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살 상사와 연애하기 프로젝트
w.1억
"그러니까.. 내가 술에 취해서 부장님한테 게이라고 했다는 거잖아.. 그치.."
"응.."
지수랑 나는 야밤에 닭발을 시켜놓고서 맥주 한캔씩 하면서 인상을 쓰고있다.
내가 어제 취했던 얘기를 이렇게 들으니 또 느낌이 다르네 ^^...
부장님한테 쪽팔리기도 하고.. 뭔가.. 하.. 모르겠다 진짜.
"근데 너도 참 대단하다. 복 받은 거 아닌가."
"왜?"
"겨우 회사 일주일 다니고 부장님이랑 썸같은 그런 걸.. 그리고 웬만해서 회사에 적응 하려면 한달은 더 걸리는데.
네 주변엔 좋은 사람들만 있잖아. 그것도 잘생겼다면서."
"좋은 사람들만 있는 건 맞는데... 이게 썸인가... 썸일까? 아니 부장님은 나를 여자로 생각 자체를 안 할 걸? 부장님 나이가 서른아홉이야, 서른아홉!.."
"그런가..? 근데 네가 여태 말해준 부장님 행동들이 난 왜 너한테 관심이 있어보이지."
"아니야! 꼭 그렇지만은 않아.. 네가 실제로 봐야 돼. 나한테 관심 있는 건 백퍼 아니야.."
"그래? 난 그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분명 그 잘생긴 3인방 분들이랑 술을 마셨는데. 왜 부장님이 너를 데려다줘? 그것도 부장님이 직접 우리집으로."
"…아니야, 아니야!! 내가 또 술주정을 했나보지."
"그럼 왜 굳이 옷을 받으러 와서 밥을 먹자고 해?"
"진짜 그냥 배고픈데 밥 먹을 사람이 없었나보지."
"에이."
"아, 그렇게 자꾸 막 막 그러지 마.. 절대 아니라니까."
"그럼 왜 다른 사람한텐 안 웃어주고 너한테만 픽픽 웃냐??? 관심이 없는데 그러는 거면 이유가 궁금하다!"
부정을 해야 한다. 할 수밖에 없다.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잖아.
39세 부장님과, 25세 인턴이 어떻게 그래.
나야 뭐 그냥 덕질한다 생각하고 부장님만 보면 헤헤 거리기는 하는데.. 부장님도 그냥 내가 막내니까 챙겨주고 싶은 거지.
"근데 나 그 3인방 좀 궁금하긴 하다.. 뭔가 얘기로만 들어보면 김대리? 그 사람은 되게 김영철 느낌 날 것 같고..
지대리는 재수없는 고슴도치같이 생겼을 것 같고.. 박주임은 사모예드 느낌 날 것 같단 말이지."
"야 김영철은...아니고....아 !! 사진 있을 걸?"
"왜? 같이 사진 찍었어?!?!?!?"
"아니 아직 그럴 사이는 아니고... 카톡은 있지!! 단톡에도 있으니까. 잠만 ㄱㄷ."
ㄱㄷ.. 하고 단톡방에 들어가 한명씩 프로필을 눌러보는데... 딱 먼저 보인 건 지대리님이었다.
"지대리님은 프사가 아예 없어 ㅎ.. 뭔가 그럴 것 같았는데. 진짜 이러니까 당황스럽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지대리가 제일 궁금했는데 하.."
"아 여기여기 김대리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근데 실물이 더 나아. 키도 커."
사진을 보고 '키가 크다고..? 하고 나를 쳐다보길래 미친듯이 고갤 끄덕이니까 지수가 못 믿겠다는 듯 인상을 쓴다.
일단 잘생겼네 다른 사진 없냐? 하기에 다른 사진들도 보여주자 그제서야 오오- 하고 입술을 은다.
그리고 그 다음은
ㄹㅇ.. 뭘까. 다들 실물보다 못 나오는 거 보면 셀고일까? 벙찐 표정으로 프사를 보고 있으니 지수가 이번에도 실물이 낫냐며 푸흡- 웃다가도
근데 잘생긴 얼굴이라며 미친듯이 끄덕여준다. 아, 진짜 억울해. 다 저것보다 잘생겼는데.
