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용아, 생일 축하해 "
성 떼고 이름 불러보는건 처음인데… 으아. 진짜 떨린다, 연인들은 이런거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는데 우린 너무 야야 거리는게 익숙해졌나보다.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내친김에 뽀뽀까지 했는데, 기성용은 말이 없고 그냥 뚫어져라 쳐다보기만 한다. 평소처럼 놀려, 그게 더 편하겠다….
근데 진짜 당최 말할 생각을 안한다. 그래, 나도 솔직히 내가 바보같긴했어. 내가 보기에도 그런데 너가 보기엔 어떻겠니.한숨을 쉬곤
어색하게 웃으며 기성용에게 말했다, 저…잠시만 방좀 갔다올게.
" 이용대, 진짜 너 때문에 미치겠다. 내 인내심 폭팔할 지경이야 "
방에 가려고 몸을 돌리던 나를 잡고 기성용이 한 말은 이 말이었다. 무슨소릴 하는거야. 인내심이랑 내 춤이랑 무슨 상관인데,
인내심이 뭐 , 하고 물으니 기성용은 기가 찼는지 헛웃음을 짓는다. 아니 , 무슨 소린지 알아야 사과를 하던 뭘 하던 하지.
" 너, 멍청한거야 . 아님 모르는척 하는거야 ? "
" 어 ? 아니, 인내심이 뭔 상관이야 . "
" 됬다, 이용대 너 행동보고 혹시나 뭘 알까 기대했던 내가 바보다 . 진짜 "
" 그니까 뭘 기대했는데 ? "
됬다 - 하고 한숨을 푹 쉬는 기성용을 보니 내가 더 답답하다, 아니, 이유를 말해줘야지….
" 그래도 우리 용강아지 많이 발전했네 , 이런 춤도 추고 "
" … 아니 그건, 추려고 했던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까,
" 그래그래, 알았어. 그대신 이정도는 바래도 되지 ? 그 이상은 천천히, 너 준비되면 생각해볼게 . "
추려고 했던건 아니라 사실 그냥 해본건데… 하며 변명을 늘어놓는 나를 보던 기성용을 설핏 웃더니 말했다, 이정도는 바래도 되지 -
응 ? 뭘 바ㄹ… 하고 말하려 했던 내 입은 나를 껴안는 기성용의 행동에 정지. 내 허리를 꽉 껴안길래 그냥 눈만 꿈뻑꿈뻑 뜨고 있자니,
내손이 너무 민망하길래 목에 살짝 내 손을 둘렀다. 내 행동에 나를 슬쩍 쳐다보던 기성용은 웃으며 내 입술에 자기 입술을 살짝 댔다가 떼고 말했다.
" 너 이런거 누구한테 배웠어 ? "
" 응? "
" 목에 손두르고 그러는거 말이야, 왜 이렇게 익숙해. 춤추는것도 그렇고. "
" 아니, 지식인에 그렇게 하면 된다고 해서… "
" 지식인 ? 푸핫, 진짜 너… 이런 애랑 내가 뭘 하겠다고, 진짜 "
아까부터 알수 없는 얘기만 하는 하는 기성용에 어리둥절하게 쳐다봤더니, 머리를 쓰다듬으며 체념한듯이 웃는다.
오늘따라 얘랑 모르는 언어로 소통하듯,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기성용도 답답해 보이고, 덩달아 나도 답답하고….
머리를 쓰다듬든 손길에 그냥 내 몸을 맡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선물은, 하고 장난스럽게 묻는다. 선물이야 당연히, 나 아닌가 ?
" 근데 선물은 ? "
" 선물은 당연히 나지! 나 자체가 선물 아니야 ? "
" … "
" 응 ? "
"… "
" 왜… 왜 정색은 하고 그래 , 장난이야 "
" 진짜 너 가져도 되 ? 정말 ? "
장난식으로 말하면 됬거든. 하고 맞받아칠줄 알았는데 얼레, 표정이 점점 굳어져 간다. 헐… 내가 무슨 실수한건가.
