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달 4
15.
한껏 고민과 걱정을 가득 안고 찾아온 동우의 모습에 오히려 우현의 심장이 더욱더 불안해졌다.
이대로 그를 데리고 도망가야 할 것같았다. 자신이라도 그에게서 그를 떨어뜨려놓아야 할 것 같았다.
동우의 손에 들려있던 머그컵이 테이블위에 놓여졌다. 고개를 숙이며 장시간 침묵을 하고 있던 동우가 고개를 들어 우현을 보았다.
우현은 동우가 최대한 편안하게 상담을 임할 수 있게 제 얼굴에 있는 불안함을 떨쳐내었다.
" 이제 이야기 해줄 생각이 들어요? "
우현의 말에 동우가 결심을 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 그전에 선생님. "
" 네? "
" 선생님 최면술 같은 것도 하세요? "
뜬금없는 동우의 말에 우현이 얼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전공분야는 아니지만 배우기는 했다.
최면은 의식으로 억압해놓은 무의식을 의식의 세계로 끌어내는 것과 같다.
아주 깊은 바다속의 보물을 물 밖으로 빼내면 부식되어버리거나 산화되는 것 처럼 그 무의식의 기억도 그렇게 될 수도 있기에 조금 위험하긴 해서 잘 하진 않지만
원하는 사람에게 최면을 걸어주기도 했다.
" 그런데 갑자기 최면은 왜? "
" 제가.. 이상한 말을 들었어요. "
" 그럼 차근차근 애기를 해봐요. "
16.
선생님 말대로 집에 도착하자 마자 그에게서 도망치려고 사표를 썼어요. 그리고 그걸 품에 안고 학교로 향했죠.
학교에 도착하니 제 어두운 현실과는 정반대로 아이들이 해맑게 웃으며 제게 인사를 했어요.
햇살속에 있는 느낌이였어요.그래도 마음을 다 잡고 교무실에 갔더니 오늘 교감선생님은 몸이 안좋으셔서 출근을 못하셨어요.
그래도 책상위에 올려놓고 사라지는 것보다 직접 전해주는게 예의인것 같아서 제가 머무는 사회자료실로 향했죠.
거기에 제 책상이 있거든요. 습관처럼 시간표를 보며 오늘 수업해야 할 반을 보고, 책에 적어놓은 진도를 보았고, 오늘의 수업 준비를 했어요.
내지 못한 사직서는 서랍안에 넣어두었어요.
곧 다른 선생님들도 오셨고, 평소의 아침풍경이 이어졌어요. 어제 보았던 야구이야기나 어느반의 학생이야기며 소란스러운 아침이였어요.
종이 치고 선생님들은 뿔뿔이 책을 들고 자신이 가야할 반으로 향했죠.
그 시끌벅적함과 따스한 햇살속에 있던 저는 서랍안에 넣어둔 사표를 잊어버렸죠. 제 머리속에 남아있는 이호원 역시.
17.
오늘 해야할 오전 수업이 끝이 났어요. 저는 아직 맡은 반이 많이 없어서 공강이 생기고 하는데 그 날 4교시가 그랬어요.
그리고 그 시간은 제가 젤 좋아했어요.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혼자있고싶기 마련이잖아요.
그 시간이 딱 그랬어요. 다른 선생님들은 수업에 들어가 있고, 그 시간에 사회자료실은 저 만의 교무실이죠.
평소의 그시간에 수업 준비를 하고, 낮잠을 자기도 하고, 편하게 보내죠.
그런 들뜬 마음으로 조용한 사회자료실 문을 열었죠. 그리고 제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 덕에 손에 들고 있는 책을 떨어뜨렸어요.
잊고 있어던 것들이 존재하고 있었죠.
잊고있었던 이호원의 손에 들려있는 건 잊고 있었던 사표였어요.
학교내에서 무슨 짓을 할까... 떨리는 손으로 허리를 숙여 떨어뜨린 책을 주웠어요. 그리고 문을 닫았어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꺼고 아무일도 일어나서는 안되니까요.
그래도.
모르니까.
그래도 몰라서. 그의 앞에 서면 어쩔수 없는 저를 잘 아니까.
