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표지에 맞춘 카디입니다:)
오늘도 사과의 시작을 함께 해주시는 고마운 표지, 감사합니다:)
Ep 11. Danny boy by 경수 + 종인
BGM) Danny boy: 박호준(아일랜드 ost)
"...세훈아."
"어?"
"너 좀 안아보자."
...?!!!!%%^&&&$#하는 표정으로 뒷걸음치는 세훈을 바라보는 경수의 표정이 사뭇 진지했다.
누가 뭘 어쩐다고, 그 팔은 뭐냐...
"...너 미쳤냐?!"
"얼른-, 이리 좀 와봐."
꺅꺅 오버스럽게 비명을 지르는 세훈을 무작정 끌어당겨 안은 경수가 요리조리 자세를 바꿔보며 곰곰이 고민에 빠졌다.
키만 봐서는 대충 비슷한 느낌일 것 같았건만, 뭔가 영... 아닌데?
고개를 갸웃갸웃하며 턱을 어깨에 올려도 보고 세훈의 허리에 팔을 둘러도 봤지만,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흐흐흑.. 내 순결을 빼앗다니, 도경수 오빠는 변태...' 하는 개드립을 치면서 바닥에 철푸덕 넘어지는 세훈 따위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형은... 형은 좀 더 따뜻했고 카페에서 늘 나는 것처럼 맛있는 냄새가 났고...
...좀 더, 더-
기분 좋았어.
세훈의 방 침대에 털썩 누워버린 경수는 하얀 천장을 멍하니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오세훈도 남자고, 형도 남자고.
오세훈도 키가 크고, 형도 키가 크고.
오세훈도 말랐고, 형도 꽤 마른 것 같고.
...근데 왜 형이 날 안아줬을 때는 그렇게 기분이 좋았지...?
오세훈 저 자식은 삐쩍 마른 게 뼈만 부딪혀서 영 징그럽고 기분나쁜데...
그렇게 식어가는 세훈의 인권은 잊은 채 경수는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카페에 며칠째 가지 않았다.
다른 건 아니고, 미성년자 신분으로 보내는 마지막 여름을 이렇게 날려보낼 수 없다 난리를 치던 세훈이 제 집에서 3박 4일 엠티를 하자며 경수를 끌고 왔다.
말이 엠티지 결국은 가방 한 가득 싸들고 온 기출문제집이나 같이 풀고 있는 신세였지만.
고3이라고 자기만 두고 온 가족이 중국여행을 갔다며, 오세훈은 학교에서 진짜로 울었다.
달래는 척은 했지만, 사실 조금 쪽팔려서 도망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경수에게 세훈은 너마저 날 버리면 더러운 세상 등 돌리고 절로 들어가겠다, 니가 정말 친구라면 우리집에 엠티라도 하러 와라 하고 협박했다.
평소 같았으면 그런 세훈의 협박 따위 귓등으로 쿨하게 흘리고 말았겠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조금 달랐다.
매일 방과 후 찾아가던 카페였지만,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찾아갈 자신이 없어 핑계를 찾고 있던 경수에게는 오히려 반가운 제안이었던 것이다.
그 날, 그 골목길에서,
종인은 자신에게 자꾸만 자꾸만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고, 그런 종인의 목소리는 애틋할만큼 다정했다.
그리고, 어쩌면 그의 목소리가 조금은 울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머쓱하게 떨어진 둘은 아무렇지 않은 척 내일 보자는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미안하다며 자신을 조심스레 끌어안은 그의 품에서,
갑작스럽게 굳은 얼굴로 가게에 오지말라던 종인으로 인해 덜컥 내려앉은 심장이 천천히 다시 숨을 쉬었다.
생각보다 충격이 컸는지, 이유도 모르고 돌아나오는 길에 마음이 울컥했던 참이었다.
가끔씩이나마 오고 가는 문자메시지는 늘 'ㅇㅇ''아니''그래', 이렇게 두 글자를 넘어가본 적이 없었지만,
둘 사이에는 오고 가는 말보다 침묵이 흐를 때가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정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표정은 무뚝뚝해보이지만,
그는 숨만 쉬어도 녹아내릴 듯한 한여름 정오의 태양을 뚫고 달려오는 사람이니까.
쏟아지는 장대비를 맞으면서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 거리낌없이 손을 내미는 사람이니까.
아무렇지 않은 척 돌아선 귓가가 새빨갛게 물드는 것도 모르는 그런 사람이니까.
