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첫사랑은 한번쯤 있을 것이다. 같은 학교에 선배라던가 같은 반 학생이라던가 혹은 오래된 친구사이라던가. 분명 나에게도 첫사랑이라는 것이 있었다. 소심하고 낯가림도 심해 어딜가나 친구 한명 제대로 못 사귀고 겉돌기만 했던 나와는 달리 항상 주목을 받던 애였는데 나는 유난히 번번히도 마주치던 그 애의 눈빛이 좋았다. 가끔 무언가 시선이 느껴질때면 뒤를 돌아보니 매사에 나른하게만 관심없어 보이던 눈동자가 빛이 나고 있었으며, 흥미롭다는듯이 혹은 재밌다는듯이 나를 바라보는 그 눈동자를 발견할때마다 존재감이 없는 내가 살아있는 기분을 느끼곤했다.
그래. 그애는 내가 게이라는 것을 비롯소 인정하고 처음으로 좋아한 애였다. 나와는 다르게도 어딜가나 인기가 많은 애.
처음부터 그 애와 내가 무슨 관계가 된다. 이런거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바라만 보는것도 좋았고, 가끔 마주치는 시선이 숨막히게 즐거웠다. 그런데 나에게 뜻밖에 기회가 찾았다. 먼저 그 애가 내게 사겨보자고 고백을 해왔고, 내 입장에서는 달리 거절한 이유도 없었고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에 처음으로 사랑을 시작해봤다.
우리는 서로 정말 많이 배려하고, 아꼈다. 어쩌면 그것이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하나 둘씩 우리 사이를 의심하기 시작했고, 어느새 걷잡을수도 없이 커져버린 소문에 나는 너무도 힘겨웠다. 내가 다칠까봐 무서운것이 아니라 그 애가 다칠까봐 무서웠다. 그래서 나는 너무도 좋아했던 그 애에게 이별을 고했고, 그 애는 며칠간 학교에 나오지않더니 이내 전학을 가버렸다. 남겨진 나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야했다. 그래도 그 애가 당하는것보단 나았다. 그만큼 좋아했다 나는.
첫사랑이랑 헤어지고 어렸던 나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 왕따를 당해서 힘든게 아니라 그 애가 없다는 사실에 쓸쓸하고 처음으로 뼈마디가 사무치게 그리움을 느꼈다. 그럴때마다 속으로 나와 다짐했다. 꼭 큰사람이 되서 다시 만나자. 그 애는 들리지도 않을 약속이었다.
“이태민!”
“네, 누나!”
“너 메이크업 박스 다 챙긴 것 맞아?! 아까보니까 3번 쉐도우가 없던데!”
“네?! 아까 다…아, 맞아! 아까 차에서 확인할때 두고 온 것 같아요! 빨리 가서 갖고올께요!”
“내가 못살아 증말! 너 빨리 와야한다! 곧있으면 도착한다고 했단말이야!!”
“네!”
밤새 건축학개론을 봐서 그런가, 아침부터 이미 오래전의 그 애를 떠올리다니. 고개를 저으며 머리를 주먹으로 쥐어박았다. 이태민,정신차리자. 하마터면 이따 있을 촬영과 이번에 새로 맡게될 소속 모델에게 죄송할뻔했다.
현재 내 직업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겸 코디네이터다. 어렸을때는 이런 직업을 갖게되리라고 상상도 못했을뿐더러 집이 험하고 옛정신이 가득했기 때문에 반대도 극심했다. 한번은 집에서 혼자 외로워서 이것 저것 티비 채널을 돌리다가 척보기에도 강렬해보이는 화면에서 멈춰섰다. 패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도 한번쯤은 들어봤을법한 브랜드의 패션쇼였다. 그런데 보통은 패션쇼 위 모델들을 얼굴과 워킹을 볼텐데 나는 그것에 집중을 하긴 커녕 화장이랑 옷에만 집중을 했다. 그 순간 유레카! 싶었다. 첫사랑이었던 그 애와 헤어지고 죽은듯이 살아가던 내게 처음으로 필이 꽂힌 것이었다. 그때부터 닥치는대로 공부를 하고 안쓰던 떼도 쓰면서 결국 유학도 다녀보고 꽤 좋은 대학에도 들어갔다.
