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주신 서랍님, 덕분에 늘 시작이 풍성한 기분입니다:)
늘 감사드려요>_<
그리고.. 8화에 독자6번님(*-ㅅ-*;;)이 그려주신 깜찍한 사과는
볼수록 귀여워서 제 맘대로 슬쩍...;;;; 감사합니다(_ _)
Ep. 만약에 우리 by 백현 + 찬열
BGM) 만약에 우리: 진호(연애시대 ost)
-멍멍아, 나 너 줄 거 있는데.
"줄 거? 뭔데?"
-이따 보고 줄게. 집이야?
"아니, 나 잠깐 출판사 갈건데.
가게 있을거면 오는 길에 들렀다 오지 뭐."
-오케이- 이따 보자.
마침 걸려온 준면의 전화를 끊고 현관을 나섰다.
이번에 번역 맡은 분량을 출판사에 가져다 줄 참이었다.
백현을 대학 시절부터 눈여겨보시던 지도교수님께서 소개해 준 출판사였는데, 백현의 장애에 대해 알게 된 후에도 실력이 좋은데 무슨 상관이냐며
늘상 일을 맡겨왔다.
여러모로 백현의 편의를 많이 봐주는 고마운 곳이다.
특히 담당자가 정말 좋은 사람이었는데, 이번에 휴가를 간다고 했다.
늘 받은 분량을 마치고 나면 백현의 집에 찾아와 받아가곤 했는데, 이번에 그럴 수 없게 되어 미안하다며 며칠 전부터 연락이 왔다.
백현에게는 늘 특별대우를 해주는 것 때문에 오히려 제가 더 미안했는데도 어찌나 걱정을 하는지-
출판사까지 가는 길은 잘 아니 걱정 마시라고 몇 번을 말해주고서야 전화를 끊을 수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백현을 반겨주는 출판사 실장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차를 한 잔 마신 후, 돌아오는 길에 약속한대로 준면의 카페에 들렀다.
준면은 가끔 이렇게 백현을 불러 이것저것 챙겨줄 때가 많았다.
새로 시도해본 메뉴가 어떤지 먼저 맛 좀 봐달라고 부탁할 때도 있었고, '너 지난번에 보니까 뭐 낡았더라' 하면서 저도 모르던 것들을 챙겨주기도 했다.
이번에도 그런 것들일까.
준면은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을 너무 애 취급할 때가 있다.
그냥 있는 것도 아니고, 자주.
딸랑-
문을 열고 들어서자 후덥지근하던 공기가 순식간에 서늘하게 변해간다.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에 머리가 띵하게 아파왔다.
'어, 백현이 형 오셨어요?' 하고 아르바이트생인 종인이 아는 체를 했다.
어질어질한 느낌에 가볍게 손을 살래살래 저어주고 가까운 테이블을 찾아 앉았다.
"왔어?"
"응..."
언제 온건지, 자리에 앉자마자 차가운 테이블로 풀썩 엎드리는 백현의 뒤통수를 쓱쓱 쓰다듬는 손이 느껴진다.
현기증 때문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사이, 그 다정한 손길에 눈을 감고 온 몸을 축 늘어뜨렸다.
기운 없는 모습이 걱정됐는지 준면이 가만히 백현의 이마를 짚어왔다.
"어디 아파?"
"아니..."
"그럼, 힘들어?"
"아니..."
"근데 왜 이렇게 기운이 없어."
"시원해서 어질어질해-"
"...무슨 소리야."
그러면서도 종인을 불러 '종인아, 에어컨 조금만 줄여라'하고 시킨다.
늘, 변함없이 상냥하고 다정한 녀석.
"잠깐 있어봐-"
당부하고 일어난 준면이 점점 멀어져가는 소리가 들린다.
...뒷 모습. 한 번만, 보고 싶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백현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갑작스레 움직이자 또 머리가 어질어질. 그래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절대 이런 생각은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와 약속했었는데.
자꾸 욕심만 부리지 않기로 다짐했는데.
...정신차려야지.
달칵-
가만히 올려둔 손 사이에 찬 기운이 서린 유리잔 하나가 올라왔다.
슥 문질러보니 손 끝으로 송글송글 찬 물방울이 맺힌다.
"뭐야?"
"블루베리 스무디.
새로 만든거야, 니가 첫 시음자다."
"...맛있는 냄새 난다."
"당연하지, 이 몸이 만드신건데."
"이거 주려고 부른거야?"
"아- 아니. ....일단 마셔-
힘들어보인다."
그러면서 또 이마 위로 흐트러진 머리칼을 정리해주는 조심스러운 손길은, 싫지 않다.
...사실은, 너무너무 좋다.