그래서 더욱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그에게 어떻게 인사를 건네야할지 모르겠어서-
그렇게 다정하고 좋은 사람과 어색하게 눈을 마주치는 것이 두려워 경수는 평소처럼 카페를 찾아가지 못했다.
그래도 아무 말 없이 가지 않으면 종인이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을까,
혹시나- 아주 만약에라도 걱정하면 어떡하나.
그런 마음에 망설이다 문자를 보냈었다.
몇 번을 썼다 지웠다 고민하며 보낸 문자에는 짤막하게 '친구 집에서 같이 지내기로 해서 며칠 못 갈 것 같다'는 말만 적어 보냈고,
잠시 후 돌아온 종인의 문자는 여느때와 같이 'ㅇㅇ' 한 마디만을 담고 있었다.
변함없는 그의 문자와 그 한 마디를 기다리며 가슴 졸인 제 모습에 픽 웃음이 나왔다.
"...야."
"..."
"...야!!"
"왜-"
바닥에서 비련의 여주인공 포즈로 훌쩍이고 있어도 관심조차 없는 경수의 모습에 혼자 심심해진 세훈이 비적비적 침대에 누운 경수 옆으로 기어올라왔다.
그러거나 말거나 쳐다도 보지 않는 경수의 팔을 들었나 놨다, 볼을 쿡쿡 찔렀다, 발을 툭툭 걷어차던 세훈이 빽 소리를 지르자 그제서야 멍한 시선이 세훈에게 향했다.
심각한 얼굴로 그 모습을 내려다보던 세훈이 인상을 팍 쓰다가 한 마디를 툭 던졌다.
"너 뭔 일 있냐?"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은 친구다.
경수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세훈의 얼굴은 나름대로 심각했다.
말없이 그 걱정 가득한 시선을 마주하던 경수는 그저 빙그레 웃었다.
다 큰 사내녀석들 사이에 오고가는 이런 눈빛이, 고맙기도 하고 좀 간지럽기도 해서.
"뭐야, 웃지 말고 말을 해."
그런 경수의 모습에 결국 같이 웃음이 터진 세훈이 경수의 머리를 장난스럽게 부비며 장난을 걸었다.
늘 조용하고 어른스러운 경수도 세훈 앞에서는 그저 여느 10대 소년들과 같았다.
그렇게 투닥투닥 장난을 치다가 덜 자란 애 같은 세훈보다는 점잖은 경수가 먼저 '이제 공부하자' 하고 일어나 앉았다.
재미없는 자식이라며 툴툴대고 몇 번 발장난을 걸어봤지만 경수가 아랑곳하지 않고 집중하는 모습에 심심해진 세훈도 결국 책을 펴고 마주 앉았다.
그렇게 평소처럼 조용히 오후가 지나가고 있었다.
"...야."
"..."
"도경수."
"왜 또-"
"너, 전화 오는 거 아냐?"
마주앉은 테이블 밑으로 세훈이 발을 툭툭 치고서야 진동으로 해둔 핸드폰이 울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순간 생각나는 누군가의 얼굴에 정신이 번쩍 들었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집어든 핸드폰 발신창에는 낯선 번호가 떠있었다.
'...모르는 번호인데.'하고 중얼거리는 경수 앞에 세훈이 스팸전화일테니 받지 말라며 테이블 위로 엎어졌다.
때는 이 때다, 그새를 못 참고 딴짓인 세훈의 모습에 혀를 찬 경수가 계속 울리고 있는 전화창을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혹시 형일지도 몰라.
퍼뜩 드는 생각에 경수가 서둘러 통화를 누르려는 순간, 진동이 뚝 끊겼다.
'부재중 전화 1통'만 덩그라니 남은 핸드폰 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아쉽기도 하고 후회가 된다.
그러면서도 분명 모르는 번호인데 왜 종인일지 모른다 생각하고 아쉬워 하는건지,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다.
모르게 한다 신경은 썼지만, 그래도 먼저 피한 건 경수 자신이면서 한편으로는 그가 아무렇지 않게 전화를 걸어와 찾아주길 기다리고 있다.
...비겁하다, 도경수.
알쏭달쏭한 마음을 그렇게 종인의 몫으로 미루는 자신의 모습에 절로 쓴웃음이 났다.
아무리 어른스럽다고 해도 아직은 서툴고 어린 나이.
한 살 한 살,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은 어릴 때 생각했던 것처럼 낭만적인 일만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자란다면 용기를 내서 한발짝 더 다가설 수 있지 않았을까.
