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요 ? 아직 올림픽 안끝났는데 갈수 있어요 ? "
" 그게 원래는 안되는데 지금 축구랑 배드민턴이 경기가 끝났잖아, 아직 올림픽 끝나려면 좀 남았고 해서 한국 갔다가 오는걸 허락해 주시겠대.
그대신 , 런던 올림픽 끝나고 다음 날에 인터뷰랑 다 있으니까 다시 와야되, 한 3일정도만 있다가 오면 될거 같다.여권은 다 준비했으니까 걱정할 필요없고 "
" 아… 네. 그럼 축구선수들도 같이 비행기 타고 가는거에요 ? "
" 그렇지. "
감독님의 뜬금없는 출국명령에 아침부터 급하게 짐을 싸고 공항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한국에서 부모님 뵙고 오는걸 허락 한다나 뭐라나….
축구는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기적적으로 이기고 멕시코와 붙어 금메달을 땄다. 어제 금메달 땄다고 새벽3시에 내 방에 와서 얼마나
나를 껴안고 난리를 쳤는지… 한 2시간은 붙잡혀서 얘기하다 겨우 잠잤다.망할놈. 금메달 딴건 정말 기특한데 새벽 3시에 자는 사람 깨우는건 너무 하잖아.
우리 숙소에서 공항까지는 10분거리도 안됬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 재성형과 택시를 타고 공항에 도착했다.
한참 여행다니기 좋은 날씨라 그런가…공항에 사람이 엄청 많다. 기성용은 어디 있으려나.
" 이제 한국에서 올림픽 보는건가 ? 시차 적응 안되겠네 "
" 하하 ,그러니까요. 런던에서 얼마나 있었다고 벌써 외국인 된거 같아요 . "
게이트에 들어가야 하는데 정은누나가 아직 도착을 안 했다길래 재성형과 의자에 앉았다.
근데 한국가면 진짜 시차적응 안되면 어떡하지… 저번에도 스트레스 받아서 한참 먹는걸로 풀다가 한달에 5kg쪄서 감독님한테 욕 엄청 먹었는데.
걱정하고 있는데,재성형은 부모님과 통화를 해야겠다면서 공항문 쪽으로 나갔고 나혼자 남았다. 나 왜 이렇게 초라해 보이니…
할 것도 없고 사람 구경이나 해야겠다, 하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얼레, 저쪽에 축구선수들이 보인다.단연 그 쪽에서 제일 나대고 있는 기성용이 눈에 띄이고.
" 아, 니 장난하냐 ? 맞을래 ? 이 새끼가 "
" 니가 졌잖아. 왜 자기 속임수에 지가 넘어가놓고선 나한테 난리야 "
" 아오씨 ! 다시해, 다시하라고 ! "
야, 멀리 떨어져 있는데 여기서도 목소리 겁나 잘들려… 키도 크고 덩치도 큰놈이 방방 뛰어대니까 공항이 울릴 지경이다. 좀 진정좀 하지…
묵찌빠 하나 하는데 저렇게 목숨걸고 하는애가 세상에 존재할까. 노는게 웃겨서 한참을 쳐다보는데 순간 눈이 마주쳤다.
어… 기성용도 놀란듯 보다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참나, 누가 기멍뭉이 아니랄까봐. 안녕 - 똑같이 손을 흔들어 줬는데 기성용은 핸드폰을
꺼내더니 뭔가 열심히 쓰기 시작했다. 쟤 왜저래, 그리고는 한 30초 지났을까 내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징징 -
[ 다 어디가고 너 혼자 있어, 너 그러고 있으니까 완전 위축되보여 ]
[ 맞기전에 조용히 하고 너가 좋아하는 묵찌빠나 해]
아 저자식이…. 째려봤더니 또 모른척 고개를 돌린다. 문자할때 혼자 왜 그러고 있어, 내가 옆에 있어줄까 - 이런 다정다감한 문자는 너에게 바라면 안되는 거지? 응?
