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 싱숭생숭 으컁으컁
사진이 좀 크네요. 왜 이렇게 빨리 돌아왔는지는..하..그런게 있어요.
글의 기본베이스에 세훈이는 징어 동생, 종인이는 절친으로 깔아놨는데요.
네..그렇다구여. 세후니랑 종이니 자주 보일꺼에여..
똥글 오글 어디서 본것같은 흔한 삼류 썰 주의 |
"제가 어떻게 보고 있는데요?" "...됐다."
"아니...어..그냥." "그냥 뭐? 그냥, 저와는 말도 섞기 싫다구요?"
살살 웃으며 농담처럼 저렇게 말하는데 너징은 그게 농담인지 아닌지 구분 할 수도 없어. 지금 분위기도 분위기 나름이지만 수업 들을 때는 말 섞을 시간도 없었고 과대라서 인기가 많고 딱 놓고 말해서 노는 물이 달랐던 박찬열이 곁에 있던 친구들 다 물러내고는 너징과 단 둘이서만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부담스러운 것도 한 몫해. 정말 친하지도, 친해지고 싶지않은데..소심한 너징은 이리저리 눈알을 굴려.
"이 자리도 끔찍하겠네요?"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됐어요. 듣기 싫어요."
"내일도 놀 건데요 뭐. 오늘은 너랑 같이 있고싶어요." "..근데 존댓말은 왜?" "컨셉? 아는 형이 넌 존댓말 좋아한다고 해서." "어? 김종인 알아?" "조금? 응, 집에 데려다 줄게요."
너징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박찬열을 쳐다봐. 아까 그 긴장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멍하게 쳐다보는 너징 표정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찬열이가 예의 웃음을 잊지 않고 너징 팔목을 잡고 밖으로 이끌어. 나서는 복도에서 한번 쯤은 스쳐지나가면서 봤던 얼굴들이 너징과 박찬열 그리고, 손목을 보며 휘파람을 불거나 박수를 쳐. 왠지 모르겠지만 부끄러운 느낌에 잡힌 손목을 조금 당기자, 앞서 걷던 박찬열이 옆으로 돌아봐. 슥 주변을 훑어보더니 무섭게 얼굴을 굳히곤 더 자기 쪽으로 너징을 당겨. 얘가 왜이래? 보여주기 싫은 것처럼 팔목을 잡았던 손을 아예 너징 어깨에 둘러서는 재빨리 파티장을 빠져나오는 박찬열이야.
"여기서 가까워. 안데려다 줘도 되는데.." "어둡잖아요. 알죠? 흉흉한거. 누가 잡아가면 어떡해요. 전에 내가 먼저 잡고 갈테니까."
너징은 오묘하게 피어오르는 설레임에 이게 무슨 상황인지 감을 잡을 수 없어. 도대체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모르겠다고 판단 내린 너징이 가는 길 내내 입을 꾹 닫고 바닥만 보면서 걸었어. 그러고보니 아까 올려져있던 박찬열의 팔이 아직도 내려가지 않았어. 나름대로 이 자세가 마음에 드는 모양인지 일부러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는데도 박찬열은 주변을 둘러보며 노래를 흥얼거려.
"진짜 가깝네요? 안 데려다줘도 될 뻔했네. 몇층?" "그건 알아서 뭐하게? 어차피 계단 올라가면 센서등 켜지잖아." "아..그렇네. 근데 너."
담쟁이 덩굴이 그득한 적색 담에 기대서 어서 가라는듯 손 인사를 건네는 너징을 보면서 박찬열은 아까 복도를 걸을 때 처럼. 짐짓 눈썹에 힘을 준 표정으로 너징을 내려다 봐. 아까는 걷느라 못 봤는데 제법 무서운 얼굴이네..안 무서운척 웃으려니 입꼬리에 경련이 일어나는 너징이야.
"불.." "그런거야." "참,아무리 그래도 불알이 뭐에요. 내가 다 부끄럽네." "그래. 어..아무튼 집에 들어갈께." "알았어요. 개강 때 나 보면 인사해 알았죠? 잘 자요. 전화 할께요."
미련없이 인사하고 박찬열이 뒤로 돌아서서 성큼성큼 걸어가. 너징은 멍하게 뒷통수를 보고만 있다가 오늘 너무 정신없었다는 생각을 해. 도어락 풀고 신발장에서 신을 벗자마자 피곤이 몰려와. 그대로 화장실에 들어와서 찬물로 세수를 하고 나니 정신이 좀 들었어. 말이 종강파티지 대학교에서 친구를 좀 가려 사귀는 편인 너징은 사람 많은 곳에서 사람들이랑 부대끼는 것도 조금 어색한데, 오늘 같이 예상치 못한 박찬열과의 1:1 대화는 살면서 제일 용기가 필요했던 일이였어. 다시 심장이 주체가 안되는 것 같아서 이번엔 냉수라도 들이켜야지 하고 냉장고 문을 여는데, 아직도 메고 있던 핸드백에서 단조로운 벨소리가 울려. 너징은 냉장고 문을 열다가 깜짝 놀라서 문을 쾅 닫아버려. 그러고보니 내내 까맣게 잊고 있던 핸드폰의 존재를 생각해 냈어. 무슨 수로 내 전화번호를 알고 전화를 한다는 거지? 액정에는 모르는 번호가 떡하니 찍혀있었지만 상대가 누군지는 알 것 같은 너징이야.
-창문 열어봐요
-가긴요. 가는 척했지. "왜?" -왜긴요. 이 말 전해주려고 했지. "..뭔데?" -음, 내 꿈 꿔요.
너징은 후끈 달아오르는 얼굴에 숨을 들이키면서 핸드폰을 귀에 댄채로 창문 밑 벽에 등을 기대. 숨어버린셈이지. 스피커 건너편에서 어디갔어요? 부끄러워? 뭐야. 궁금한 박찬열이 연신 말을 해왔지만 너징은 이 상황을 도대체 이해 할수가 없어서 눈앞이 빙그르르 도는걸 느껴. 어떻게보면 처음 오늘 본 사이인데, 말도 처음 나눠봤고, 근데 왜 자꾸 나한테 잘해주지? 왜? 머릿속이 복잡해 진 너징은 과부화가 걸린 머리 때문에 필터링 되지 못한 말을 그대로 내뱉어버려.
-하하하. 잘 못 들었네? 다시 말해봐. "어? 아니, 아니야. 아무것도. 고마워."
"...." -근데 누나 혹시나해서 말하는건데. "....어." -그 뭐라고 해야되지. 지금 나 이렇게 나오는거 부담스럽잖아요. "...." -이해 좀 해줘요. "뭘..?" -난 누나랑 썸 타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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