어쩌면 형한테 먼저 아무렇지 않게 찾아가 담담한 모습으로 인사를 건넬 수도 있었을텐데.
"도경수야-"
"뭐-"
"우리 오늘 하루만 좀 놀면 안되냐?"
결국 바닥을 딩굴면서 칭얼거리는 세훈의 엉덩이를 발로 툭툭 차준 경수가 '역시 그냥 전화 받을 걸 그랬어..' 하고 후회하던 찰나,
다시 한 번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발신창에 뜨는 아까와 같은 번호에 눈이 동그래진 경수가 이번에는 망설임없이 냉큼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원망스러운 얼굴로 엉덩이를 문지르며 일어나 앉은 세훈이 경수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 한 구석에 정체 모를 기대와 설렘을 안고 받은 전화 너머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경수 군?
"네?"
아...
...형이 아니다.
핸드폰 너머 들려오는 중년 남성의 목소리에 바짝 긴장했던 경수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전혀 낯선 목소리다.
- 나, 경수 군 아버지 회사 동료인데-
가슴을 스친 희미한 실망과 한숨도 잠시,
그 한 마디에 잠시 잊고 있던 단어, 묻어두었던 얼굴이 떠올랐다.
아버지.
너무 오랜만에 들어 낯설기까지 한 단어에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경수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저도 몰래 핸드폰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아버지가 회사에서 쓰러지셔서... 지금 병원으로 올 수 있겠나?
순간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경수의 머릿속에-
가물가물한 아버지의 얼굴 옆으로 왜 처음 만난 그 날의 종인이 떠올랐는지, 알 수 없었다.
.
.
.
딱.
딱.
딱-
마지막은 멍한 눈으로 허공만 바라보고 선 종인의 뒷통수를 경쾌하게 갈긴 찬열의 손에서 났다.
울리지도 않는 핸드폰을 종일 손에서 놓지도 않고 저러고 있다.
그러다 몇 번이고 액정을 켜 빈 핸드폰 화면을 확인하고 또 혼이 빠진 사람처럼 카페 문을 바라보고...
한참을 말도 없이 그러고 있는 꼴에 심심해진 찬열이 참지 못하고 시비를 건 참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벌써 육두문자가 날아갔을 법 했지만,
종인은 그저 표정없는 얼굴로 찬열을 쓱 돌아보고선 다시 핸드폰으로 카운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런 종인의 모습에 머쓱해진 찬열이 종인의 옆자리에 앉아 아이스 커피에 꽂힌 빨대를 쪽 빨았다.
"왜 뭐 마려운 개새끼마냥 그러고 있냐?"
"...나가, 이 자식아. 어디서 손님 주제에 카운터 안에 기어들어와."
"매정하기는."
기운없는 종인의 목소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회전의자를 빙빙 돌리고 있는 찬열이다.
며칠 전, 백현이 사라졌다며 난리가 났던 날 우연히 만난 후부터 찬열은 매일 이 곳에 출석 도장을 찍고 있었다.
이런 카페에서 티타임을 가질만한 타입은 전혀 아닌 녀석이 그렇게 두리번두리번, 종인에게 말장난도 걸다가 또 문 밖을 힐끔힐끔 바라보다가 하면서
시간을 떼우고 갔다.
저 자식도 할 일 겁내 없네- 싶으면서도 사실 지금은 찬열이 그러거나 말거나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녀석을 며칠째 보지 못했다.
물론 아무 연락도 없이 발을 끊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정말 다행이다.
며칠 오지 못한다는 녀석의 문자를 받았을 때, 그 기분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그렇게 애틋하게 녀석을 찾았으면서 막상 찾고 나서는 멋없이 미안하다는 말만 잔뜩 늘어놓고 뻘쭘하게 헤어졌다.
뭐가 미안하다는 건지, 알아듣지도 못한 녀석은 그냥 그렇게 '이 형이 미쳤나..'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마지막에 나름대로 신경써서 '내일 보자' 하고 인사를 날렸는데, 그 다음날부터 발길이 끊겼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 사실만으로 타격이 좀 컸다.
...못 온다는 문자에 좀 더 친절하게 답해줄 걸 그랬어.
뭐, '그래, 다음에 보자' 라던가, '그래, 잘 놀다가 와' 라던가...
좋은 말도 많은데 'ㅇㅇ'이 뭐냐...
후회는 늘 늦다.