한 모금 마시니 상큼하고 달달한 기운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맛있네-'하고 칭찬해주자 아무 말 없이 또 머리를 쓰다듬는다.
"더위가 무섭긴 무섭네."
"왜?"
"내가 이렇게 맛있는 걸 해줬는데, 여태까지 반응 중에 제일 심심한데?"
"...내가 평소에 어땠어?"
"평소 같으면 발 동동 구르면서 멍멍대고 난리가 났겠지."
...이게 진짜 날 무슨 똥개로 아나.
코를 찡긋거리는 백현의 모습에 피식 웃은 준면이 '마저 마셔-'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홀짝홀짝 한 모금씩 마시며 카페 안에 조용히 흐르는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
보아하니, 또 김종인 취향이 분명했다.
준면이가 엄청 무섭게 생긴 놈이랬는데, 종인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시간에 틀어주는 곡들을 보면 별로 그럴 것 같지가 않다.
"이거-"
준면이 끼익- 의자를 끌고 앞에 앉는 소리가 나더니 무언가가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
백현의 손을 끌어다 놓아주는데, 손 끝으로 더듬어보니 네모 반듯하고 약간 도톰한 두께의 종이.
가운데 쯤에 올록볼록하게 무언가 그려져 있는 것 같다.
"...이게 뭐야?"
"열어봐."
시키는대로 접힌 종이를 열고 손 끝으로 찬찬히 더듬어나갔다.
손 끝에 닿는 오돌도돌한 느낌.
점자구나.
익숙하게 쓰여진 글을 읽어나가던 백현의 손이 서서히- 제자리에 멈춰섰다.
"백현아."
너- 내 이름이 백현이라는 건 알고 있었냐.
하도 멍멍이라고 불러대서 날 변멍멍이로 아는 줄 알았는데.
그럼 진짜 똥개잖아.
준면의 입에서 나오는 자신의 이름이 어쩐지 낯설만큼 오랜만이다.
그러고보니- 언제부터 녀석이 자신을 멍멍이라고 불렀더라.
"나, 결혼할 것 같다."
'아....?' 하고 멍한 소리를 내자 앞에 앉은 준면이 피식 웃는 것이 느껴졌다.
손 끝으로 읽어내려간 글은, 자신이 처음부터 점자를 잘못 배운 것이 아니라면 분명 준면과 지은의 결혼에 대한 내용이었다.
"우리 할아버지가 요즘 편찮으시잖냐-
돌아가시기 전에 하나 있는 손자 결혼하는 건 보셔야겠다고 난리시란다.
이게 무슨 드라마도 아니고 참 내...
어머니 아버지도 말리실 생각은 안하시고 오히려 지은이 같은 애 없다고 놓치기 전에 잡으라고 난리질 않나...
우리 아부지 또 엄청 효자시잖냐-
요즘 누가 이 나이에 결혼을 한다고...
일단 할아버지께 청첩장이라도 먼저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고 급하게 몇 개 뽑으셨댄다."
"...응."
"당장 한다는 거 아냐- 만져봐.
날짜 쪽은 아예 찍지도 않았어.
그냥, 할아버지한테 전시용으로 드리는거야.
나야 이런 거 보는 눈이 없어서 지은이가 몇 개 골라왔는데- 이게 그나마 제일 덜 요란한 것 같더라구.
흰 바탕이고 가운데에 장미 모양하고 글씨만 써 있어."
"...응."
"너 제일 먼저 주려고 할아버지 드릴 거 먼저 뽑으면서 같이 가져왔는데, 뭐 이렇게 반응이 시큰둥해-"
"어? 어... 아하하- 너무 갑자기라 놀라서-... 하하.... 점자도 있네..."
그저 가만히 웃고만 있는 제 모습을 알아차리고 신경쓰는 것은 아닐까-
애써 평소처럼 웃어보이려고 하지만 제가 평소 어떻게 웃었는지조차 생각나지 않았다.
나 왜 이러지.
축하해주면서 팔짝팔짝 뛰어야 변백현다울텐데.
나 왜 이러지.
왜 이렇게- 기운이 빠지지?
...나 오늘, 왜 이러지.
"응, 지은이가 먼저 꼭 이렇게 하자고 하더라.
참 내... 내가 봐도 이게 말이 되냐- 나 아직 자리를 잡은 것도 아니고.
싫다니까 할아버지가 직접 전화까지 오셨더라.
내가 살아야 얼마를 더 산다고- 그 타령 또 하시면서 난리신데, 난 사실 지은이한테 얘기하면 걔가 싫다고 할 줄 알았거든."
"..."
멍한 정신에 아무 생각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백현이 제 말에 동의했다고 생각했는지, 준면이 투덜투덜 말을 이었다.
평소에도 이렇게 말이 많은 자식이었나.
