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스크림이나 얼른 먹어 "
" 왜 내가 내 아이스크림 천천히 먹는다는데. "
" 가서 너가 좋아하는 고기 많이 먹어야 되는데 얼른 소화시켜야지 "
" 아이스크림 하나가 내 위에 남아있기나 하겠냐 ! "
얘는 내가 뭐만 하려면 그렇게 답답한가… 맨날 얼른 하랜다. 아니, 아이스크림 준지가 언제라고 빨리 먹으래.
이미 비행기 안에서 점심,저녁 안먹으면서 내 위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있었으니까 괜찮은데 … 자기 아이스크림 다 먹어 놓고 달라는건가 ?
한입 먹어 - 하고 줬더니 웃으면서 됬다고 거절한다. 아니, 그럼 왜 ! 내 고기 내가 알아서 먹으니까 신경끄시지.
짜증나서 몸까지 돌리고 아이스크림을 먹느라 심취해있는데 기성용이 너무 조용하다. 왜 그러나 싶어서 봤더니, 공원쪽을 쳐다본다. 왜 -
" 왜 ? 뭐 있어 ? "
" 저기 공원에 우는 꼬마애 보이지, 넘어진거 같은데 "
" 응 , 보여.애기 혼자있는거 같은데 어떡ㅎ… "
에휴,누가 아들딸바보 아니랄까봐, 애기들만 보면 몸이 먼저 나가는건가, 기성용은 한치의 생각도 없이 내손을 잡고 공원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애가 엉엉 울길래 봤더니, 무릎이 심하게 까졌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건지 물어도 아픈지 엉엉 울기만 한다.
기성용은 자기가 도와준다고 먼저 갈땐 언제고 우는 애기 옆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참나, 뭘 도와줘, 도와주긴… 지금은 니가 도움 받아야 될거같은데.
결국 책임이는건 나네 . 기성용아 !
" 기성용, 생수병 줘봐 "
" 어 ? "
" 물 샀잖아, 그거 주라고 "
기성용은 내말의 뜻을 이해 못하겠다는듯이 보다가 이제야 무슨소린지 알았다는듯 생수병을 꺼내 내게 주었다. 이해력 겁나 느리네…
다친 무릎을 물로 적셔줬더니 흙이랑 다 떠내려간다. 가방에 연고랑 있을텐데…
항상 비상시를 대비해서 연고랑 대일밴드랑 가지고 다녔는데, 잘됬다.물 묻은 다리를 물티슈로 닦아주고 연고를 바르고 대일밴드를 붙였다.
꼬마도 이제 좀 괜찮은지 훌쩍거리기만 한다. 다행이다,
" 자 됬다. "
" 감사합니다… "
" 감사하긴 뭘, 집이 어디야 ? "
뿌듯하구만, 뿌듯해서 혼자 웃었더니 녀석은 어이없는지 헛웃음을 친다. 가방에서 이런거 나오니까 신기하냐 ? 그래도 무작정 너처럼 행동이 나가는것보단 났거든.
꼬마에게 집을 물어봤더니, 바로 공원지나면 있는 아파트랜다. 가까운데 가는김에 데려다 줄게 - 웃으며 얘기를 한다.
근데 기성용 겁나 신경쓰이네… 짐이 많긴 많았던건지 낑낑 거리면서 쫓아오는데, 멋있는척 할땐 언제고. 진짜 애라니깐.
" 짐 하나 나줘, 내가 들게 "
" 아니야 ,다 들수 있어 "
" 너 힘센거 자랑하냐 ?이렇게 땀까지 엄청 흘려대면서 무슨 ! "
들 수 있다는 애가 이렇게 축구할때보다 땀을 흘리냐, 날씨도 좀 더운데 괜히 우리집 왔다가 고생만 하는것 같아서 미안하네.
괜히 미안한 마음에 됬다고 하는데 짐 하나를 뺐었다. 아 괜찮다니깐 - 또 그래. 내가 안괜찮아 !
땀도 엄청 흘리네… . 보기 안쓰러워서 고개좀 숙여보라니까 왜 그러나 하고 나를 쳐다본다. 내가 이상한짓이라도 할까봐 ?