"아 지대리 개궁금한데에!!!ㄱ-"〈 지수
나도 지대리님 셀카 찍는 거 보고싶다.
아니 근데 이게 문제가 아니야. 나 부장님 얼굴 어떻게 보지. 그냥 관둘까. 하.. 차라리 백수가 낫겠다.
아침에 부장님 못 본 건 진짜 너무 다행이었다. 뭔가 마주치고는 싶은데.. 마주치면 쪽팔린 게 뭔지 알지..?
점심시간.. 다들 점심 먹으러 나가고.. 나도 먹으려고 일어나려고 했을까.
갑자기 김대리님에게 미친듯이 카톡이 오는 것이다. 인턴인턴인턴!!!! 빨리 내 자리로 컴! 하기에 무슨 진짜 큰일이라도 난 건가 싶어서
"왜 그러세요!!"
하고 김대리님한테 다가가면 김대리님이 화면에 누군가를 띄워놓고 나와 번갈아본다.
[여주 이름이 은우입니다.]
사진을 보고 뭐 어쩌라는 듯 김대리님을 바라보자, 김대리님이 화면에 있는 차은우와 나를 공손히 손을 모아 가리키며 말한다.
"같은 이름, 다른 얼굴."
"……?"
"푸흡....!!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왜 저래애... 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나를 한 번 보고, 모니터를 보고선 알 수 없게 웃는 박주임님에 나는 박주임님에게 아련한 표정을 하고선 말한다.
"박주임님도 은근 막 김대리님이 놀리면 인정하시는 것 같아요.."
"내가?"
"네.."
"그런가?"
"진짜 너무하세요 들..."
얼른 가자- 하고 내 머리를 쓰다듬고서 먼저 나가는 박주임님에 김대리님에게 새침한 표정을 지은 뒤에 박주임님 따라 나가자, 김대리님이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우리를 따라온다.
그리고 지대리님은 언제 나갔는지 이미 엘레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역시.. 지대리님은 알 수 없는 사람이라니까.
태평이 앉아서 먹지도 않고 가만히 있자, 석진은 맛있는지 어깨를 들썩이며 흥얼거린다.
태평은은 그런 석진을 보고 '맛있냐?'하고 물었고, 석진이 뻔뻔하게 말한다.
"응~ 마시쏘~ 평부장이 사주는 거 마시쏘~~"
"뻔뻔해서 침을 뱉을 수가 없네. 얼굴에."
"밥 먹는데 왜 침을 뱉어. 이 더러운 사람."
"허.."
"아, 근데 인턴은 다닐만 하대? 너네팀 여자분들 다 무섭잖어. 그래서 여직원들만 들어오면 바로 회사 관두고 도망가잖냐."
"…신경 끄지?"
"난 걱정 돼서 하는 소린데. 인턴 나이가 아직 스물다섯이라면서. 여자들 기싸움에 충분히 밀릴 나이지. 우리 회사에 홍보팀 짱 유명하잖아?
이대리가 그렇~게 여자 직원들만 보면 갈구느라 바쁘다면서 ^^?"
"재밌냐?"
"응 재밌엉 ~^^"
"몰라. 남자 직원들이 챙겨주는 것 같더라고."
"이야.. 그럼 또 여자들이 얼마나 욕하겠나. 뭐 평부장이 알아서 처리해줄 거라고 생각해 나는."
"넌 왜 밥 먹을 때가 더 시끄러워?"
"나 원래 시끄러운데."
"알아서 다행이네."
"흠흠~ 아, 맞아! 평부장.. 홍현식 형님 기억 나? 그 형님 스물세살이랑 결혼한대. 무려 20살 차이."
"미쳤구나."
"그러니까. 도둠놈의 싀끠 아주 그냥. 근데 평부장은 언제 결혼하려고? 난 평부장이 제일 걱정이야.
내가 평부장 잘 됐으면 좋겠어서 한약 좀 지어주려는데 어떻게 생각해?"
"니 먼저 결혼하고 남 걱정 해ㅡㅡ."
"나 그냥 평부장이랑 결혼할까? 진짜 진지해."