이렇게 어딘가 호들갑스러웠나.
"근데 그러자고 하더라.
그럼 지은이네 부모님이 반대하실 줄 알았지-
이제 막 대학 졸업하고 부모님한테 손벌려서 요만한 카페 하나 하는 놈을 뭘 믿고 딸을 시집보내."
"...근데 좋으시대?"
"그러시대.
그래서 갑자기 막 부모님들끼리 전화하시고 난리가 나서- 나도 정신이 없다, 좀.
뭐 당장 날 잡은 것도 아니고, 일단 서로 말만 오가는거야.
청첩장은 할아버지 진정용으로 먼저 뽑은 거니까."
'그래도 너한테는 먼저 얘기해야지, 나중에 삐지지 않게.' 하며 큭큭 웃는 준면을 따라 빙그레 웃었다.
이것저것 말을 찾다가 '좋겠다, 이 자식아-'하고 한 마디하자,
그냥 어안이 벙벙하다는 준면의 목소리 끝으로 어딘지 모를 쑥스러움과 설렘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지은씨도, 지은씨 부모님도 보는 눈이 있으시네.
넌- 착하고 다정한 놈이니까.
놓치기 아까운 놈이니까.
들으면 녀석이 더없이 뿌듯해할 이 말은 가만히 가슴 속에만 묻어두었다.
"...축하한다, 김준면."
활짝 웃어보이는 백현의 손 끝이 다시 한 번 청첩장 위를 조심스레 더듬었다.
점자가 새겨진 청첩장의 맨들맨들한 느낌이 어쩐지 서늘했다.
자신을 주려고 신경쓴 그 모양새가 오늘따라 잔인하게만 느껴져서,
백현은 오돌도돌한 점자 글귀 하나하나들을 손톱 끝으로 자꾸 꾹꾹 눌렀다.
날씨도 더운데 선선해질 때까지 좀 있다 같이 가자는 준면에게 일이 많다고 하고는 카페를 나왔다.
이젠 나도 너 없이 혼자일 준비를 해야하니까... 라는 말은, 속으로만 했다.
시원하던 곳에서 나와 후끈한 오후 햇볕 속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도 카페 안에서보다 숨통이 트이는 것만 같다.
가만히 서서 몇 번 깊게 숨을 들이쉬다가, 이내 백현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러고보면, 녀석과 참 오래 만났다.
대학교 1학년 때 시각장애학생 도우미를 하던 녀석과 우연히 마주친 이후로는 항상 함께였다.
예전부터 백현에게 들어 준면에 대해 알고 있던 가족들은 녀석을 무슨 사위 대하듯 했다.
분가해서 따로 살고 있던 형과 형수도 준면을 만날 때면 늘 깍듯했다.
형수님은 잘생긴 도련님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며 좋아하셨다.
무슨 가문을 구한 사람 취급하셔서 민망해죽겠다는 준면의 멋쩍은 말에 속으로 '아닌 것도 아니지-'라고 생각하며 몇 번 웃었다.
...니가 날 살려줬으니까.
네 덕에 우리 가족이 다시 웃을 수 있었으니까.
대학교 2학년, 아버지 직장 발령으로 다른 곳에 가게 됐을 때 엄마는 학교 때문에 갈 수 없는 백현과 함께 남겠다고 하셨지만,
자신이 먼저 독립하겠다고 했다.
언제까지 부모님과 살 수는 없는거니까- 라고 했을 때 생각보다 부모님은 담담히 받아들이셨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준면이 저 몰래 부모님께 자신이 잘 돌볼테니 걱정마시라 했다고 한다.
그 약속대로 난생 처음 독립한 백현을 준면이 하도 챙기고 들어서 불편한 줄 거의 모르고 지냈다.
틈만 나면 자기 집처럼 드나들며 잔소리를 해대고 이것저것 챙겨대서 나중에는 니가 내 엄마냐며 짜증을 낼 지경이었다.
그래도 녀석은 그렇게 제 새끼 보듬듯 백현을 끼고 돌았다.
오죽하면 학교에선 준면이 자기 이름보다 백현이엄마, 똥개어멈 같은 호칭으로 더 많이 불렸다.
그래도 녀석은 좋다고 실실 웃었다.
그렇게 2년 가까이 지내다가 느지막히 녀석이 군대에 갔다.
가기 전부터 백현을 무슨 어린아이 가르치듯 이것저것 챙기더니, 군대에 가서도 하루가 멀다하고 전화를 해댔다.
이미 부대 내에도 애칭이 멍멍이인 애인이 있다, 소문이 자자하다며 낄낄대는 게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싫지 않았다.