이미 며칠 전 날아간 문자를 이제와서 취소할 수도 없는 법.
그저 녀석이 평소 간간히 보내던 문자들처럼 혹시 이번에도 뭔가 보내오지 않을까, 흔한 안부전화라도 한 통 오지 않을까.
이렇게 죄 없는 핸드폰만 괴롭히며 땅을 파고 있는 제 모습이 스스로도 한심했다.
"누구 기다리냐?"
유리잔 밑바닥에 남은 얼음까지 와작와작 깨먹은 찬열이 입을 호호 불며 물어왔다.
그 모습을 같잖게 바라보던 종인이 또 기운없이 한숨만 폭 내쉬자 찬열이 '누구-? 누구? 누구?'하고 깐죽거린다.
"집에나 좀 가라, 자식아. 남의 가게 장사 망치지 말고."
"이게 니 가게냐, 니네 사장님 가게지."
한마디를 안 지고 꼭 토를 날아야 속이 시원하지.
가뜩이나 싱숭생숭한 마음에 혼자 생각에 빠질 시간이 필요했건만, 이 망할 자식 때문에 다 망쳤다.
조용히 카페에 들어와 눈인사를 건네고 제 자리에서 얌전히 책을 꺼내드는 그 녀석, 반만 따라가면 이 자식도 사람될텐데.
그렇게 또 한 번 떠오르는 경수의 모습에 이내 종인의 어깨가 축 처졌다.
...문자라도 한 번 보내볼까.
핸드폰 통화버튼을 누르면, 통화목록에 온통 경수의 이름이 가득하다.
물론 연결된 적은 한 번도 없다.
모두 고민고민하다 통화버튼을 눌러놓고 0.01초만에 꺼버린 소심한 심장 탓이었다.
...좋아. 한 통만 보내자.
그냥, 친구 집에서 잘 지내냐- 아니면, 날 더운데 공부는 잘 되냐-
맛있는 거 해줄테니까 친구 데리고 한 번 와라-
그것도 아니면... 너 없으니까 맨날 빵이 남는다? ...이건 좀 아닌데.
굳은 결심을 한 손 끝이 쪽팔리게도 조금 떨렸다.
왜 이렇게 긴장은 되는지, 뻣뻣하게 말을 안 듣는 손가락으로 경수의 이름을 누르고 메시지 버튼을 찾아가는 종인의 등가에 식은땀이 삐죽 맺힐 지경이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에 담긴 감정이 달라서일까.
정작 녀석은 자신을 점점 편하게 대해가는 것 같은데, 자신은 녀석이 점점 어렵고 조심스럽다.
그것마저 두근거림으로 바뀌어 간다는 것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뭐하냐?"
"으왁!!!"
마지막 고지를 앞둔 병사의 마음으로 비장하게 메시지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뒤에서 불쑥 들이민 찬열의 머리통에 놀란 종인의 손가락이 삐끗 미끄러졌다.
입에서 저절로 쌍시옷이 튀어나오려는데, 문뜩 제 손에 들린 핸드폰을 내려다본 종인이 이번에는 소리도 없이 비명을 질렀다.
-도경수-
망설이고 또 망설인 끝에 전쟁터로 향하는 사람처럼 용기를 쥐어짜 '문자'를 보낼 참이었던 녀석의 이름 위로, 하얗게 빛나는 '전화 거는 중'.
순식간에 달아오른 얼굴로 온 몸의 피가 빨려들듯 몰아쳤다.
귓가에서 금세 팡 팡, 제 심장 소리가 거세게 울려댔다.
"...아, 씨..."
평소처럼 얼른 전화를 끊기엔 이미 늦었다.
이쯤 울렸으면 이미 경수의 핸드폰 발신자 목록에 제 이름이 찍혔을 터였다.
이 사태만 해결하고 나면 박찬열의 머리를 다 뽑아버리겠다고 다짐한 종인이 끊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받지도 못하는 전화를 울상으로 들여다보고 있을 때였다.
어딘가 녀석답다는 생각이 들만큼, 컬러링도 없이 울리던 통화연결음이 뚝 끊기고 누군가 '여보세요?' 하고 전화를 받았다.
아.. 망했다. 망했다. 망했다.
뭐라고 하지.
진짜 빵 먹으러 오라고 하면 난 진짜 이 순간 병신인증이겠지.진짜 그냥 잘 지내냐고 물어봐?? 쌩뚱맞게?!
어머니, 이런 게 현기증이군요.
