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모어입니다.
오늘은 찬백이들만 나옵니다. ^^
그래서 말머리도 찬백으로 고쳐 달았답니당.
그럼 못난 제 글 보러 가시를까요?
아 좀 짧은 것 같기도 한데...ㅠㅠ
우연을 가장한 만남 6
박찬열씨, 나 당신이 마음에 드는 것 같아.
찬열의 옆에서 같이 걸어가던 백현은 옷깃이 스칠 때마다 찬열에게서 풍겨 오는 베이비 로션향이 너무나 포근하게만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같은 반 여자애들에게서 자주 맡았었지만 그 때마다 몸서리를 치던 향과는 느낌이 다른 것 같았다.
그 향을 따라 집중하고 있으면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백현은 옆에서 자신에게 김종인같은 애랑 왜 친구를 하냐고 재잘재잘 떠뜰며 이빨 자랑을 하듯 크게 웃는 찬열을 바라보면서
자신이 왜 여태까지 학교에서 이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을 까하는 의문을 가졌다.
내가 경수를 한 번도 못 만나 본 거랑 같은건가.. 일단은 박찬열도 선배니까
남자가 봐도 정말 멋있을 정돈데 여자가 보면 얼마나 멋있을까
끼리끼리 논다고, 백현은 역시 박찬열도 김종인의 친구라고 생각했다.
처음 부딪혔을 때 느꼈던 것 처럼 찬열의 키는 무척이나 컸다. 저와 십 몇센치는 차이나 보이는 듯 했다.
190은 되는거 아니야? 다리도 무척이나 길 것임이 틀림 없었다.
백현은 가던 길을 잠시 멈춰 찬열의 뒷모습을 감상했다.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뒷모습 역시 완벽했다.
키도 크고 다리도 길고 전체적인 비율이 좋아서 어떤 옷을 걸쳐도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백현은 예전부터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라면 맥을 못췄다. 아무리 성격이 거지같아도 금새 얼굴을 보면 풀리고 말았다.
같이 어울려다니던 친구들도 죄다 백현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였다. 종인은 얼굴도 그렇지만 의외로 성격도 잘 맞았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잘생긴 찬열을 백현이 마다할리 없었다. 게다가 성격도 쾌남이었다.
백현은 찬열이 굉장히 맘에 들었다.
진짜 부럽다.
아.. 엄마 왜 나는 이렇게 작게 태어났을까요?
"백현아, 거기서 뭐해. 빨리 가자"
찬열의 뒷태를 구경하느라 잠시 멈춰 선 백현을 찬열이 불렀다.
종인과 경수가 민석의 카페로 가버린 후 수업이 있어 남겨진 찬열과 백현은 마침 바로 옆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다는 것을 알게 됐고,
나란히 강의실로 이동하고 있었다.
"선배, 뭘 먹고 그렇게 컸어요?"
"갑자기 뜬금 없이 뭔 소리야 그게."
백현의 갑작스런 질문에 찬열은 당황스럽다는 듯이 쳐다봤다.
"아니, 선배랑 나랑은 나이도 같은데...
에휴, 그냥 부러워서 그래요, 부러워서."
"밥 많이 먹고 우유 많이 마시면 되. 어른 되서도 큰다더라."
그런건 다 헛소문이네요 헛소문.
내가 어렸을 때부터 우유를 그렇게 먹어 치웠는데도 이모양 이꼴인데...
그렇게 키 이야기를 나누던 두사람은 어느새 강의실에 다다렀고, 강의실에 들어가려는 찬열을 백현이 불러세웠다.
"선배, 이 수업 끝나고 약속 있어요?"
"아니, 왜?
"저랑 밥 같이 안드실래요? 집에 가면 어차피 혼잔데
혼자 밥 먹기 싫어서요."
"나야 뭐 상관 없는데. 뭐 먹고 싶은데"
"아직 몰라요~ 이따 생각해보죠."
"그래, 그럼 이따봐"
찬열과의 저녁 약속을 따낸 백현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백현은 자신이 맘에 들어하는 사람에게는 항상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와는 반대로 관심이 없으면 옆에 와있어도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다.
