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누굴 그렇게 애타게 찾아"
남태현이 조금 씁쓸해보이는 미소를 머금고선 나를 바라본다.
"아, 오빠요. 편의점에 갔이 있었는데 나가자마자 없어져서.."
"오빠? 친오빠?"
"네 그럼 또 누가 있겠어요, 제가 아는오빠가 어딨다고"
그렇게 말하자 남태현이 헛웃음을 보이더니 표정을 푼다. 그리고는
"여기 있잖아, 아는오빠. 그나저나 보라색 우유 또마시네"
그럼요. 이게 얼마나 맛있는데,
"네 이거 짱맛있어요. 양도많고 달달하고 고소하고 딱 내스타일"
남태현은 그래? 하더니 쑥 편의점으로 들어가선 똑같은걸로 사서 나온다. 그리고 톡, 입구를 열더니 한모금 쭉 들이키곤
"아, 맛 이상해"
타로밀크티 입구를 닫는다. 내가 잘못들은거 아니죠..? 이게 맛없을리가 없는데
"이게 맛이 이상하다고요?"
나도 모르게 크게 떠진 눈으로 남태현을 바라보며 물으니
"어, 달기만 하고 별로다. 무슨맛인지 모르겠어. 너 배터지게 먹어"
내게 자기가 마시던 걸 내밀어보인다. 마시던거지만 사양하지 않겠어요..
내가 받아들자 남태현은 흐흥- 하는 콧소리를 내더니 이내 자기 갈 길을 찾아 나선다. 나도 집에나 들어가야지
*
오랫만에 보자는 친구가 있어 산뜻 꾸미고 집을 나섰다. 요즘들어 조금 쌀쌀해진 날씨 탓인지 감기기운이 도는 듯도 하나.
코를 훌쩍이며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전부터 계속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거뭇거뭇한 그림자가 거슬려 애써 무시하고 휴대폰을 보는데 누가 내 팔을 덥석 잡아온다.
화들짝 놀라 휴대폰도 떨어뜨리고 놀란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는데
"저기요, 그쪽이 너무 예쁘셔서 그런데 번호 좀 줄래요?"
아 뭐야, 놀랐잖아. 자기 혼자 말해놓고 또 혼자 빵터져선 웃는다
"미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놀랐어?"
당신같으면 안놀라게 생겼어요? 진짜 애떨어질 뻔 했네.
"놀랐죠 그럼, 안놀라요? 심장 쫄깃해지는 느낌이었어요"
내 말에 남태현이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오빠한테 설렜구나, 그럼 안되는데"
"예?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놀랐다고요, 그것도 엄청!"
목소리를 높이며 부정하자 남태현은 흐흫, 장난이야 하더니 어디가냐고 묻는다.
"친구 만나러가요, 오랫만에 보는거라"
"그래서 이렇게 예쁘게 하고가?"
"네,,아니 예쁘다뇨 어디가서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진짜 예쁜줄 알면 큰일나잖아요? 뭐 저는 사실이 아니란 걸 충분히 알지만 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런데 남태현은 뭘 또 잘못 알아들은건지
"그래, 우리 핫바 설레서 죽을 수 있겠다. 안할게"
"아니, 그런뜻이 아니잖아요!"
사람 말을 못 알아듣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 나를 농락하고있다. 손바닥 위에 놓인 지렁이가 된 기분이야. 꿈틀꿈틀
마침 타야 할 버스가 왔고 나는 버스에 올라탔다.
"안녕히가세요"
버스에 올라 타 인사하자 남태현은
"조심해서 갔다와, 일찍일찍 들어오고!"
누가보면 댁이 우리 친오빠인 줄 알겠네요
*
집에서 텔레비전을 틀었는데 음악 방송에서 위너가 나오고 있었다. 그 중 단연히 눈에 확 들어오는 남태현
신기하면서도 문득 남태현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부터 자꾸 마주치더니 이젠 아예 번호까지 알게되어버린 사이.