하긴, 사람이 죽기전에 안하던 행동을 한다던데. 너가 그렇게 문자 보내면 죽을날이 온걸거야.
아 몰라,답장안해. 배째야 ! 눈 마주치면 내가 지는게 될거 같아서 기성용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있는데 내 앞으로 누군가 공책을 내밀었다.
누구… 고개를 들어보니 고등학생 정도 되보인 여학생이었다. 근데 왜…
" 이용대 오빠 맞죠 ? "
" 네? 네…. "
" 우와, 진짜 맞네 ! 모자 쓰고 사복 입고 계셔서 긴가민가 했는데. 완전 잘생기셨어요 "
" 하하, 감사합니다. "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학생은 금메달 딴거 축하한다면서 싸인해줄수 있냐고 말을 건냈다. 뭐 어려운것도 아니고 싸인이야 뭐,
당연히 해드려야죠 - 정말요 ? 감사합니다. 내 싸인이 금이라도 되는냥 싸인을 해주자 좋아하는 여학생을 보자니 귀여워서 웃음이 나왔다.
한참을 살갑게 얘기를 하는데 뭔가 뜨거운 시선이 느껴져서 보니까 기성용이 사람 한명 죽일기세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 또 얘기한번 했다고 저러는거야 ?
" 핸드폰 확인해 "
뭐라고 ? 핸드폰… 확인해? 내게 핸드폰을 가르키면서 확인하라는 녀석의 입모양에 핸드폰을 확인 했는데
푸핫,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아주 지 똑같이 닮은 이모티콘에 딴 여자랑 말하지 말라는 문자였다. 나 엄마랑 얘기해도 막 노려보고 그럴꺼야 ?
어이가 없어서 웃는데 계속해서 날 심통맞은 표정으로 노려본다. 뭐, 어쩔건데 그 여자애 갔잖아 . 하던 묵찌빠나 할 것이지 -
" 용대야, 정은이 왔다, 가자 "
" 이용대, 오랜만인거 같다 "
" 무슨 소리에요 . 어제도 봐놓고선, 개그하시긴 "
그런가 - 머리를 긁적이면서 생각이 안난다는 정은 누나의 말을 들으면서 한참 웃는데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은 우리를 봤는지 우리쪽으로 다가왔다.
그 센터에 기성용이 서있는데 계속 나만 노려본다. 야… 그러다가 들키겠다. 뭘 저렇게 노골적으로 쳐다보니, 쟨 너무 대담하다니깐.
눈을 확 찔러버릴까. 잠시 그런 생각을 했으나 살인자는 되고 싶지 않았기에 기성용에게서 얼굴을 떼고 다른 선수들과 얘기를 나누었다.
아,진짜 표정좀 풀라니까. 지금 재성형이랑 정은누나 당황한게 니 눈엔 안보이는 거니…
" 이쪽은 기성용 선수에요 "
박주영 선수는 기성용을 소개했고 이제야 표정을 풀고 악수를 한다. 어휴, 진짜 간떨린다.
" 아 맞다, 성용이랑 이용대 선수는 아는 사이 같던데, 아닌가요 ? "
" 네 ? 그냥 조…금 하하,"
" 왜 이렇게 어색하세요. 아는 사이 맞으세요 ? "
" 네, 아는 동생이에요. 아…안녕 하하 "
야 이자식아 인사를 했으면 고개라도 까딱해야지…나한테 삐진 티라도 내려는 건지 내가 눈가에 경련 날것 같지만 다 참고 웃으면서 인사를 했는데
다 씹고 하는말이 동생은 무슨, 거짓말치고 있네 - 랜다… 지금 우리 주변 정적인거 느껴지지… 이 망할 기성용아.
이러다가 얘 여기서 커밍아웃이라도 할 거 같아서 잠시만요 - 양해를 구하고 기성용을 질질 옆으로 끌고 나왔다. 우리 가니까 다시 분위기가 훈훈해진다.
니 분위기 메이커 라면서… 이런 쪽으로 분위기 메이커인줄은 몰랐네.