장점이라고 할 지 단점이라고 할 진 모르겠지만 이런 백현의 성격은 나중에 찬열을 굉장히 애타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아, 기대된다. 뭐 먹지 저녁?
순대국을 먹을까 뼈해장국을 먹을까....
아니야.. 첫 식산데... 역시 파스타, 돈까스 이런 양식이 나으려나.....
"선배, 뭐 먹을래요?
난 선배가 좋아하는 거면 다 좋은데!"
"난 아무거나 다 잘먹는데.
음...
우리 뼈해장국 먹으러 갈까?"
"헐"
"왜 싫어해?"
"아니요, 선배 어쩜 이렇게 나랑 잘 맞아요.
나 진짜 좋아하는데 뼈해장국."
"그래? 다행이네. 가자 뼈해장국 먹으러~"
"근데 선배가 사는거죠? 그쵸?
선배는 선배잖아요~"
"이자식... 지가 먹자고 해놓고선.."
찬열과 만난 첫날 이후로 백현은 엄마 오리를 쫓아다니는 새끼 오리처럼 찬열을 졸졸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길을 가던 중에 찬열을 보게 되면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찬열의 뒤만 바라보고 다녔다.
백현이 찬열을 쫓아다니기 시작한 것도 어느덧 2주가량이 지났다.
친구와 만나기 위해 카페로 달려가고 있던 백현은 저 멀리 찬열이 걸어가고 있는 것을 보고 전속력으로 달려가 찬열을 불러세웠다.
"찬열 선배!"
"어? 백현이 안녕"
"선배 어디가고 있던 중이에요?"
"나? 나는 산책중."
"산책이요? 왠 산책이에요?"
"그냥.. 날씨가 좋아서. 걷고 싶더라고."
"저도 같이 해도 되요?"
"안 될 건 없는데, 너 어디가던 중 아니었어?"
"아니요~ 아니요! 그런 거 없었어요!!"
"그래? 그냥 목적지 없이 걷는 건데 그래도 갈래?"
"네네!"
"그럼 가자~"
백현은 찬열 몰래 뒤에서 만나기로 했던 친구에게 '야 미안 나 못가 진짜 미안해 진짜'라는 문자를 보냈다.
친구는 백현의 돌발 행동이 이제는 익숙하다는 듯이 '니가 그럼 그렇지. 또 박찬열이냐?'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찬열을 미친 듯이 쫓아다니는 백현을 보고 백현의 친구들은 그렇게 쫓아다녀서 뭐하냐 그냥 사귀자고 고백하라고 항상 놀렸지만
백현은 항상 남자끼린데 사귀긴 뭘 사겨. 동경이지 동경. 이건 동경이야라는 말로 그들을 물리쳐왔다.
백현과 친구들의 말을 옆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종인은 늘상 그렇듯이 나른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백현을 바라볼 뿐이었다.
백현은 맑은 하늘과 찬열이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까지도.
그리고 함께 풍겨오는 베이비 로션향. 가만히 찬열의 옆모습을 바라보던 백현의 맥박은 점점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어? 백현아 너 방금 물 안 맞았냐? 나 방금 물방울 떨어진 것 같아!"
"네? 물방울이요?
어? 비온다..!"
"으씨.. 어떡하지 우산 없는데
우리 너무 멀리 걸어나왔어."
"어, 갑자기 많이 내려요!"
"백현아, 뛰어!"
백현과 찬열은 비를 피하기 위해 한 카페로 들어갔지만, 이미 비를 쫄딱 맞아버린 그들은 카페에서 틀어놓은 에어컨 바람에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갑자기 왠 소나기야. 아 추워.."
"그러게요.. 진짜 지구가 망하려나봐요. 날씨가 왜 이래요."
찬열은 눈에 띄게 떨고 있는 백현을 보고 카운터로 향했다.
"선배 어디가요?"
"
잠깐만 기다려봐."