차라리 일어날꺼라면. 아무도 모르는게 좋잖아요.
" 이게 뭐야."
그가 글을 못읽는 건 아니겠죠. 그가 잔득 굳은 목소리로 사표를 내 앞에 흔들어요.
그는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묻는거겠죠. 저는 심호흡을 했어요. 부들부들 떨고 있는 팔을 한쪽 팔로 잡아서 진정시켜요.
사회준비실의 하얀커튼 사이로 따스했던 햇빛이 내리고 있는데 이곳은 달이 뜬 밤처럼 어두웠어요.
" 사표. "
그에게 말하는 내 목소리가 떨려요. 담담하게 말하려고 했는데..
" 이걸 왜 써? "
나는 그를 노려보았어요. 내 손목에는 아직도 그가 묶어서 생긴 피멍이 사라지지 않았고, 몸에 남은 자국들은 문신처럼 지워지지도 않았죠.
그리고
밤에는 잠도 자지 못하고 악몽에 시달리고 있죠. 매일매일 똑같은 일이 꿈속에서 반복되요.
나보고 어쩌라고요. 왜 쓰냐고요? 선생님도 알고 있잖아요. 이호원은 정말 몰라서 내게 묻는건지 절 괴롭히려고 그러는 건지 알수가 없었어요.
" 너에게서 벗어나려고. "
" 장동우. "
그가 내 눈앞에서 사표를 찢었어요. 화가 잔뜩 난 목소리가 내 이름을 불러요. 저도 모르게 움츠러 들었지만 여기서 멈출 수 없다는 생각이들었어요.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고, 독 안에 든 쥐도 궁지에 몰리면 깨무는 법이니까요.
갈기갈기 찢어서 바닥에 떨어지는 사표를 보았어요. 그깟 종이 사직서는 다시 쓰면 되니까요. 아무렇지 않아요.
하지만 궁금했어요. 제가 도대체 이호원한테 무슨 잘못을 했길레. 내가 너에게 무슨짓을 했길레. 너는 이만큼이나 잔인하게 나를 대하는 건지에 대해서요.
이 용기를 그때 냈어야 했는데 말이에요. 그랬으면 또다시 당하진 않았을 텐데..바보같이..
" 대체 나한테.. 왜 그래.... 대체.. 왜.."
울컥 하고 울분이 치밀어 올랐어요. 두 주먹을 꽉 쥐었어요.
" 넌 왜 자꾸 도망가려고 하는건데. 왜?! "
그가 소리쳐요.
당연하잖아요. 도망치는게 당연한거잖아요.
" 도망치는게 당연하잖아! 니가 나한테 한 짓을 생각해봐!! "
화가 났어요. 당연한걸 묻는 이호원은 이미 다 까먹었나? 없었던 일이었나? 저에게 했던 그 모든 행동이 말이에요.
이호원이 손을 들어요. 그리고는 아직 피멍도 가시지 않은 내 손목을 꽉 잡았어요.
자포자기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 이제 니 멋대로해봐. 나는 여기서 너와 끝낼꺼야. 내가 죽든 니가 죽든
" 넌 한번도 내 애길 들어주려고 한적이 없어! 기억조차 못하고 있잖아!! 지금의 넌!!!! "
" 뭐? "
...... 무슨 애길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우리가 언제 대화다운 대화를 했다고 하는 걸까요?
그일이 있기전 말인가요? 선생님 기억 나시죠? 이호원과 저는 별로 안친했다고요.
학교에서 만나도 같은반 친구로서 인사한게 다라고요. 기억하시죠?
그런데 지금 이호원이 하는 말은...... 그게 아니에요. 기억조차 못하고 있다니 무슨 소리인걸까요.
" 사표따위 쓸 생각하지마. 또다시.. 내게서.. 도망치지마. "
내 혼란 스러워하는 눈에 그가 내 손목을 놓아요. 그리고는 나를 스쳐서 지나가요.
혼란스러워하는 제 눈에 상처받은 그의 모습이 보여요. 그 모습이 왜 눈에서 잊혀지지 않는건지 알수가 없어요.
머리가 너무 너무 아파요.
18.
동우가 머리를 감싸쥐었다. 그리고는 이내 고개를 들어 애처로운 눈빛으로 우현을 보았다.