긴 유학생활을 끝내고 한국에 오자마자 이름이 있는 에이젼시에 소속 전담팀으로 픽업되고, 활동을 하는데. 사실 얼마전에 한국에 와서 내가 모르는 모델들도 너무 많았고, 아직 소속 모델들이 누구 인지도 모른다. 계속 돌아가면서 맡았던 터라 친해질 기회도 없었고, 그냥 사적인 부분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나를 한 모델에게 배치한다고 해서 준비를 꽤나 한다고 했는데 어젯밤에 잠이 하도 안와 보고잤던 건축학개론이 문제였다.
이젠 버틸 수 없다고-, 아직도 머릿속에서 제목도 모르는 노랫소리가 울린다. 다음 가사도 잘 생각이 나질않지만 기억나는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3번 쉐도우를 찾아들고 대기실에 들어가니 내가 제일 먼저 온건지 아니면 다들 어디 잠깐 나갔는지 아무도 없다. 노래를 계속해서 흥얼이며, 3번 쉐도우를 메이크업 박스에 넣어놓고 고개를 까딱거렸다.
“이젠- 버틸 수 어-없다고오-”
으으음- 으음- 커다란 거울로 내 모습도 확인하고 여전히 노랫소리를 흥얼이며, 하이라이트에 다가가자 크게 소리를 지르듯이 흥얼이며, 의상을 확인하다가 조금 여성스러운 옷을 보고 내게 갖다대 보이며 낄낄거렸다. 내친김에 보기 좋으라고 꾸며둔 장식꽃을 하나 꺾어 귀 옆에 꽂고는 의상을 이리 저리 대봤다.
“이젠- 버! 틸 수 없다고오! 으으음-”
모델이 입을 옷들을 탈의실로 옮기기위해 성큼 성큼 노랫소리에 맞쳐서 걷다가 이내 탈의실 문을 벌컥열었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그대로 굳어 옷들을 떨어트렸고, 그러면서 옷걸이들이 바닥과 부딪히더니 요란한 소리를 냈다.
“아 씨발”
“어? 내가 문 잠그라고했잖아”
옷은 탈의실 바닥에 떨어져있고 살색의 진탕한 장면들. 나는 순간 고개를 돌리고 문을 다시 닫기위해 손을 뻗어서 이리 저리 휘둘러댔다. 아아 어딨냐 문고리야. 아 제발. 내 행동을 보며 어이가 없다는듯이 내뱉는 욕설섞인 목소리가 어쩐지 낯이 익다. 자꾸만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 같아 생각을 하려하니 머리가 아픈게 그냥 생각을 안하기로 했다.
“못 보던 새끼가 예의도없이 쳐들어오고 지랄이야”
“죄,죄송합니다….”
“종인아 욕 쓰지말라고 했잖아.”
잠깐만. 부끄러워하던 모습은 나조차 놀랄정도로 한순간의 없어지고 종인이라는 이름을 듣자 망설임없이 고개를 올려 쳐다봤다.
“……말도안되….”
나를 보며 잠시 놀란 것 같은 표정을 짓던 남자. 아니 종인이가 이내 다시 잔뜩 이마를 찌푸리고는 노려본다.
“니가…니가 왜 여깄어 종인아?”
“…종인? 너 나 아냐? 아니 알겠지 내가 워낙 유명해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정말 이건 신이 한 수를 둔거라고 생각할수밖에 없을정도로 그 동안 제대로 된 소식한번 못 들었던 내 첫사랑 김종인이 눈 앞에 있다. 그것만으로도 그 날 이후로 허무하게만 있던 것이 큰 소리를 내며 두근 거리기 시작했다. 종인아. 드디어 찾은거지 나? 나 드디어 찾은거지.