카페 여주인과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던 찬열은 백현에게로 돌아올 때 손에는 담요 한장을 쥐고 있었다.
자리로 돌아온 찬열은 백현의 어깨에 담요를 둘러줬다.
"어? 담요? 어디서 났어요?"
"여기 주인한테 사정했어. 너 많이 추워보여서.
안 준다는 거 내가 있는 애교 없는 애교 다 부렸다."
"선배도 많이 추워보이는데..."
"난 덩치가 있잖아. 괜찮겠지."
백현의 눈에는 찬열도 만만치 않게 떨고 있었다. 한숨을 쉰 백현이 찬열의 곁으로 가서 앉았다.
"그럼 같이 덮어요. 그럼 되죠?"
"아으, 남자끼리 무슨 담요를 같이 덮어."
"지금 감기가 걸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따지긴 뭘 따져요?"
백현은 막무가내로 자신이 덮고 있던 담요 속으로 찬열을 끌어 당겼다.
"따뜻하긴 하네..."
"그쵸?"
찬열과 백현은 담요를 사이 좋게 나눠 덮고 있는 그들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카페 여주인과 주변 손님들의 눈길을 눈치채지 못했다.
서로 담요를 같이 나눠쓰고 있는 상대방에 대해 생각하기 바빴기 떄문이다.
두 사람은 이상하게 몸에 열이 오르고 가슴이 뛰는 걸 보니, 잠시 비를 맞았다고 감기 기운이 올라서 그런건가 보라고 생각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자 더 빠르게 요동치는 가슴을 서로 진정시키느라 바빠 아무 말도 없이 몸이 마를 때까지 두 사람은 카페에 앉아 있었다.
**
찬열은 눈이 처져서 하얀 강아지 같이 자신을 졸졸 쫓아다니는 백현이 마냥 귀여웠다.
본디 귀여운 것이라면 환장하는 찬열은 백현과 어울리는 것이 싫지 않았다.
하지만 날을 거듭하면 거듭할 수록 항상 백현과 함께 있는 자신을 발견했고, 함께 소나기를 맞은 이후로 백현을 보면 볼수록 제 몸이 말을 안 듣는 것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가슴이 뛰기 시작하고, 백현과 함께 걷다가 손이 스치기라도 하면 갑자기 걷는 법을 까먹는 다던가
백현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지 머릿 속이 새하얘지는 둥 찬열이 생각하기에도 자신이 눈에 띄게 이상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백현을 보지 않으면 나아질까 싶어 조금씩 백현을 밀어내기로 결심했다. 적당한 선을 두면서.
찬열은 자신을 보고 백현이 다가오면, 약속이 있다며 지금 할 일이 있다고 백현과의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거짓말을 못하는 찬열이었기에 백현에게는 다 티가 났다.
또 백현이 찬열이 일부러 자신을 밀어낸다는 것을 못 느낄 정도로 눈치가 없지도 않았다.
그런 찬열을 본 백현은 가슴 한켠이 아려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백현은 아픈 이유를 깨닫지 못하는 한편 그런 찬열이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자신이 찬열에게 무슨 잘못을 했길래 갑자기 저러는 것인가 싶었다. 그리곤 곧 자신이 뭐가 모잘라서 찬열에게 목을 메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찬열을 잊고 다른 데 집중하자고 결심했다.
매일 보던 찬열을 딱 끊는 것은 백현에게도 힘들었지만, 하루 이틀 거듭할 수록 참을만 한 것 같았다.
걔가 나보다 키만 좀 더 크기만 하지... 얼굴도 아주 쪼오금 잘생긴 것 뿐이지 그리고.. 잘난 건 많지만 아무튼!
내가 왜 쫓아다녀야 되?
주위를 둘러보면 예쁜 여자가 넘쳐나는데
에이씨, 짜증나. 집에가서 김종대한테 시비나 털어야겠다. 오늘은 내가 이겨줘야지.
이후로 백현은 찬열을 향한 발걸음을 딱 끊기 시작했다.
