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 크레파스 (드라마 '예쁜 남자' 삼입곡)
그 날 이후로 너빚쟁의 일상은 경찰 아저씨를 중심으로 돌아갔어.
차마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학원을 마치고 집을 가는 길에 괜히 경찰서 앞을 지난다거나
버스를 탈 때 경찰서 앞에 있는 정류장에 선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면 괜히 씩 웃고
지나가다가 경찰복을 입고 순찰을 도는 경찰만 보면 얼굴을 확인한다던가 그런 일들이 시작됐지
그 모습을 보고 상혁이는 콧웃음을 쳤어.
그게 아주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닌게 너빚쟁은 이 근방에서 아주 유명한 금사빠였거든
너빚쟁은 사람에 대한 긍정적인 호감이 항상 좋아하는 마음으로 연결되고는 했어.
3년 전에 전학와서 친구가 없던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줬던 상혁에게 마음이 설레여서
한동안 눈도 못 마주쳤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상혁이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건 당연했지
"이러다가 또 다른 사람 나타나면 또 그 사람 좋다고 그럴거지? 저번에 나 버리고 누구 좋아한다 그랬었지~?"
"아! 아니야! 이번에는 진짜라고!"
"됐고. 나 이번 주에 경찰서가"
왜? 너 또 무슨 사고쳤어? 하면서 너빚쟁이 상혁이의 등짝을 또 때리려고 손을 번쩍 드니까
상혁이는 너빚쟁의 손목을 잡아 내리면서 지난번에 소매치기 잡아서 용감한 시민상을 받으러 간다고 고개를 으쓱였어.
"저번에 내가 말했잖아. 나 표창장 받는다고"
너빚쟁은 더이상 상혁이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어.
여즉 잡힌 손목이 상혁이의 큰 손 안에 갇혀 있었지만 머릿 속에서는 경찰서라는 글씨만 둥둥 떠다녔어.
상혁이는 경찰서에서 상을 받을거고 그리고 그 경찰서 안에는 그 형사 아저씨가 있는 건 당연하잖아?
그러니까. 야 한상혁! 경찰서에 나 데려가!
"붙여부르지 말라니까"
떡튀순 세 접시와 딜을 성사한 너빚쟁은 상혁이의 한 팔을 잡고 경찰서 앞에 서 있었어.
죄지은 게 없어도 무서워보이는게 경찰관하고 경찰서인데 그 무서운 정도가 남들보다 더 심한 너빚쟁이야.
그러니 상혁이가 금방 그 마음 바뀔거라고 장담하는게 아주 근거없는 얘기는 아니었어.
경찰을 무서워 하는데 그 아저씨를 어떻게 좋아해? 참 나. 떡볶이를 입에 밀어넣으면서 그렇게 얄밉게 말했었지
어찌됐건 조금이라도 그 경찰아저씨를 다시 볼 수 있다는 거에 신난 너빚쟁에게 상혁이의 말은 하나도 들리지 않았어.
그저 상혁이의 한 팔을 잡고 살금살금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지.
상혁이는 눈 앞에서 상장을 건네받고 사진을 찍고 악수를 하고 있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그 때 그 아저씨는 보이지 않았어.
상장을 품 안에 들고 너빚쟁이 있는 자리로 온 상혁이가 너빚쟁을 툭 치면서 맛있는 거 사줄테니까 가자라고 부를 때까지도
너빚쟁은 보이지 않는 아저씨때문에 시무룩했어.
결국 시무룩해진 너빚쟁의 어깨에 상혁이가 팔을 두르고 나름대로 달래주면서 경찰서를 나왔어.
말이 좋아 달래주는 거지 뭐 장난치는 거랑 별반 다를 바가 없기는 한데. 아무튼
감은 팔로 너빚쟁의 목을 조르듯이 오빠가 맛있는 거 쏠게! 나 문상도 받았다~하는 상혁이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경찰서 문을 천천히 나오고 있었어.
"어? 오늘이었어? 몰랐었다. 미안미안. 학생. 축하해"
경찰서 문을 나서자마자 입구에 경찰차 한대가 와서 섰어.
차문이 열리고 그 때 그 형사 아저씨가 내렸어.
아저씨는 흰 셔츠를 입고 슬랙스 차림이었어. 으으 멋있다. 속으로 말을 삼키는 너빚쟁이야
차에서 내린 아저씨는 문 앞에 멍하게 서 있는 너빚쟁과 상혁이를 보고 달려왔어.
그 때 그 학생들이라고 웃으면서 두 사람을 반겨주던 그 형사 아저씨는 상혁이가 들고 있는 상장을 보고 멋쩍게 웃으셨어
"어? 오늘은 여자친구랑 아주 그냥 안고 있네? 귀여워. 나 그럼 들어가볼게. 다음에도 좋은 일로 보자"
"아. 안녕히 가세요. 가자 빚쟁아"
그 형사 아저씨는 너빚쟁의 머리를 또 쓰다듬고 상혁이에게 인사를 하고 문 안으로 들어갔어.
상혁이도 꾸벅 인사를 하고 여전히 감고 있는 팔을 당겨서 너빚쟁을 끌어 당겼어.
아저씨가 쓰다듬어준 머리와 귀여워 콤보 어택에 또 정신 못차리고 있던 너빚쟁이 여자친구 아닌데... 라는 말을 했을 땐
이미 아저씨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 사라졌고 너빚쟁은 상혁이에게 끌려서 경찰서 밖을 벗어나 있었어.
"근데 한상혁 너 왜 부정 안해! 우리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내가 왜? 너 내 여자 친구맞잖아? 여자인 친.구."
"아오. 아오 한상혁 아오."
정말정말 고마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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