면서 걸었던 그 길을 이젠 둘이서 나란히 걷고 있었어.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로
두 사람 사이에 특별한 말은 없었어.
그저 지난 8년의 시간 동안의 공백을 두 손을 맞잡은 채 천천히 메워가고 있었어.
손을 잡으며 나른하게 눈을 감는 두 사람 눈 앞에 꿈인줄로만 알았던 2013년의 날들이 그림같이 그려졌어
"홍빈아"
"오빠"
"홍빈아"
"홍빈오빠"
"이홍빈"
천천히 걸어서 예전에 너빚쟁도 잠시 머물렀던 숙소로 돌아오는 길
짧지 않은, 그렇지만 길지도 않은 시간 동안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시간들이 모두 메워지고
두 사람은 마치 21살 그 때로 돌아간 것 같아 행복해졌어
눈 앞에선 이제는 많이 허름해진 아파트를 보고 선 너빚쟁은 홍빈이의 이름을 불렀어
홍빈이는 예전처럼 오빠라는 말을 붙여가며 대답을 했지만
인생을 통틀어서 홍빈이에게 오빠라고 부른 기억은 8년 전 이 맘 때 쯤에 딱 한 번 밖에 없는 너빚쟁은
꿋꿋하게 홍빈이의 이름을 그대로 불렀어.
이제는 확실히 자기가 더 나이가 많은데 왜 오빠라고 부르지 않냐고 툴툴대는 홍빈이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너빚쟁은 하려던 말을 이어 나갔어. 기억나? 우리 헤어지던 그 날?
그 때의 기억이 나는 지 홍빈이의 얼굴이 조금 일그러졌지만 풀이 죽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어.
"나는 말야, 전에도 이런 얘기를 한 것 같지만 같이 있었던 일 년 동안 미안한 마음을 다 받은 것 같아"
너빚쟁은 홍빈이의 손을 꼬옥 잡으면서 말을 했어.
다시 기억이 난다고 해서 그 일로 다시 괴로워 하지마.
주인이 바뀌어서 더이상 들어갈 수 없는 숙소를 뒤로 하고 두 사람은 다시 발걸음을 옮겼어
목적지가 없는 발은 그저 두 사람의 추억이 서린 곳으로 천천히 나아갔어
"근데 말야, 우리 왜 기억을 잃었던 거야?"
홍빈이의 질문에 너빚쟁은 옛날 일을 떠올려봤어.
벚꽃이 피기 시작했던 어느 날, 빅스 멤버들과 함께 한강으로 벚꽃 놀이를 갔다가
홍빈이가 어렵게 고백한 무거운 진실들만을 가득 안고 돌아왔던 그 날.
방 안에서 너빚쟁을 반기고 있던 햇승사자와 그리고 무거운 선택.
너빚쟁은 그날 꼬박 하루 밤을 새워 가면서 고민을 했어
너무나 어렵고 무거운 선택이었지만 햇승사자가 준 시간은 고작 하루
무겁고 힘든 결정 앞에서 너빚쟁은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어.
그저 가만히 머릿 속으로 너무나도 달랐던 2013년을 그려나가야 했어
너빚쟁은 결국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보냈던 2013년을 택했어.
그건 빅스 멤버들과 함께 보낸 일년이, 그리고 홍빈이와 함께 나눈 감정이 결코 가벼워서는 아니였어
너빚쟁은 홍빈이의 입장에서 생각했어.
언젠가 너빚쟁이 일 년 전으로 돌아가서 들었던 '아이돌 하기 싫어'라는 노래처럼
지금 이 순간 너빚쟁이 잠깐 좋을 수는 있어도 결국에 현실적으로 홍빈이에게 소중한 건 음악이 아닐까.
언제 바뀔 지 모르는 마음이 아니라 빅스와, 음악에 대한 열정이 아닐까.
그리고 내가 하필 그 시점으로 떨어진 것도 우연이 아니지는 않을까.
그렇게 너빚쟁은 홍빈이의 마음을 멋대로 재고, 판단하고. 그리고 결정을 내렸어.
빚쟁이의 이야기를 들은 홍빈이는 멍한 표정이 되었어.
자신의 이야기라서 더 이해가 되는, 그래서 더 안타까운
홍빈이는 뭐라고 더 말을 덧붙일 수가 없었어.
왜냐면 지금 빚쟁이가 하는 모든 이야기가 자신이 딱 8년 전에 생각했던 그 이야기라서.
빚쟁이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너빚쟁을 찾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들을 도와주는 멤버들이 너무 고마웠지만
그래도 한 켠에 남아있었던 멤버들에 대한 미안함.
그 고민을 빚쟁이도 했었던 거야. 어쩌면 홍빈이보다 더 깊게.