" 선생님.. 제가.. 잊어버린 기억이 있나봐요. "
" 동우씨는 ... 뭐랄까.. 참 착하네요. "
" 그 기억을 찾으면 말이에요. 아마도.. 그에게서 벗어날 방법이 생길 것 같아요. "
" 그래서 최면 애길 꺼냈군요. "
" 명수한테 들은적이 있어요. 최면을 걸면 엄마 뱃속에 있었던 일까지 기억을 할 수 있다고.. 거기까지 바라지도 않아요. 그러니까... "
" 동우씨... 그 기억을 떠올려서 후회 안 할 자신있어요? "
우현의 진지한 목소리에 동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 기억을 찾고, 그에게서 벗어날꺼에요. "
" 그와 만났던 처음부터 기억을 되돌리도록 하죠. 마음 편하게 먹고 내 말을 잘 따라와줘야 해요. "
동우가 입을 꾹 다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19.
애들이랑 놀고 있는데 누가를 저를 불러요. 선생님이 교무실로 내려오라고 한다고..
저는 에잇 귀찮게 하고 소리치고는 교무실로 후다닥 내려갔죠. 귀찮은 일은 빨리빨리 처리하려고요.
교무실 문을 열고 선생님에게로 가는데 선생님 옆에는 처음 보는 사람이 서있어요.
선생님이 손짓으로 저를 불러요. 쪼르르 가서 선생님앞에 서요.
" 오늘 우리반에 올 전학생."
고개를 돌려 새로온 전학생을 보아요. 그도 저를 보아요.
조금 차가운 인상이긴 했지만 참 잘생겼어요.
선생님의 손짓을 따라 그 전학생을 데리고 우리반으로 향해요. 조용한 그와 내 사이가 너무 어색해서 저는 웃음을 흘리고 말았어요.
웃고있는 저를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봐요.
" 이름이 뭐야? "
" 이호원."
지금 제 기억속에 남아있는 날렵한 턱선을 가진 어른 이호원이 아니라 아직 젓살이 덜 빠져서 볼이 통통하고, 하얀 피부를 가진 고등학생의 이호원이였어요.
흐릿한 그가 점점 윤곽을 잡아요.
아......이호원이에요. 제 머리속에 흐릿하고 검게 지워진 이호원이에요.
" 나는 장동우! 흐힛.. 니가 들어갈 반의 실장이야. "
" 잘부탁해. "
" 나야말로. 우리반 애들 나쁜애들 없으니까 왕따당할 일은 없을꺼야. "
" 풋... "
" 웃을일 아닌데.. 요새 왕따가 얼마나 무서운데 그래? 그리고, 혹여나 모르는것이 있거든 .. 주변사람들을 이용해주길 바래"
" 너는? "
" 실장은 실장의 일로도 벅차 "
그와 함께 반으로 들어갔고, 남자애들은 실망한 대신 여자애들은 환호성을 질렀어요. 호원이는 멋드러지게 자기 소개를 했죠.
그리고........
내 옆자리에 앉아요.
" 주변사람이 너네? "
호원이가 웃으며 저에게 손을 내밀어요. 저는 그 상황이 웃겨서 웃었어요.
차갑던 인상과 다르게 저에게 웃는 그 미소가 밝아서 그 손을 잡았어요.
" 나 모르는게 많아. 이용해도 되지? "
" 오키오키 장동우 이용권 무한대로 드림. "
제가 웃어요. 호원이 앞에서 웃어요. 호원이가 웃어요. 웃고있는 호원이가 보여요. 선생님.
20.
명수가 말했었죠. 니가 실장같은 귀찮은 일을 떠맡은 이유는 니가 존나 오지랖퍼라서 라고 말이에요.
제 성격이 어디가지않나봐요. 저는 새로온 호원이에게 온 신경을 다 쓰고 있었어요.
혹여 새로 전학온 그가 진도를 못맞춰 갈까봐 제 책이며 노트도 다 빌려주고있어요.
" 명수야!!!체육복 빌려줘!! "
" 잉? 너 없어? 아 오늘 빨아온 새건데.."
