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글로리
Morning Glory
_머래지
1
넓은 사바나 초원 위 먹잇감을 발견하기란 눈뜨고 밥먹기와 같다. 한가로이 풀을 우물우물 뜯고있는 얼룩말 따위를 보자면 '저 잡아 잡수쇼.'와 같은 모양새니까. 허나
낮게 포복을 한다 해도 산만한 포식자의 덩치를 가릴만한 풀은 없다. 기회란 황금같고 사막의 오아이스 마냥 달콤하기 짝이 없지만 그 만큼 신기루마냥 사라지기도 매
우 쉽단 말이다. 작은 풀소리와 바람에 실린 제 낯선 향에 눈 동그랗게 뜨고 폴짝폴짝 뛰어가는 사냥감을 보며 땅을치고 가슴을 치는 포식자는 제 조그만 실수를 탓할수
밖에 없다. 아! 왜 내가 그 풀을 밟았는가. 아! 왜 내가 그 바람을 등지고 서있질못했나.
그러니까 결론은 모두 포식자의 실수란거다. 백현은 잘 걷던 두 다리를 멈춰 세웠다. 냄새. 냄새가 난다. 포식자? 아니다. 달고 단 향이 그야 말로 먹음직스러운 먹잇감
이다. 가만 주위를 둘러보았다. 금요일 밤이라 그런지 거리는 정신이 없었다. 일곱시란 아직 이른 저녁에도 불구하고 네온사인은 벌써부터 번뜩거리고있었다. 벌써 정
신을 놓곤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아가씨하며, 어떻게든 한건 잡아내고자 이 여자 저 여자 기웃거리는 사내. 도시의 거리는 제 정신이 아니었다. 서로 사타구니에 코를 들
이밀고 킁킁거리는 개와도 같았다. 이 바닥에 산지 몇년이 됬건만, 매주 이어지는 눈감아도 보일 난장판에 백현은 고개를 저어내었다. 이 와중에도 제가 끌리는 뭔가가
있다함은 지나칠수없었다. 제 감은 곧 촉이며, 진짜니까.
그러한 생각은 진짜로 이어졌다. 제 앞에서 이리옵쇼 저리갑쇼 굽실거리던 나이트 삐끼가 자리를 떠나자 보이는 한 여자. 누군가를 기다리는듯 꽤 초조한 표정이다. 곱
게 다듬어진 손톱을 이빨새로 끼고 우물거린다. 나쁜짓을 하면 불안한 법이다. 백현, 제 이모 뻘로 보이는 저 여자가 저러한 행동을 하며 이 거리에서 누군가를 기다리
고있는 이유는 백에 오십 열에 다섯이다. 그러니까 오십퍼 확률로 맞아떨어지는 그 이유는.
백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갈곳 잃고 떠돌던 두 손을 제 주머니로 찔러넣었다. 그리곤 휘적휘적 그 여자의 앞으로 걸어갔다. 탁탁, 발소리를 내며 여자의 앞에 자리하
자 동그랗게 커지는 두 눈이 백현의 눈을 마주한다. 떠지는 꼴이 영 형편없는게 싸게도 했구만. 쌍커풀에 앞트임에…….
데록데록 눈알을 굴리던 여자가, 시뻘겋게 칠을한 입술을 오물거리며 열기도 전에 백현이 먼저 입을 텄다. 거짓 웃음도 잊지않았다.
"밤이 시작도 안됐는데."
"……."
"이런데 혼자 이렇게 서계시면……."
"……."
"누가 잡아가요 누나."
백현은 포식자가 될 그릇은 아니였다. 그렇다고 먹잇감도 아니다. 이도 저도 아닌 그 딱 중간. 포식자가 게걸스레 먹어치운 잔해물 뒤로 불쑥 고개를 내미는 제 3자. 하
이에나나 대머리 독수리같은 부류. 허나 어떻게보아하면 그보다 위인 부류일지도 모르겠다.
"누나 나 기다린거 아니였어요?"
"……텐?"
"아, 텐 형은 일있어서 못나왔고. 대신 내가."
"……아."
"가요. 밤이잖아요. 금요일 밤."
포식자가 잡아둔 사냥감을 중간에 덥석 물어내 달아나는. 그러니까 요즘말로 간댕이가 붑다 못해 둥둥떠다니다 펑펑 터져버리는 그런 작자다. 잠깐 주위를 살핀 백현
이 능숙하게 여자의 허리를 감아내었다. 아! 하며 붉게 달아오르는 여자의 볼을 '귀여워.' 말까지 덧붙이며 제 손으로 비벼낸 백현은 프로였다.
"텐 형 아니라 나라서 많이 섭섭해요?"
"……그런건 아닌데."
"더 잘해줄게."
"……."
"자신있어."
가로채기 신공.
변백현.