" 땀 엄청 흘리네, 이렇게 힘들어 하면서 멋있는척 하긴. "
" 지금 나 걱정한거지 ? 완전 기분좋네 "
" 또 앞서가는것좀봐. 빨리 꼬마애 데려다 주자, 가족들 걱정하겠다 "
휴지를 꺼내서 땀을 닦아주니까 좋다고 실실거린다… 야, 얼굴 너무 가까운거 같은데… 부담스러워.
다 닦았다고 했는데 계속 고개 숙이고 실실 웃어대길래 이마를 때려줬더니, 그래도 좋다고 실실댄다. 인생 진짜 긍정적으로 살구만 이자식.
" 이름이 뭐야 ? 나이는 ?"
" 저요 한성원이요 … 초등학교 2학년이요"
" 귀엽게 생겼네. 이제 조심히 다녀야돼. 알았지 "
" 네, 감사합니다 "
애기라 그런지 진짜 귀엽다. 맨날 징그럽게 덩치큰 기성용만 봐와서 그런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니까 꼬마가 살풋 웃는다.
진짜 귀여워 ! 아직 어려서 그런가 볼살도 통통하네. 웃는게 귀여워서 같이 웃었더니 그걸 본 기성용도 좋다고 같이 웃는다.
귀여워 죽겠다 ,진짜 - 이놈은 귀엽다는 말이 입에 붙었나, 장난이나 쳐볼까 하고 기성용을 보고 똑같이 눈웃음을 치니까 이번엔 좋아 죽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에이씨,얜 장난을해도 맨날 웃고 , 웃고 웃는다. 김빠져 -
그러고 보니까 벌써 슈퍼나온지가 30분이 넘었다. 원래 10분안에 왕복할수 있는데…
벌써 밤은 늦어가는데 부모님도 기다리실거고 꼬마 부모님도 걱정하실것 같아서 꼬마집 쪽으로 빨리 가는데 꼬마가 갑자기 뛰어간다. 왜그래 -
" 할머니 ! "
" 우리 강아지 어디갔다 왔어, 할머니 걱정했잖아"
" 나 넘어졌는데 이 두 형아가 대일밴드도 붙여주고 그랬어 "
" 어쩌다 또 다쳤어, 아이구 이거 감사해서 어떡하나 "
" 아, 아니에요. 이런거 가지고 뭘요 "
할머니의 감사하다는 말씀에 어찌할바를 몰라서 당황하는데 할머니의 뒷 말씀이 더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젊은 부부인가 ? 보기 좋네, 키도 훤칠하고 선남선녀네 - 라고 말씀 하신다… . 네? 선남선녀요 ? 손자분이 두 형이라고 했는데…
아무리 모자를 썼어도… 제가 저 등치큰 놈한테 묻히긴 했지만 키도 작은건 아닌데… . 해탈이다. 변명을 하지 않으면 진짜 죽을때까지 기성용 놀림을 받고
살게 뻔해서 변명을 하려고 입을 뗐다.
" 하하 할머니, 저 오해를 하시고 계신데 저희는 부부가 아니고 또 저는 여자가 아ㄴ… "
" 하하, 할머니 감사해요. 잘 살게요 "
" 그래,그래 . 대한민국에 이런 젊은이들이 많아야 하는데 "
응… ? 지금 이 새끼가 뭐라고 말을 해대는 거지… 꼬마가 너 완전 이상하게 쳐다보는거 아니 ? 잘산다니 뭘 잘살아.
완전 억울해서 노려보니까 실실 웃으며 그럼 저희갈게요. 건강하세요, 꼬마야 안녕 - 하고 급하게 나를 끌고 간다. 야 이 개자식아 !
" 뭐 ? 잘 살겠습니다 ? 내가 왜 너랑 잘살아야되 ! "
" 뭐 다들 인정하더만, 우리 커플로 보이나봐 "
지금 상황의 심각성은 보이지도 않는지 커플로 인정 받았다는둥 혼자 뿌듯해한다. 그래 기쁘겠지, 너만 .
" 야 ! 너 자꾸 장난 칠래 ? "
" 우리 결혼해서 애기 몇명 입양할까, 너 애기 잘보는거 같은데 좀 많이 입양할까? 5명 ? "
" 진짜 죽을래 ? 왜 나는 끼고 싶지도 않은 미래계획을 세우고 난리야, 난리는 ! "
나는 너랑 히히덕 거리면서 미래 계획 세울 마음 없거든, 앞서가지마 ! 괜히 혼자 들떠서 나대는거 보니 또 폭력신이 강림하는거 같다.