"…내가."
"??"
"게..이 같아??"
"뭐..라고...?"
"…아니, 내가 게이 같냐고."
"어디 아파?"
"……."
"이거 평부장 먹어."
먹으라며 햄버거를 건네주자, 태평이 한숨을 내쉬며 고갤 돌린다.
"글쎄.. 나는 안에서 김대리님 챙기느라 인턴 가는 것도 못 봤는데."
"아, 그래요...?"
"지대리님이 택시 태워준다고 데리고 나가는 건 봤는데."
그 말에 급히 지대리님을 바라보자, 지대리님이 돈까스를 입에 하나 넣고선 나를 바라본다.
또 '뭘봐' 느낌으로 말이다.
"지대리님 혹시 저 취해서 막 진상 부렸어요? 못 봐줄 만큼?? 막 못생긴 표정도 짓고??"
"너 원래 못생겼는데."
"허...ㅂ...그..건 아는데요! 유독 더.. 못생긴 표정 짓고.. 시끄럽고 그랬어요...? 힌트라도.."
"힌트는 아니고 34년 살면서 살인충동 처음 느꼈어."
"…흡.."
"나 저 형이 오늘 말 길게 하는 거 처음 봤어. 근데 속상하겠다.. 원래 저 형이 누구 죽이고싶다는 얘기 잘 안 하는데.."
"아, 아니야. 내가 술집에서 나가는 거 봤을 떈.. 되게 조용하고 그랬는데.. 지대리님도 술 마셨어서.. 잘못 본 거일 수도.. 그쵸 지대리님?"
"너 계속 우는 척 하면 돈까스 내가 먹는다."
먹는다며 내 접시 위에 돈까스를 가져가려고 하길래 바로 손을 치우고 돈까스를 지킨다.
그럼 김대리님은 날 보고 말한다.
"돼지 ㅋ."
"그래요 저 돼지다요."
"돼지다요는 어디 말이냐? 0개구어냐 0개구어 ㅋㅋㅋㅋㅋ."
"씨..."
"어~ 씨 나왔어????"
다같이 밥을 먹고 나왔고, 익숙한 듯 회사 앞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려는 3인방에 은우가 아직도 울상은 지은 채로 말한다.
그럼 모두가 멈춰 서서 뒤 돌아 은우를 바라본다.
"오늘은 아이스크림 먹으면 안 돼요?"
그 말에 김대리는 '이 추운 날씨에... 떽!'하곳고선 혀를 찼고, 박주임은 가자며 먼저 편의점으로 향한다.
그 반응에 은우가 김대리에게 메롱- 하고서 편의점으로 따라가자 김대리가 어쭈우! 하다가도 웃으며 따라 들어간다.
그리고 별 생각 없이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은 채로 셋을 따라가는 창욱.
웃기게 4명이서 쭈쭈바를 물고서 회사 안으로 들어가자, 회사 사람들은 이들을 보며 웃는다.
그것도 유독 여직원들에게 인기가 많은 3인방이기에 관심을 끌 수가 있었다.
김대리에게 인사하는 여직원에 김대리가 인사를 받아주자, 여직원이 얼굴이 붉어저서 도망갔고.. 은우가 고갤 절레절레 하며 김대리에게 말한다.
"왜 김대리님을 좋아하는 거예요??"
"아닐 것 같은데. 김대리님 은근 느끼해요. 막 그 뭐냐.. 카톡 프사도.. 으엑.."
"야 헛구역질은 좀 아니지."
"사진을 왜 이렇게 못 찍어요? 안타까워서 그래요..!"
"내 셀카가 왜."
"그냥요. 실물보다 이상해요."
"원래 실물이 훨씬 나은 사람들이 사진은은 개떡같이 나온다잖아."
"어쩐지 제 사진들도 다 개떡같더라구요."
"넌 원래 개떡같이 생겼는데."
"진짜 ㅋㅋ."
"뭐."
참나- 하고 김대리를 따라가던 은우는 지대리의 뒷모습을 보다가 뭔가 생각난 듯 김대리에게 말한다.
"근데 지대리님은 셀카 안 찍죠?"
"지대리?"
"네!"