선물 있는데, 없다고 해서 삐진건가. 어떡해야 하지… 어쩔줄 몰라서 그냥 굳어있는데 갑자기 표정을 풀더니 음흉하게 나를 쳐다본다.
정말 너 가져도되 ? 하면서, 또 무슨 생각을 하길래. 쟤 머리엔 무슨 음란한것만 들어있나봐..
" 너 가져도되 ? "
" 이… 이게 또 무슨 생각을 하길래 표정이 이렇게 음흉해 "
" 왜, 너 가지라며 "
" 자…장난이야 ! 장난 ! 선물 많아, 그것도 엄청 ! 선물 많으니까 걱정하지말고 기…기다려 "
내 떨리는 목소리에 장난이야 - 하며 웃는다. 근데 방금 니 표정은 완전 진심이였단거 알아… ? 정말 음흉했어.
이대로 있다간 기성용이 어떤 행동으 할줄 몰라 방으로 뛰쳐들어가서 선물을 담은 큰 박스를 꺼냈다.아 , 박스 크기 너무 큰가, 잡기가 힘들다.
그걸 들고 낑낑 들고 나오자, 기성용은 놀라 내게 다가왔다. 아니야, 내가 할게,
" 이게 다 뭐야 "
" 너 선물이지 "
" 뭐가 이렇게 많아 ? 선물 많다더니 진짜 많네 "
기성용은 안에 있는 내용물을 보고 놀란듯이 날 쳐다봤다. 하하, 괜히 뿌듯해지네.
" 음… 이건 미역국이고, 이건 직접구운 쿠키,저건 너 트레이닝복 갖고 싶다며, 산거고 케익 "
" 야… 진짜 감동이다 "
" 너무 감동하진마, 사실 부모님 시골가셔서 음식 비법전수 많이 못받아서 맛 없을지도 몰라, 내 입맛으론 괜찮은데 . "
알았어, 하며 선물을 쳐다보는 기성용을 보니까 괜히 막 뿌듯하다. 생일 챙겨주길 잘했네.
기성용이 쿠키를 요리조리 보길래 하나를 꺼내 입에 가져다댔다. 한번 먹어봐, 맛없으면 다시 만들어 줄게.
내 말에 웃으며 한입 깨무는 기성용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어때, 어때 맛잇어 ? 빨리 대답좀 해봐,
" 음, 뭐 먹을만 하네 "
" 야 ! 너 그냥 먹지마, 그 애매한 대답은 뭔데 "
" 또 발끈한다. 맛있네, 근데 너 이거 만드느라 엄청 태워먹었지 ? "
어떻게 알았지…. 그래도 그렇다고 말하긴 쪽팔려서 한번에 성공한거야 ! - 하고 말하니 어째 , 고개는 끄덕거리는데 표정은 탐탁지않다.
하긴, 아직도 그 탄내가 남아있는거 같다. 어제 밤에 만들었는데… 계속 쿠키를 먹던 기성용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어 ?
" 어제 생일 준비하느라 전화도 잘 못받고 그런거였어 ? 걱정했잖아 "
" 응, 미안… "
" 됬어, 미안할거까지야, 그래서 어제 뭐 필요하냐고 물어본거였구나 "
이제야 내 행동의 의미를 알았나보다. 아참, 이거 케익 누구주지 말고 너만 먹고,트레이닝복도 꼭 아침에 운동나갈때 입어야되, 입나 안입나 검사할거야.
내말에 알겠다는듯이 끄덕거리던 기성용은 갑자기 의아한 표정으로나를 쳐다봤다. 뭐가 잘못됬나…
" 근데 너 내 생일 어떻게 알았어 ? 너 인터넷도 잘 안해서 모를텐데 "
" 아… 저번에 우리 공원갔을때 너 없을때 핸드폰 구경하다가 봤어. 바빠서 생일 생각도 잘 못했는데, 진짜 미안 "
" 또 미안하대 ! 너 미안할거 없다니까, 내 생일인데 나도 정신없어서 까먹었었어, "
그래도 미안한걸 어떡해… 일찍 알았으면 더 근사하게 챙겨줄텐데, 내 아쉽다는 말투에 괜찮다며 등을 쓸어준다.
