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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보통의 하루 (inst.) - 정승환










" 너 강다니엘이랑 언제부터 친해졌냐? "




여느 때처럼 학식을 먹고 있을 때였다. 오늘은 왜 안 오나 했더니, 내가 숟가락을 들기 무섭게 내 앞에 자신의 식판을 내려놓으며 볼이 빵실빵실하게 웃는 김재환이 나타났다. 개강한 후 매주 두 번 딱 이 시간에 친구가 없이 쫄래쫄래 등장하는 모습이 이제는 익숙해진 나였다. 별 말 없이 내 앞에 앉으며 돌솥비빔밥을 섞는 김재환은 역시나 쉴 틈 없이 입을 열 준비를 했다. 그리고 그 첫마디가 나를 움찔 거리게 만들었다.




" 그 반응은 뭐야? "

" ...같이 교양 들어. 친하진 않고. "




대충 짧게 답을 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밥을 입에 넣었다. 김재환이 나를 살피고는 자신도 한 큰술 크게 떠 입 안에 밥을 넣었다. 




" 강다니엘은 너랑 친하다는 식으로 말하던데. "

"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꾸역꾸역 밥을 씹었다. 혹시라도 내가 강다니엘을 생각하던게 티가 날까봐. 강다니엘을 좋아한다고 생각한 그 순간부터 참 무섭게 텅 비어있던 마음이 무언가로 꽉 차서 터질 것만 같았고, 늘 반복되던 일상 속에서 강다니엘과 같이 수업을 듣는 날만 되면 나도 모르게 거울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있었다. 게다가 가끔씩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때면, 늘 강다니엘과 함께 했던 그 식사가, 과제가, 나와 함께 걷던 길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런 감정이 호감이라는 걸,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마음이라는 걸 내가 모를리가 없었다.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없는 감정이었기 때문이었다.




" 언제 그렇게 친해졌냐? "

" 알아서 뭐하게. "

" 오늘따라 더 까칠한 것 같네. "

" 네가 쓸데없는 걸 물어대니까 그렇지. "

" 원래는 내가 무슨 말 해도 무시하고 밥만 자~알 먹으면서. "




김재환이 다시 숟가락을 입에 넣었다. 오물거리는 입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방금도 말하려고 했어. 조용하고 밥이나 먹자고 말하려고. 내가 그렇게 말을 덧붙이자 김재환이 밥을 꿀꺽 삼키곤 쓰읍, 하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 섭섭할라 그러네...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던 나한테는 이렇게 선 그으면서. "




김재환이 숟가락의 뒷부분으로 나와 김재환 사이의 테이블 위에 금을 긋는 시늉을 해보이며 말했다. 금을 긋는 김재환의 손으로 시선이 따라가다가 문득 그 날의 일이 떠올랐다. 깊어지지 않는다는 그 말. 아주 가끔 이렇게 그 때 생각이 나곤 했다. 생각보다 김재환에게 내가 가까운 존재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렇다고 달라질 것은 없었다. 나의 우울함 속으로, 어둠 속으로 누군가를 끌고 들어와 나의 삶을 이해해달라고, 알아봐달라고, 그리고 위로해달라고 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게 나름의 자존심이었고, 나름의 자기방어였다. 나의 이 곪은 마음을 누구에게도 내보이지 않겠다는.




" ...난 아무하고도 안 친해. 네가 제일 잘 알잖아. "

" 그거 완전 모순 아니냐? 내가 제일 잘 알거라면서, 정작 넌 나를 포함한 아무하고도 안 친하다는게? "

" ...그래서 어쩌자고. "




내 말에 김재환이 히죽 웃어보이며 뭘 어쩌자는건 아니고. 하며 다시 숟가락을 바로 하고 비빔밥 한 숟가락을 펐다. 김재환에게서 애써 시선을 거두고 나도 천천히 밥을 삼켰다. 와중에도 김재환과 대화를 하고 있을 강다니엘이 떠올랐다. 예쁘게 휘어지는 눈, 왠지 모르게 자꾸만 시선이 가는 입꼬리, 말간 피부. 강다니엘의 웃는 모습에 어쩌면 나는 반해버린게 틀림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자꾸만 강다니엘의 웃는 모습이 떠오를리가.




" 야, 근데 나 부탁이 하나 있는데. "

" ... "

" 별 건 아니고. "




아무 말 없이 밥을 먹는 나를 신경 쓰지도 않은 채 김재환이 말을 이어나갔다. 