등짝 몇대 때려줬더니 정신나간 사람처럼 실없이 웃더니 이용대 - 하고 나를 부른다. 아 , 또 왜 !
" 근데 너 무슨 의사야 ? 가방에 별걸 다 들고 다니네 "
" 이거 ? 다 너 때문이잖아 ! 너가 하도 축구하면서 맞고 넘어지고 하니깐 불안해서 들고 다니는거야. 그리고 너, 이번에 볼 나은것도
다 나 덕분이야, 알았지 ? 응 ? 까먹기만 해봐 "
" 아 알았어. 고마워 "
고맙다고 웃는 기성용을 보니까 뭔가 뿌듯하긴 하네.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거 같고 , 나도 좋아서 실실 웃는데.
… 응 ? 얘 손이 왜 슬슬 허리로 … 너 자꾸 밖에서 이럴래 ? - 그럼 방에 들어가서 할까 ? - …밥이고 뭐고 그냥 나한테 죽도록 맞자, 기성용
*
" 엄마, 나 왔어. "
" 왜 이렇게 늦었어, 맥주를 만들어 오는것도 아니고 "
" 아니 어쩌다가… 여기 맥주 "
" 그래, 고생 많이했다. 빨리 와서 고기먹어 "
" 어머님,아버님 잘 먹겠습니다,하하"
이미 왔더니 고기랑 다 세팅 되있었다. 아싸, 고기 - 나는 아버지 옆에 앉았고 기성용은 내 반대편에 앉았다.
반대편에 앉든 말든 밥이나 먹어야겠다 , 하고 입에 밥을 넣는데 발을 누가 툭툭 친다, 봤더니 기성용 발이다. 아 뭐야 기성용,
기성용을 흘끗 쳐다봤더니 친걸 모르는건지 묵묵하게 밥만 먹고 있는다. 아닌가? 모르고 쳤나보네…
오해했나 보다. 밥 먹는데 괜히 딴 생각 하기 싫어서 입에 밥을 다시 넣으려는데 또 날 친다. 이번에도 실수야 ?
실수는 무슨, 기성용은 반대편에 앉아서 실실 웃고 있는다. 아 저게, 나 밥먹을때 건드는거 완전 싫어하는건 또 어떻게 알고 괴롭히는거야.
" 좋은말로 할때 그만하고 밥 먹어 , "
" 하하, 알았어 , 한대 치겠네. "
응. 부모님만 안 계셨으면 이미 때리고 남았어, 운 좋은지 알아라 , 기성용. 드디어 고기를 먹는구나, 헐… 완전 맛있어.
기성용이랑 싸웠다가 기운 빠진 상태로 먹으니까 더 맛있는거 같다. 마침 배도 고팠겠다, 고기도 많겠다. 내가 다 점령해야지.
입에다가 고기 한점 넣고 밥넣고 고기두점, 고기세점, 고기 네점, 다섯점. 아씨, 너무 많아서 씹기 힘들다. 그렇다고 뱉을순 없으니까
꾸역꾸역 씹는데 자꾸 뜨거운 시선이… 는 무슨 기성용은 아예 턱을 괴고는 터지려는 웃음을 입으로 막고 있었다.
그래 나도 내가 추한거 알아… 지금 이 터질것 같은 볼을봐. 진짜 족팔려.
" 야, 너 진짜 잘먹는다 "
맨날 그 말 하면서 지겹지도 않냐…
" 먹기도 엄청 먹네, 너 먹여살릴려면 돈 열심히 벌어야겠다 "
이씨… 니가 왜 나를 먹여살려. 나 알아서 잘만 살고 있는데, 입 안에 있던 음식을 겨우 삼켰더니 목이 막 따끔따끔하다. 너무 급하게 먹었나,
내 표정이 안 좋은걸 알았는지 신기하게도 기성용은 물을 가져와 나에게 물을 따라 주었다. 잘 마실게 - 새침하게 쳐다보니까 또 저 특유의 웃음.
" 성용이 진짜 자상하네 "
" 네 ? 하하, 감사해요 "
" 성용이 애인은 복 받은거야, 애인은 있어 ? "
" 애인이요 ? "
기성용이 물 따라주는걸 본 엄마는 엄마미소로 기성용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쟤 안 착하다니깐… 숨겨진 내막을 몰라서 그래.