"찍는 걸 본 적은 없는데. 찍지않을까. 저 얼굴을 두고 어떻게 안 찍냐."
"그래요? "
"왜? 너 지대리 좋아하냐....?"
"에ㅡㅡ? 아뇨?"
"나한테만 말해봐. 비밀로 해줄게."
"안 좋아한다구요. 지대리님 좋아할 바엔 김대리님 좋아할래요."
"훗 ㅋ."
"……."
"근데 그거 은근 기분 나쁘다? 좋아할 바엔 나를 좋아한다고? 말이 좀 그런데??????"
"김대리님은 맨날 저 놀리잖아요."
"그거랑 뭔 상관인데에! ㅡㅡ."
그리고 우리는 다같이 휴게실에 들어와서 피곤해서 벽에 머리를 기대고 앉아있다.
지대리님은 핸드폰을 보고 있고, 떠드는 건 나랑 김대리님, 박주임님 뿐이다.
"근데 인턴 너는 남친 없냐 왜?"
"왜 없다고 단정 지어요?"
"그냥 없을 것 같아서."
"맞아요. 없어요. 못사귀는 거 아니고, 안 사귀는 거예요."
"ㅍ.. 누가 뭐래."
"김대리님도 애인 없으시면서 왜 저한테 그래요 ㅡ.ㅡ"
"너 크리스마스에 차여봤냐."
"헐.. ㅋㅋ 크리스마스에 차이셨어요!?!?!?!"
"아니. 내가 찼는데. 내가 생각해도 쓰레기같아서."
"아 뭐야 난 또 차였다는 줄."
"내가 차인 줄 알고 눈 초롱초롱해지는 거 봐. 진짜 인턴 안 되겠네."
거의 그렇다. 김대리님이랑 나랑 떠들면 들으면서 웃고있는 박주임님과 우리 얘긴 신경도 안 쓰는 듯 핸드폰만 보고 있으면서
"김정현이 쓰레기상이긴 해."
우리 얘기를 다 듣고 있는 지대리님.
그리고... 휴게실 밖으로 지나가는 부장님까지.. 너무 완벽하다 이 회사....
다 쉬고 사무실로 들어가고 3인방이 먼저 나가고 은우가 마지막으로 동떨어져 나오고 있었을까.
마침 휴게실 앞을 지나던 태평과 마주친 은우는 멈춰서서 아무렇지 않은 척 인사를 건넨다.
"엇.. 안녕하세요."
"일 끝나면 저한테 좀 올래요?"
"네?어떤.."
"혼낼 일이 좀 있어서."
"네????"
더 말 할 틈도 없이 태평이 은우의 옆을 지나자, 은우가 당황한 눈을 하고서 뒤돌아 태평의 뒷모습을 본다.
그리고 저 멀리 앞장서 간 김대리와 박주임 그리고 대리가 뒤돌아 은우를 본다.
"뭐해??"
"아,네? 아.. 아니에요! 가요...!"
3시가 되었을까, 부장실에 부장님도 안 계시고.. 인사팀 직원들은 오늘은 안 하는 날인가 싶어 3시가 되어도 노래를 안 틀었고..
곧 3시 5분 쯤이 되어서야 하부장이 들어온다. 왠지 모르게 되게 기분이 안 좋아보이는 하부장에 직원들은 눈치를 보았고, 하부장이 입을 연다.
"오늘 댄스타임은 왜 없나요?"
"오늘은 부장님이 안 계셔서 안 하는 줄 알고!! 지금이라도 틀까요!!"
"됐어요."
"…부..장님 혹시 화가 나신..."
"오늘 회식은 없던 걸로 하죠. 중요한 일이 생겨서 못할 것 같네요."
"부장님...! 부장님...."
하부장이 사무실에서 나가면 늘 밝던 인사팀 분위기 마저도 다운이 된다. 지금 우리 부장님 화가 나신 거.. 맞지....?
혼자 복도로 전화를 하는데 김대리님이 내 옆에 있는 자판기에서 율무차를 뽑는다.
근데 갑자기 인사팀에서 시무룩한 표정으로 나온 분이 김대리님한테 말을 건다.
"망했다... 우리.."