" 야, 너 진짜 왜그래 "
"아는 동생 ? 그냥 아는 동생이냐 ? "
" 좀 ! 소리좀 줄여, 다 들리겠다. 그럼 아는 동생이라고 하지, 애인이라고 말할까 "
" 응. 나 그럴려고 했는데 "
" 야 !!!!!!!!!!!!!!!!!!!"
쟤 안끌고 나왔으면 진짜 큰일날 뻔했다, 방송국에서 참았던거 전 세계 사람들 있는 곳에서 다 밝힐뻔했네.
됬다 됬어 , 해봤자 도움도 안되는 얘기 해봤자 뭐하겠어. 이젠 진짜 게이트로 들어갈 시간이 되서 들어가자고 했더니 그 자리에서 요지부동이다.
생긴건 쿨할거 같이 생겨가지고! 내 사촌동생이 너보다 났다. 안들어갈거야 ? 물어도 묵묵부답.
그래 니 마음대로 해라, 그냥 혼자 출발했더니 엄청 툴툴거리면서 쫓아온다. 어차피 올거면서 툴툴 거리긴… 내가 애인이 아니라 애를 키운다, 진짜.
*
" 용대야, 너도 이거 먹을래 ? 저기 승무원 언니한테 음료수 받았어 "
" 어, 누나. 저 목마른거 어떻게 아시고, 고마워요 "
내게 음료수를 건내는 누나에게 웃으며 답례를 하고 한참 마시는데 누가 내옆에 털썩 앉는다.
모르는 사람이겠지… 하고 음료수만 마시는데 옆에서 피식거린다. 뭐가 그렇게 웃기지, 재밌는거라도 보나. 해서
고개를 돌렸는데, 내 옆은 다름아닌 실실 웃고있는 기성용이었다. 헐… 너가 여기왜.
" 야, 빨리 니 자리로 가. 나 지금 음료수 마시는데 집중할거야 "
" 푸핫, 뭔소리야. 내 자리 여긴데 "
" 어 ? 진짜 ? "
여권을 봤는데 진짜 맞다. 헐, 진짜 우리 하루종일 붙어있는구나, 징글징글 하다… .
그냥 어제 너 때문에 못잔 잠이나 잘래, 하고 눈을 감았는데 기성용이 날 툭툭친다. 아, 왜 - 쳐다봤더니 또 실실 웃으면서 카메라를 가르킨다.
처음 보는건데… 뭐 때문에 저렇게 웃지 하고 봤는데 카메라에 비쳐지는 사진은 다름아닌 나였다.
그것도 기성용 숙소에서 잘때 소파에서 쭈구리고 자는 그 사진. 이런사진은 도대체 왜 ! 찍은거야, 정상적인것도 많은데
" 이거 왜 찍었어 ! 무슨 쭈구리 같잖아 "
" 왜, 귀엽기만 하네. 그때 너 엄청 잘 자더라 "
" 이씨, 이거 초상권 침해야 ! 확 신고해버린다. "
" 그럼 너도 똑같이 하면 되지, 핸드폰 줘봐. "
뭘 똑같이 해 ? 뭔소린가 싶어서 쳐다보는데 웃으면서 다 그런게 있다고 핸드폰이나 달랜다.
뭔 짓을 하려고… . 그래도 비행기 안이니까 이상한짓은 안하겠지 해서 줬더니 대뜸 카메라를 누르더니 폭풍 셀카를 찍는다.
어이없어 - 쟤 왜 저러나 싶어서 쳐다보는데 한 10장 찍더니 자랑스럽게 핸드폰을 내밀며 말한다.
" 됬지 ? "
" 뭐가 되 ? '
" 초상권 침해라며, 내 카메라에 너 사진 1개, 너 핸드폰에 사진10개 있으니까 이제 쌤쌤인거야 "
" 푸핫, 뭔소리야 , 얜 또 "
진짜 웃긴다. 어이없는데 또 논리적으로 맞는거 같고, 하여튼 웃겨서 그냥 해탈하고 웃는데 지도 좀 뿌듯한지 좋다고 웃는다.