근데 왜 하필 첫질문부터 애인얘기 ? 기성용은 실실 웃으며 나를 쳐다본다. 없다고 해, - 분명히 내가 무언의 표정으로 텔레파시를 보냈는데
얘도 나도 초능력자가 아닌이상 알아들을리가 없다. 기성용은 아주 당당하게 큰목소리로 네 , 있어요 - 랜다… . 이새끼.....
" 정말 ? 없으면 소개시켜주려했지, 애인 이쁘고 키도 크고 능력도 좋겠네 "
" 엄청 이쁜건 아닌데 행동이나 생긴게 너무 귀여워요 "
뭐 귀여워 ? 엄마가 기성용 예상 여자친구 스펙을 줄줄 읊어대는데 기성용은 나를 쳐다보면서 끄덕거린다. 들킬려고 작정을 했지.
나는 조용히 닥치고 밥이나 먹어야겠다 하고 그릇에 얼굴을 박듯이 밥을 먹는데 엄마가 나를 부른다 . 왜…
" 너도 성용이 여자친구 본적있어 ? 성용이 얘가 애인한테 단단히 빠졌나보네 "
" 어머님도 참, 쑥쓰럽게 "
" 어… 어 ? 음… 그냥 얼굴만 한번 봐… 봤어 "
" 그래 ? 이쁘고 키크고 그러지 "
" 음… 하하, 어… 어 "
기성용은 마치 너가 이쁘고 키크냐 ? - 이런 비웃음의 표정으로 날보고 미친듯이 웃어댄다. 아, 나 얘 왜 데리고 왔지.
엄마는 기성용이 자기 아들인 마냥 여자친구 데리고 놀러오라고 하신다. 여자친구 데리고 오라고 하면 내가 오겠지 … 그런말 하지마, 엄마 고혈압으로 쓰러져.
근데 아주 조용히 계시던 아빠 마저도 용대가 여자였음, 사위로 맞는건데 - 라고 말씀하신다.
다들 진짜 그런말 하면 나중에 후회할텐데. 진짜 얘 데리고 오면 무슨 반응을 보이실까 걱정이 되네 … 참.눈 앞에 고기가 있는데 밥맛이 뚝 떨어진다.
" 저 다 먹었어요, 들어갈게요 "
" 더 먹지, 왜 "
" 아 피곤해서 좀 자려구요, 저 먼저 들어갈게요 "
여기 있다간 진짜 급체하고 응급실로 실려갈거 같아서 먼저 일어난다고 했더니 엄청 웃던 기성용은 같이 일어난다.
야, 내가 너때문에 일어나는거야 ,인마. 쟤 진짜 눈치가 없나봐… 나 저런애랑 어떻게 지내냐.
" 너 다 안먹었잖아, 다 먹고 들어와. 나 먼저 들어가 있을게 "
" 어 ? 알았어 "
어후, 드디어 벗어났네. 집에 있으면서 이렇게 나가고 싶었던적 처음이다. 나는 진짜 간 떨렸는데 밖에서 기성용은 뭐가 그렇게
좋은지 웃으며 부모님과 얘기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도 부모님이랑 좀 친하게 지내서 다행이다. 위험하긴 해도 사이가 안좋은것 보다야 나으니깐…
*
그렇게 방안에 들어와서 침대에서 사진을 보다가 잠이 든거 같은데, 누가 내 머리를 쓰다듬는 느낌이 들어 눈을 떴다.
눈을 뜨자 침대에 걸터앉아 내 머리를 쓰다듬는 기성용이 보인다. 술냄새도 좀 나고,
너 뭐해 - 잠긴 목소리로 말하자 내가 일어난걸 이제 알았는지 머쓱거리면서 손을 뗀다. 평소엔 잘만 쓰담쓰담 하면서, 술 마시니까 다르냐.
" 일어났네 "
" 응, 지금 몇시야 ? 부모님은 주무셔 ? "
" 11시 반, 어머님 아버님 너희 형이랑 영화보러 가신다고 나가셨어. "
" 아… 근데 너 술마셨어 ? "
" 응 , "
" 많이 마셨어 ? 너 술 잘 못하잖아. 괜찮아 ? "
괜찮냐고 물어보자 내 얼굴쪽으로 후 - 하고 입김을 분다. 많이 마셨구만, 냄새도 많이나네. 거짓말할래.
