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사생팬으로 오해받은 썰
너네가 누군데, 자꾸 지랄이야
"그만하자."
"뭐?! 뭐를!" "이 좆같은 분위기 그만 연출하자고." 그만하자. 이 한 마디가 얼마나 가슴 철렁하게 하는지 몰라서 얘는 이런 언어 선택을 한 게 분명하다. 순간 싸가지 이 자식이 나랑 사귀는 거 후회하고 바로 차버리는 줄 알고 얼마나 식겁했다고. 여주의 큰소리에 깜짝 놀란 순영이 여주를 내려다보며 말했고, 그런 순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런 여주의 행동에 피식 웃던 순영이 아직 입가에 웃음이 가득한 채로 뭐야, 왜 놀라는데? 하고 말했다. 아씨... 쪽팔리게 진짜. 양 볼이 점점 붉어지는 여주가 귀여웠던지 옆에서 계속 피식피식 웃는 순영에 여주는 얼굴을 굳히고는 순영을 올려다봤다. "계속 처웃어라. 진짜 숨지고 싶으면." "말버릇 하고는 진짜.... 어디 무서워서 웃겠냐." "비꼬냐?" 여주의 계속되는 눈 째림에도 뭐가 그리 좋은지 입가에 웃음이 떠날 줄을 몰랐다. 내가 이런 게 뭐가 좋다고... 진짜 미쳤지 권순영. 웃음도 전염이라고, 계속되는 순영의 웃음에 결국 여주도 따라 웃었다. 다행히 평소처럼 돌아간 여주와 순영은 아까 그 어색한 분위기는 어디로 갔는지 서로 틱틱 거리기도 하고 나름 연인처럼 굴기도 하며 말도 잘 이어가는 데, 갑자기 뭐가 생각이라도 난 것인지 점차 웃음기가 사라지더니 아예 얼굴을 굳힌 순영. 그리고는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여주를 불렀다."야. 김여주."
"...뭐야. 왜 갑자기 목소리가 낮아져?" "너 그동안 나 왜 피했어?" 순영의 마지막 말에 여주 역시 표정이 굳어졌다. 그런 여주의 모습에 확실히 뭐가 있었구나, 라고 느낀 순영이 더욱더 여주를 추궁했다. 끝까지 모른 척하려 했지만 속아 넘어가지 않는 순영에 하는 수없이 자신이 그간 고민하고 고민했던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결국 이렇게 될 거면서 왜 그렇게 서로 아파했을까. 지금은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이야기였기에 아무렇지 않게 얘기할 수 있었지만 그건 저만 그런 거였나 보다. 자신의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점점 더 표정이 안 좋아지는 순영의 얼굴에, 여주는 순영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여주의 얘기가 끝나자 순영은 자신의 손에 얼굴을 묻었다. 뭐라 정의 내릴 수 없는 기분이 자신을 휘감았다. 아.... 진짜.... 나는... 내가 얼마나..."얼마나 걱정했는데.... 네가 나 싫어진 줄 알고... 내가..."
"...어?" "아.... 나 진짜 너 좋아하나 봐..." 정말 다행이라는 듯, 자신의 두 손에 얼굴을 묻고는 웅얼거리는 순영의 행동에 여주의 놀란 눈은 어느새 반달이 되어 갔다. 여주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연신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는 내 감정에 솔직할 수 있어 다행이야. 그게 다 네가 먼저 다가와 준 덕분이고. "....나도." "............" "나도 네가 좋아. 순영아."세븐틴 사생팬으로 오해받은 썰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세븐틴 숙소로 왔다. 순영을 피해 다니는 탓에 얘네 얼굴을 마주 보고 제대로 얘기한지도 오래였다. 사귀기 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토요일이라 집에서 쉬고 있는데 순영의 연락을 통해 옆집으로 넘어왔고, 숙소 안으로 들어서자 순영을 뺀 나머지 놈들의 시선이 평소와 같지 않다는 것? 그 정도뿐이다."아유. 어차피 사귈 거 뭘 그렇게 밀당을 했어요 누나~ 순영이 형 아주 피 말라죽는 줄 알았네 나는!"
민규의 말에 다들 공감한다는 듯한 웃음을 여기저기서 하나둘씩 터뜨렸다. 아, 순영 빼고 말이다. 순영은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는 옆에 있던 민규의 뒤통수를 때렸다. 아! 큰소리를 내며 순영을 째려봤지만 순영의 매서운 눈빛에 꼬리를 내리고는 다시 앞을 본 민규가 어색하게 웃으며 앞에 있던 술을 따랐다."오랜만에 여주 누나도 왔는데 오늘 마시고 죽자!"