준면이 카페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또 백현이 홀로 지내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면서- 예전보다 챙기고 드는 일이 조금 뜸해지긴 했지만
팔불출같은 모습은 여전했다.
처음에는 귀찮으면서도 미안하고 고마웠고, 어느 순간부터는- 설레였다.
...언제였더라.
국내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사람들이 웅성이기 시작하던 시절-
시각장애인들이 쓰기에 어떤 스마트폰이 편리하다- 그런 것들을 알아보고 다니느라 준면은 아는 모든 인맥과 정보망을 총동원했다.
기존에 쓰던 핸드폰들은 문자가 너무 길어지면 음성지원이 되지 않는 등 몇 가지 문제가 있기는 했는데,
불편하긴 했지만 크게 불만이 없던 백현과 달리 준면은 나서서 난리가 났다.
천천히 구해도 되니 그만 좀 하라 아무리 말해도 녀석은 막무가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준면이 비를 쫄딱 맞은 채 백현의 집으로 달려왔다.
제 것도 아닌 백현의 것을 구해와놓고선 자랑스럽게 상자를 쥐어주던 녀석.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며 자기도 잘 모르는 주제에 이것저것 알려주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지만-
그 무엇보다... 설레였다. ...그랬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감정이 반복되고,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이내 당연한 것이 되었다.
자신을 알뜰살뜰 챙기면서도 준면은 간간히 여자친구가 생겨 소개시켜주곤 했는데,
백현을 부담스러워하는 티가 난다 싶으면 가차없이 헤어졌다.
남들은 헤어지고 난 후 한참을 힘들어한다는데, 준면은 그런 것도 없이 담담하게 '걔랑은 헤어졌어.'라고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다.
'이 자식, 어디서 나쁜 남자 컨셉은 주워들어서 허세를 부리냐!'하고 구박했지만 사실은...
사실은, 조금쯤 뿌듯했던 것도 같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던 어느 봄, 준면이 지은을 만났다.
지은은 처음 만난 자리에서부터 백현을 살뜰하게 챙겼다.
눈이 보이지 않으면서 극도로 예민해진 감각 덕에 말투나 손길 하나만으로도 눈치가 빤한 백현이었지만, 그런 자신이 봐도 지은은 늘 진심으로 백현을 대했다.
옅은 향수 향기도 좋았고, 조근조근한 목소리도 준면과 잘 어울렸다.
잘 웃고, 늘 밝았다.
준면도 그런 지은이 꽤나 맘에 들었는지 둘 사이는 오랫동안 지속됐다.
백현을 만난 이후, 처음이었다.
그런 녀석과 지은이 결혼을 한다.
준면에게는, 이제 먼저 챙겨야 할 사람이 하나 생기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녀석도 아빠가 되겠지.
그럼 그 사람이 둘, 셋.. 그렇게 늘어날 것이다.
다정한 사람이니까,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어줄 것이다.
....그래도... 그래도 그 녀석한테는 늘 내가 먼저야.
난, 난... ..........난 앞도 보이지 않잖아.
그 사람들은 녀석이 없어도 살 수 있지만, 난... ....난.
...빼앗기기 싫어.
탁탁, 바닥과 주변을 훑던 하얀 지팡이가 멈칫 멈춰섰다.
발걸음이 멈춘 거리, 자신을 둘러싼 공간은 시간마저 얼어버린 듯 했다.
마디마디 하얗게 질리도록 지팡이를 꽉 쥔 손, 그 끝에서부터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등골 서늘한 느낌이 무더운 날씨에도 뼈가 시릴만큼 섬뜩하다.
뭐야. 나.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자각한 순간 끝이 없는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현기증에 백현이 순간 비틀했다.
간신히 중심을 잡고 섰지만 끝도 없이 비참해지는 기분에 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그러고보니, 준면이 전 여자친구들과 헤어졌다고 하면 기분이 어땠더라.
내가 뭐라고 얘기했더라. 난...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상처받지 않는 척, 긍정적인 척,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을 겪어낸 사람인 척 했지만
결국 나는 이 정도였나.
누구보다 밝은 척, 고고한 척 했지만 결국 이런 거였나.
어쩌면, 지은보다는 저를 먼저 챙기는 준면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뿌듯해하고 있었던가.
난.. 난 아픈 사람이니까?
난 장애인이니까?
내리쬐는 태양 아래에 우두커니 선 백현의 등을 따라 조르륵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끔찍하리만치 비참한 기분에, 토할 것 같았다.
탁-
어깨를 치고 지나가는 사람 때문에 들고 있던 지팡이를 땅에 떨어뜨렸는데도 백현은 그 자리에 굳은 채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어, 죄송...'하고 이내 아득해지는 발걸음 소리를 들으면서도 백현을 둘러싼 공기만 시간을 잊고 멈춰버린 것 같았다.
