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그 불완전한 나이.
18
죽도 끓여주고, 간호를 해주던 오빠는 갑자기 걸려온 전화를 받더니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다며 외투를 걸치기 시작했다. 옆에 더 있어주지 못해 미안한 건지 얼굴에는 미안한 기색이 역력해서 나는 정말 괜찮다고, 걱정 말고 빨리 병원에 가보라며 오빠의 등을 떠밀었다. 지금 오빠가 병원에 간다고 해도 나는 서운하지 않았다. 이미 충분히 알았으니까, 오빠의 마음을. 오빠가 나를 이렇게 신경 써주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으니까… 전혀 섭섭하지 않았다.
"아프면 바로 전화하고, 아침에 병원 무조건 가고! 알겠지?"
"알았다니까- 얼른 가봐."
"그래…. 쉬어."
그 말을 끝으로 오빠는 집을 나섰다. 방에 들어와서 나는 서랍 안에 넣어 놓았던 쪽지를 다시 꺼내 들었다.
'아프지 마.'
이게 정말 전원우가 맞는 건가…. 내 생각으로 이걸 준 사람은 전원우밖에 없긴 한데. 그런데 전원우가 어떻게 알고 주냐고…. 전원우한테 카톡이나 한 번 해볼까 싶어서 핸드폰을 들었다.
[원우야. 우리 집 앞에 죽 갖다 놓은 사람이 너야?]
막상 이렇게 써놓고 보니 뭔가 웃기다. 얘가 아니면 어떡하지. 나 완전 쪽팔린 거 아닌가…. 전송 버튼 앞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그냥 눌렀다. 나는 단지 궁금하니까 물어보는 거다. 그냥 확인 차원에서 물어보는 거라고! 그래, 그래서 물어보는 거야! 아니면 아닌거지 뭐…. 쿨하게 생각하려는 내 머리와는 다르게 마음은 너무 초조해져서 1이 사라질 때까지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한참 동안이나 1이 사라지지 않는 걸 보고 있으니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생각은 하나 뿐이었다.
"괜히 보냈나…."
아직 안 읽었으니까 카톡을 삭제할 수 있지 않을까? 아, 왜 여기는 이메일처럼 발송 취소 이런 게 안돼!!! 점점 밀려오는 민망함에 나는 침대에 얼굴을 묻고 풀썩 누웠다. 망했어. 그냥 평생 안 읽었으면 좋겠다. 엉엉. 머리를 벅벅 긁으며 나 혼자 우는 소리를 내고 있는데 야속하게도 옆에서 지잉- 하며 진동 울리는 소리가 났다. 설마…. 나는 떨리는 마음에 실눈을 뜨고는 발신인이 누군지를 확인했다. 거기에는 선명하게 이름 세 글자가 적혀있었다. '전원우' 라고.
[죽? 무슨?]
아… 얘 아니구나. 어떡하지?!! 행복한 망상에 빠져 있던 나를 욕하고 싶고, 기어이 카톡까지 보낸 나를 또 욕하고 싶었다. 그래. 일주일 넘게 연락 한 번도 없었던 애가 내가 어디가 아픈 지를 알고 죽을 가져다줘, 그것도 집 앞까지…! 애초부터 말이 안됐던 건데. 너무 아프니까 정신이 오락가락 했던 게 분명하다.
[아니야, 내가 착각했나봐. 미안ㅠㅠ]
이게 뭔 쪽이야… 진짜 울고 싶다. 그렇게 나를 자책하고 있을 때였다.
"…?"
갑자기 걸려온 전화. 상대는 역시 전원우였다. 뭐지? 생각해보니까 얘랑 번호 교환하고 나서 카톡이나 이런 건 많이 해봤어도 전화를 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던 터라 지금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왜 전화를 한 걸까, 싶다가도 나는 전화가 끊길 새랴 얼른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몸은. 이제 괜찮아?
"…어어?"
-오늘 아파서 조퇴했다며.
와… 이렇게 전화로 목소리를 들으니까 또 새삼 느낌이 다르네. 원래 목소리가 좋기도 한데 전화상으로 들으니까 더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니,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나 조퇴한 거 알고 있었어…?
"응…. 어떻게 알았어?"
-오늘 반에서 민규가 얘기하는 거 들었거든.
"아… 그래?"
-죽은 먹었어? 뭐 좋아할 지 몰라서 전복죽으로 갖다 놓긴 했는데.
"어, 나 전복죽 좋아해…!"
…? 잠깐.
"뭐야! 그럼 너 맞잖아!!!"
-어. 맞아.
큭큭대며 웃는 전원우에 나는 아, 뭐야! 하며 빽 소리를 질렀다. 아깐 모른 척하더니…! 뭔가 당했다는 기분에 분하기도 했지만, 모순적이게도 내 입꼬리는 나도 모르는 새에 씨익 올라가 있었다.
"올 거 였으면 연락하지…. 아니지. 집까지 왔으면 벨이라도 누르던가."
-그러려고 했는데 뭔가 좀 그렇더라고.
"뭐가?"
-…그게.
…아. 우리가 어느 순간부터 연락을 안 해서 좀 어색하기라도 했나? 내 예상이 맞는 건지 전원우는 말하는 것을 머뭇거렸다. 맞아. 이거 짚고 넘어가야지. 갑자기 연락이 뜸한 이유가 뭐였는지….
"우리가 며칠 동안 연락도 안하고 안 만나서 그랬던 거지…?"
-…응. 그러니까 챙겨는 주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그런데 왜… 연락 안했던 거야?"