찬열은 자신가 밀어내기 시작한 것이었지만 백현이 더이상 보이지 않자 어딘가 허전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아씨... 이거 김종인이 남자 좋아한다고 해서 그냥 내가 붕 뜨는 건가. 왜이래 이거.
찬열은 자신이 종인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했고, 얼마 안 가 끝나겠지 싶었지만 찬열의 눈에는 점점 백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실사가 아닌 환각으로. 괜시리 길을 걷다가도 어디선가 찬열 선배! 하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봤지만 그 곳에 백현은 없었다.
마치 백현이 제 앞을 걷고 있는 것 같아 걸음을 빨리 해 옆으로 가보면 그냥 백현과 키가 비슷한 남자일 뿐이었다.
왜 이러나 싶어, 찬열은 주변 사람들에게 매달려 소개팅도 엄청 받았다. 하지만 별 감흥이 없었다. 오히려 여자들의 얼굴이 백현의 얼굴로 보이기까지 했다.
찬열이 백현의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기를 며칠, 드디어 백현이 찬열의 앞을 지나갔다.
옆에는 백현의 친구가 있었지만 그다지 아랑치 않고 백현의 팔을 잡아당겼다.
"변백현"
"안녕하세요, 박찬열 선배.
무슨 일이세요?"
"나랑 잠깐 얘기 좀 해."
"여기서 하면 안되요?"
"친구 좀 잠깐 보내봐."
미안. 먼저 가 있어. 라며 친구를 보낸 백현이 찬열을 올려다 봤다.
"너 요새 왜그래?"
"제가 뭘요?"
찬열이 말하기 쑥스럽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이다가 대답했다.
"왜 요새 나 보러 안와?"
찬열의 질문을 들은 백현이 코웃음을 쳤다.
"찬열 선배, 아. 어차피 우리 동갑이니까, 같은 과도 아니고. 그냥 말 놓을게.
내가 왜 너 보러 쫓아다녀야 되는데?"
"하...! 그럼 왜 그랬었는데? 니가 먼저 쫓아다녔잖아"
"맞아, 내가 먼저 쫓아다녔지. 근데 니가 밀어낸 거 아니야? 지가 먼저 그러고선.
할말 없지? 없음 나 간다. 앞으로 서로 불편하지 않게 안 마주쳤음 좋겠네."
그토록 찬열의 앞에서 아른거렸던 백현이었지만, 자신에게 쌀쌀맞게 구는 백현을 본 찬열은 그토록 보고 싶었던 백현이었지만 가슴이 쓰린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이후 두사람은 학교에서 마주쳐도 아는 척도 안하고 지나쳐갔다.
그리고 백현의 곁에서, 찬열의 곁에서 찬열과 백현이 하는 짓을 잠자코 지켜보던 종인은 조용히 읊조렸다. 미친놈들.
나중에 후회 꽤나 할거다.
수줍수줍(보실 분만...//_//) |
오늘은 카디가 나오지 않았어요. 잠깐의 카메오로.. 종인이 등장하기만 했을 뿐입니다. 제가 생각해둔 찬백 스토리를 뿌리뽑고자 오늘 진도를 팍팍 나간... 저만 그렇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ㅠㅠㅠ 사실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거의 하루 꼴로 올리고 있는데요, 빨리 올리는 것 만큼 퀄리티가 나오지 않는 것 같아서 좀 길게 잡고 써보려고 했지만 ㅠㅠ 독자님들이 그리워서.....//_//히히ㅣ 암호닉 신청해주신 임상협님, 됴르르님, 리을님, 오리님, 덜자란 왕자 도경수님, 아가님,독자1님, 링세님!!! 제가 정말 사랑합니다 하트하트 하트 백만개는 보내드리고 싶어요! 거절은.. 거절합니다 ^^;;; 아 근데 분량 너무 짧은 거 같아요... 다들 재밌게 보고 계신가요?ㅠㅠㅠ 걱정되네요... |
모자란 제 글이지만 똥손으로 열심히 썼어요!ㅠㅠ
짧은 댓글 하나라도 남겨주시면 다음 편 쓸때 무척이나 힘이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