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 현성 소설입니다 :)~
현성은 첨 쓰네영!
사랑. 그 관계에 대하여 |
"여보세요?"
너에게서 일방적인 이별 통보가 왔다.
[ 현성 ] 사랑. 그 관계에 대하여 w. Kei
"우현아. 우현아." 뒤늦게 정신을 차린 나의 입에서 너의 이름이 새어나왔다. 하지만, 너는 이미 통화를 끝낸 상태였다. 어디부터 잘못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유일하게 너의 통보에서 알 수 있는 것이라곤 나를 지워버린 너의 마음 뿐이였다.
네가 없는 하루하루는 나에게 있어서 지옥과도 다를 것이 없었다. 길을 걷다가도 네가 내 옆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 것은 너무나도 익숙한 일이 되어버렸다. 너는 나를 버리고 떠났는데, 왜 나는 너를 버리지 못하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나의 매마른 입술에서 너의 이름이 새어나왔다. 방구석에 쪼그려 앉아서 나는 또 울었다.
"성규형. 요즘 어디 아파요? 안색이 별로 안좋아요……." 하루는 성종이가 나를 보면서 걱정을 해줬다. 하지만 차마 성종이에게 뭐라고 말을 해줄 수가 없었다. 그저 나를 걱정하는 성종이에게 미소를 지어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이라는게 가장 싫었다. 너는 혹시 나처럼 이렇게 아플까. 이런 헛된 망상을 하면서 나는 눈물을 삼켰다.
내 방 곳곳에는 너와의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너와 함께 찍은 사진이 내 방 이곳 저곳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나는 그 사진들을 하나씩 떼어냈다. 테이프로 고정되었던 사진들이 떨어지며 찌익, 하는 소리가 났다. 내 마음이 찢기는 듯한 그런 소리였다.
강변에서 불은 활활 잘 불타고 있었다. 나는 상자에 집어넣은 사진들을 모두 모닥불에 쏟아 부었다. 허공에서 사진들이 허우적거렸다. 하늘하늘거리며 떨어지는 것이 꽃잎이 떨어지는 모습 같아서 아름다웠다. 사진들이 불타는 모습을 보며 나는 휴대폰을 꺼내서 전화번호부에 저장된 너의 번호를 지우려했다. 엄지손가락이 허공에서 그대로 멈췄다. 나의 눈에서 참았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너와 헤어진지 한달을 조금 지나고 있었다. 실연의 아픔이 어느 정도 적응이 된 것인지, 먼 곳으로 날아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딱히 힘들지도 않았고, 아프지도 않았다. 네가 싫어하던 술을 마시는 빈도도 늘어났다. 술을 마시고 나면 내 입에서는 너를 욕하는 말들이 자동으로 나왔다. 같이 술을 마시던 동우가 술잔을 내려놓고는 한숨을 쉬며 나를 바라보았다. 동우가 조용히 말을 꺼냈다. "형. 나 형한테 전해줄게 있어."
다음 날, 나는 한 손에 편지 봉투를 들고 산으로 갔다. 어제 밤 동우가 나에게 준 것이였다. 나의 눈이 산의 정상을 향했다.
한겨울이여서 그런지, 날씨는 너무나도 쌀쌀했다. 통나무를 깎아 만든 것 같은 계단을 계속해서 밟고 올라갔다. 어느정도 올라가니 동우가 편지를 주며 말한 장소가 보였다.
"…안녕. 오랜만이야." 너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동우한테서 얘기를 듣고 왔어." 너는 계속해서 침묵을 지켰다. 나는 희미하게 웃으며 휴대폰에 저장된 1번 단축번호를 꾹 눌렀다. 남 우현. 너의 이름 세글자가 화면에 나왔다. "헤어진지 한달 째인데, 아직까지 미련이란게 남긴 남았나봐." 나의 행동에 나도 어이가 없어서 나는 픽 웃고는 고개를 숙였다. 꾹 참았던 눈물이 흘러 내렸다. "나 진짜 미련하지?" 야속하게도 너는 여전히 아무런 말도 없었다. 나는 그런 너는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아직까지 난 사랑이 어떤건지 잘 모르겠어." 내가 애써 미소를 지으며 너를 바라봤다. 눈에선 여전히 눈물이 한 줄기씩 흐르고있었다. "그러니까 네가 나한테 그게 뭔지 천천히 가르쳐줘." 좀 더 밝은 미소가 눈물과 함께 내 얼굴에 번졌다. 나는 무릎을 꿇고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난 가볼께." 풀잎으로 내 바지의 무릎 부분이 약간 더러워져 있었다. "그 곳에서는 편하게 쉬어, 우현아." 무덤 안에서 숨쉬고 있을 나의 사랑. 남우현은 대답이 없었다.
나는 산에서 내려와서 버스에 탑승했다.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봉투 안에 있는 너의 마지막 흔적을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읽는데 눈물이 나도 모르게 미친 듯이 쏟아져 내렸다. 아직까지 사랑이란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를 이해하기에는 내가 너무나도 어리석고, 역부족인 듯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