근데 얘가 등 쓸어주니까 또 아까 춤이 생각나고… 난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그 춤을 췄던거지 ? 아 , 진짜 인생에 두고두고 남을 흑역사다.
내가 춤 생각을 하고 있는걸 알았는지 기성용은 자기 얼굴을 가까이 하고는 날 쳐다본다. 왜…왜, 긴장되게.
" 뭘 그렇게 민망해하냐, "
" 아… 아니야, 그냥 너도 잊어, 하하. 별로 기억해봤자 서로한테 도움될거 없을거 같은데.. "
" 왜, 잘추더만, 표정도 섹시하던데 "
" 야 ! 넌 진짜 그런말을… 아 부끄럽게 "
" 평소에도 좀 그래봐, 먼저 뽀뽀하고 다정다감하게 웃고… "
내 빨개진 얼굴에 기성용은 얼굴 터지게 할 작정인지, 얼굴을 더 가까이 들이밀었고 능글맞게 웃는 녀석이 얄미워 손으로 입을 꾹 눌렀다.
이, 변태야 . 어딜 자꾸 뽀뽀를 하려고.
" 아 왜, 배고픈데 사랑으로 배 채울거야 "
" 배고프면 음식으로 배를 채워야지, 기다려 . 밥 줄게 ! "
갈수록 능글거림이 늘고 있어 저게 아주, 부엌으로 와서 냄비에 담긴 미역국을 그릇에 담고 여러가지 반찬이랑 밥을 차렸더니
군말없이 와서 의자에 앉는다. 배고프긴 배고팠나 보네. 평소에는 밥 잘 먹지도 않더니 오늘은 잘도 먹는다.
왠지 기성용이 내가 잘먹는 모습을 그렇게 흐뭇하게 봤는지 좀 알수있을거 같기도…
" 맛있네, 잘 끓였다 "
" 내 요리실력 안 죽었네, "
저렇게 먹다가 체하겠다 싶어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는데 미역국 맛있네, 하며 말한다. 아 어제 엄마한테 배우길 잘했네….
물을 꺼내서 컵에 따라줬더니 기성용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좀 부부같지 않아? , 그렇게 생각하든지,
" 왠일이야, 때릴줄 알았는데 "
" 뭐야, 난 뭐 생각도 안하고 때리는줄 아냐, "
" 오, 생일이 좋긴 좋네. 맨날 생일이면 좋겠다 "
" 참나, 맨날 생일이면 뭘 또 해달라고 할려고 그래 "
내말에 뭔가 생각하더니 하는 말이, 참…. 맨날 내 섹시댄스도 보고 뽀뽀도 받으니까랜다. 몸 전체에 음란한 생각만 가득찼냐 !
그래, 오늘 생일인데 내가 참아야지. 그냥 웃고 넘기니까 재미 없는지 딴 얘기로 전환한다. 근데 한다는 얘기가… 아,진짜
" 근데 , 용대야 "
" 왜? 왜 무섭게 그렇게 다정하게 불러…"
" 그때 우리 내기했잖아… 그때 너 져서 애교부리는ㄱ… "
" 어, 어? 그, 그치 . 내기 했었지.
밥도 다 먹었는데 빨리 벌칙해, 아예 내 쪽으로 고개를 틀고는 박수까지 쳐댄다. 아 , 내 생애 이런날이 또 오리라고 생각 못했는데.
그래도 이럴줄 알고 내가 다 준비했지. 필요한게 있어서 거실에 놓여진 가방을 뒤적거리니까 혼자 환호하고 난리났다.
" 오, 용강아지 준비까지 했나보네, 이쁘다 "
"… 시끄러 "
그냥 한번만 딱 눈감고 하자. 나만 있다고 생각하고, 가방을 뒤적거리니까 뭘 꺼내나 쳐다본다. 아, 맨날 용강아지라고 부른다고
짜증낼땐 언제고 내가 자진하고 강아지 머리띠를 하네… 조심히 머리띠를 하고 기성용을 쳐다보자 빵 터지고 난리났다.