"왜요."
"원래 우리 부장님이 실수 하는 건 다 봐주시는데. 댄스타임 안 하는 건 용납이 안 되시나봐.
여기 입사 하고.. 처음으로 우리 부장님 화난 거 처음 봤잖아.. 어떡하지?"
"뭐야 어쩐지 오늘 조용하더라. 그러게 왜 댄스타임 안 했어 오늘?"
"부장님이 안 계시길래.. 안 하는 건줄 알고. 부장님 출장 갔을 때도 안 했었잖아."
시무룩해져서는 우리 옆을 지나는 인사팀 직원분에 당황한 표정으로 저분을 보자, 김대리님이 내게 율무차를 건네주며 말한다.
아 나 마시라는 건가.. 감사합니다아...
"원래 하부장님 화나는 거 드문 일인데 말이야."
"아 뭐예요.커피예요?"
"응. 뭐야? 누가 마시래? 버리랬지."
"참나 ㅡ.ㅡ"
"너 혹시 성이 사씨야?"
"아뇨??? 딱 봐도 아니잖아요오.."
"아닌데.. 사씨 맞는데.. 사마귀..."
"허!"
"너 그렇게 째려보면 사마귀 닮았어 ㅋㅋ."
"ㅡㅡ."
"엇 또 사마귀다. ㅋㅋ히히."
"뭔 히히예요...진짜.."
맨날 나한테 저래. 진짜 진짜 너무해.
그리고 뭔가 급하게 전화를 받으러 나온 박주임님에 박주임님을 바라보자, 김대리님이 말한다.
"쟤도 참 고생이다, 애인은 전화를 너무 하더라."
"어? 박주임님 애인 있어요?"
"엉. 몰랐어?"
"네..."
"역시 바보."
"치."
뭐 힌트라도 줬어야지.. 뭐야.. 여자친구가 있었구나.. 티 안 내서 몰랐는데..
아까 내 머리 쓰다듬어 준 것도 그냥 습관..인 건가.
"뭐야 차은우 너 퇴근 안 해?"
"아, 네! 잠깐 부장님이 오라고 하셔서요. 아 그리고 차은우라고 하지 마요..진짜아.."
"사마귀 보단 낫잖아^^ 푸흐."
"부장님이? 왜 부르시지..? 무슨 잘못했어?"
"그러니까요! 혼낼 게 있다고 하셨거든요? 진짜.. 아무래도 그 떄 제가 술 취해서.. 하...."
하... 하고 지대리님을 슬쩍 보자, 지대리님이 내 머리에 딱밤을 떄리더니 '간다'한다.
아파서 이마를 부여잡고 울상을 짓자, 김대리님이 내일 봐 차은우~ 난 부모님이랑 저녁 약속이~ 하며 가버린다.
그리고 박주임님이 남아서 내게 하는 말.
"기다려줄까?"
"네?"
여자친구가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아니요! 저 혼자 갈 수 있어요. 신경 써셔서 감사합니다아... 내일 봬요!"
"그래, 그럼. 별 일 아닐 거야..! 너무 겁 먹지 말구.. 부장님이 못된 분은 아니셔."
"네에.."
"내일 봐."
"안녕히가세요!.."
근데 여자친구분은 좋겠다. 저렇게 착하고 잘생긴 사람이... 에휴....
근데 나.. 지금 떨고있니.....? 아 가기 싫다. 뭔가 가기 싫은데. 얼굴은 보고싶어서 가고싶고 ㅠㅠㅠㅠㅠ
결국엔 윗층으로 왔다. 부장실 앞에 멈춰서서 한참 있다보면 벌써 5분이나 지나버렸고.. 결국 나는 똑똑- 노크를 한다.
무서워 무서워 ㅠㅠㅠㅠ 무야... 대답이 없기에 다시 한 번 똑똑- 노크를 하자 갑자기 뒤에서 가깝게 들리는 목소리.
뒤를 돌아보면 바로 있는 부장님의 가슴팍.. 그리고 천천히 고갤 들어보면 스윗한 부장님의 얼굴이 있다. 아, 오늘도 진짜 쏘 핸썸.