"미안, 정말 미안해. 너가 그런 고민을 하게 해서 정말…,미안해."
"뭐가 미안해. 나는 그냥. 그 때의 마음이 아주 잠깐 스치는 그런 마음이 아니었던 것 같아서. 그게 좋아. 그거면 돼."
그렇게 정처없이 떠도는 발걸음은 지난 시간들에 관한 이야기로 두 사람 모르게 가로수길로 도착했어.
수 많은 지난 크리스마스 중 하루, 홍빈이와 함께 왔었던 가로수길. 오랜만에 왔다는 설렘도 잠시
홍빈이를 알아본 사람들이 한 두 명 씩 다가오기 시작했어. 뭐야? 이홍빈 아니야? 옆에 누구야? 여친?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너빚쟁과 홍빈이의 모습을 찍으려는 사람들 앞에 선 두 사람은, 아니 홍빈이는
한숨을 크게 들이 마시고 서로 꼭 맞잡은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말을 시작했어.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가 바로 그 이 시대의 로맨티스트 이홍빈입니다!"
홍빈이의 말에 사람들은 웃음이 터졌지만 그래도 환호하면서 박수를 쳐줬어.
얼마 전에 화제가 됐던 홍빈이의 인터뷰가 생각난 사람들은 저마다 한 두 마디씩 이야기를 나누면서 고개를 끄덕였어.
그리고 두 사람이 맞잡은 두 손을 바라보다 홍빈이의 다음 말을 모두들 기대하고 있었어.
너빚쟁은 긴장한 듯 덜덜 떨고 있는 홍빈이의 손을 꼭 잡았어. 괜찮아. 이젠 이해해. 너라면, 뭐든.
"그리고, 제 옆에 있는 이 사람이 8년이란 시간을 돌고 돌아 만난, 제 꿈 속의 그녀입니다."
마지막까지 떡밥 회수는 철처하게 하으리...! |
빅스 덕후 너빚쟁이 빅스 만나는 썰 3 中
아이돌 하기 싫어 스포 잘못했다가 호되게 당한 이야기를 억울하다는 듯이 말하고 있는 학연이를 보면서 너빚쟁은 진짜 지금이 2013년 1월이구나를 실감해. 이제 너빚쟁이 사고나는 날 까지 일년이나 넘게 남아서 막막해. 그래도 앞에서 이번 앨범 대박나자는 다짐을 하면서 옹기종기 걸어가는 빅스 애들을 보니까 뭔가 마음 속에 있던 팬심이 스물스물 올라와. 내가 사고나는 날까지는 얘네를 도와주다 가야겠다.
빅스 덕후 너빚쟁이 빅스 만나는 썰 12 & 13 中
3월의 막바지. 벚꽃들도 점점 떨어져가는 강변에서 두 사람은 나란히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 이제 슬슬 숙소로 돌아갈 시간이라 돌아가자고 너빚쟁이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누가 너빚쟁의 어깨를 잡았어. 놀라서 너빚쟁 왼쪽에 서있는 재환이를 바라보니 재환이의 오른쪽 어깨에도 누군가의 손이 올라와 있었어. 재환이와 너빚쟁 두 사람은 놀라서 뒤를 바라봤어. 형. 이 사람 누구에요?
홍빈이었어.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잘생긴 얼굴에 놀라서 움직일 수가 없었겠지만 너빚쟁과 재환이는 조금 다른 이유로 그 자리에 얼어붙었어. 얘는 어떻게, 왜. 나를 잡았지?
한강변에서 숙소로 가는 길. 차들도 많이 지나다니지 않고 사람들도 별로 없는 길을 걸어가는 세 사람은 조용했어. 홍빈이는 홍빈이대로 화가 난 상태라 속으로 화를 삭히느라 말을 하지 않고 있었고 너빚쟁은 홍빈이가 자신을 알아봐서 너무 놀란데다가 딱히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말을 할 수가 없었어. 그 사이에 낀 재환이도 어떻게 설명해야 홍빈이가 믿어줄까 고민하는 눈치였지.
빅스 덕후 너빚쟁이 빅스 만나는 썰 22 & 23 中
분노인지 슬픔인지 극한의 감정이 가득 찬 눈으로 너빚쟁을 바라보던 홍빈이는 마침내는 고개를 숙였어. 감정이 북받치는 듯 파르르 떨던 홍빈이의 몸과 손. 너무 꽉 쥐어 이제는 새하얗게 질려버린 그 주먹이. 홍빈이의 허벅지를 쳤어. 왜, 도대체 왜 그러는데 왜. 왜 말을 그렇게 해. 왜 사람 마음을 아프게 해, 왜! 그리고 바닥으로 물방울이 한 방울씩 떨어져내렸어.