빨리 끝내자 용대야, 핸드폰에서 오렌지 캬라멜 아잉을 틀고 기성용으로 앞으로 다가가니까 좋아 죽겠단 표정으로 실실 웃는다. 아 쪽팔려,
"그대의 입술이 닿으면 간질 간질 마음이 간지러 자꾸만 아잉 아잉 기뻐서 아잉 아잉 예민해 예민해 "
노래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진짜 빠져나갈 구멍이 없네. 눈을 꾹 감고 엉덩이를 씰룩거렸다. 자칭 엉덩이춤,
그냥 잠시면 돼,괜찮아. 하고 최면을 걸어도 기성용의 웃음소리는 잘만 들렸다. 좀 추다가 이제 그만할때가 된거 같아서 노래를 끄고
기성용을 쳐다봤는데. 헐… 완전 넋놓고있다. 좋아서 그러는거라고 생각하고 싶다… 진짜
" 기성용 ? "
" … "
" 성용아 ? "
" … "
" 야 !!!!!!!!!!!!!! "
꼭 좋게 부르면 말을 안 듣는다니깐, 내가 소리치는 소리에 정신이든건지 응 ? 하면서 박수를 친다.
춤 끝난지 아까 아까거든.이 밍숭맹숭한 반응은 뭔데, 더 뻘쭘해지는거 같아 하고 있던 강아지 머리띠를 던졌다, 아, 안해 -
" 아 왜, 잘했는데 . 박수도 쳤잖아."
" 너 완전 넋놓고 있더만, 사람 뻘줌하게…"
" 너무 귀여워서 넋놓고 본거지 ! "
" 됬어, 이 기성용 나쁜놈아 "
아 왜, 아니라니깐 - 식탁을 치우는데 계속 졸졸 따라온다. 진짜 무슨 자기가 멍뭉인지 아나.
기성용을 무시하고 그릇을 옮기는데 징징 - 하고 주머니에 든 핸드폰이 울렸다. 누구지, 전화할사람 없는데.
번호를 보니까 재성형이다. 누군데, 하며 물어보는 기성용을 상큼하게 무시하고는 통화버튼을 눌렀다. 형, 왜 전화하셨어요,
" 왜 전화 안받았어 "
' 아, 뭐 좀 하고 있어서요 . 그런데 왜요 ? "
" 아, 날씨결함으로 오늘 새벽 비행기 타는게 내일 새벽행으로 연기됬대, 하여튼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지금 태릉선수촌으로 와 "
" 지금요 ? "
" 그래, 우리 아침운동하고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랑 회식하러 간대 "
축구요 ? - 축구라는 말에 심통을 부리던 기성용이 나를 쳐다봤다. 축구 뭐, 하는 기성용에게 잠깐만. 하고 다시 전화기를 들었다.
" 옆에 누구있어 ? "
" 아, 기성용선수랑 같이 있어요. 아는 사이라 잠시 만났거든요 "
" 그래 ? 그럼 잘 됬다, 축구 감독님이 기성용 선수 전화 안 받는다고 찾던데. 지금 둘이 같이 선수촌으로 와 "
" 네 "
" 늦게 오면 감독님이 너 이제 고기 회식 없대 "
" 헐 안되요! 형… 잘 말해주세요. 알았죠 ? 꼭이에요 … "
" 하하, 알았어 임마, 얼른 오기나 해 "
지금 용대 기성용 선수랑 같이 있데요 - 라는 말이 들림과 동시에 전화가 끊어졌다. 우리 빨리 가야겠다, 선물은 나중에 가져가고.
아 고기가 없는건 상상이 안돼… 재성형의 말이 떠올라 빨리 출발하려는데 기성용은 뭐가 그리 마음에 안좋은지 나를 노려보기만 한다.
또 뭐, 너 원래 이렇게 나 말고 딴 사람한테 애교 잘부리냐 ? , 참, 얜 또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얼굴은 질투 같은거 하나도 없게 생겨선….