" 나 이번주 토요일 생일인데, 나랑 놀아주라. "








[워너원/강다니엘/김재환] 전지적 짝사랑 시점 A-4 | 인스티즈

[워너원/강다니엘/김재환] 전지적 짝사랑 시점 A-4 | 인스티즈





전지적 짝사랑 시점


A-4













' 너 생일 지났잖아. '




김재환의 말에 툭 던진 내 대답이었다. 그 말에 김재환이 놀란듯 눈을 크게 뜨곤 나를 빤히 쳐다보며, 너 내 생일 알고 있었어? 하고 되물었다. 얼마 전에 강다니엘이랑 얘기하다가 빠른 년생인걸 알았지만... 꽤나 고마워하는 눈치이길래 구구절절한 말 대신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곤 민망한지 혼자 또 쫑알거리기 시작했다. 괜히 김재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너무... 선을 긋나 싶어서. 그래서 나도 모르게 알겠다고 해버렸다. 김재환이랑 논다고. 김재환이 냉큼 술을 마시자고 했다. 무를 수도 없었고, 무를 생각도 딱히 없었다.


편의점 알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나는 한 편으로는 강다니엘에 관한 생각을, 또 한 편으로는 요즘 부쩍 내게 서운하다고 말하는 김재환에 관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두 사람이 떠올랐다. 인간관계를 만드는데는 담을 쌓은 내가, 그나마 관계를 맺고 지내는 사람은 그 두 사람 때문이라 그런거겠지. 김재환을 생각하면 복잡했다. 친해지자고 다가오는 김재환을 볼 때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혼자였던, 혼자인게 익숙했고, 그러길 원했던 내 모습이 자꾸 떠올라 왠지 슬펐다. 김재환과 딱 이정도까지가, 내 마음을 알릴 필요도, 내 상태를 알려주지도 않아도 되는 이정도 관계가 만족스럽다가도 내게 섭섭하다고 말하는 김재환을 보면 혼란스러웠다. 당연했다. 나는 내가 바라는 것과 욕심 내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지만 애써 외면해왔으니까. 그래서 사실 김재환과 토요일날 만나기로 한 것도 괜히 미안함에 뱉은게 아닌가, 하고 후회하는 참이었다.


나는 나를 잘 안다. 그래서 내가 바라는 것 또한 잘 안다. 그렇기에 외면해야만 했다. 내게는 그 모든게 사치였으니까. 지금 강다니엘과 김재환을 떠올리는 것마저도 내게 사치라는 것을 알리듯이 문자 한 통이 날아왔으니까.




엄마 또 쓰러졌다. 병원으로 와 - 이모




어쩌면 강다니엘일까, 약간의 설렘에 휴대폰을 확인하면 나를 반기는 현실은 그새 그 설렘을 평소와 같은 우울감으로 바꿔버린다. 조금 전까지 들었던 생각들은 내게 사치라는걸 다시 한 번 느끼고 나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항상 엄마가 누워있던 병원 응급실로 발걸음을 돌렸다. 


결국 이게, 내 현실이다.












" 누나? "




링거를 맞고 누워있는 엄마 옆에는 푸석한 모습의 이모가 항상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확인하는 건 늘 야간알바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발걸음을 돌린 나였고. 엄마는 자주 과로로 쓰러지곤 했다. 원래부터 몸이 건겅한 것도 아니었지만, 그 몸으로 한 푼이라도 더 벌겠다고 새벽 같이 나가 밤 늦게 돌아오는 엄마였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란 나는 자연스럽게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한 편으로는 어른이 되면 얼마나 숨이 막힐까 하는 생각에 괴로운 적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나이로는 성인인 내가 마주하는 모습은 중, 고등학생때의 나와 같은 모습이었다. 이모에게 택시비를 쥐어보내고, 나는 응급실 밖 흡연 구역 벤치에 앉아 자연스럽게 담배를 꺼냈다. 학생때와 다른건 딱 하나 밖에 없었다. 이렇게 흡연 구역에 들어와서 담배를 피는 것.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려고 할 때였다.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건,




" 누나 맞았네요? "




교양강의에서 마주한 것마냥 웃으며 내게 인사를 건네는 강다니엘이었다. 그것도 한 손에는 담배갑을 들고. 강다니엘이 내 옆으로 다가와 자연스럽게 앉았다. 병원 응급실 앞 흡연 구역이 아니라 교양강의에서 내 옆자리에 앉던 것처럼.