바닥에 한 방울씩 눈물이 떨어지는 걸 너빚쟁은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어. 이홍빈이, 12월 6일에도 울지 않던 홍빈이가, 지금. 울어. 너빚쟁 앞에서. 너빚쟁때문에 너빚쟁은 어떻게 해야할 지 감이 안와. 그래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그냥 홍빈이가 우는 걸 바라보고만 있었어
빅스 덕후 너빚쟁이 빅스 만나는 썰 25 中
그니까 이 말은 무슨 말이냐면, 너빚쟁이 고마워요, 오빠 하면서 홍빈이 눈물을 닦아줬다는 얘기야.
빅스 덕후 너빚쟁이 빅스 만나는 썰 29 中
크리스마스에는 빅스 멤버들을 따라 가로수길을 걸었어. 예전같았으면 들킬 위험을 걱정해서 따라나가지 않았을텐데 시간이 점점 줄어든다고 생각하니 한시라도 더 같이 있고 싶어졌어. 그건 홍빈이도 마찬가지였고 상황을 알고 있는 재환이와 택운이는 최대한 배려해주려고 노력했어.
빅스 덕후 너빚쟁이 빅스 만나는 썰
"빅스는 지난 십년동안 열애설이 한번도 나지 않은 그룹으로도 유명한데요, 오늘 이렇게 십주년 자리인만큼 약간이라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하,하. 솔직히 말하자면 저희가 아주 안 만났던 건 아니었어요. 저희도 사람이고 남자이다 보니까. 그래도 딱 하나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건 홍빈씨는 한번도 여자를 만난 적이 없어요." "십년 동안요? 정말?" "네! 홍빈씨가 칠 년인가, 팔년 전부터 무슨 꿈을 꾸더니 그 여자랑 만날 거라고, 자기는 그 사람을 기다려야 된다고 하더라구요." "하하. 홍빈씨 그게 정말 인가요?"
홍빈이는 이 시대의 진정한 로맨티스트, 얼굴뿐만 아니라 인생마저도 영화같다는 댓글을 보면서 손가락을 오므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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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번 앞집 재환이 때도 그랬듯이 이런 본편 같은 번외 말고, 시즌 2 같은 번외 말고
진짜진짜 번외같은 번외만 몇 번 들고 올 것 같아요.
어찌됐건 빅스 덕후 너빚쟁이 빅스 만나는 썰은 이렇게 끝...!
마지막 편이 O인데는 특별한 이유는 없고 딱딱 맞춰서 끝내다보니
30편인 본편 + 본편같은 번외 15편 이렇게 맞췄어요. 그러다보니 O...
큰 뜻은 없어요...★☆
다들 제목이랑 내용이랑 많이 달라서 황당하셨을텐데 ㅠㅅㅠ
어떤 특정한 이야기를 기대하고 오신 분들이 있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정말 제목을 짓는 능력이 티끌만큼도 없어요...흡...(오열)
최대한 있을 법한...? 있을 법한이라는 말은 좀 애매하고 현실성...? 사실성...?을 살리기 위해서
일부러 빅스의 실제 1년을 썼다는 변명을 방패막이로 얌생이같은 글을 쓴 저에게 과분한 사랑을 주신
독자여러분들 진짜진짜 코맙습니다... 제가 원래 잘 우는 사람이 아닌데 울음이 나네요...쿨쩍
그건 지금이 새벽 3시이기 때문일까요...ㅎ.ㅎ.....
꼭 새벽이라서가 아니고 정말 제 글에 댓글 달아주시는 모든 분들, 그리고 읽어라도 주시는 모든 분들이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제 글이 뭐라고... 문체도 별로고 재미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막 달달하지도 않은데...!ㅠㅅㅠ
진짜 너무너무 사랑해요 코맙습니다
이 글의 시작부터 오늘까지 나온 완결 모두 사실 글을 올리는 순간부터 이미 완성이 되어있었어요.
그저 간략하게 정리한 걸 풀어서 쓰기만 하면 되는데...! 뭐가 그리 바쁘다고...!
막판에 그리 거북이를 삶아 먹었는지 대역죄인 석고대죄합니다...☆★
아이고 쓰다보니까 사담이 너무 길어졌네요!
결론은 독자님들 알라븅 하트 쪽쪽 ♥♥
잘 읽어줘서 모두 고맙고 사랑해용
언제나 사랑해요!!!@,@
[나의사랑너의사랑암호닉]
코쟈니님
문과생님
치즈볶이님
하얀콩님
레오눈두덩님
아영님
망고님
라온하제님
큰코님
니나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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