" 오랜만에 마셔서 그런가, 이정도는 괜찮았는데 오늘은 좀 속 안좋네 "
" 아무것도 안먹다가 술만 왕창 들이마시니까 그렇지, 약 있을거야, 줄게 "
" 괜찮은데 … "
" 지금 괜찮아도 비행기 타면 속 안좋아질수도 있어. 줄게 "
고마워 - 하며 웃는 기성용을 따라 한번 웃어주고는 서랍에서 약을 꺼내서 물이랑 줬더니 잘도 삼킨다.
근데 얘도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그런가, 너무 많이 피곤해 보인다. 씻으라고 했더니 음흉하게 웃길래 욕실로 억지로 넣고 문을 닫았다.
뭐 뻔하지, 음흉하다니, 적극적이라니 이런말 할거면서, 이제 무슨말을 할지 예상이 간다.
잠 자긴 싫고 해서 티비를 틀었는데 개그프로가 하고 있었다, 저거 좀 웃기네 - 한참 웃는데 욕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 쟤 스킨이랑 다 놓고 와서 없을텐데. 스킨 저기 서랍위에 있어… 하고 말하려던 나는 녀석의 모습에 입을 다물었다.
스킨 뭐 ? - 녀석의 재차 묻는 대답에도 입은 떼질 생각을 안한다. 너… 지금 상… 상의 탈의…
" 너 위… 위에 옷 어디다 두고 지금 … "
" 옷을 안가지고 들어와서.뭐 이런거 가지고 놀라. 축구할때도 맨날 이러는데 "
" 축구랑 이렇게 3D로 볼때랑 다르지 ! 어… 얼른 옷입어 "
" 왜 ? 막 긴장되 ? "
내가 놀라서 긴장하는 모습을 본건지 기성용은 음흉하게 웃으며 천천히 나에게 걸어왔다. 야… 야 오지마 ! 오지말라고 소리지르는데도
꼼짝 안한다. 진짜 오… 오면 어떻게 될지 몰라,너. 내 말에 깜짝 안하고 점점 다가오는 기성용. 헐, 어떡하지.
녀석은 순식간에 내 눈 앞까지 왔고 내 쪽으로 몸을 숙이는 순간 베개를 그대로 명중. 그것도 엄청난 굉음을 내면서.
" 괘… 괜찮아 ? "
" 야, 내가 장난한건데 꼭 이래야겠어 ? "
" 아… 아니 그게아니라 미안해, 아파? "
" 됬어, 잘래. 너 침대에서 자, "
" 왜그래 … "
" 됬다고"
깜짝 놀라서 기성용을 봤을때 진짜 세게 맞긴 했는지 볼이 빨갛다. 저번에 다친곳인데. 이용대 진짜 미쳤지,
기성용은 나에게 장난이 아니라 진짜 기분이 상했는지 정색을 하고 내 팔을 치우고는 베개를 가지고 누웠다. 어떡해 …
나에게 등 돌리고 화내는 기성용의 모습은 익숙치가 않아서 계속 미안하다는 말만 하는데 들은척도 안한다. 아, 왜 거기서 베개를 던져서…
대답도 안해주는 기성용이 밉기 보단 너무 미안해서 한참 뒷모습을 쳐다보다가 지쳐서 잠이든거 같다.
*
다음날 일어났을땐 엄마는 아침을 차린다고 요리를 하고 계셨고 할것도 없는데 돕자 해서 그릇이랑 숟가락을 올려 놓고 있었다.
아… 겁나 신경쓰이네. 장난치면서 풀까, 아니지 그러면 더 화 날거야. 사과를 해야되나 ? 수저를 올려놓으면서 별 생각을 다하고 있는데
내 방문이 열리더니 기성용이 나왔다, 어 어떻게 말하지… 미안하다고 말하려고 가는데 녀석의 손엔 짐이 들려있었다. 어… 벌써 가게 ?