“사인해줄테니까 꺼져라.”
근데 왜 너는 이러고 있어? 왜 다른 남자랑 이러고 있는건데.
“웬만하면 사인받고 앵간치 입 다물고 있어라 어? 인터넷에 올리든 알 바는 아닌데 그래봤자 니 말 아무도 안믿으니까”
이건 좀 심하다. 아무리 내가 너에게 진실을 고하지 않은채 이별을 선고했다고 하지만 이건 내게 너무 가혹하다. 김종인과 함께 있던 남자가 내 눈치를 보더니 눈꼬리를 접으며 웃어보였다. 그리고는 떨어진 옷가지들을 잡아 끌어안아 몸을 숨기듯 굴더니 김종인을 툭툭 건드린다.
“종인아 그러지 좀 말고”
김종인이 팬티만 입은 채 대기실로 가더니 이내 무언가를 들고 와 내 하얀 와이셔츠에 적기 시작했다. 물끄러미 내려다보니 붉은 립스틱으로 사인을 해가고 있었다.
“이제 꺼져.”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너는 내가 알던 김종인이 맞는거야? 아니면 내가 정말 착각하는거야?
“아, 씨발 말 존나 안듣네? 꺼져, 꺼지라고.”
멍청하게 떠밀려지듯 대기실에서 나왔다. 크게 밀은 바람에 복도에 엉덩방아을 찧고 말았는데 그거에 대한 아픔보다는 저 안에서 있을 일이 더 궁금했다.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어느새 주위를 둘러보니 익숙한 곳과 오버랩이 된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내 옷을 확인하니 고등학교 시절 입었던 교복이 대걸레에 있던 오물로 더럽혀져있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리니 나는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이태민?! 너 여기서 뭐하냐?! 어서 안들어가고!”
“네,네?”
“너 오늘부터 전담하는 모델 기다리고 있다잖아!”
“잠,잠깐만요 누나!”
또 떠밀려서 문을 열고 들어와버리니 금새 옷을 말끔히 차려입은 김종인과 남자가 의자에 앉은채 한참 얘기를 하고 있었다. 내 뒤에서 실례- 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미리 소개받았던 매니저형이 들어오신다.
“인사해라 애들아! 새로운 코디분이시다!”
김종인과 하여금 다시 한번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그에 이어 김종인과 함께 있는 남자하고도 눈이 마주쳐버렸고 내가 먼저 시선을 돌렸다. 아아, 어쩐지 붉은 립스틱 부분이 타오르는것처럼 뜨겁다.
“아…또 뵙네요, 아까는 실례했습니다. 도경수에요.”
“종인아, 너도 해야지.”
“아 씨발, 귀찮게구네. 하고 말고가 어딨어? 다 알던데.”
“야 그래도 그렇지, 임마… 예,태민씨 이쪽은 김종인이에요. 이쪽이 태민씨가 맡을 친구.”
“아……네”
지금 이 상황이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분명 김종인이 맞는 것 같은데 내가 알던 모습과는 전혀 다를뿐더러 나를 모르는 사람 취급 하고 있다. 정말 잊었나? 내가 너를 잊지못하고 끙끙거리며 앓았던 시간동안 너는 나를 잊어버렸나.
“태민아, 뭐해?”
“아! 네…저는 이태민이라고 합니다…잘…부탁드릴께요.”
엉거주춤 내민 손을 김종인은 쓱 내려다보더니 이내 어이가없다는 듯 입꼬리를 올리고 나를 쳐다본다. 그리고 그대로 뒤 돌아서 의자에 앉아버렸고, 대신 도경수라는 남자가 내 손을 잡았다.