" 또 그런걸로 그러지 ! 빨리 안옴 고기 회식 이제 절대 안한대. 내가 고기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 알지 ? "
" 뭐야, 고기땜에 그런거야 ? 그래도 함부로 애교 부리고 그러지마 "
알겠다,알았어. 기성용의 등을 툭툭 치곤 문을 열려는데 내 손을 확 잡는다. 나가면 사람도 많은데 ? 손 놓으라는 식으로
쳐다 봤더니 하는말이, 생일이잖아. 어이 없어서 쳐다보니 이번엔 허리에 손을댄다, 얼레, 진짜 안놔 ?
노려봐도 하는말은 생일이잖아, 생일가지곤 유세떨기는 ! 생일이면 뭐 대통령도 할수 있고 그러겠다!.
" 그래, 손을 잡든지 허리에 손을 올리던지 , 나 너가해. 그대신 뒷감당은 다 너가 해 "
" 뭐 , 그런거가지고. 까짓거 기사나면 내가 다 막을게 "
" 허이구, 멋있는 척은 "
" 우리 선수촌 안갈때 너네집 앞 공원에서 같이 운동하자, 너도 원래 6시쯤에 운동하잖아 "
" 왜 굳이 우리집쪽으로 와서 하려고 그래 "
" 튕기기는, 너 너가 사준거 입나 안입나 감시하려면 맨날 꼭 붙어서 운동해야지 "
꼭 저런데에서 머리 엄청 잘 돌아간다니깐, 나를 쳐다보며 개구지게 웃는 녀석을 보고 나도 같이 웃었다.
그러던가…
*
선수촌에 도착해서 나와 기성용은 다른 종목이기 때문에 따로 운동을 했다.
한 4시간 정도 운동하고 쉬었다 운동하고 쉬었다를 반복했을때 축구 감독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 회식하러 가자,
그 소리와 동시에 곳곳에서 함성소리가 들렸다. 아 깜짝이야… 다들 힘빠져서 엄청 조용하길래 나 혼자 있는줄 알았네.
아무튼, 주위를 둘러봤는데 기성용이 없길래 짐을 챙기고 나가려는데 누군가 내 어깨를 툭툭쳤다. 봤더니 기성용이다.
왜 먼저가, - 너 없어서 먼저 출발했어. 라고 말하니까 나 기다리긴 기다린거네 - 하고 웃는다. 그게 그렇게 좋아 ? 하고 웃으니까 좋댄다.
그래.좋음 됬지뭐. 그렇게 걷다가 어느새 보니 고기집에 다왔다. 들어가니까 다들 와서 앉아있다. 먹는다니까 순발력 최고네, 다들
" 이건 나랑 축구 감독님이 같이 사는거니까 맛있게 먹고 다음에 있을 경기 힘내서 해 "
" 우와, 감사합니다 "
" 감독님 짱 ! "
" 잘먹겠습니다, 아싸. 고기 "
반응도 제각각이다. 아 … 근데 어제 쿠키 만들다가 남은거 다 먹고 오늘 밥도 먹고 그래서인가, 속이 별로 안좋다.
속도 안좋아서 먹어봤자 탈만 나겠다, 해서 고기를 구우니까 기성용이 날 쳐다본다. 왜, 안먹어, 조용히 물어보길래 배 안고프다고 둘러댔다.
그렇게 고기를 열심히 굽는데 반대편에 앉은 축구 국가대표 선수분들이 웃으며 내게 말을 걸었다.
" 이용대 선수시죠 ? 잘생긴건 알았는데 진짜 완전 훈남 ! "
" 네 ? 감사합니다 ,하하 "
" 왜 안드세요, 저희가 할게요 "
" 아니에요, 배가 안 고파서. 배 고프신거 같은데 드세요 "
살갑게 얘기를 하는데, 기성용은 선수들이랑 말하는게 아니꼬운지 입에 밥만 쑤셔넣으면서 선수들을 째려보다 신경질 적으로 말했다.