"...변백현. 너... 진짜 역겹다..."
숨을 쉬는 것조차 괴로울만큼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이 몰려왔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밑에서 그대로 빳빳하게 말라 가루처럼 사라지고 싶다.
그렇게 한참을 멍하게 서 있던 백현은 이내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주변을 더듬기 시작했다.
뜨겁게 달구어진 바닥을 한참 손 끝으로 더듬은 끝에서야 비로소 지팡이를 찾아쥘 수 있었다.
"후우..."
한 번 바닥으로 떨어진 마음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제 눈이 되어주는 지팡이 하나 찾지 못해 바닥을 더듬고 있는 모습이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의 현실인 것 같아 한없이 힘이 빠졌다.
그렇게 오랜 시간, 스스로를 다잡아왔다.
가족들 역시 늘상 변함없는 모습으로 백현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 누구보다 자신을 알아주고 제 일처럼 나서주는 친구도 있었다.
더 이상 행복할 수 없을거라고, 잘 이겨내왔다고, 잘 살아왔다고... 그렇게 생각한 것이 모두 자만이었을까.
한 순간에 쌓아온 시간들을 잊어버릴만큼, 나약한 사람이었을까, 나.
뭐 하나 할 줄 모르고 민폐만 끼치고...
거기다가 이젠 보기 싫게, 질투까지...
내 주제에.
이런 내 주제에...
절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던 생각들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저 제 가슴 깊은 곳에 숨겨져있을 뿐이었나.
한 번 터져나오기 시작하자 감당할 수 없을만큼 불어나는 어둡고 우울한 생각들이 온 몸을 잠식해갔다.
...이러면 안돼.
넘쳐흐를 것 같은 스스로의 마음을 필사적으로 주워담으며- 그렇게 백현은 천천히,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한여름의 거리에 탁, 탁- 가만히 지팡이 소리가 울렸다.
후덥지근한 여름 바람이 간간히 귓가를 쓰다듬고 지나갔다.
목적지를 가지고 있기는 한건지, 제 길로 가고 있기는 한 것인지도 모른 채 멍하게 걷던 백현의 귓가로 무언가 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자그맣게 들려오던 소리가 더해지고 더해져 이내 물소리를 이룬다.
아.. 여기, 거기구나.
준면과 몇 번 산책을 오곤 했던 강가가 틀림없었다.
그제서야 어디선가 시원한 물내음이 나는 것만 같다.
...오아시스다.
숨막히는 길 위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것 같았다.
지나가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강가 산책로로 들어서자 주변 세상이 온통 풀내음과 풀벌레소리, 물이 흐르는 소리로 가득 찼다.
갑갑했던 마음을 조금이나마 쓰다듬어주듯 물기 서린 바람도 불어왔다.
가장 마지막에 이 곳에 온 것이 언제였더라.
아마, 그 때도 그 녀석이 함께였을텐데.
문뜩, 혼자 놓인 제 손이 허전해 주먹을 꼭 쥐었다.
제 옆에서 이런저런 이야기- 카페에 왔던 손님, 알바생 종인이, 어제 본 TV 내용 같은 소소한 이야기들을 늘어놓던 사람이 없어서인지-
...외롭다.
등에 매고 있던 가방에서 MP3 플레이어와 이어폰을 꺼낸 백현이 조심스레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집 밖에서는 음악을 잘 듣지 않는다.
소리를 가려버려서- 자신에게는 세상과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소통로인 소리를 덮어버려서, 걷기도 힘들고 사고가 날 위험이 높았다.
그래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이어폰을 양 쪽 모두 귀에 꽂자 이내 세상에는 온통 잔잔한 음악만이 흘렀다.
물소리도, 풀벌레 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더불어 제 옆의 빈 자리도 조금은 채워지는 것 같다.
시간이 멈춘 듯, 온통 음악만이 흐르는 세상에서- 가만히 서있던 백현은 천천히 그렇게 발걸음을 뗐다.
지팡이 끝에 들풀이 걸리고 자잘한 돌들이 걸려 멈칫멈칫 몇 번이고 멈춰섰지만, 그렇게 계속 걷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처럼.
.
.
.
"찬열씨!!!"
"어? 박찬열..?"
오늘도 어머니 심부름을 가다 말고 길을 빙 돌아 카페 앞을 지나던 중이었다.
자신이 백현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었다.
알고 나니 어딘가 겁이 나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했다.
막상 백현을 만난다면, 숨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 백현이 조용히 지나가는 모습만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
그래도 또 그의 모습은 자꾸만 아른거려서-
혹시 먼 발치에서나마 볼 수 있을까 공원을 기웃거리고 카페 앞을 지나가기도 했다.