***
얼굴만 이모인줄 알았는데 몸도 이모였다. 여자는 꽤 유치한 놀이를 좋아하는듯했다. '어흥!' 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타자, 자지러지듯 웃던 여자가 서툴게 백현의 목에
팔을 둘렀고, 그대로 잡아당겼다. 섞이는 혀가 고무마냥 쫄깃하긴 했지만 착착 감기진 않았다.
여자는 가슴 만져지는것을 좋아했다. 백현의 눈길이 닿자 심하게 부끄러워하는가싶더니, 백현이 한 손에 제 가슴을 넣고 주무르자 연신 신음을 내뱉었다. 여자는 흥분
의 도가니탕을 달리고있었다해도 백현은 정 반대였다. 분명 저는 여자의 맨 젖가슴을 만지는데 기분은 영 만득이를 주물고있는 느낌이었다. 여차저차 흥분을 해내어,
여자의 안에 사정을 해낸 백현이 숨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그런데 누나 몇살이야?
"서른 여섯……."
수줍게 말하는 나이도 이모다. 젠장. 하긴 이 바닥에서 제가 물어채가는게 다 거기서 거기지. 좋았냐 묻자, 까르르 웃으며 이불을 뒤집어 써버린다. 그에 간지럼 피우는
척 반응을 맞춰주니 피곤하다 징얼거리더만 잠이들어버린다. 드디어 끝이다. 백현은 다시 제 크기로 변한 아들을 향해 짧다막하게 기도를 내렸다. 매번 너가 고생이구
나. 까무룩 잠든 여자를 뒤로 백현은 꾸물꾸물 바지를 입어올렸다. 셔츠도 걸쳐내고, 여자의 동태를 살폈다. 그 짧은 사이에 코까지 고는게 참 이모스럽다.
여자의 가방을 슬쩍 들춰냈다. 당연한 순서로 명품 지갑이 눈에 들어온다. 꺼내어 딸칵 버튼을 풀러내자, 배춧잎다발이 눈에 들어찬다. 오? 오늘 좀 좋은데? 그 다발을
모두 꺼내었다. 대충 세보니 50은 넘는다. 얼굴도 이모, 몸도 이모 나이도 이모. 지갑과 그 내용물만이 아가씨마냥 섹시하구나. 가볍게 그 다발에 입을 맞춘 백현이 몸을
일으켰다. 제가 뭘하건 아직 세상모르게 자고있는 여자에게 작게 손을 흔들여보였다. 안쓰러운 마음이야 없었다. 대신 날 줬잖아!
"다음부턴 조심해."
짧게 웃는 소리도 덧붙여졌다. 낡아빠진 컨버스를 꾸겨신고 룸 손잡이를 잡았다. 곧장 제 집인 지하방으로 갈 생각이었다. 몸이 나른했다. 오랜만에 일을 해서 그런지
찌뿌둥하기까지했다. 서둘러가서 샤워하고 라면먹고 자야지. 그렇게 손잡이를 잡아돌리려는 찰나. 제가 다 돌리기도 전에 벌컥 열리는 문에 놀란 백현이 뒷걸음질 쳤다
.
문이 저절로 열린거 까지야 뭐 있을수있는일이다. 여자가 데리고온곳은 고급 호텔이었고 뭐, 손만대면 철컥하니 열리는 스마트 시스템! 일수도있으니까. 그런데 조금
불안한거다. 혹시나 하는 상황이 펼쳐지나 싶었다. 문이 다 열림과 동시에 제 손에 들린 배춧잎 속 세종대왕님들이 고래고래 내지르는 환청이 백현의 머리를 감싸고 돌
았다. 제 앞에 굳건하게 서있는 저 두 다리. 그리고 그 위로 팔짱을 끼곤 살벌하게도 무표정인 남자는 금방이라도 저를 한대 갈길것만 같았다. 까만 정장이 소름끼치게
도 어울리는게, 뭐라 자기소개를 하지않았음에도 누군지 짐작이 갈정도였다.
"……."
"뭐야."
"……."
"너 뭐냐고."
꿈틀거리는 남자의 눈썹에 백현의 심장은 터질것마냥 쾅쾅쾅 거세게도 내리쳐지고있었다. 난데없는 침입자에, 뒤에선 여자가 부스럭거리며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아 좆됐다. 이게 지금 상황에 딱 알맞는 정의였다. 백현은 제 손에 힘을 꾹 내리쥐었다.
"잤나?"
"……."
"저 여자랑. 잤어?"
다시 한번 뒷걸음질쳤다. 화를 꾹 내리참고있는게 절실하게 느껴졌다. 마치 불을 붙인 기분이다. 터지면 전방 200km를 전멸로 만들어버리는 시한폭탄에 에이 설마 진짜
터지겠어? 하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설마는 개뿔이다. 저건 터진다. 백퍼센트. 저 남잔, 제 감이 틀리지않는다면야 분명히.
"뭐가 이렇게 시끄럽……."
"……."
"……텐?"