얘 오늘따라 개그 폭팔하네, 나 보고싶을때 울지말고 이 사진 보면서 외로움 달래 - 란다. 너랑 하도 붙어있어서 뭐 보고싶을수가 있을까 모르겠네.
그래도 뭐, 잘생기게 나왔네. 눈을 흘기면서 끄덕끄덕 거렸더니 눈웃음까지 치면서 머리를 쓰다듬는다.
어우… 얘 손은 마취제인가. 잠이 솔솔온다. 잠이 와서 가리고 살짝 하품 했는데 또 그걸 언제 본건지 자기 어깨를 팡팡친다. 뭐, 기대라고 ?
" 뭐 ? "
" 졸린거 같은데 좀 어깨에 기대서 자. 한국 도착하려면 엄청 오래 걸리니까 "
"됬어, 너 불편할텐데 그냥 의자 기대서 자면 되지 "
" 그냥 베고 자라니깐. 의자한테 질투나서 그래 "
또 뭔소리야… 진짜 얘는 어이없고 뜬금없다. 결국 내가 안 기댄다고 우기니까 자기가 억지로 내 머리를 어깨에 갖다댄다.어차피 이럴거였으면서…
그리고 이제야 만족한건지 자기도 눈을 감는다. 뭐, 축구선수 애인두기 잘했네.
어깨도 넓고 편하네. 덕분에 잠 잘 자겠네, 고마워. 너 불편하다고 확 치우면 진짜 죽어.
*
" Ladies and gentlemen our flight is going to arrive at Incheon airport soon "
아으… 한참 잘 자는데 승무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벌써 다 왔나, 시간을 봤더니 벌써 저녁 8시반이다.아까 출발한게 아침 8시였는데.
나 12시간정도 쭉잔거야 ?… 진짜 괴물이 따로없네. 봤더니 기성용도 나와 같이 나에게 어깨를 내준채 잘 자고 있었다.
어깨 많이 아프겠네. 미안해서 어깨를 주물러주는데 기성용도 완전 푹잔건지, 눈은 떴는데 정신은 안드로메다에 보낸듯, 몽롱해보였다.
" 완전 잘잤네… 다 왔어 ? "
" 응,거의. 지금 저녁 9시 다되가. 우리 완전 푹잤다, 그치 "
" 그러니까"
" 아 근데 미안해, 너무 푹잤나봐. 어깨 많이 아프지 .. "
12시간 동안 어깨에 무거운 짐을 올려놓고 자서 많이 아플텐데…. 너무 잘자는거도 문제다. 얘도 어깨가 뭉치는건지 어깨운동 하고 난리났다.
아 미안해… 어깨에 기대기 싫다고 할땐 언제고. 미안해서 어깨를 두드려주자 또 뭐가 그리 좋은지 실실 웃는다.
내가 그렇게 좋아 ? - 장난식으로 말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응. 아 덥네. 에어컨도 빵빵한데…
" 얼굴 빨개진것좀 봐, 무슨 얘기를 못꺼내겠다, 이용대 "
" 그런거 알면 진지하게 그러지마, 완전 소름돋아 "
" 좋으면서 그러지,또"
너무 좋아, 그니까 맨날 좋아한다고 해줘 …는 무슨 이러겠냐. 얘는 낯 간지러운 말 진짜 잘한다니까. 이제 내리니까 챙길거나 챙겨,
기성용은 내말에 내려놓았던 공이랑 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했음을 알리고, 우리는 비행기에서 내려 출국장으로 향했다.
이미 재성형이랑 정은 누나는 나 없어서 먼저 간거 같은데… 내일 연락하지 뭐, 부모님은 어디 계시지 . 한참 둘러보는데 기성용이 날 툭툭 친다. 왜,
" 저기, 너희 부모님이랑, 형 맞지 ? "
" 어 ? 어디 "
나는 기성용이 가르킨곳을 향해 봤고 거기엔…아.진짜 저런거 하지 말라고 했는데….