눈 앞이 핑글핑글 도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종인이 조심스럽게 핸드폰을 들어 화끈거리는 귀에 가져다 댔다.
-여보세요? 저기요!
그리고 핸드폰을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은 경수 또래쯤 되는 듯한 어린 소년의 목소리였지만, 분명 녀석이 아니었다.
.
.
.
"아버님이 워낙 평소에 협심증이 있으셨다던데, 혹시 무슨 약 드셨는지 알아요?"
"......아뇨.."
보호자라고 나타난 어린 소년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간호사에게 답하는 경수의 시선은 멍하게 초점이 없었다.
아버지께서 아프셨다니, 그런 건 지금 처음 알았다.
세훈의 손에 이끌려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게 도착한 병원 수술실 앞,
가족 혹은 지인들을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누가 아버지 이름을 부르며 보호자를 찾았을 때도 자칫 모른 채 넘겨버릴 뻔 했다.
아버지의 이름이, 이렇게 낯설고 생소하게 느껴질 줄 몰랐다.
경수에게 전화를 걸었던 아버지 회사 동료분도 자리를 더 비울 수 없어 퇴근 후에 다시 오겠다며 떠나버렸다.
사람들이 바쁘게 오고가는 수술실 앞에 경수와 세훈, 그렇게 둘만 오도카니 남았다.
"정말 와주실 다른 어른... 없어요?"
얼굴이 하얗게 질린 경수에게 곤란한 표정의 간호사가 다시 한 번 물었지만, 아무도 떠오르지 않았다.
사실은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멍하니 앉은 경수 옆에서 세훈이 나름 야무지게 이런저런 대답을 대신 해주었다.
"아버님은 심근경색으로 쓰러지셨어요.
금방 병원으로 모셔와서 다행이지만, 빨리 수술을 해야 하는 상태라 응급 수술에 들어가셨어요."
"...네..."
"자세한 설명은 이따가 수술 마치면 담당교수님이 해주실 거예요.
...너무 어려운 수술은 아니니까, 걱정말고 기다려요."
"...네..."
낯선 사람들 사이에 잔뜩 얼어붙은 채 주먹을 꼭 쥔 세훈과 그 옆에 멍하게 앉은 경수.
두 소년의 그런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수술에 들어간 주치의 대신 조근조근 얘기를 전해준 간호사가 둘의 어깨를 토닥여주고 사라졌다.
몇 번이고 해외에 나가있는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되지 않는다며 인상을 잔뜩 쓰던 세훈이 조심스럽게 경수의 옆에 앉았다.
초점 잃은 시선으로 바닥만 응시하고 있는 경수의 하얀 얼굴을 바라보다 이내 한숨을 폭 쉰다.
나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심호흡을 하며 굳어버린 경수를 끌고 병원으로 온 세훈이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이제서야 조금 예전처럼 웃게 된 녀석에게 또 이런 일이 닥쳤다는 것이 원망스럽고 화가 났다.
차라리 경수가 울고 매달렸다면 녀석을 달래고 안아주기라도 했을텐데,
경수 어머니가 돌아가셨던 날 장례식장에서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 녀석은 말이 없었다.
차갑게 식은 얼굴이 꼭 예전 그 날의 모습 같아서-
녀석이 혹시나 이러다 소리없이 쓰러져버리는 건 아닐까, 겁이 난 세훈은 힘없이 놓여진 경수의 손을 꼭 잡았다.
정신없이 세훈의 주머니에 챙겨넣고 온 경수의 핸드폰이 울린 것은 그 쯤이었다.
누구든 경수와 자신 곁에 있어줄 어른이 필요했던 세훈이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
당황한 목소리로 누구냐고 묻는 상대에게 자조치종을 설명하자, 침착하게 병원의 위치를 묻더니 금방 가겠다며 이내 전화가 끊겼었다.
그리고 잠시 후, 온 몸이 땀으로 젖은 채 숨을 헐떡이며 나타난 사람은 종인이었다.
.
.
.
찬열에게 가게를 맡겨버리고 그대로 뛰쳐나왔다.
'야, 나 이거 뭐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라!!!' 하고 소리지르는 찬열에게 상황 설명을 할 정신도 없었다.
전화를 받았던 경수 친구란 녀석은 차분하게 얘기하려고 애를 쓰는 듯 했지만 잔뜩 긴장한 듯 목소리가 떨리고 있어 마음이 급해졌다.