정말이지, 눈물겨운 순정이다.
"어라... 김종인 너 여기서 뭐하냐."
그렇게 오늘도 카페 앞을 지나가는 중, 익숙한 종소리와 함께 누군가 다급하게 부르는 바람에 가던 길을 멈춰선 참이었다.
돌아보니 방학 동안 카톡에서만 만난 제 친구 종인과- 한 번 봤을 뿐인데 잊혀지지 않는 그 사람, 준면이었다.
"나 여기서 알바... 너 이 동네 사냐?"
"어. 너도 이 동네 사냐? 심지어 여기서 알바해? ...헐... 세상 진짜 좁네, 좁아."
"...2년만에 관심가져줘서 고맙다, 참... 이런 것도 친구라고..."
나지막히 궁시렁대는 종인이 그러거나 말거나, 시선을 돌린 찬열이 멋쩍게 준면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뭔가 백현과 함께 있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묘한 느낌이 들던 사람.
그래서 마주친 시선이 조금은 불편한 찬열이 씩 어색하게 웃었다.
그런데 정작, 준면의 얼굴은 지난 번의 여유는 사라지고 어딘가 심각하다.
"찬열씨.. 혹시 주변에서 백현이 못 봤어요?"
"...에?"
준면의 입에서 나온 백현의 이름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못 봤는데... 무슨 일 있으세요?"
"아... 아까 잠깐 가게 들렀을 때부터 이상해 보이더니, 집에 간다고 한 애가 전화도 안 받고 집 전화도 안 받아요.
옆집에 전화했는데 불도 안 켜져있고 벨 눌러도 아무도 없다고 하고...
이 자식... 어디 간거지..."
'옛날에도 이러다가 밤새 길을 헤맨 적이 있어서...' 하다 제 말에 제가 더 걱정되기 시작했는지, 준면의 얼굴이 하얗다 못해 창백하게 질려갔다.
안절부절 못하며 손에 쥔 전화기로 계속 전화를 거는데 계속 자동응답기로 넘어가는 모양이었다.
아무리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들, 익숙한 자기 동네에 다 큰 성인 남자인데 무슨 일이야 있을까-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마음은 이미 순식간에 초조해졌다.
"형, 내가 주변에 찾아볼게.
형은 백현이 형 집으로 가봐."
"어...? 어..."
종인이 그런 준면의 어깨를 짚으며 말하자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어딘가 불안해보였다.
그 모습에, 바라보는 찬열의 마음도 함께 불편해졌다.
"저기, 제가 주변에 찾아볼게요."
"어...네?"
"김종인 너 여기 알바라며. 가게는 지켜야될 거 아냐?
내가 찾아볼테니까, 넌 들어가 있어."
평소와 달리 진지한 찬열의 말에 힐끔 시선을 맞춘 종인이 이내 그러는 것이 좋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준면은 몇 번이고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찬열에게 자신과 백현의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고는 다급하게 골목길을 달려갔다.
"...둘이 대체 무슨 사이냐."
그 모습을 바라보던 찬열이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던 종인에게 물었다.
팔짱을 낀 채 미간을 찌푸리고 멀어지는 준면을 보던 종인이 한 마디를 툭 던지고 돌아섰다.
"...모자지간..?"
"..."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찬열의 어깨를 툭툭 친 종인이
'백현이 형 이렇게 연락 안된 적이 거의 없어서, 형 지금 패닉이다. 나간지 몇 시간 지났거든.'
하고 돌아서는데 그때서야 정신이 들었다.
한 발짝, 한 발짝 걷기 시작하던 것이 어느새 점점 달리고 있었다.
해가 긴 여름이라 초저녁에도 주변이 꽤 밝아 다행이었다.
준면이 알려준 백현의 번호로 몇 번이고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음조차 들리지 않고 그저 핸드폰이 꺼져있다는 소리만 계속 나왔다.
아까 준면이 이런 심정이었을까.
통화 버튼을 누를 때마다 가지는 실오라기같은 희망이 자꾸만 자꾸만 끊기자, 마음이 불안해오면서 발걸음만 점점 빨라졌다.
그렇게 무조건 뛰기 시작하다 더 이상은 못 뛰겠다는 생각이 들 때 쯤-
찬열은 무심코 바라본 작은 다리 아래에서 홀로 강가를 걷고 있는 백현을 발견했다.
"...변백현!!!!!!!!!!"
한 번도 이렇게 백현을 불러본 적이 없었는데...
따로 백현을 부를 일이 있긴 했었나.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이름에 제가 더 놀랐다.
주변을 지나던 사람들이 다 쳐다볼 정도로 크게 불렀지만, 백현은 멈춰서지 않았다.
강가에는 동네 주민들을 위한 산책로가 있다.
