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의 공통점
(소아과의 큰아빠 문준휘 X 어벙벙한 신입 간호사 김너봉)
송유빈 - 사랑합니다
아직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은 소아병동에는 무서운 큰아빠가 한명 계신다. 우리 사이에서는 큰아빠라 불리는 소아과교수님 문준휘교수님이시다. 나는 신입이라 문교수님과 말도 자주 못 했지만 그 날때문에 나는 문교수님께 제대로 찍혔다. 난 이제 죽었어..
"김너봉, 너 간호사 맞아?"
"예..?"
살벌한 분위기, 사실 내가 잘못한 일이 맞았다. 환자분 소독을 담당한 내가 소독을 하다가 깜빡 잠들어버렸기 때문이다. 3일연속 밤샘을 해서 그런가보다. 그런데 문교수님이 일개신입간호사가 3일밤샘을 한거에 관심을 가질리가 없다. 처음으로 문교수님께 크게 혼나는 순간이였다.
"니 간호사 맞냐고. 환자 앞에서 졸아? 밤샘 며칠했다고 졸아? 난 인턴 때 밤샘 일주일해도 졸지를 않았어. 그렇다고 니가 간호사야? 환자 돌보는 사람이야? 너 소아과들어온거 애들 만만해서 들어왔어?"
순간 애들이 만만하냐는 말에 빡침이 올라와 뭐라고 말을 꺼내려 했지만 내가 잘못한 것이 계속 생각나 고개만 숙이고 죄송합니다만 연거푸 말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는 나한테 하는게 아니고 환자랑 환자보호자께해야지. 지금 사과하고 와."
겨우 설교가 끝나 밖으로 나와 환자와 환자보호자분께 사과를 한 후 한숨을 돌리러 휴게실로 향했다. 늦은 시간이라 휴게실엔 아무도 없었다. 오늘 아침에 응급환자가 몰려와 응급실을 도와주느라 점심이후까지 정신도 못 차리고 레지던트 옆에 계속 붙어다니고 점심먹고 났더니 체크해야 할 환자분이 한 두분이 아니었다. 늦은 저녁을 먹고 내 담당 환자소독을 시키다 교수님께 혼나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3일을 잠을 자지 않고 지내니 슬슬 잠이 몰려 왔다. 그렇게 휴게실에서 잠이 든 것같다.
***
일어나보니 아침이 되었나보다. 환자분들이 내 옆에 앉아 티비를 보고 계셨다. 누가 덮어줬는지 내 무릎엔 담요가 덮여져 있었고 지금 시간이 10시가 훌쩍넘은 시간인걸 깨달은 나는 얼른 데스크로 향했다. 너무 늦어 내 담당환자분들 체크를 내 친구인 현서가 해주었다.
"야 너 어디 갔다온거야? 집에도 없던데.. 여기서 잤어?"
"휴게실에서 깜빡 잠들었더라구.. 체크 고마워, 나중에 한턱 쏠게. 나 체크간다!"
"너봉아! 체크 내가 다 했다니까? 너 응급실 좀 가봐. 콜왔어."
"또 응급이야..?"
"어. 나도 가야해.. 죽음이야."
"좆됐다 또.. 일단 가자."
오늘도 지옥의 일상이 시작되었다. 아침부터 응급이라니.. 원래 소아병동에만 있던 문교수님도 응급실에 계셨다. 8중추돌사고에 관광버스사고까지 겹쳐 사람들이 물밀려 들어오고 있었다. 관광버스에는 아이들이 타고 있어 난 아이들의 찰과상소독 등을 맡았다. 장정 3시간만에 응급실은 조용해졌고 현서와 늦은 저녁을 먹고 휴게실에서 또 눈을 붙이려고 하는 순간 담요가 생각나 담요를 갖고와 휴게실에 앉았다. 앉아서 따듯한 커피를 마시는데 누군가 내 커피를 빼앗았다. 현서인줄 알고 욕을 하며 위를 쳐다보았더니.. 좆됐다. 문교수님이었다.
"뭐라 했어 지금?"
"아 죄송합니다. 현서인줄 알고.."
"앉아. 쉬고 있었던거야?"
"네.. 체크도 다 끝나서.."
"어제는 내가 너무 소리지른 것 같네. 미안해. 들어온 지도 별로 안 됐는데 피곤했을 법해.."
"아니에요.. 제가 실수한게 맞는데요 뭐, 벌 받는게 당연해요."
"소아과에 지원한 이유가 뭐야? 여기 잘 안오려 하는데.."
"2살짜리 동생이 있는데 동생도 아파서 아픈 아이들만 보면 얼른 고쳐주고 싶고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소아병동에 왔어요. 엄마아빠 다 돌아가시고 돌봐줄 사람이 저밖에 없거든요."
엄마아빠가 돌아가셨다는 말에 문교수님이 당황하셨는지 기침을 몇번 하시더니 어깨를 토닥여 주셨다.
"부모님 없이 힘들었겠네. 나도 12살인 지체장애를 가진 동생이 있어. 동생 장애 고쳐주겠다고 열심히 공부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아직도 못 고쳐주고.. 병신."
문교수님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보았다. 나랑 비슷하게 아픈 동생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문교수님.. 커피.. 좋아하세요?"
"어? 좋아해, 지금 이거."
좋아하는 커피 취향까지 비슷하다니, 운명인가? 아니 지금 내가 무슨 소릴 하는거야. 비슷한 게 많은 우리둘의 모습에 난 궁금한게 많아져 초등학생처럼 질문을 계속 하였다. 질문을 하는 나의 모습에 문교수님은 흥미로운 듯 대답을 계속 해주셨다.
"어릴 때 꿈은 의사셨어요?"
"아니.. 난 남간호사 되고싶었어."
"간호사요?"
"피 보는걸 싫어했거든. 그래도 의사쪽은 되고 싶고.. 간호사가 의사보단 피를 덜 보잖아. 근데 지금은 뭐 잘 보.."
"헐 저도 피보는 거 싫어했어요!!"
"김너봉."
"네?"
"우리 둘 공통점 많은게 신기해?"
"네, 진짜 존경하던 교수님이 이렇게 저랑 비슷할 줄 몰랐어요."
"그럼 이것도 나랑 똑같아?"
"....?"
"나 너 좋아하는데, 너는 나 좋아해?"
"..."
"이건 공통점이 아닌가.."
"..공통점.. 맞을거에요."
평소에 아이들을 보는 모습을 보며 존경해왔고 비록 어제 혼났지만 그게 날 걱정하는 모습이라는 걸 알았고 우리 둘이 서로 통하는 게 많다면 서로 좋아하는 것도 공통점이 되어도 되겠죠?
[암호닉]
소재요정 가온누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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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요정 뿌라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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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이의 눈빛요정 피치피치님♡
끄적끄적 |
독자사랑요정 뀨욤입니다'ㅅ' 이번 글 제가 생각해도 똥망이에요(우울) 바로 승관이 단편 올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