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묘하게 물건의 위치들이 달라지는 것같다. 겨우 얻은 작은 자취방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알바가 끝나고 집에 들어오면 신발이 뒤틀려있다던가 옷장 문을 열고 다니지않는 편인데 옷장 문이 열려있거나 하는 상황이 자꾸 반복되고있다.
순간 여자의 자취방에 몰래 들어와서 속옷을 훔쳐간다던가 몰래 숨어있다가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있다는 인터넷에서 본 글이 떠올랐다. 설마 아니겠지 하면서 집 안을 뒤져보았지만 물건 위치만 달라졌을 뿐, 사라지거나 사람이 숨어있는 흔적은 발견되지않았다.
"아 진짜 무섭게.."
작게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오늘은 예지 집에서나 잘까 하면서 폰을 집어들었다.
메세지가 와있었다. 스팸이겠거니 하면서 눌러봤더니 낯선 번호였다.
- 안녕
짧은 문자. 잘못보낸 듯했다.
- 잘못보내신거같아요
곧 바로 위잉- 진동이 울렸다.
- 아닌데 나 너한테 보낸거 맞아
아니 잘못보낸거라니까...다시 문자를 맞받아치려고 양손가락을 액정 위로 올렸다.
철컥
그 순간 현관문이 열렸다.
"일어났어?"
머리가 아팠다. 눈을 떴는데 아무것도 보이지않았다. 눈에 뭔가 덮여있는걸 보니 안대인 듯했다. 정신을 차림과 동시에 손목과 발목이 아려왔다.
"뭐에요? 이거 풀어요."
"내 목소리 못알아봐? 와 벌써 완전히 잊었나."
내 귀 바로 옆에서 낮은 웃음 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의 정체를 알고나니 순간 온몸이 떨렸다.
"...김명수."
"빙고-. 맞췄으니까 상줄게."
상을 준다며 안대를 풀어주었다. 새어들어오는 빛에 잠시 눈을 찡그렸다. 시간이 지나고 초점이 맞춰지자 내 앞에서 생글 생글 웃고있는 김명수가 보였다.
"이거 풀러."
"싫은데."
"너 이거 범죄야. 사람 이렇게 납치하고 그러는거..설마 우리집 들어온것도 너였니?"
아무 말없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김명수에 어이없는 웃음이 터졌다.
"너....아 일단 이거부터 풀러 얼른."
"싫다니까-."
"너 내가 나가기만 해봐. 진짜 너 신고할꺼야."
"넌 상황 파악이 잘안돼?"
"뭐?"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잘봐."
"...."
"여긴 나밖에 없고 내가 뭘하든 널 도와주러 올 사람은 아무도 없어. 아무도."
여전히 웃고있는 김명수의 얼굴과는 상반되는 내용에 몸이 부들부들 떨려오기 시작했다.
김명수의 말대로 여긴 아무도 없다. 아무리 내가 도와달라고해도 와줄 사람은 없다. 그제서야 상황이 제대로 보였다. 김명수를 보고있는 눈이 흔들리는 것같았다.
"떨지마. 너가 나한테 다시 와주기만 하면 난 널 건들이진않을꺼야."
"...명수야 이러지마. 너 이런 애 아니었잖아."
"맞아 원랜 이런 애 아니었지. 성이름 니가 너무 좋아서 미친걸지도 몰라."
"우린...우린 끝났잖아. 벌써 3개월 전 일이야 명수야. 정신차려 제발.."
"처음엔 네 사정도 있을거라고 생각했지.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너한테 화가 나더라."
"...."
"난 잘못한게 없는데 왜 헤어져야했던건지 이해도 안되더라고. 그냥 널 놔주기엔 내가 힘들어한게 너무 아깝기도하고 내가 널 아직 많이 사랑하기도해서 말이야."
"...넌 미쳤어."
"알아."
내 얼굴을 한손으로 쓸어내리는 김명수의 손길에 고개를 돌렸다. 한껏 김명수를 째려보자 김명수는 크게 웃어왔다.
그러다 금세 표정을 확 굳히면서 내 턱을 잡곤 자신 쪽으로 돌렸다.
"이거 놔."
"넌 아직 예쁘네. 그동안 잘지냈나보다."
"놓으라고!"
"어디 하나 안예쁜 곳이 없어. 이러니 내가 널 놔주기싫지."
"미친 놈."
"내가 너 입술 되게 좋아했잖아. 작고 도톰하고. 딱 먹기 좋은 입술."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만지는 김명수에 고개를 뒤로 빼려고 했지만 내 턱을 더 쎄게 잡아오는 김명수에 작은 신음을 흘렸다.
그러자 내 입술에 살짝 자신의 입술을 맞췄다.
"보고싶었어 성이름."
아파오는 턱때문에 말도 못하고 앞에 있는 김명수가 밉기도하고 내가 처한 상황이 너무 무서워서 결국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내 눈물을 울지말라며 닦아주는 김명수의 손길이 상황과 맞지않게 너무 다정해서 더 미웠고 무서웠다.
"나 좀..놔주면 안되는거야?"
내 말에 갑자기 내 턱을 잡고있는 손을 풀더니 내게 안겨왔다. 나보다 훨씬 큰 덩치가 내게 살짝 기대오자 잠시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놔주면 안돼. 넌 또 떠날꺼니까 난 너 못놔."
"..."
"그러니까 나랑 여기서 영원히 같이 있자."
얌전히 내 귀에 속삭이던 김명수의 손이 내 코와 입을 막음과 동시에 나는 다시 정신을 잃었다.
사담 |
이런 내용 써보고싶었는데 저는 이런 내용 정말 더럽게 못써요..ㅎㅎ 집착물을 쓰고싶었지만 망한 글....... 명수 보고싶네요 명수야Tm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