" 아까 누나 뒷모습 같은 사람 있어서 혹시나 싶었는데 진짜였네. "

" ...아... "

" 이런데서 다 만나고 되게 놀랍다. 그죠? "




강다니엘은 내가 늘 상상하던, 그리고 봐왔던 그 모습 그대로 웃고 있고 나는 어안이 벙벙한 채로 강다니엘을 쳐다보고 있었다.




" 나보다 누나가 더 놀란 것 같네요. 이렇게 놀란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은데. "




강다니엘이 큭큭거렸다. 핑크색 후드티를 입은 모습이 참 잘 어울린다고 그 와중에 생각하고 있었다. 아주 잠깐, 내가 처한 현실을 잊고.




" 약간 머쓱하긴 하다.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는데. 저 담배피는거 과애들은 아무도 모르거든요. "




여전히 놀란 나와 그런 나에게 평소처럼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는 강다니엘이었다. 핑크색 후드티를 입은 강다니엘은 손에 쥐고 있던 담배갑을 만지작거리더니 주머니에 손을 푹 찔러넣었다. 




" ...여기는 왜...온거야? "

" 아. 전 친구가 아프다 그래가지고. 화장실 가다가 누나랑 비슷한 뒷모습 봐서 혹시나 싶었거든요. 근데 마침 담배를 피러 왔는데... 딱 누나가 여기에 있어서. "




강다니엘의 말을 끝으로 잠깐의 정적이 이어졌다. 여기서 강다니엘을 만날 줄은 상상도 못한 나였다. 이질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항상 마주하는 현실 속에서 만난 꿈같은 사람. 강다니엘의 주머니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양쪽 손을 다 후드티 주머니에 푹 찔러넣은 강다니엘이 담배갑을 건드리며 내는 소리 같았다.




" 가끔, 생각날 때 피거든요. 끊기가 너무 힘들어서. "

" 괜찮아. 담배 피는게 뭐가 나빠. 나도... 피려고 나온건데. "




내 말에 다니엘이 내던 바스락 소리가 멈췄다. 아, 놀랜건가. 놀랄 수도 있지. 서로 담배 피는 사실은 몰랐으니까. 내가 옆에 앉은 강다니엘을 힐끔 쳐다보자 강다니엘이 한참을 머뭇대더니 입을 열었다. 




" 그... 사실 제가 고등학생 때, 한창 방황했다고 했었잖아요. 그 때 호기심에 담배 시작했었는데... 그 후로 끊기가 너무 힘들어서. "

" ...나도 끊으라고는 못 하겠다. 피는 사람이라서. "




내 말에 강다니엘이 다시 큭큭거리며 웃었다. 나도 그런 강다니엘의 모습에 픽, 하고 웃음이 새어나왔다. 딴 애들은 저 담배 피는 것도 몰라요. 담배 냄새도 엄청 싫어하고. 강다니엘의 말에 나도 고개를 끄덕거렸다. 내게서 담배 냄새가 나면 항상 눈살을 찌푸리던 김재환이 떠올랐다. 그러면서도 제 딴에 챙겨주겠다고 담배를 사서 주는 김재환을 생각하니 웃겼다. 그냥.




" 주위에 담배 피는 친구들도 없거든요. 그래서 맨날 몰래 피우고 그랬는데. "

" 금연 구역에서만 안 피면 되지, 죄 짓는 것도 아닌데. "




강다니엘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 순간마저도 꿈같다고 생각했다. 뿌연 안개가 껴있는 야심한 시각에, 병원 가로등 아래 벤치에 앉아있는 강다니엘과 나. 조금전까지 혼자만의 어둠에 빠져 괴로워하던 내가, 환한 가로등 밑에 강다니엘이라는 사람 한 명과 나란히 앉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어둠에서 빠져나와 두근거림을 느낀다는게 참 묘했다. 내가 이 자리에서 일어나 몇 발자국만 걸으면 어린시절부터 그토록 내가 벗어나고 싶어했던 그 현실이 내 발목을 잡는데, 지금 이 순간에는 그런 것 따위 느껴지지 않는다는게...