산책로 주변에 풀이며 들꽃들이 자라고 그 밑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얕지만 시내 안에 흐르는 것치고는 맑은 강이 흘렀다.
백현은 그 산책로의 가장자리를 천천히, 위태롭게 걷고 있었다.
한 손에 쥔 지팡이는 바닥을 짚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달랑달랑 흔들리는 채였다.
그 모습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은 찬열이 서둘러 산책로로 내려가는 계단을 향해 달렸다.
"이봐요!!"
구르듯 계단을 달려내려온 찬열은 온 힘을 다해 저만큼 가는 백현을 쫓아 달렸다.
천천히 걷는 뒤를 따라잡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거칠게 백현의 어깨를 잡아 돌려세우자, 멍한 얼굴의 백현의 양쪽 귀에는 이어폰이 꽂혀있었다.
눈 대신 소리로 살아가는 사람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게 해놓고 이게 무슨 일이야.
당황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한 찬열이 얼른 이어폰 줄을 잡아 뺐다.
"당신 뭐하는거예요, 여기서!"
"...어? ...찬열이다..."
가만히 눈만 깜빡이고 서있던 백현이 이내 베시시 웃으며 제 이름을 불렀을 때,
그 미소는 전과 달리 너무 지쳐보여서-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팠다.
그렇게 밝던 사람이, 그렇게 행복해보이던 사람이... 왜 이런 곳에서 이렇게 마음 아프게 웃고 있어요.
"여기서 뭐해요, 다치면 어떡하려고!
왜 전화 꺼놨어요? 지팡이는 왜 안 짚고!
넘어지면 어쩌려고 그래요?!"
그 아련한 모습에 저도 몰래 벌컥 화가 난 찬열이 다그쳐도 백현은 '나 여기 몇 번 와봐서 괜찮아' 하고 그저 말갛게 웃었다.
그런 백현의 어깨를 잡고 찬열은 다친 곳이 없나 이곳저곳을 살폈다.
한여름의 오후는 햇볕이 따가워서 양 뺨이 발그레 달아올라있었지만, 다행히 특별히 다친 곳은 없어보이는데.
그렇게 꼼꼼히 살펴보다 문뜩, 백현의 젖은 신발이 찬열의 눈에 들어왔다.
"뭐야... 빠졌어요? 왜 발이 젖었어요?"
"아냐, 저 쪽에 가면 발 담글 수 있는 데가 있어서... 거기서 담그고 놀았어."
"하아..."
얕고 작은 강이지만 곳곳에 놓인 돌다리며 경사가 진 곳에서는 물살도 조금 있는 편인데,
이 사람이 무슨 생각으로 지금 이렇게 돌아다니는 걸까.
속에서 무언가 욱하고 올라오는 것만 같았다.
"그러니까 왜 그렇게 위험하게...!!! 빠지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눈도 안 보이는 사람이.....!!!"
왜 화가 나는지도 모르는 채 그저 나오는대로 내뱉던 찬열이 순간 멈칫하고 굳었다.
아.
젠장.
나, 말실수 한 것 같은데.
찬열이 저도 몰래 숨을 들이키는 것을 느꼈는지, 백현이 가만히 웃었다.
그 모습이 이전에 봐온 것과 달리 한없이 슬퍼보여서- 찬열은 제 입을 꿰매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껴야 했다.
"물냄새가 시원해서 그랬어..."
그런 찬열의 앞에 선 백현이 베시시- 또 그렇게 말갛게 웃었다.
"위험하니까... 위험하니까 그러잖아요.
귀에 이어폰까지 끼고, 어쩌려고 그래요, 진짜. ...걱정되게."
제가 뱉은 말에 제가 놀라 풀이 죽은 찬열이 중얼중얼 변명처럼 늘어놓는 말에 듣고 있던 백현의 얼굴에서 이내 미소가 흐려졌다.
천천히- 그렇게 서서히 잔잔해진 얼굴은, 어쩐지 울고 있는 것만 같아 찬열의 표정도 덩달아 굳어졌다.
"왜...?"
"...네?"
"왜 날 걱정해...?"
"....그게..."
순간 찬열은 할 말을 잃었다.
보이지 않을텐데도 제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는 듯한 백현의 까만 눈동자가 마치 자신의 눈을 빤히 들여다보는 것만 같아서,
어디에 둬야할지 모르는 시선이 어지럽게 흔들렸다.
"그게..."
당신한테- 특별한 감정이 생겨서요...?
당신을 자꾸만 보듬어주고 싶으니까...?
당신이 밝고 예뻐서, 당신이 자꾸만 떠올라서...?
당신을 보면 가슴이 떨려서...
당신이- 당신이-
...당신이 좋으니까...?
"그게..."