그렇게 정신없이 택시를 잡아타고 도착한 곳은 가끔 이름만 들어보던 꽤나 큰 병원이었다.
살면서 이런 큰 병원에, 그것도 수술실을 찾아올 일이 몇 번이나 될까.
급한 마음과는 달리 이렇게 병원에 와 본 경험이 없는터라 이리저리 헤매인 끝에 도착한 수술실 앞에, 경수가 있었다.
하얗고 마른 사내녀석에게 손을 꼭 잡힌 채 앉아있는 경수의 안색이 너무 창백해서, 서늘한 얼음조각이 흐르는 것처럼 심장이 싸하게 시려왔다.
'돌아가셨어요, 엄마.'
담담하게 앞서가던 경수의 뒷모습과 하얗게 굳은 지금의 모습이 겹쳐져서, 종인은 신음 같은 한숨이 흘러나오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경수야."
헐떡이는 가슴을 억누르며 이름을 불러도 경수는 미동조차 없었다.
옆에 앉아있던 하얀 녀석만 눈을 반짝 뜨고 종인을 쳐다보았다.
'아까 그..?' 하는 물음에 대충 고개를 끄덕여주자 벌떡 일어나서 꾸벅 인사를 한다.
어떻게 된거냐, 조심스럽게 묻는 종인에게 세훈이 조근조근 지금 상황에 대한 설명을 마칠 때까지, 경수는 그렇게 표정없이 앉아있었다.
파리한 얼굴에 종인의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경수야."
그 앞에 가만히 몸을 굽히고 앉은 종인이 다시 한 번 경수의 이름을 부르며 힘없이 처진 작은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제서야 깜빡임조차 멈춘 듯하던 경수의 까만 눈이 제 앞의 종인을 천천히 응시했다.
시선이 마주치자, 그 커다란 눈이 반지르르 빛났다.
"...형."
"응."
"...형이다..."
기운없이 베시시 웃는 경수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날 것 같아 종인은 이를 악물었다.
시간이 멈춘 듯, 숨조차 쉬지 않는 것처럼 얼어있던 경수의 눈에도 그제서야 그렁그렁 물기가 돌았다.
"...형이다... 종인이 형이다..."
종인이 힘없이 웃는 경수의 젖은 눈가를 조심스럽게 닦아주었을 때-
결국 울어버린 경수가 종인의 품에 와락 안겨들었다.
정신없이 달려오느라 땀에 젖은 목덜미를 꼭 끌어안으며 매달리는 그 애처로운 몸짓에,
작은 등에 놓여진 슬픔을 조금이라도 나눠가지고 싶은 마음으로 종인은 경수의 떨리는 어깨를 힘껏 감싸안았다.
괜찮아.
괜찮을거야.
주문처럼 중얼거린 말이 혹여나 울음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을까, 마음을 담아 더, 더 그렇게 경수를 끌어안았다.
.
.
.
아버지 이름 옆에 붙어있는 '수술 중' 글씨가 사라질 때까지 종인은 경수의 손을 놓지 않았다.
고3인데 이러고 있으면 안된다며 몇 번이고 돌아보는 세훈을 돌려보내고 난 후,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맞잡은 손은 떨어질 줄 몰랐다.
따뜻하고 단단한 손바닥을 타고 자신을 걱정하는 종인의 마음이 전해져와서, 굳이 놓고 싶지 않았다.
그 체온만이 이 순간 경수가 매달릴 수 있는 하나뿐인 희망이었다.
두 번이나 이 자리에서 마음을 졸이며 누군가를 기다려본 경험이 있는 경수에게, 이 곳은 상실과 슬픔의 기억만으로 가득했다.
그 우울하고 무거운 공기에 잠식되어 버릴 것 같은 순간, 종인과 마주한 손만이 유일하게 경수에게 숨을 쉴 수 있게 해주었다.
말없이 흐르는 침묵 속에서 경수는 가만히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런 경수를 내려다보는 종인의 큰 손이 더 따스하고 강하게 경수의 손을 잡아왔다.
기다렸던 시간에 비해 아버지를 본 시간은 너무 짧았다.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으니 걱정말라는 의사의 말에 안심한 것도 잠시,
마취가 덜 깬 모습으로 침대에 누운 채 중환자실로 옮겨지는 아버지를 보자마자 정신이 아득해졌다.
같은 집에서 지내고 있었지만 아버지의 얼굴을 이렇게 제대로 바라본 것이 얼마만일까.