그래. 그럴줄알았어. 연극 대본마냥, 딱맞춰 나오는 대사에 백현은 그대로 졸도해버릴 지경이었다. 제가 가로친 먹잇감의 주인. 텐인가 뭔가하는 자식이 두 눈 씨퍼렇
게 뜨고 제 앞에 자리하고있다. 그리고 그 뒤로 무슨일이냐 수다스러워진 여자는 몸을 일으키고있었다. 안돼!
"무슨일이야 텐. 너 오늘 일있다고……."
"일은 무슨 일. 장소에 없길래 안나온건가 했지."
"……백현이가 너 오늘 일있다고."
"백현?"
젠장 빌어먹을! 백현은 낮게 욕을 중얼거렸다. 저 이모에게 제 이름을 말해줬으면 안됐다. 호텔에 들어오기전, 질기게도 보채는 덕에 말해줬는데 예명을 말하길 깜빡 잊
어버린것이다. 이름 참 귀엽다 뭐다 박수치며 깔깔거리던 여자의 모습이 먼지마냥 흩어지고.
가운을 입고 제게 다가오는 여자의 발소리가 들렸다.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제 눈 앞의 텐인가 뭔가하는 남자의 인상은 더 험악해지고있었다. 심호흡을 했다. 나갈곳
은 하나다. 남자가 버티고 서있는 문 옆 빈틈. 도박이다. 잡히면 잡히는거지만, 나름 가능성도 보인다. 게다가 저 남잔 지금 팔짱까지 끼고있지않은가. 가만히 숨을 고르
던 백현이 돈뭉텅이를 제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단 한장도 놓칠수 없지.
"너 어디 속한 새끼……."
"……백현아!!!!!!!!!"
"씨발 저 새끼!!!!!!!!!"
"……꺄악!!!!!! 돈!!!!!!!!!!!!! 쟤 돈 가져갔어!!!!!!!!!!!!!!"
앞서 말했듯 백현 제 감은 곧 촉이며 진짜다. 무지막지하게 파고들자, 빈틈은 쉽게 벌어졌다. 놀란 남자의 무지막지하게도 큰 손이 아슬아슬하게 제 뒷목을 못잡고 허
공에서 맴돌았다. 그제서야 제 빈 지갑을 확인한 여자는 연신 비명을 내지르며 달려들었고, 그 비명에 탄력을 받은 백현은 긴 다리를 쭉쭉 뻗어가며 비상구 문을 열었다
. 뒤엔 뭐라뭐라 썅욕을 지껄이며 따라달려오는 남자와 꺅꺅 머리아픈 비명을 내지르는 여자. 숨을 참아내고 17층을 단번에 내려간 백현이 서둘러 호텔을 벗어나 택시
를 잡아내, 그 택시에 제 몸을 밀어넣고 '신촌이요!!!!!!! 아저씨 신촌!!!!!!!!'을 외치기 까진 오분도 채 걸리지않았다. 기적이었다. 숨을 돌린 백현이 재빨리 뒤를 돌아보았다.
뒤늦게 따라 달려온 남자가 보였다. 제가 떠난 빈자리에서 발길질을 하며 뭐라 썅욕을 지껄이는게 조금 꼬시는 터라 백현은 창문을 열어제꼈다. 들릴지는 모르겠다만
뭐, 꼭 전해주고싶은 말이니까.
"야 씨발놈아!!!!!!!!!!!! 넌 나한테 고마워해야돼!!!!!!! 저 웩소리 나는 아줌마랑 대신 놀아줬으니까 이 개새끼야!!!!!!!!!! 씨발 이름도 참 조옷같다 참!!!!!! 텐? 차라리 열이라 해라
이 씨발놈아!!!!!!!!!!!!!!!!"
속이 시원한게 탁탁 트인다. 제 머리를 이리저리 할퀴고 지나가는 바람은 상관없었다. 시원한 속하며, 주머니에 두둑하게 들어찬 돈하며 모두 맘에 들었다. 모두 최고
다!
"넌 나한테 빚졌어 개새끼야!!!!!!!!!!!!!!!!!!!!!!!!"
포식자는 제 조그만 실수를 탓할수밖에 없다. 아! 왜 내가 그 풀을 밟았는가. 아! 왜 내가 그 바람을 등지고 서있질못했나. 결론은 모두 포식자의 실수다. 중간에서 누가
가로채는지는 중요하지않다. 놓친 자의 실수다. 그러니까 변백현. 저는 아무 잘못없다. 정말이지 참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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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글잡에 처음이에요 헣
ㅈ.,..잘봐주세요
부끄러우ㅓ서 말을 못하겠네염......
................................부끄뿌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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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텐이 찬열이 맞아여........아..아신다구여...? ㄴ...ㅔ....
텐=10
찬10
그래서 텐 ㅋ 작명센스 0.....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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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에서 뵈여....꼭뵈여............뀨_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