가로등 불빛에 반사돼 눈을 반짝이는 강다니엘의 모습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방황했었던 고등학생 때의 이야기를 꺼내는 강다니엘의 모습마저도 정말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래도 너... 지금은 되게 밝고, 긍정적이어 보여. 막 좋은 에너지 뿜는거 옆에 있으면 느껴지고. "




사실이었다. 본인의 입으로 양아치였다고 말하는 지금의 강다니엘의 모습에서 그런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으니까. 그저 밝고, 건강하고, 맑아보였다. 이 사람 옆에 계속 있으면 항상 어두운 나마저도 밝아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수업을 안 듣는 건 당연했고, 매일 어디서 담배를 구해와서 피고, 쌈박질을 했다는 얘기를 하는데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 




" ...누나. 내가 왜 이렇게 내 흑역사를 술술 누나한테 말하는지 방금 이유를 알았어요. "

" ...어? "




사뭇 진지한 얼굴로 나를 보는 강다니엘이었다. 그러더니 이내 곧 씩 웃고 말을 이었다.




" 날 너무 좋게만 봐주니까, 나도 모르게 솔직하게 다 말하게 되잖아요. 나 그렇게 좋은 사람 아니라고. "

" ... "

" 누나가 날 좋은 사람으로 봐주니까 솔직하게 다 말하게 되나봐요. 음, 어쩌다보니 담배 피는 것도 걸렸고? "




강다니엘이 그렇게 말하더니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담배갑만 들어있는 줄 알았더니, 그 안에 소중하게 젤리도 품고 다녔던 강다니엘이었다. 그러더니 아직 뜯지도 않은 작은 젤리 봉지를 내게 건넸다.




" 내가 너무 내 얘기만 했다, 그죠? 누나도 사정 있어서 병원 온 걸텐데. "




그렇게만 말하고 더이상 사정은 묻지 않았다. 배려해주는 마음이 고마웠다. 이거봐, 너는 네가 양아치니 뭐니 그랬다고 해도 지금은 아니라니까. 속으로 말을 삼키고 강다니엘이 준 젤리를 받아들었다. 단 거 먹으면 기분 좋아져요, 진짜로. 강다니엘이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 담배만 피고 바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누나랑 얘기하다가 한참 지난 것 같아요. "

" ...나도. "

" 누나 시간 뺏은건 아니죠? "

" 아냐. 오히려... 고맙지. "




머뭇거리다 말을 꺼냈다. 항상 제대로 표현한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사실이었다. 나는 강다니엘과 함께 하는 잠깐의 순간도 행복했고, 고마웠다. 강다니엘의 작은 배려가, 항상 짓는 미소가, 시시콜콜한 대화가 내게는 하루의 기분을 좌우할만큼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지금도 그랬다. 담배로 아주 잠깐의 자유를 맛 본 후, 나는 결국 더 깊은 우울감에 빠져 엄마가 누워있는 그 빽빽한 응급실로 갈게 뻔했다. 그런데 강다니엘과의 이 대화에, 나는 잠시나마 이 현실 속에서 행복을 맛봤다. 




" 에이, 고마울게 뭐가 있어요. "

" 진짜야. 고마워. 너랑 얘기하고... 기분이 많이 좋아져서. "

" 전 한 것도 없는데. "

" ...친구도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




내가 말을 덧붙이자 강다니엘이 고맙다는 듯 씩 웃었다. 금방 낫겠죠, 뭐. 그렇게 나란히 병원으로 향하는 우리였다. 처음이었다. 누군가와 함께 나란히 걸으며 병원으로 들어가는 일이.


 










" 영광이다. 너랑 술을 다 마시고. "

" 나 잘 못 마셔. "

" 야, 걱정마. 내가 설마 뭐 너 안 마신다고 눈치 주겠냐? "




김재환의 볼이 빛에 반사돼 반짝거렸다. 김재환은 날 만난 내내 웃고있었다. 아니, 그냥 김재환을 본 첫 날부터 안 웃고 있었던 날이 없었던 것 같다. 항상 애들 주위에 둘러싸여서 무리의 중심이 되어있을 때도, 독서실 휴게실에서 만나 가끔 밥을 같이 먹을 때도, 두번째 수능이 끝난 날도, 입학하고 난 후에 마주친 날들에도. 