“종인이는 저 모양이지만 저하고는 잘 지내봐요, 태민씨”
웃는것이 귀여운 남자였다. 매사에 밝은척 즐거운척 웃는척하는 나와는 다르게 진심으로 웃고 있었다. 마치 열일곱의 이태민을 보는것처럼. 그렇게 풋풋하고 순수해보이는 남자였다. 그래서 뒤틀리는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모델학개론
메이크업을 하는 와중에도 손이 떨려서 미칠 것 같았다. 이렇게나 가까이 보는것은 고등학생 때 이후론 처음이라 더 진정이 안되고 복잡하게도 달아오르는 얼굴을 진정시키려 하는데 잘 되질않아 스스로에게 화가났다. 김종인은 맞다. 분명 김종인이다. 하지만 김종인은 나를 아예 기억을 못하고있는데 나만 이러는 것 자체가 우습고 비참해서 나도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데 진정이 되지를 않는다. 빨리 해야한다고 재촉을 하는 스태프의 말에 최대한 빠르게 끝내고 마지막으로 이리 저리 살펴보면서 확인을 했다. 다행히 망치지는 않아서 안도감이 들었으나 김종인과 정확히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난 피하지않고 그대로 김종인을 쳐다봤다. 조금 기대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어쩌면 나를 기억해주지 않을까 하고.
“경수야 니네 매니저가 너 왜 안오냐고 재촉한다”
“아 진짜요? 저 지금 간다고 전해주세요”
도경수가 김종인의 이름을 불렀고 마주쳐있던 눈동자가 어긋났다. 조금 아쉬운 기분과 함께 묘한 질투감이 샘솟는게 우습기짝이없었다. 이제는 아무 사이도 아닌데.
“나 갈께, 연락해!”
“어 잘가라 밥 챙겨먹고”
둘이 함께있는 모습이 보기싫어 고개를 돌리고 도구 정리를 했다. 별안간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났고 그제서야 쳐다보니 의상을 받아들고 있다. 또 다시 눈이 마주치고 여전히 피하지않는 나를 보며 조금 기분이 상한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내게 옷가지들을 던졌고 미쳐 잡지못해 바닥에 떨어졌다.
“이딴걸 입으라고 준비했냐?”
“야 인마, 너 오늘 왜이러냐….”
내가 준비한거 아닌데…차마 말하지 못하고 그냥 묵묵히 옷들을 줍고는 고개를 숙여보였다.
01
하루종일 김종인 뒤를 졸졸 쫓아다니면서 똘마니 노릇을 했다. 사실 그 날이후로 때려칠 생각도 몇번이고 했는데도 어릴적 내 자신과의 약속때문인지 조금의 미련때문인지 이렇게라도 옆에 있고 싶었다. 그래서 계속 일을 하는 중인데 코디만 맡는것이 아니라 김종인이 시키는 잡심부름이고 뭐고, 또 도경수랑 함께 있는 꼴까지 봐야되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도망치고 싶을때가 좋을때보다 더 많았다. 한가지 좋은 것 이라곤 그저 김종인의 곁이라는 점.
“야 장난해? 사이즈가 안맞잖아.”
“아…, 수선해드릴께요.”
김종인은 일한지 한달이 다 되어가는데도 내 이름을 단 한번도 불러주지 않았다. 웃어주지도 않았다. 항상 퉁명스러운 말투와 표정은 나를 차갑게 식혀갔다.
“종인아! 찍자!”
단칼에 쳐낸 손이 쓰리다. 남은 옷핀을 들고 김종인의 뒷모습만 보며 내가 지금 뭐하고 있지? 싶어 한숨을 내리쉬자 담배가 떠올랐다. 아아 피고싶다. 대학교를 들어가고 자연스럽게 폈던 담배는 1년 남짓이 되서 끊었다. 그냥 일찍 죽을까 무서웠다. 근데 또 다시 떠오르는것이 목이 칼칼하게 막혀온다.
“태민아 수고가 많다.”
“수고는 무슨, 이게 내 일인데.”
매니저 민수형과는 금새 말을 놓았다. 어느정도 친해는 졌는데 솔직히 내 입장에서는 영….