" 아닝아닝 우리반에 새로 전학온 애가 있어서 내꺼 빌려줘서 나 없어! "
" 뭐 이런 병신이 다있어."
" 빌려줘어어!! "
" 아. 시끄러어. 자 이거 갖고 꺼져."
명수가 아니꼬운 표정으로 체육복을 빌려줘요. 명수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저희 반으로 돌아갔어요.
모두들 운동장으로 벌써 나갔는지 교실엔 제 체육복을 입은 호원이 밖에 없었어요. 저는 눈을 동그랗게 뜰 수 밖에 없었어요.
" 너 기다리고 있었어. "
호원이가 웃으며 말해요. 나를 기다렸다는 호원의 말에 기분이 좋아져서 웃어요.
저 이렇게 호원이 앞에서 자주 웃었나봐요. 그래서 그가 절 만만하게 보고 그랬었나봐요.
그의 앞에서 교복 단추를 풀어요.
그가 날 보고 있어요.
아무의심도 없이 교복에서 체육복으로 갈아입었어요.
지금으로써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행동을 제가 하고 있어요.
21.
" 호원아! 여기는 내칭구 명수!"
띠꺼워하는 명수에게 호원이를 소개시켜주었어요.
그랬군요... 같은 반이 아니었던 명수가 이호원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이유가... 제가 소개시켜준거였어요.
"명수야 여기는 내짝지 호원이"
서로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걸 보니.....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아보이네요.
아마 명수와 반이 달라서 같이 있을 수 없어서 명수만큼 호원이와 친해진것 같아요. 게다가 .....짝궁이였으니까요.
아마도............
명수만큼..........
이호원이랑.............. 친했었나봐요.
그런데 왜 제게 그런짓을 했을까요?
저만.. 그를 친구라고 생각했던거고, 그는 혹시나 오지랖만 넓은 제가 싫었던 걸까요?
혹시나 제가 오지랖을 부려서 가만히 있던 그의 심기를 건드렸던 걸까요?
대체 이렇게 친했던..... 이렇게나 좋아했었던 ... 이호원이....
저에게 왜 그런 짓을 했던걸까요?.......
왜......
22.
" 셋 하면 최면에서 깨어날께요. 하나. 둘. 셋.."
우현의 나긋한 목소리에 동우의 눈이 슬며시 떠졌다.
깊은 물속에 잠겨있던 동우를 우현이 꺼내주었다. 동우가 눈을 깜박이고는 숨을 내쉬었다.
머리가 멍해졌다. 들쑥날쑥 정신이 없었다.
" 동우씨 괜찮아요? "
동우가 작게 네..하고 응답하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해답을 바라듯 우현을 보았다.
우현은 기다렸다는 듯이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동우에게 말했다.
" 사람의 기억은 온전한게 아니죠. 한 사건이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 들이듯이 기억 역시 그래요.
왜곡 될수도 있고, 잊혀질수도 있죠. 그게 '기억'이에요. "
" ....... 그럼.. 저는... "
" 너무 충격적인 사건이라서 동우씨가 그와 관련된 모든 기억을 무의식의 세계로 내려버렸는지도 몰라요. 무의식의 세계에 감춰진 기억이 의식속에 잔해만 남아 있는 거죠.
동우씨.. 최면 계속 하실꺼에요? 지금이라도.. 그만 둘 수 있어요. "
우현이 고민중인 동우를 보았다. 동우가 지긋이 눈을 감았다.
제 기억이 이렇게 엉망진창이라도 바뀌지 않는 사실과 현실이 있었다.
이호원이 저를 강간했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았다.
다시 드는 생각에 동우는 몸을 움츠렸다.
이이상 이호원을 생각하는건 동우에게 무리였다. 더이상 정신에 충격을 주는 것도 무리였다.
게다가 그렇게 친했던 사이였던 호원이 저에게 한 행동에 배신감이 느껴졌다.
어째서 그렇게 무의식 속에 철저하게 가려져있었던건지 알거 같았다. 뼈 속 깊이 파고드는 배신감에 동우가 주먹을 꽉 쥐었다.
더...... 더... 화가나.. 용서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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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원 기둘려!! 너의 억울함을 풀어주겠어!!! 하고 야심차게 장동우에게 최면을 걸었는데...
