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1010
뭘 입지. 뭘 입어야될까. 왜 내 옷장에는 안 예쁜 옷들이 투성일까. 내일 나 뭐입고 가야되지? 지금 머릿속엔 과부화가 일어날 것만 같았다. 오늘도 역시 편의점을 갔다왔다. 들어가자마자 웃으면서 맞아주는 권순영이였고, 난 역시 또 초코에몽을 집었다. 권순영은 또 초코에몽이냐면서, 이런거 몸에 많이 안좋으니까 많이 먹지말라고까지 했었다. 권순영이 나에게 몸걱정까지 해주다니. 난 또 거기에 잼처럼 발려버렸다. 실실 웃으면서 집에 들어와서 문제집을 펴고 앉아있었는데 갑자기 내일 뭐입고가지가 떠 올랐다. 그렇게해서 거의 한 시간 가량 고민 중인 사태까지 와버렸다. 하, 치마를 입어야하나. 바지를 입어야하나. 내일 많이 더울려나? 수 많은 고민을 하며 옷장을 살펴봤지만 다 마음에 안드는 옷이였다. 아니 생전에 내가 남자랑 영화 데이트를 해봤어야 뭘 입을 지 알지… .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근데 데이트라고 표현해도 되겠지…? 왠지 모르게 데이트란 말은 설렘을 가져다주는 말 같다. 그냥 만나는 건데도 특별한 날 같고, 괜히 신경쓰게 되는 것 같다. 아니면 권순영을 만나는 거라서 이렇게 설렐지도 모른다.
' 카톡- '
갑자기 울리는 카톡소리에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권순영이였다. 바로 휴대폰을 들어서 카톡에 들어가보니 열시반까지 학교 앞 카페에서 만나자는 내용이였다. 꽤 이른 시간이였다. 그럼 나 몇시에 일어나야되지? 내일 얼굴 부으면 안될텐데. 빨리 자야겠다. 아니지. 나 아직 내일 입을 옷도 안정했는데. 원피스를 입을까. 아니야, 너무 꾸민 것 같잖아. 원피스는 패스. 작년에 사놓고 안 입은 치마가 있긴한데… , 너무 짧아서 패스. 그럼 결국 바지를 입을 수 밖에 없나. 그래, 내 인생은 바지야. 결국 너무 꾸민티를 내지 않으려고 바지와 무난무난한 셔츠를 선택했다. 아, 너무 안 꾸민거 아니야? 다시 옷장을 둘러보려했지만 급 느껴지는 피로감에 결국 침대로 몸을 골인해버렸다. 그래도 아직도 설레는 것인지 설렘을 안고 잠들어버렸다.
***
너무 빨리 일어났나. 아직 열시 반이 되기 한참 전인데 벌써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냥 먼저가서 기다리고 있을까싶어서 신발을 신고 엘레베이터를 탔다. 1층에 다 다랐을때 마지막으로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았다. 오늘은 상태가 꽤 괜찮은 것 같다. 기분 좋게 아파트를 나섰다. 근데 기분이 더러워졌다. 마치 자유시간사건 때 이석민이 자유시간을 먹은 것과 같은 기분이랄까.
" 핵 덥다. "
더웠다. 심각하게 더웠다.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내가 제일 싫어하는 건 더위였다. 근데 오늘따라 유독 더웠던 것 같다. 아씨, 오늘 상태 괜찮았는데. 권순영을 만나기전부터 벌써 땀범벅이 되 있을거라 생각하니 짜증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빨리 버스의 에어컨바람을 쐬야겠다싶어서 발걸음을 바삐 움직였다. 그래도 더운건 더운거다. 얼마안가서 등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와, 회색티를 안 입은게 다행이다. 회색티를 선택하지 않은 건 신의 한수였다. 어제의 나한테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열심히 손부채질하면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주머니에서 ' 카톡- ' 하는 소리가 들려 휴대폰을 꺼내보니 권순영이였다. 저절로 웃음이 나와 카톡확인을 하니 어제 잘잤냐는 내용이였다. 그럼그럼. 어제 설레서 밤잠을 설칠 줄 알았는데 잘잤더라고. 버스를 타면서까지 권순영과 카톡을 했다. 근데 하면 할수록 점점 광대가 올라가는 기분이다. 마냥 귀엽게 카톡할 것만 같던 권순영은 의외로 다정한 말투여서 더욱 설레면서 카톡을 했다. 정신차려보니 내가 내려야 할 곳이 되어 버스에서 내렸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아직 10시 8분이였다. 내려서 조금 걷다보니 벌써 학교 앞 카페에 다왔고 멀리서 누군가가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권순영이였다. 와, 얘는 겨우 흰티에 바지를 입었을뿐인데 예뻐보인다. 아, 예뻐보인다가 맞는 표현인가. 근데 지금 내가 떠오르는 건 딱 예쁘다란 생각뿐이다. 권순영도 멀리서오다가 나인걸 눈치챘는지 해맑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준다. 오늘도 역시 귀엽다. 그에 대한 답으로 나도 손을 흔들었고 권순영은 뛰어오기시작했다. 안 뛰어와도 되는데 더운데 뭐하러 뛰어오는거야. 근데 뛰는모습마저도 씹덕이다.