아주 가끔, 집에서 마주쳤을 때 스치듯 바라만 봤던 그 얼굴은 기억하고 있는 것보다 더 마르고 지쳐보였다.
그 모습 위로 지난 날, 이렇게 수술을 마치고 나오던 의식 없는 어머니의 모습이 겹쳐져 경수의 안색이 더욱 창백하게 질렸다.
복도를 지나는 침대를 따라걸으며 경수는 시트 위에 힘없이 놓여있는 아버지의 손을 놓칠새라 꼭 쥐었다.
"...아빠."
당연하게 부르던 이 한 마디가 언제부터 이렇게 애틋했을까.
나지막하게 불러본 한 마디에 가슴이 아팠고, 그 순간 희미하게 눈을 뜨고 경수의 손을 맞잡아오는 아버지와 눈이 마주쳤을 때는 눈물이 터졌다.
상태가 안정되시면 부를테니 대기실에서 기다리라는 중환자실 간호사에 의해 맞잡은 손이 떨어지고 나서도, 한참을 경수는 그 자리에서 선 채 움직이지 못했다.
허전하게 비어버린 경수의 손을 다시금 잡아오는 종인의 단단한 손만이 이 순간 경수에게 주어진 유일한 위로였다.
"아빠 얼굴... 너무 오랜만에 봤어요.
저... 나쁜 아들이거든요."
중환자실 앞에 마련되어 있는 보호자 대기실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경수와 종인은 결국 조금 떨어진 복도 앞 의자에 나란히 앉았다.
몇 번이고 터진 눈물에 눈가가 빨갛게 달아오른 경수가 의자에 기운 없이 등을 기댄 채 입을 열었다.
너무 울어 잔뜩 잠긴 목소리로 담담하게 이어가는 경수의 지난 이야기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있던 종인이 잡고 있던 경수의 손에 가만히 깍지를 꼈다.
천천히 마주잡아오는 그 소리없는 위안을 놓치고 싶지 않아 경수도 꼭 잡은 손을 풀지 않았다.
한참을 지나 더 이상 아무 말도 오고가지 않았지만 그 손만은 놓치지 않았다.
어쩌면, 정말 혼자 남게 되는 것은 아닐까.
엄마를 보냈던 그 곳에서, 또 그렇게.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드는 두려움에 숨이 멈출만큼 긴장했던 마음이 따스한 종인의 체온에 녹아들었다.
긴장이 풀리자 노곤노곤 나른한 피로감이 몰려왔다.
언제 면회가 허락될지 몰라 눈에 힘을 줘보기도 하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보기도 했지만 결국 가물가물 눈이 감기던 경수가 툭, 종인의 어깨로 쓰러지듯 기대어왔다.
갑작스레 닿아오는 체온에 놀란 마음도 잠시, 잠든 경수를 가만히 내려다보는 종인의 눈이 고요하게 가라앉았다.
아직도 발갛게 부은 눈가와 이제 막 눈물이 마른 어린 뺨이 애처로웠다.
마주잡은 손가락 사이사이로 보이는 이 작은 손으로 그 동안 얼마나 혼자 제 눈물을 닦아야 했을까.
지난 이야기를 하며 몇 번이고 스스로를 자책하던 녀석의 떨리는 목소리가 떠올라 마음이 아려왔다.
착하디 착한 녀석.
이렇게나 여리면서도 늘 한여름 푸른 나무처럼 올곧고 순수한 녀석.
갑갑해지는 가슴이 조금이라도 트일까, 깊은 한숨을 내쉬던 종인이 순간 움찔하는 경수의 움직임에 덩달아 놀라 숨을 멈췄다.
정말 많이 피곤했던 것인지, 경수는 그래도 깨지 않았다.
오히려 잠결에 종인의 어깨에 기댄 뺨을 부벼와 착잡하게 가라앉아있던 마음만 뛰게 만들었다.
에어컨이 돌아가는 병원 복도가 혹여나 추울까- 뭐라도 구해다 덮어주고 편히 재우고 싶었지만 괜히 움직였다가 곤히 잠든 녀석이 깰 것 같았다.
꼼짝도 하지 못한 채 숨소리조차 죽인 종인은 멍하니 닫힌 중환자실 문을 바라보다 조심스레 고개를 돌렸다.
...내가 널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다가가기엔 너무 조심스럽고, 멀어지기엔 이미 너무 늦은 것 같았다.