“끝나고 친목 및 단합으로 술 한자 할건데 빠지지말고, 인마.”
“응응 알았어…아! 종,종인씨도 간데?”
아아. 티났나? 티났으면 어떻게하지. 차마 눈을 마주칠수가 없어서 눈동자를 이리 저리 돌렸다.
“오늘은 같이 한다던데? 경수가 조르는것 같더니 결국 간다는 것 같더라.”
“아……그래? 그럼 경수씨도 같이?”
“그렇겠지.”
조금 있다 눈치보고 담배 좀 사러 가야겠다.
“야 이태민!! 너 내 말 안들려?! 이리와서 씨발놈의 옷 좀 정리하라니까!”
갑자기 들려오는 거친 욕설에 놀라 민수형에게 대충 인사를 하고 허겁지겁 밖으로 나오니 꽤 화려한 옷이 이리 저리 구겨져있다. 치렁 치렁학 달린 옷가지들을 먼저 다시 묶고 고정시키는데 불편한지 이리 저리 몸을 빼내며 욕설을 작게 내뱉었다. 무거우려나? 한번 들어보니 꽤 무게가 있다.
“종인씨 촬영 들어가야하는데요”
먼저 입었던 옷들을 품에 가득 안아들고는 정리를 하러 들어가려는데 조금 짜증섞인 목소리가 들려 뒤를 돌았다. 잔뜩 미간을 일그러트린 김종인이 나를 내려다본다.
“넌 자꾸 어딜 기어가”
“네? 아 저….”
“코디라는게 놀고 있냐? 넌 니 돈받는거 괜히 받는 줄 알아? 화장만 하고 옷만 챙겨주면 그만이야? 제대로 안하지 너.”
“아…죄송합니다….”
“여기서 똑바로 서서 보고있어 그게 니가 할 일이야 알았어?”
“아…….”
옷 무거운데….
“대답안하지?”
“네….”
그제서야 뒤돌아서 조명 속으로 들어갔고 난 벌써부터 흐르는 땀방울들에 찝찝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촬영에 몰입을 하고 포즈를 취하고 연기를 하는 김종인을 보며 아무런 감각도 생각도 하지 못하고 멍청해져버렸다. 수 많은 모델들을 봐왔지만. 외국에 내노라하는 모델들과 일도 해봤지만 저런 분위기를 가진 모델은 본 적 없었다.
“아! 좋아요! 종인씨 퍼펙트!”
수도없이 터지는 플레쉬를 마치 자신을 항상 비추던 조명인듯 눈 하나 꿈쩍 안하고 태연하다. 절로 입이 벌어졌다. 그리고 눈이 마주쳤다. 내가 있느지 없는지를 확인하더니 이내 입꼬리를 끌어당겨 웃어보였다. 나는 웃을수가 없었다.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어째서인지 오래전과 같은 그 심장박동이 내 귓가에 들려서.
“어? 태민아 여기있었네.”
“… ….”
“김종인 진짜 멋있지? 쟤는 저때가 가장 멋있더라니까.”
“… ….”
들리지 않아서 대답조차 못 해주고 그저 멍하니 김종인을 바라만 보고있었다.아 안되는데. 정말 안되는데. 계속해서 심장소리가 더 크게 들려온다. ……해준거라니까. 놀랍지? 너무 놀라서 말도 안나오나? 태민아? 태민아. 태민아? 태민아! 그제서야 놀라 쳐다보니 민수형이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고 난 어리둥절해졌다. 무슨 말을 하셨나?
“그러니까 잘해봐 알았지?”
”…아아, 네!”
듣지 못했지만 격려인것같아 잘해보겠다며 기운을 내 말하니 고개를 끄덕이신다. 방금 김종인이 어쨌다고 한 것 같던데…, 아아 모르겠다. 그냥 잊기로 했다.
하와 |
가볍게 보실 수 있는 작품이에요! 즐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