.....어... =_= ...... 아..아니야.. 도..동우야...
이럴수가... 호원이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려고 했는데!!!!!!!!!!!! 배신감이 더해져버렸네. 컥.. ㅋㅋㅋ 미..미안...
동우도 멘붕, 호원이도 멘붕, 우현이도 멘붕, 최면이라니 멘붕. 붉은달은 멘붕파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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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잉? | |
" 교복 잘 어울리네? " 극 중 동우가 최면에 빠지고 회상신으로 들어가면서 동우도 호원도 고등학교 교복으로 갈아입었다. 동우가 허리를 숙여 넥타이를 주으려했고, 허리를 숙인 동우의 모습에 책상에 걸터앉아 있던 호원이 냉큼 내려와 동우보다 더 빨리 넥타이를 잡으려 손을 뻗었다. 찌릿하고 전기가 호원의 손을 타고 흘렀다. 헐.. 왠 전기?! 정전기인가? 아님 피카츄?!! 호원이 깜짝 놀라서 두 손을 들어 항복표시 비슷한 걸 했고, 그걸 보는 동우는 웃음이 터졌다.
" 으.. 그.그게 아니라.. " 혹시 피카츄세요? 라고 물어볼 용기따윈 애초에 호원에게 없었다. " 자 넥타이." " 감사합니다.. " 호원이 두 손으로 공손히 넥타이를 받아들였다. 이때껏 촬영했던 장면에서 호원의 손은 동우의 몸 어디 한곳 안 만졌던 곳이 없었다. " 선배 넥타이 맬 줄 아세요?" " 못 매? " " 배운대로 한다고 했는데... 안되네요. " 호원이 어색하게 웃으며 옆머리를 긁적였다. 동우가 웃으며 앉아보라고 하자 호원이 감사합니다. 인사하고는 의자를 빼내 앉았다. 동우가 피식 웃으며 호원의 넥타이를 조물락 걸렸다... 아.. 맞다. " 호원아. 미안. " " 네? " " 내가 내꺼는 매봤는데. 남들꺼는 안해줘봤네." ....... 는 뻥이지. 동우가 호원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호원의 어깨에 손을 올렸고, 동우의 눈빛이 뭔가 변했다고 느낀 호원이 움찔했다. "내꺼 매듯이 매면 되겠다. " 귓가에 닿는 숨결이 뜨거운것 같다고 생각했다. 고개를 숙인 눈에 넥타이를 묶고 있는 동우의 가느다랗고 예쁜 손가락이 눈을 현혹했다. 고작 손가락이 움직이고 있는 것 뿐인데.. ..........하.. 씨발. 내가 왜 그랬지 내가 왜?!! 호기를 부렸을까?!!!!! 누나가 해준대로 닥치고 할것이지
"가..감사합니다." 그제서야 제게서 떨어진 동우의 얼굴을 차마 보지 못하고 울상을 지은 호원의 목소리가 떨렸다. " 호원아 어디아파? " " 아. 아니에요!!! " 호원이 벌떡 이러나서 두 손을 저었고, 동우에게서 슬금슬금 뒷걸음질 쳤다. 잠시. 잊고 있었다. 저를 괴롭히던 장동우라는 것을... 대중적인 장동우로 다가오는 장동우를 호원은 거부할 수 있는 방법을 몰랐고, 언제 돌변해서 저를 괴롭힐지도 몰랐다. " 어디가?촬영시작할껀데? " " 수..숨쉬러요." " 엥? " 그래요 숨 좀 쉴게요 선배님. 숨쉬러 간다는 말을 던지고 도망가는 호원을 보며 동우가 즐거운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귀엽다. 숨 쉬러 간데... 너무 괴롭혔나??
슬슬 이호원이 귀여워지고 있는 대선배 장동우ㅋㅋㅋㅋㅋㅋㅋ..?? 잉??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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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오랜만이에요. 엄청 새벽이네여. 제가 몇편까지 썻는지 까먹었어요.
하지만 완결이 다가오고 있어요. 사실 이거 단편이에요. 단편이 왜 이렇게 늘어났는지 알수 없음이에요.
그럼 여러분 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