엄청 큰 현수막을 잡고선 기다리시는 부모님이 계셨다. 옆에 형 표정좀봐, 완전 하기 싫다는 티 팍팍이네.
뭔가 나한테 시선이 집중되는거 같아서 고개를 숙였는데, 기성용은 뭐가 그렇게 좋은지 실실 웃는다. 뭐, 또 놀릴거리 찾아서 막 기뻐 ?
" 이용대, 자랑스럽다 라고 써져있네, 푸핫. 부모님 재밌으시다 "
" 야… 또 놀릴려고. 아 부모님은 하지 말라니깐, "
" 왜, 보기 좋구만 뭘 "
부모님은 나를 발견하신지 용대야 - 다가오셨고 오랜만에 보는 부모님이라 너무 반가워서 안고 난리를 쳤다.
근데 기성용 왜 너는 아빠미소로 쳐다보고 있어. 한참 그렇게 안고 있는데 기성용 혼자 너무 뻘쭘해보여서 기성용을 손목을 잡고 부모님쪽으로
데리고 왔다. 아 됬다니깐 , 너 부모님이랑 계속 얘기해 - 란다. 너 지금 완전 우울해 보이거든. 부모님 일 있으셔서 독일 가셨다면서, 누나도 한국에 없고.
" 아 , 엄마 여기는 기성용. 축구 많이 보니까 잘 알지 ? "
" 당연히 알지 , 실물로 보니까 훨씬 잘 생겼네. 안녕하세요 "
" 아 안녕하세요, 기성용이라고 합니다. 어머니, 말 낮추세요. "
엄마는 기성용을 무척 마음에 들어하는것 같았다. 아들인 나보다 더…. 칭찬 잘 안하시는데 계속 잘생겼다, 실력 좋다, 키 크다 -
하시면서 웃고 계시고 기성용도 그에 못지 않은 폭풍 친화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은 본지 5분도 안되서 부모 아들 느낌이 났다.
에이씨… 진짜 아들은 여기 있는데, 형도 아버지도 다 기성용한테만 말을 건다. 뭐야, 내가 소외되는데 ? 이걸 원한게 아니었는데 ?
" 칭찬 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전 가볼게요 "
" 왜, 선약 없으면 우리랑 같이 밥 먹지, 아, 부모님이랑 약속이 있어서 그래 ? "
" 아, 부모님은 독일에 계셔요. 괜찮아요, 가족끼리 식사하는 자린데 . 아니에요 "
너 가면 혼자 라면이나 먹고 잘거잖아… 기껏 금메달 따서 왔는데 응원해주시는 부모님도 안계시고. 기성용은 괜찮은듯 보였지만 내가 안괜찮아,인마
밥 먹고가 .집에 가서 딱히 할거 없으면 - 기성용한테 말을 했는데 엄청 망설이는듯 오였다. 야,너 어차피 우리 부모님한테 잘보여야지….
들릴듯말듯 속삭였는데 그 말은 어떻게 들었는지 날 보면서 웃어댄다. 괜히 말했나,
" 야 ! 야 웃지마, 그럼 밥 먹고 갈거지 ? "
" 그래, 너희 부모님한테 잘 보여야 되니깐. "
" 이게 또, 엄마. 성용이 밥 먹고 간대요. 얼른 가자, 차 한 30분만 타고 가면돼. "
기성용은 내말에 웃으며 끄덕였다. 근데 어째 니 웃음이 비웃는거 같지 ? 내가 잘못 느끼는 거지 ?
노려보니까 또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 진짜 웃음병 말기야 넌,
" 빨리와 ! "
" 아, 어 , 빨리가자 "
너무 천천히 걸었나, 부모님과 걸이가 벌어졌다. 야 우리 빨리 가야겠다, 하고 뛰려는데 내 손목을 덥석 잡더니 뛴다.