"왔어요? 그냥 문 열고 들어가요."
"깜짝....ㅇ....."
"놀랐어요?"
"…네."
"어떻게 그렇게 놀라지. 미동도 없던데."
내가 문을 열지않고 가만히 부장님을 올려다보니, 부장님이 내 뒤에 서있는 상태로 문고리를 잡아 돌린다.
그리고 들어가라는 듯 턱짓으로 부장실 안을 가리키길래 무슨 쫄보마냥 천천히 부장실 안으로 들어가면 부장님이 소파에 앉으며 말한다.
"앉아요."
"네.."
무섭다... 저렇게 웃고 있어도 무섭다. 평소엔 그렇게 설레던 미소가 왜 리도 무서운가.
감히 부장님 맞은편에 앉으면, 부장님이 나를 빤히 본다. 왜요.. 왜요 ㅠㅠㅠㅠㅠㅠㅠㅠ
한참 부장님과 눈싸움을 하고 있으면, 부장님이 탁자 위에 있는 무언갈 눈짓으로 가리키며 말한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어요?"
"네?"
뭔가 싶어서 탁자 위를 보면.. 헐.. 내 립스틱이다.
헐 이게 왜.. 하고 한참 멍 때리면 부장님이 말한다.
"글쎄요? 어제 세차 하는데 웬 립스틱이 있다면서 주는데.. 아는 지인 세차장이라 좀 뻘쭘했어요."
"…허흡 죄송해요 ㅠㅠㅠㅠ."
"그리고."
"네?"
"저도 새로 산 와이셔츠 세탁소에 맡겨야 겠더라구요."
"왜..요..?"
"입술 자국 때문에?"
"오...? 오...?"
설마 애인인가? 애인이 생긴 건가? 괜히 찝찝함과 궁금증 덕분에 입을 열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었을까.
"그 립스틱 색 예쁘던데요."
"아, 헐 설마 발라보셨어요?"
"……."
"설마요 ㅎㅎ.. 에이..에..이.... 제가 설마."
"……"
"죄송합니다. 제가 술에 취해서 그 땐 정말 개가 됐어요ㅠㅠㅠ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ㅠㅠㅠ."
"웃으라고 한 소리였는데. 미안해 하지 마요. 그 립스틱 주려고 부른 거예요. 보는 눈 많은데 대놓고 주기엔 좀 그러니까."
"…아. 네.. 감사합니다."
"같이 퇴근 해요. 같은 방향이니까."
"아, 넵! 감사합니다.."
"왜 자꾸 감사하대."
"고생해서 저 데려다주시니까..."
"고생은 내가 아니라 차가 하는 건데. 차한테도 고마워요?"
"아, 그럼요!!"
"…ㅎㅎ."
"근데 혹시.. 저 혼낸다고 했던 건.."
"혼낼 게 뭐가 있어요. 뭐 찔리는 거 있어요? 아. 저 게이라고 했던 거?"
"아, 그건 진!!!!!!짜 죄송합니다."
"ㅋㅋㅋㅋ."
"진짜 죄송해서... 언젠가.. 제가 밥 사겠습니다....."
"언젠가 언제요?"
"어.. 부장님 시간 되실 때요!"
"오늘은 돼요?"
"어! 돼요!!"
"그럼 오늘 사요. 맛있는 곳 알아요?"
"음.. 부장님 입맛을 잘 모르겠지만.. 있습니다!! 유명한 곳..."
오늘도 또 데이트다.
물론 나 혼자만의 망상일 뿐이지만. 그래도 그냥 혼자 오해 해도 되는 거 맞지? 이 상황.
시내에 주차를 해놓고선 나는 부장님을 끌고(끌진 않았음 그냥 말만)시내를 걷는다.
유명한 순대국밥집이 있는데 진짜진짜 좋아할 것 같아서 들뜬 마음으로 걷는데. 갑자기 누군가 우리에게 말을 건다.
예쁘게 생긴 여대생이 나와 부장님을 힐끔 힐끔 보는데 참나! 예뻐서 짜증나.
"저희가 커플분들 사진 찍어서 드리고 있거든요! 그대신에 저희 게시판에도 올라갈 거구요.. 찍어드릴까요?"