그리고 그 말을 한지 한 시간 채 되지 않았을까, 오늘따라 기분이 좋아서 빨리 들이킨 탓에 다들 취기가 오르는지 해롱해롱 해져서는, 술이 약한 멤버들은 이미 나가떨진 지 오래였다. 꼴에 남자친구라고 자신의 상태를 중간중간 확인하는 순영 덕에 나는 아직까지는 괜찮았다."적당히 마셔, 적당히. 어?"
"아, 몇 번을 말해. 알았다고." "네가 또 저번처럼 말도 안 되는 허세 부리다가 갈까 봐 그런다." "야! 내가 그때 컨디션이 안 좋았던 거야. 나 주량 세다니까?" "그래. 알았으니까. 어허." 여주 손에 들린 술잔을 가져갔다. 그리고는,"빨라. 빨리 마시면 훅 가. 천천히 마셔."
하며 그 안에 든 술을 자신의 입안으로 털어 넣는다. 뭐라 하고 싶어도 순영이 잘 마신다는 건 저번에 알았기에 자신이 그만 마시라고 말하기도 쪽팔린다. 잘 마시는 승철과 민규, 정한 등등 역시 취할 때까지 마시는 편은 아니었기에 진즉에 방 안으로 들어가서 저번과 상황이 똑같았다. 좀 다른 점이라면 이번엔 여주도 만취 상태는 아니라는 점. 조금만 빨리 마시려 하면 옆에서 술잔을 가져가고, 올라 오려는 취기가 가라앉으면 술잔을 주고. 그런 순영에 이제 조금 취기가 올라오는 상태였다."이제 진짜 그만."
"......졸려..." "응. 이제 코 자러 가자." 벌떡 일어나서 여주를 내려다보는데 일어설 기미가 안 보이는 여주에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렇게까지 안 취했을 텐데? 그 생각을 하자마자 여주가 고개를 번쩍 올리더니 두 팔을 자신을 향해 뻗었다. "안아줘." "...푸흡. 뭐라고?" "안아줘.... 쑨아.""아.... 발음 봐. 졸라 사랑스럽네 미친."
아... 나 뭐라는 거야. 정정하겠다. 이제 취기가 오르기는 개뿔. 나 취한 게 분명하다. 좋아죽겠다는 얼굴을 하고는 끅끅대던 순영이,"여주야. 이거 내일 기억해서 또 그렇게 불러줘야 돼. 알았지?"
라는 말과 함께 공주님 안기로 여주를 들어 올리자 자연스레 순영의 목에 자신의 팔을 휘감았다. 그렇게 순영의 방 안으로 들어서 여주를 자신의 침대로 내려놓는데, 팔을 풀 생각을 안 하는 여주의 행동에 구부정한 자세로 의아한 듯 여주를 내려다봤다. 같이 자자. 여주의 말에 어이가 없는지 연신 헛웃음을 짓던 순영이, 뭐? 하고 되묻자, "같이 자자고. 너도 누워." 하며 힘으로 자신을 끌어당겼다. 그 힘에 순영이 급하게 여주 양옆으로 팔을 지탱했다. 어쩌다 보니 살짝 덮치는 꼴이 돼버린 탓에 분위기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자신의 목에 팔을 두르고 풀린 눈으로 저를 올려다보는 꼴이 이러다 진짜 사고라도 칠 거 같은 느낌이었다. 미치겠네 진짜."여주야."
"....으응.." "넌 날 믿어?" ".........." "난, 날 못 믿는데." 그 말과 함께 한 손으로 여주가 자신의 목에 감은 팔을 떼어 내어 침대 위에 올렸다. 이 여자 진짜 안 되겠네. 위험한 여자였어 아주, 어? 곧 있으면 감길 거 같은 눈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여주를 가만히 내려다보더니 재빠르게 쪽, 소리를 내고는 떨어졌다. 그리고는,"오늘은 여기까지만 해. 다음은 나중에."
하며 꼼꼼히 이불을 덮어주고 방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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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편은 움짤이 싱크가 잘 안 맞는 느낌이라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ㅠㅠ 그럼에도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 인사를.....
순영이랑 여주 넘 달달해져써.... 개차반 순영이가 좀 그립네요ㅋㅋㅋㅋㅋㅌ
🐯오늘의 관전 포인트🐯
1. 그만하자 라는 말을 헤어지자고 알아 듣고는 화들짝 놀란 여주 2. 여주가 그동안 자기 피해다녔다고 맘고생 심하게 했던 순영이ㅠㅠ 3. 술 잘 마시는 순영이는 언제나 발리는 거예요.... 4. 여주 술 조절해주는 순영이 5. 여주에게 코 자러 가자며 애기 취급 6. 여주 도발(?)에 사고칠 뻔한 순영이... 속으로 애국가를 반복해서 불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