나한테 말도 걸어주고, 장난도 치면서 필요 이상으로 잘해주는 듯 싶다. 그래서 남태현이 연예인이란 사실을 잊고 있었기도 하고?
"쟤 진짜 못생겼다 쟤 오대오 가르마"
옆에서 같이 보고있던 오빠가 말했다. 옆으로 누워 배를 벅벅 긁는 모습이 추하다. 저런 모습을 하고 누굴 못생겼다고 하는지,
"너보단 나아"
오빠가 나를 힐끗 보더니 픽 웃는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니가 아직 오빠의 매력을 잘 모르나본데, 나한테 매달리는 여자들 많다?"
"니가 철봉이야? 여자들이 매달리게? 헛소리 집어치우고 가서 발이나 닦아"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는데 계속 드는 남태현 생각에 마음이 뒤숭숭하다.
대중적인 가수가 나랑 알고지낸다는 사실이 실감이 안나는 것 같으면서도 남태현이 다가갈 수 없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물론 내가 남태현에게 다가갔던 적은 없지만, 적어도 밀어낸 적은 없으니까.
나랑 남태현의 관계부터 신경쓰였다. 이게 친한사이인지, 아니면 그저 같은 아파트 이웃인지.
"어이없어"
내가 왜 이런걸 신경쓰고 있는지, 그저 같은 아파트 이웃이 가수일 뿐이다. 남태현도 나는 그저 조금 안면있는 이웃일 뿐일테고.
그저 이웃이다. 라고 단정짓는데 뭔가 아쉬움이 몰려와 가슴 한구석이 미어진다.
*
"안녕"
또 마주쳤다. 저 사람은 뭐가 그리 좋아 항상 웃고있는건지
고개를 작게 끄덕이곤 발을 옮기는데 남태현이 내 팔을 잡아온다.
"뭐야 왜그래, 기운없어보여"
네 기운이 없네요, 며칠 새 너때문에 마음이 뒤숭숭해. 잘 정리가 안되서
"아니에요, 아침을 안먹었더니 힘이 없어서"
괜히 거짓말한다. 남태현 앞에서 니가 신경쓰여서 저기압이다, 라는 느낌을 안주려고.
아침을 안먹었다는 내 말에 남태현이 여기서 기다려, 하더니 어디론가 달려간다.
몇 분 기다렸을까, 남태현이 손에 보라색 우유, 타로 밀크티랑 빵을 들고는 달려와 내게 쥐어준다.
"아침은 먹고다녀야지, 쓰러져"
이렇게 건실한 내가 쓰러질 리 있겠어요, 지나가던 개가 비웃겠네.
"저를 보세요, 쓰러지게 생겼나"
괜히 툴툴대고 싶은 마음에 말한건데, 남태현은 내 손목을 쥐어온다. 남태현 손에 내 손목이 잠기듯 갇힌다.
"이렇게 말라서는, 딱 쓰러지기 좋겠네"
틱틱대는 듯이 말하더니 내 손에 쥐어진 빵을 가로채가더니 포장을 쭉 뜯어 빵을 내 입에 물려준다.
"내앞에서 꼭꼭 다 씹어서 먹고가, 남기지 말고."
날 쏘듯이 말하는데, 그 모습이 무서워 빵을 꾸역꾸역 다 입에 넣었다. 꼭꼭 씹어 삼켜냈다.
다 먹었어요, 라고 말하자 밀크티까지 열어서는 내게 건네준다.
"잘먹는다, 예쁘네"
타로밀크티가 더욱 달았다. 혀를 찌르듯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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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삐아에요!!! 주말이라 달려왔어요ㅎㅎㅎㅎㅎ짧죠ㅠㅠㅠㅠㅠㅠㅠㅠ
항상 봐주시는분들 댓글달아주시는분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댓글보면서 빨리 다음편 쓰고싶다는 생각도 들고..ㅎㅎㅎ헿
비록 진부하고 잘 못쓰는 글이지만요ㅎㅎㅎㅎ
암호닉 ♥워더♥님 ♥남래련♥님 ♥자바봉봉♥님 애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