조용히 하고 니네 밥이나 신경써,
" 또, 시비건다 기성용. 입에 밥만 쑤셔넣으면 맛있냐 ? "
" 아오, 저 구자철 새끼. 좀 조용히 하고 밥이나 먹어, 침 다 튀잖아 ! "
" 튀라고 한건데 ? 이 기라드야 "
순식간에 엄청 시끄럽다, 두 명만 말해도 이렇게 목소리가 큰데 그 많은 선수들을 통제하는 감독님이 참 대단하다….
둘이 싸우는 모습이 귀여워서 웃으면서 그만하라고 했더니 둘이 씩씩 거리더니 그만둔다. 진짜 귀엽게 노네, 선수들 그릇에 고기를 몇점씩 올려주는데
기성용은 뭐가 그렇게 신경질 나는지 입 쭉 내밀고 죄없는 밥알만 젓가락으로 쳐댄다. 아주, 젓가락이랑 싸울기세네. 진짜 애다.
기성용 기분이나 풀어줄까, 선수들 몰래 밥 위에 고기 몇점 더 옮겨줬더니 나를 쳐다본다.
그래서 웃으면서 많이 먹어 - 하고 조용히 말했더니 금새 실실 웃는다. 우리 용강아지 왜 이렇게 대담해졌어, 하며.
*
한참 회식이 무르익어 가는데, 기성용은 다 먹고 속이 답답한지 밖에 나갔다 온다고 하고 나갔다.
그래서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다른 선수들이랑 얘기를 하는데 얘는 무슨, 1시간이 지났는데도 안와… 혹시 무슨일이 생겼나해서 나갔는데
여자들 목소리가 엄청 크게들린다. 뭐야, 하면서 봤는데 거기엔 5명정도 되는 여자들 사이에 둘러싸여 웃고 있는 기성용이 보였다.
뭐야 쟤… 맨날 나한테는 웃지 말라고 해놓고선. 괜히 마음속 깊은곳에서 부글부글 끓는다.
" 완전 잘생겼어요, 성용오빠 "
" 감사합니다 "
감사하긴 개뿔…. 오빠는 무슨, 얼마나 봤다고 성용오빠래.
" 저랑 사겨요 ! "
" 네? 하하 "
그래, 거기까진 들어줄만 했다.
" 오빠 완전 내 이상형이에요 ! 진짜 저랑 사겨요 "
" 하하, 그럴까요 ? 제 이상형이세요 "
" 정말요 ? 완전 좋아요, 사겨요 "
뭐 사겨? 기성용 진짜 어이없다. 뭐 이상형 ? 저 여자 차림보니 원피스입고 키크고 생머리인데 저게 이상형이야 ?
너도 남자라는거지, 이쁜여자가 사귀자고 하니까 실실 웃는것봐. 근데 왜 나랑사겨, 진짜.
별거 아닌데 나는 왜 이렇게 짜증나지. 사람들이 말하는 질투하는건가, 기성용의 웃는 모습을 보면 더 화날거 같아 다시 음식점으로 들어가려는데 눈이 마주쳤다.
살짝 당황하는듯 하더니 웃으며 손을 흔든다. 됬어, 다 들었어 기성용. 짜증나 너.
기성용을 무시하고 표정 굳어서 갈길 가니까 당황한건지,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한 다음 내 쪽으로 뛰어와서 내 팔을 잡는다. 너 왜그래,
" 왜그래, 이용대 "
" 아, 놔 "
" 왜그러는데 "
" 너 방금 그 여자가 이상형이라며, 그럼 나랑 깨지고 그 여자한테 사귀자고 해 "
" 아니, 그거 장난이잖아, 왜 그ㄹ… "
" 됬어, 알았어. 나 들어갈래. 놔 "
장난이라도 그런말을 함부로 하냐, 내가 좀만 웃고 다녀도 죽일기세로 덤벼들면서. 자기는,
짜증나서 기성용의 팔을 뿌리치고 들어왔다. 나중에 기성용이 들어와서 계속 나를 쳐다보는게 느껴졌지만 쳐다보지 않았다. 진짜 짜증나니까.
*
그렇게 밥을 먹고 이 이른시간에 다들 노래방을 가겠다고 난리여서 우린 단체로 노래방에 왔다.