제 모습을 확인하고는 울음을 터뜨리며 안겨들던 경수의 모습이 떠올라 결국 종인은 눈을 질끈 감아버리고 말았다.
이렇게나 자신을 믿고 기대어오는 녀석에게 내가 정말 못할 짓을 하고 있는걸까.
...경수야.
내가 어떻게 해야 좋을까.
그렇게 인적이 드문 병원 복도에서, 종인은 제 어깨에 기대 곤히 잠이 든 경수의 하얀 이마 위로 몰래 입술을 묻었다.
그 보드라운 느낌만으로도 벅찰만큼 아프게 뛰는 제 심장이 가엾어서, 종인은 정말 울고 싶어졌다.
...경수야.
나는 너를...
말로는 하지 못한 고백이 칼날처럼 아프게 가슴을 찔러왔지만, 지금은 입술을 스친 찰나의 행복만을 기억하고 싶었다.
.
.
.
「Oh, Danny boy, Oh, Danny boy-I love you so.」
+ 주저리주저리
뭔 놈의 글이 반 이상을 해피돋게 못 갑니다;;;
꼭 한 번씩 애들을 울려야 직성이 풀리는 전..
죄송해요, 어쩔 수 없는 변태인가봐요...
우리 조닌이는 언제쯤 상남자로 변신할거니...
오늘도 답답함에 가슴을 퍽퍽 치시는 여러분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허허허허허...
까메오로 출연하신 찬열 군은 지난 화의 진지한 탈을 벗고 간만에 살짝 비글 모드입니다.
워낙 찬백편이 울고불고, 막 이래서 다들 잊고 계셨겠지만 백현이를 만나기 전 찬열이는 그저 방학 내내 방바닥을 딩구는 잉여대학생이었을 뿐...
그리고 한 번도 얼굴을 비추지 못했던 우리 오미자 군도 오늘 살짝 한 번 모셔봤습니다.
인티에 글 올려본 게 처음이라 '대체 암호닉은 무엇이요, 신알신은 무엇이뇨ㅇ_ㅇ;;;'하고 눈치로 대충 때려맞추던 사과의 초반 이야기부터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는 이번 11화까지 암호닉 남겨주신 감사한 분들 명단, 지금 정리 들어갑니다!!
진작 했어야 하는데, 그 생각을 이제서야 한 저는 어쩔 수 없는 바보인가요...
모자란 글을 정성스레 읽어주시고 또 하나하나 댓글까지 남겨주시는 감사한 분들,
도로시 님
동동 님
됴덕후 님
됴르르 님
똑순이 님
리카 님
링세 님
메이링 님
방구 님
빙수 님
서랍 님
수니 님
스티치 님
썬크림 님
아켁 님
에이크 님
오탁구 님
이불익이니 님(...제가 맞게 읽은거.. 맞죠?ㅠㅠ)
지나가던 행인(?) 님
찬사 님
캐슈 님
타루 님
티슈 님
이상은, 아마도 가나다 순이었습니다- 혹시나 빠진 분 계시면 언제든 저에게 욕을 날려주셔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리고, 별 거 아닌 글인데도 한 편 한 편 읽어주시는 수줍은 숨은 독자님들, 신알신도 없이 찾아와 읽어주시는 감사한 비회원님들-
비루한 글인데도 늘 비행기 둥기둥기 태워주셔서, 늘 절 정신 못차리게 해주시는 얄미운 분들ㅠㅠㅠ
가끔 마음껏 채찍을 휘둘러 주셔도 감사히 받겠습니다ㅠㅠㅠㅠ(...변태같다;;)
정말, 얼마나 절 행복하게 해주시고 계시는지- 아마 절대 다 모르실거예요.
어떻게 이 감사를 다 드려야 할지...ㅠㅠ
나중에 나중에, 사과가 모두 끝나고 난 후 번외편이라도 한 편 써들고 꼭 은혜를 갚겠습니다ㅠㅠㅠ
부족하고 소소하고 점점 산으로 가는 사과이지만, 점점 연재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ㅅ-*) 사과이지만,
가끔 찾아와주셔서 브금들과 함께 쉬시며 쓱- 훑어보고 가주시는 것만으로도 늘 영광이예요-
항상, 감사드리는 거 아시죠-?
...오늘 왜 이렇게 갑자기 감성폭발이야;;; 점점 늦어질 것 같아서 미리 밑밥 까는건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 편에서 또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브금 플레이어 버튼 만드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고 하면... 웃으실건가요, 비웃으실건가요, 욕하실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