" 나 쏘맥 겁나 잘 말거든. 너무 맛있다고 앞으로 계속 같이 마시자고 하면 곤란하다~ "

" ... "

" 아, 정색 하지마. 쫌. 너 정색하는건 봐도봐도 적응이 안 된다. "




김재환이 그렇게 말하면서도 여전히 실실 웃으며 소주병을 땄다. 야, 이렇게 따야 맛있어. 라며 현란한 손동작까지 해보이면서. 김재환은 소주잔에 소주를 계량하듯 따르더니 금세 소맥을 만들었다. 담배를 폈으면 담배를 폈지, 술은 거의 하지 않는 나였다. 그래서 지금이 처음으로 내가 소맥이란걸 마셔보는 순간이었다. 김재환이 잔을 건네고 짠~ 하고 혼자 신이 나서 잔을 부딪혔다. 김재환이 꿀꺽꿀꺽 마시는걸 보고 나도 멈칫거리며 술을 들이켰다. 




" 어때? 괜찮지? "

" ...나쁘진 않네. "




원래 소맥이 이런 맛인건지 뭔지 몰라도 확실한건 그냥 쌩소주보다는 나았다. 처음 소주를 마셨을 때 이런걸 왜 마시냐고 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마저도 취해보고 싶어서, 잠깐이나마 현실을 잊고 싶어서 소주를 사와 집에서 혼자 홀짝인거였지만.




" 근데 조절해서 잘 마셔야 돼. 안 그럼 훅 가. "




김재환이 곧바로 내 잔을 가져가 소맥을 만들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렇게 대여섯 잔을 마시고 난 후였나. 그 후부터는 군데군데 기억이 난다.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김재환에게 내가 무어라 말을 했던 것 같고... 그리고 그 다음에... 기억이 안 난다. 눈을 뜨니 집이었고, 휴대폰을 켜보니 아침 열시였다. 그리고 보이는건 김재환과 강다니엘에게서 온 카톡이었다.




김재환

ㅋㅋㅋㅋㅋㅋ너 진짜 

나니까 봐줬어

딴 애들이랑은 술 함부로 마시지 마라 

ㅇㅋ?

ㅇㅋㅇㅋ~



강다니엘

누나!!

집 잘 들어갔어요?

누나가 술 취해서 엠티 간다고 한 것 같아서

카톡 보내요

ㅋㅋㅋ 일어나면 답 주세요




잠시만. 엠티? 내가? 더듬더듬 어제의 일을 기억하려고 하지만... 안난다. 기억이. 게다가 속이, 너무.. 안 좋다.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달려갔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알고 싶지 않았다. 뭔가 잘못 됐다. 그렇지 않고서야 내가 엠티를 간다고 강다니엘한테 말할 리가 없다... 고 혼자 생각하다가 이내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아, 빌어먹을 김재환. 빌어먹을 쏘맥. 빌어먹을 내 주량.










더보기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먼저 인사부터 해야할 것 같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뭔가 다른 편보다 짧은 느낌이져...? 분량조절실패입니다... 캬캬캬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죄송한 마음에 5p로 설정했습니다..히히 다음편은 길게길게 돌아올게요!!


여주의 행복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울 여주 행복해지자

참..제목과 다르게 ㅋㅋㅋㅋㅋ 통통 튀는 이야기가 아니라 죄송함다...ㅎㅎ... ㅠㅠㅠㅠㅠ


저는 얼른 다음편 데리고 오겠습니당!!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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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여주 행복해지길 간절히 바라는 사람 여기요!!!! 여주 주량 대체 어떻길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주 첫 흑역사 생성인가요!!!ㅋㅋㅋㅋㅋㅋ
5년 전
독자2
우리 여주 잠깐이라도 행복해서 웃고 있었는데 흑역사라니!!!!!ㅋㄱㅋㄱㄱㅋㄱㅋㄱㄱㄱ
5년 전
비회원77.2
으악 너무 재밌어요ㅠㅠ 이거 볼려고 비회원인데도 매일 찾아들어옵니다 ㅠ 여주에게도 빨리 밝은날이 오면 좋겠어요 흑흑 ㅠㅠㅠ
5년 전
독자3
포인트 많이 가져가시고 분량 많이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4
신알신 꾹 누르고 갑니당 ♥️
5년 전
독자5
어우 다음화 너무 궁금해요 ㅋㅋㅋㅋㅋㅋㅋ 과연 여주가 어떤 일을 저질렀을지...!!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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