야… 부모님 만나자마자 맞아 죽어야겠냐 ? 풀어 - 하니까 어두운데 뭘. 이랜다. 진짜 속편하게 산다니깐,
틱틱 거리고도 안 푼 나도 속 편하게 사는거긴 하지만…
*
" 어떡하지, 맥주가 모자르네. "
" 엄마 ! 이런날에 맥주가 빠지면 쓰나 "
기성용 옆에 앉아서 개그프로를 보는데, 맥주가 모자른댄다. 뭐 , 나는 술을 잘 안마셔서 괜찮은데 형은 심한 애주가라 그런지
맥주 없다고 난리를 쳐댄다. 뭐 저러다가 엄마한테 한대 맞고 결국 사러가겠지… 했는데 내 옆에서 형과 엄마의 대화를 유심히 듣던 기성용이
갑자기 벌떡 일어난다. 얼레, 너가 왜 일어나.
" 제가 갔다 올게요,어머니 "
" 응 ? 성용이 너가 ? "
" 기성용 너 길은 알아 ? "
아니 , 당연히 모르지 - 기성용은 당연하다는듯이 웃으며 내게 말했다.
그럼 너 어떻게 가려고 ? 물었더니 너랑 가야지 - 랜다. 설마 그 너가 , 나 말하는건 아니지?
" 그 너가 너지, 그럼 어머니를 말하는거겠냐 ? "
" 야… 나 진짜 귀찮은데 "
" 너 아침운동도 잘 안가던데, 이럴때라도 운동해야지 "
엄마는 괜찮다고, 형을 시키면 된다고 말했지만 기성용은 웃으며 자기가 갔다온다고 말한다. 근데 그게 더 혼자 가는게 아니잖아… 아 가기싫은데
내가 바닥에 엉덩이를 붙히고 일어날 생각을 안 하자 억지로 일으킨다. 아, 이자식이 진짜… 피곤해 죽겠구만.
슈퍼 여기서 걸어가려면 5분은 걸리는데, 왕복하면 10분이고.더운데 이게 무슨 고생이야.
대충 슬리퍼를 신고 툴툴거리면서 가는데 싱글벙글 웃으면서 어깨동무를 한다.
아, 여기 공원있어서 사람 많아 ! 손을 빼려고 난리치는데 얜 자기 힘쎈거 자랑이라도 하는지, 놓지를 않는다.
그러다가 너 기사뜨면 다 니탓이야… 그랬더니 기사 막으면 된단다. 아주 일진 납셨네.
" 너 때문에 이게 무슨 고생이야."
" 거참 엄청 툴툴거리네. 걸어서 5분밖에 안걸린다며 "
" … 완전 오래 걸리네 "
" 이용대 , 올림픽 끝났다고 참았던 귀차니즘 다 풀고있네. "
생각을 해봐라 ! 올림픽 끝나고 나서 너랑 놀아주느라 내가 잠을 2시간 이상 제대로 잔적이 없어. 그나마 비행기에서 많이 자서 다행이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 짜증나서 말도 안걸고 조용히 걷는데 좀 걷다보니 슈퍼가 나왔다.
기성용은 잠시만 기다려 - 라는 말과 함께 슈퍼에 들어갔다. 그냥 들어가나 보다 , 하고 멍때리는데 문득 든 생각.
엄마가 돈 안줬는데… 쟤 돈은 있나.
" 기성용, 너 돈있어 ? "
" 설마 내가 이거 살 돈도 없을까봐 ? 나 돈 벌거든 "
깜짝 놀라서 슈퍼에 들어갔더니 이미 계산까지 마치고 들고 나오는 기성용이 보인다.
왜 아까 돈 안받았어. 하니까 고기 얻어먹는데 이거정도는 내가 사야지 -랜다. 언제부터 이렇게 착해졌냐 ,너.
엄마가 이런 모습만 보고 막 착하다고 그러는거 아냐 ? 그럼 나 그때부터 비교 엄청 당할텐데.