차마 할 수 없는 말들만 떠올라 어쩔 줄 모르는 자신 앞에 선 백현의 눈이 반지르르 빛난다고 생각한 순간-
또르르 흘러내리는 눈물을 본 찬열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백현의 희미한 미소 위로, 그렇게 가만히 소리없는 울음이 퍼져갔다.
"동정받는 거... 싫어."
속삭이듯 중얼거리는 백현의 말에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동정... 나, 당신 동정했던가.
그런 건.. 그런 건 아니었는데.
그런 건 절대 아닌데.
가슴 속에서 세차게 빠져나가고 싶어하는 말들이 심장을 두드리며 찡하게 울려왔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데, 몸이 굳어버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머리조차 멈춰버렸는지 뭘 어떻게 해야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
"너... 좋은 사람인데. 착한 사람인데..."
"..."
"좋은 사람한테 동정받는 거... 더 이상은 싫어..."
흑-
흐느낌과 함께 울음을 터뜨린 백현의 얼굴은 너무나도 아파보여서-
너무나도 애처로워서,
그대로 두었다가는 어쩐지 쓰러져버릴 것만 같아서,
사라져버릴 것만 같아서-
찬열은 가만히 백현을 끌어안았다.
아프게 아프게 가슴으로 파고드는 백현의 울음소리는 모두 자신에게 전해지기를-
제 가슴에 나눠지기를-
그렇게 찬열은 누군가에게 간절히 기도했다.
.
.
.
만약에, 라는 말은 잘 쓰지 않으려고 한다.쓰다가 쓰다가 보면 결국 '만약에 앞이 보였더라면- 만약에 다치지 않았더라면-'하는 곳까지 오게 되니까.
그런 생각은, 너무 슬프니까.
아무 소용이 없는 생각이니까.
하지만...
하지만 준면아.
만약에 말이야,
만약에 우리가 그 때 만나지 않았더라면.
만약에 우리가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면.
...너와 나 사이는, 지금 이 모습이었을까.
너는 나를 가엾어하고, 나는 너를 설레여하는-
그 때도 이런 모습이었을까.
+ 주저리주저리
갑자기 무슨 결혼드립?!!! 하시는 분들도 분명 있으시겠죠. ...제 주변을 보니 진짜 이런 커플, 있습니다;;;
사고를 친 것도 아닌데, 전 영화에서- 뭐 문근영님 나오는 영화에서나 있는 일인 줄 알았는데 진심 있더이다;;;ㄷㄷㄷ
뭐 둘이 좋다면야 할 말 있겠습니까마는;;;
우리.. 막 준멘의 나이를 계산하고 그런 건.. 하지 말기로 해요;;ㅋㅋㅋㅋ 뭐 아이폰이 언제 나오고 이런 것도 생각하지 말기로 해요;;;ㅋㅋㅋㅋ
처음에 막 기존에 알려진 학번이랑 막 맞추고 하다보니 이게 시간상 맞나 아닌가 계산하고 막 이러는데 결국 멘붕 돌입 + 에라이, 모르겠다- 이 상태...;;;
정 뭣하면 사과의 1초는 런던의 1초처럼 정체불명으로 간다고 생각합시다요;;;;
아아- 시간 장소 맞추는 것도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네요@_@;;;
그 사이 얼른 여수에 다녀왔습니다! 사람구경 정말 신나게 하고 왔네요..:)
엑소 아가들이 오늘 여수에 온다는데 31일에 떠나오는 센스...-_)... 제가 얼마나 고민에 잠겼었는지 여러분들은 아마 모르실겁니다...
...으흐흐흑....ㅠㅠㅠ...
이번 편이야말로 진짜 백현이의 감정을 제가 얼마나 이해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법한 내용이라,
백현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망상과 상상을 마구 섞어 고민해봤지만 결국 전 여기가 한계로군요...
...인생에 달달함이 없어서 그런가...ㅠㅠㅠ...
한 편, 한 편 쓸 때마다 '아아 이번이 최악이야..ㅠㅠㅠ'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도 늘 변함이 없습니다;;;
이럴거면 도대체 마지막 편에서는 뭘 쓰려고 이러는거냐;;;;;;
런던에는 시간이 멈추고, 대한민국은 공기의 흐름 자체가 멈췄나봅니다. 이건 뭐 바람이 한 점 불지를 않네요;;;
여수 가신 분들은 더위 조심하시고, 사람 조심하시고(여수 정말... 장난 아니더군요;;;) 무사히들 귀가하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늘, 늘, 항상 감사드려요-
마지막으로 지난 편에서 불마크에 낚이셨던 분들께는 심심한 사죄의 말씀을....;;;;ㅎㅎㅎ
다음 편에는 카디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