"네...?”
"아니요. 커플이 아니라.. 괜찮습니다."
"앗..네.. ^^."
그래. 당연한 건데 그냥 뭔가 좀 씁쓸했다. 너무 현실이라서 말이다 ... ㅎ
결국엔 순대국밥 집에 들어오면 부장님은 '오 순대국밥..'하며 주위를 둘러본다.
자리에 앉아 순대국밥을 시키고선 손을 물수건으로 닦으며 부장님을 바라보며 말한다.
"제가 너무 싼 걸 사서 죄송해서요.. 또 나중에 기회 되면 쏘겠습니다!"
"비싸고 싼 게 뭔 상관이에요. 괜찮은데."
"제가 마음이 좀 그래서..핳.."
"그래요 그럼 ㅎㅎ."
부장님이 수저를 놔주고, 물까지 떠주길래 '죄송해요..'하자 부장님이 왜 죄송냐는 듯 나를 바라본다.
"죄송해요. 제가 하는 건데..."
"그런 게 어딨어요. 생각 난 사람이 하는 거지."
"…하하."
"술은 잘 마셔요?"
"아, 아뇨! 한병 정도.."
"그렇구나.."
"아, 근데요! 원래 그 인사팀에.. 부장님께서는 댄스타임에 욕심을 부리는 분이세요??"
"댄스타임?"
"네."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워낙 하부장은 일보단 노는 거에 더 신경을 쓰니까."
"오!!"
"왜요? 부러워요?"
"네! 뭔가 부럽고! 신세계예요! 로망이 생길 것만 같은!!!!"
"로망까지.."
"네! 멋있지않아요?? 무뭔가 되게 하면서도... 프리하구...."
"그런가."
"부장님은 댄스타임 할 생각 없으세요?"
"…전혀."
"으음.. 그냥 부장님 마다 취향이 있으시니까!"
대답을 웃음으로 떼울 때도 있다. 밥이 나오고도 나는 또 자연스럽게 입을 연다.
나만 열심히 떠드는 것 같긴 하다만.
"아, 근데 요즘엔 길거리에서 저런 이벤트 하는 거 신기하지않아요? sns에서 봤는데.. 저 이벤트는 진짜 가끔 해서. 사람들이 찾아다닐 정도래요.
저도 찍고싶었는데.. 친구는 여자들밖에 없고오.. 혼자 찍을 수도 없고. 저런 거 찍으면 진짜 추억일 텐데. 아쉬워요."
"사진 찍는 거 좋아해요?"
"음.. 네! 추억의 의미 새기는 걸 진짜 좋아해요. 사진도 가끔 뽑아서 일기장에 붙이고 그래요."
"아,일기도 써요?"
"네네!"
"일기 안 쓴지 30년은 지난 것 같네."
"악.. 부장님 그럼 초등학생 땐 쓰셨어요!!?!?!?!"
"그쵸?"
"귀여우셨겠다.."
"에?ㅋㅋㅋ."
"앗... 근데 제가 말이 너무 많았죠.. 드세요! 죄송해요.."
"뭘 자꾸 죄송하대."
또 웃는다. 부장님은 자기가 웃는 게 잘생기고, 예쁜 걸 모른다.
아마 보는 사람들만 알겠지. 언젠가 저 미소가 사람 홀리게 한다는 걸 알릴 때가 올까?
"으아 배부르다... 부장님은요?"
"저두요."
"느아... 진짜.. 너무 배불러서 숨이 안 쉬어져요..."
부장님이랑 자연스레 걷고 있는데 갑자기 멈춰서는 부장님에 나도 따라 멈춰섰다.
근데 여긴.. 아까 그 이벤트 하는 곳이었다. 부장님이 멈춰서서 아까 그 여자분한테 말을 건다.
"일기장에 붙인다면서요."
나는 다짐했다.
부장님을 오해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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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오오타 많을 수도 있어요 !!!
ㅠ_ㅠ 인티가 그냥 인터넷으로 쓰려니까 이상하게 써져여......근데 또 이거 쓸 땐 멀쩡하네
오타 고치느라 시간 더 걸렸는데 ^^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