하필 기분도 안좋은데 기성용 옆에 앉다니… 괜히 껄끄러워서 옆에 있던 재성형이랑 얘기를 하는데 수저 돌려서 걸리는 사람이 노래 부르기를 한단다.
지동원 선수가 수저를 돌렸는데 헐. 수저는 다를 비웃기라도 하듯 내 쪽에서 멈췄다. 아…
" 오, 용대 걸렸네. 빨리춰 "
" 춰라 ! 춰라 ! 춰라 ! "
다들 박수치고 난리났다. 그래, 기성용도 마음대로 하는데 나도 반항이나 해보지 뭐,
나는 나가서 걸스데이의 한번만 안아줘를 예약했다. 노래가 나가자마자 다들 환호하고 난리났다. 딱 한사람, 기성용 표정만 엄청 굳어졌고.
나는 기성용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노래를 부르며 몸을 살짝 흔들며 춤을 췄다. 재성형은 우리 용대 귀엽다 - 하며 반응을 돋구고.
기성용은 애가 타는지 물만 벌컥벌컥 마신다. 짜증나, 나 아까 그 말듣고 얼마나 짜증났는데.
" 우와, 이용대 선수 완전 잘춘다 "
" 짱 ! "
" 하하, 감사합니다 "
노래를 다 부르고 들어왔더니 다들 잘춘다고 난리났다. 기성용은 완전 노려보고만 있고,
그리고 그 다음 차례에 정은누나가 걸려서 네박자 부르고 감독님 두명 나오셔서 남행열차 부르고 , 다들 올림픽 기간동안 못 논게 한이 됬는지
춤추고 노래하고, 난장판이다. 진짜 재밌게 논다- 한참 그 모습을 보며 웃는데 누가 내 팔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아 뭔데,봤더니 기성용.
팔을 너무 꽉 잡고 있길래 팔을 확 치며 놓으라고 했더니 진짜 화가 난건지 얼굴까지 빨개져서 말한다.
" 너 왜 그러는데 ? "
" 너가 더 잘 알잖아. "
" 너 내가 춤 같은거 추지 말라했잖아 "
" 내가 왜 너 말을 다 들어야 되는데, 너도 그랬잖아 "
"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
이러고 말하다가 큰소리내서 사람들이 알게라도 되면 진짜… 한숨을 쉬곤 됬어, 나중에 얘기해 하고 들어가려니까
팔을 잡고는 소리를 친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니깐,
" 소리치지마 기성용, 여기 밖이야 "
" 너 설마 아까 내가 그 여자한테 한 말 때문에 그러고 있는거야 ? "
" 소리지르지 말라니깐 ! "
" 내 말에나 대답해 "
" 사겨달라헀더니 뭐 ? 알겠다고 ? "
" 다 팬서비스잖아, 그딴거 가지고 왜 그렇게 성질을 내는데 "
" 그딴거 ? 너 눈엔 그딴거야 ? 그래, 미안해. 그까짓거 가지고 이렇게 화내서. "
기성용은 정말 화가 났는지 씩씩 거리며 내게 말했다. 그까짓꺼 ? 니가 내 입장되봐, 팬서비스라도 직접 들으면 얼마나 기분나쁜데.
기성용 팔을 있는 힘껏 뿌리치고 감독님께 속이 안좋아서 먼저 간다는 문자를 남기고는 집으로 향했다.
뒤에서 기성용이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뒤는 돌아보지 않았다. 솔직히 사랑하면 유치해진다는 말이 있듯이, 나 유치한것도,
, 그리고 이렇게 가면 화해하기 힘들다는것도 아는데 지금은 사과고 뭐고, 기성용의 행동에 나도 엄청 짜증나니깐.
오늘 분량이 제일 많은거 같네요 ㅋㅋㅋㅋㅋㅋㅋ대박이용대의 도발에 이어 질투 ㅋㅋㅋㅋ 너무 성용이만 질투하는거 같아서 ㅋㅋㅋㅋㅋ
둘이 좀 싸우게 둘게옄ㅋㅋㅋㅋ 죄송해요 ㅠㅠ재미없다그여 ? 저도 알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