" 성용이 일어났네,"
" 안녕히 주무셨어요 "
" 응 그럼 잘잤지, 근데 벌써 가게? 바쁜거 아니면 해장하고 가지. "
" 아, 친구랑 만나기로 해서 가봐야 되요. 어제 저녁 맛있게 먹었어요 ! 집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또 놀러와도 되죠 ? "
" 아쉽네. 그래. 가야되면 가야지. 조심히 들어가고 나중에 한번보자 "
" 네, 저 갈게요 아참,아버님께도 잘 있다 간다고 감사한다고 전해주세요 "
기성용은 엄마에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갔다, 화났다고 해도 나 쳐다보지도 않고 인사도 안하냐… .
앞까지 데려다 준다고 엄마께 말씀을 드린뒤, 나도 집을 나섰다. 기성용 쟤는 걸음은 엄청 빠르다니깐. 뛰어가서 겨우 잡았더니
기성용은 놀란듯 보이다가 나 인걸 알고는 표정이 굳어졌다. 너 진짜, 미안하긴한데 꼭 그렇게 정색해야 되냐…
" 왜 그냥가 "
" 나 가봐야 된다고 했잖아 "
" 미안해… 미안하다니깐. 일부러 그런거 아니야 "
" 화 안났어, 나중에 전화할게. 들어가 "
기성용은 무표정으로 나에게 몇마디를 한뒤, 전화할게 하는 말을 남긴채 갔다. 진짜 단단히 화났나보다. 평소에 내가 너무 때리고
놀리긴 했지… 아, 어떻게 해.
* 성용시점
이용대는 어떨때 보면 여러명의 사람을 섞어놓은것 같다. 어쩔때는 한 성격하는데,
또 어떨때보면 강아지처럼 순해서 귀엽고. 그래서 더 관심 가지게 되고 좋아하는거긴 하지만,무튼.
내가 항상 장난치고 그래서 그런가 얘가 웃는건 봤어도 환하게 웃는건 많이 못봤는데, 가끔 보여줄때가 있다.
오늘 나한테 맞대응한다고 나 따라서 눈웃음을 치는데… 진짜 좋아서 죽는지 알았다. 심장도 평소보다 100배 더 빨리 뛰는게.
" 아… 아니 그게아니라 미안해, 아파? "
오늘도 상의탈의하고 걸어오는 나한테 세게 베개 던질땐 언제고 내가 정색하니까 기가 죽어서 괜찮냐고 물어보는데 진짜 귀엽다.
이러다가 울것 같아서 괜찮아 -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친구들의 말이 떠오른다. 연애도 밀당이 있어야 된다는 그런…
장난이나 쳐볼까 하고, 화난척 했더니 1시간정도는 뒤에서 날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잠이 안와서 뒤를 돌아보니까 잘만 자고 있다.
" 푸핫,이용대 진짜… "
얘는 눈치가 있는건지 없는건지, 그 상황에서도 잠이 잘만 오나보다.
근데 또 너무 귀여워서 한참 보는데 한편으로는 괘씸해졌다. 내가 아무리 웃고 장난친다고 해도 나도 남잔데… .
내가 이렇게 안자고 눈뜨고 있는데 너무 방심하는거 아니야 ? 진짜 웃기네. 그래, 뭐 잘난 애인 둔 내가 다 감수해야지.
또 나만 애타고 , 나만 애국가 부르고… 기성용 이러다가 인내심만 생기겠다.
자야겠다, 하고 누웠는데 탁자에 이용대 지갑이 보인다. 사진 있으려나 - 하고 열었는데 역시.
아 진짜 귀엽다, 이번에 금메달 땄을때 사진인거 같은데. 금메달을 입에 물고는 장난스럽게 웃는 사진이었다, 이런 모습 딴 사람들이 보면 다 난리날텐데.
나만 봐야되는데… 순간 쓸때없는 소유욕이 들어 그 사진을 뺐다
" 이거 내가 가져갈게 , 그대신 넌 이거 가져 "
그리고는 그 사진이 있던 자리에 내 사진을 넣었다. 이제 밤에 나 보고 싶으면 이 사진 봐, 이용대.
죄송해요 제가 너무 늦게왔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글쓰다가 잘 안써져서 쉬다가 썼다가
쉬다가를 반복했더니 벌써 6시 다되가네요...ㅁ7ㅁ8 힁한편 더 쓸게요 ㅠㅠㅠㅠ 이번에 분량 대박 ㅋ 버뜨 내용이.......ㅎ하하핳 성용시점도 넣었으나
내용이...하하하핳ㅎㅎㅎ하 제 소설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병ㅋ맛의 끝을 달리네요 하하하하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