" 으이씨… 너 나 비교당하게 하려고 난리 치지 "
" 너가 부모님한테 잘 보이라며 "
" 야 ! 그건 장난이였지....꼭 그런 말은 잘만 기억하더라,넌 "
쟤는 자기한테 유리할거 같은 말만 따로 보관해놨다가 사용하는 능력이 있나보다…
뭐 비교 당하면 당하지 뭐, 하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엄청 변한거 같다. 런던에 엄청 오래 있지도 않았는데
어색하네. 그래도 엄청 더울지 알았는데 밤엔 꽤 선선하고….
"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
" 어, 아니야. 근데 너 손에 그거 뭐야 ? "
" 아이스크림, 먹으려고 샀지. 너 하나 먹어 "
얜 또 언제 이런걸 샀대… 뭔 아이스크림인가 하고 봤는데 쮸쮸바다. 꼭 자기같은것만 사오지 -
근데 내가 아이스크림 좋아하는지는 어떻게 알고 기특하게 이런거까지 사왔대. 마침 먹고 싶었는데 잘됬다,
뚜껑을 따고 신나게 먹는데 기성용은 자꾸 웃기만 한다. 뭘, 또 나 먹는거 보니까 배가 불러 ? 그놈의 아빠미소좀 그만 지으라니까 .
" 그렇게 좋아 ? "
" 뭐 엄청 좋진 않은데 , 먹을만 하네 "
" 꼭 그렇게 말을 해야겠냐, 솔직히 고맙지 "
" 고맙다고 해줄게 "
얘랑 있으니까 도도한척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것 같다 . 그래도 아이스크림 사준건 고마운거니까.
거만하게 위를 올려다 보면서 고마워 - 하니까 혼자 웃겨 죽는다. 푸핫, 얘 표정 보니까 진짜 가관이다. 니가 더 웃겨 -
지나가던 사람이 보면 너 신고할걸 . 지금 니 표정 거울로 보여주고 싶다 정말 . 내 말에 빵 터져서 배까지 부여잡고 웃더니 갑자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왜, 뭐 할말있어 ? 할말 있는거 같아서 쳐다봤더니 말은 안하고 조심히 손을 잡는다.
" … 뭐야 "
" 아이스크림 값. 손 빼면 아이스크림 값에 10배 더 쳐서 달라고 할거야 "
" 참나 "
얘도 손은 처음 잡는거라서 긴장했는지 얼굴이 빨개진다. 적극적으로 잡아 놓고선 또 뭐가 부끄러워. 얼굴 터지겠다,
너 얼굴 완전 빨개 - 웃으면서 말했더니 자기 볼을 쓱 흝더니 나를 쳐다보고 말한다. 너도 -.
" 나도 ? "
" 어, 너도 "
" … 너 손 잡았으니까 아이스크림 값 달라고 하기만 해봐 "
" 아 알았어. "
기성용은 뭐가 그리 좋은지 마주잡은 손을 흔들며 걸었다. 그래, 너가 좋다니까 내가 봉사하는 셈 치고 넘어가줄게.
아으피곤해죽겠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한것도 없는데 너무 피곤하네여 ㅠㅠㅠ 그래두 글 새벽에 올려드린다고 했으니까 약속은 지켜야겠다 하고
왔슴니다 헿ㅎ헿ㅎ헿헤헤헤헿 근데 벌써 5시 넘음.......오늘도 소설 쓰느라 밤샘 ㅋ 쿸...기쁘군 ㅋ 너무 늦게 올리긴 했지만 기니까 이해해주셔용 ㅠㅠ
자고 일어났는데 소설이 뙇 업뎃해있음 좋자나여 ! 그렇죠 ? 아닌가요 ?......알았어요 ㅁ7ㅁ8
이번 핵심내용은 비행기 안에서의 일화네여 ㅋㅋㅋㅋ 아 비행기를 타본적이거의 없어서 잘 못쓰겠어요 ㅠㅠ
좀 말이 안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애교로 ! 넘어가주세요 ㅠㅠ
사랑해요 ♡
근데 분위기가 끝난 분위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엔딩장면을 보는듯한 ㅋㅋㅋㅋㅋㅋ이거 끝아니에여
근데 이번편은 달달하게 쓴다고 썼는데 왜케 아련하지........H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