" 되게 빨리왔네 "
" 오늘따라 빨리 준비를 끝내서 "
" 우리 지금 약속시간보다 20분 빨리 나왔어.
지금 딱 10시 10분이야. "
***
어색하다. 어색해. 많이 어색해. 지금 권순영과 나 사이의 분위기는 어색하다라는 말로만 정의할 수 없을 것이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맨뒷자리에 앉아 영화관으로 가고 있는데 서로 쉽게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다. 학교에서든 편의점에서든 잠깐 붙어있던게 다여서 그런가 대화하다 끊기고 대화하다 끊기고가 대부분이였다. 왜 순영아, 너는 이석민외에 네친구들한테 하는 것처럼 나에게는 안하는거야. 근데 왜이렇게 버스에 커플은 많은거야. 커플들 덕분에 서로 어색함이 급증하였다. 제발 옆 커플분들. 쪽쪽대지말라고요. 해놓고선 눈치보지말고 아예 하지말라고.
" 오늘 되게 예쁘게 입고 왔네. "
" 어? "
" 바지 입었잖아. 난 또 혹시 치마같은 걸 입고오면 어쩌나싶었지. "
헐. 갑자기 옷 칭찬을 해주는건 어디서 배워먹은 예쁜 짓이지? 어제 잠깐 치마와 원피스를 고민하고 집어치우고 바지를 고른 어제의 나에게 두번째 박수를 보낸다. 꼬또야 잘했어. 귀가 뜨거워진게 느껴지자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권순영은 뭐가 좋은지 옆에서 웃고있다. 웃지마. 내 귀도 보지말라고. 이런 내 속마음은 안들리는건지 권순영은 ' 어? 귀 빨개졌다. ' 라고 말한다. 그거 네가 심쿵멘트 날려서그런거야. 그러니까 더 이상의 언급은 없었으면 좋겠어. 매우, 심각하게 부끄러우니까.
" 아침 먹고 왔어? "
권순영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꼬르륵도 아니다. 우르릉쾅쾅이다. 아, 개쪽팔려. 권순영은 뭐가 좋은지 옆에서 엄청나게 웃고있다. 그것도 놀리는 말투로 ' 안먹고 왔구나~ , 우리 꼬또 많이 배고프겠다. 뭐먹으러가지? ' 하며. 어우, 얄미워. 눈길을 흘겨보내자 뭐가 좋은지 또 으허헝거리면서 아, 귀엽다. 이런다. 응? 내가 귀여워?
" 진짜 귀엽다. "
그래. 내가 아니라 네가 귀여워.
뭐지 이 똥글은..?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죠 이 똥글은. 거기다가 분량도 거지...? 원래 전 조금 쓰고 그다음에 조금 쓰고 이렇게 해서 올리는 편이라서 조금 올리는게 늦는 편인데 이번에는 한 번에 다 쓰려니 똥글이 나왔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 (운다) 사실 약 3주정도는 또 못볼 것 같아서 이렇게 왔어요(ㄸㄹㄹ..☆) 흑규ㅠㅠㅠㅠㅠㅠ 진짜 11월달되면 자주 올 수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줘요♥ㅠㅠㅠㅠ
독자님들 사랑합니다 ㅠㅠㅠㅠ♥ |
너무 고맙고 너무 미안한 사람들ㅠㅠㅠ♡ |
♡ 일공공사 체리 샘봄 레인보우샤벳 비망 자까님♡♡ 순영워더집으로돌아오는길에 햄찌 권호시수니 지유 오링 간장밥 2929 ^0^ 녕지 1600 가마 뿌뿌뿌 고망맨 순영아 뿌야 가마 블루레몬 닭키우는순영 바람우 바람순영 초코 계란초밥 수녕요정 부부승관 마이클찬슨 쿱쿱 문현 홉푸 0526 부수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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