이 말을 하는데 입이 바싹 바싹 말라갔다. 혹시라도 심각한 이유가 아닐까 싶어서.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어서. 한참을 뜸을 들이던 전원우는 한숨을 푸욱 내쉬더니 말했다.
-꼭 얘기해야 되는 거지?
"당연하지!!"
-…아. 진짜. 쪽팔린데.
"뭔데?"
-…되게 쪼잔하고 속 좁아 보일 수도 있는데.
"괜찮아."
-그… 왜. 우리 반 올 때 나 보러 오겠다고 한 거 기억나?
아. 저번에 카톡 그거 얘기하는 건가. 김민규 보러 오지 말고 자기 보러 오라고 했던 거. 기억이 난다고 대답을 하는데 잠깐. 지금 이 뉘앙스는 설마….
-그때 네가 나한테 인사 대충하고 민규 끌고 나갔었잖아.
"……."
-그걸로 좀 삐진 척 하려고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까 연락이 끊기면서 이게 되게 애매해졌더라고.
"……."
-그래서 뭐… 지금까지 이도 저도 아닌 채 있었던 거지.
"……."
-…여주야. 듣고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전화가 아니라 카톡이었다면 저렇게 쳐서 보냈을 거다. 아니, 여태까지 연락이 없었던 이유가 고작 저거였어? 그때 최유진 일로 김민규 보러 12반에 갔던 건데 자기 보러 안 왔다고…. 아, 진짜 웃기네. 혹시라도 웃는 게 들리면 기분 나빠할까봐 이불로 입을 틀어막고 큭큭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고 있는데 그 소리가 들렸던 건지 상대편에서 웃지 마! 하고 전원우가 소리 지르는 게 들려왔다. 민망해하면서 소리를 지르는 전원우가 더 웃겨서 결국에는 푸하하하! 하고 크게 웃으니 전원우는 웃지 말라니까? 하며 안절부절하는 게 여기까지 느껴져왔다. 보기와 다르게 되게 귀엽네, 얘.
"미안 미안…. 그런 이유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해서."
-아, 그냥 얘기하지 말걸 그랬어. 지금 진짜 민망해 죽을 거 같아.
"왜- 귀여운데."
-그런 말 하지마!
진짜 미치겠다. 전원우가 너무 좋아서 미칠 거 같다. 항상 나를 들었다 놨다 하는 전원우라 그의 앞에서는 쩔쩔매고 어쩔 줄 몰라했던 나였는데, 이렇게 전원우의 새로운 면을 보게 되니 진짜 전원우가 너무 좋아서 미칠 거 같았다. 이것도 나름 질투 아닌가? 아. 너무 귀엽다, 진짜. 어떻게 해야 되냐.
"다음부터는 꼭! 너 보러 갈게."
-됐어…. 안 그래도 되니까 아까 내가 한 말은 그냥 잊어버려.
"싫은데? 평생 기억할 거야."
-그냥 잊으라니까!!
몇 번을 더 놀리다가 내일 학교에 나올 수 있냐는 물음에 아침에 병원에 들렸다가 학교에 갈 것 같다고 말을 했다. 그래, 일찍 자고 내일 보자! 그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고 나서, 나는 잘 준비를 하기 위해 제대로 누웠다. 이불을 목까지 덮고 방금 전까지 전원우와 나눴던 대화들을 떠올리다 나는 다시 큭 하고 웃었다. 내일 전원우 얼굴이나 보러 가야지.
*
아침에 일어나니 속이 조금 미식거리긴 했지만 그리 심각한 편은 아니어서 그냥 학교에 가려고 했는데, 그런 나를 어떻게 안 건지 오빠가 귀신같이 전화를 해 이제부터라도 몸 관리를 잘 해야 되니 무조건 병원에 가라고 잔소리란 잔소리는 다 해서 나는 근처 병원을 찾아가야만 했다. 지금이 9시니까… 1교시 끝나고 나서야 도착하겠네. 접수를 하고 할 게 없어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카톡이 울렸다. 엥, 이 시간에 누구지. 지금 수업시간 아닌가?
[병원?]
어, 전원우네. 그런데 얘도 가만 보면 수업시간에 핸드폰 겁나 많이 한단 말이야…? 김민규는 뭐 그렇다 치고 전원우는 이과 탑이라면서… 핸드폰이라고는 들여다보지도 않을 거 같은 앤데 말이지.
[응. 지금 수업시간 아니야?]
[1교시 하시는 선생님 출장가셨다고 지금 자습해.]
아… 그렇구나. 몸은 괜찮냐, 하는 카톡을 주고 받다가 내 차례가 온 건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나는 진료실 안으로 들어갔다. 내 증상을 듣고 진료를 하던 의사는 내게 스트레스성 위염이라는 진단을 내려주고는, 스트레스를 받는 일을 적게 하고 약도 꼬박 꼬박 먹고, 되도록이면 죽을 먹으라는 말을 해주었다. 그럼 오늘 점심은 급식 말고 죽을 먹어야 되는 건가… 집에 김민규가 끓인 거 한 냄비에 전원우가 준 거 반이나 남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거나 가져올 걸. 젠장. 처방을 받은 후 약국에 가서 약을 짓고 나와서 집에 갔다가 죽을 좀 가져올까, 아님 그냥 사갈까 고민을 하다가 집에 갔다 오기에는 학교에 너무 늦을 거 같아서 그냥 조그만 죽을 사기로 결정했다. 죽까지 다 사고 나서 몇시 쯤 됐나 싶어 핸드폰을 켰다가, 전원우랑 카톡을 하고 있던 중이었던 게 떠올랐다. 맞다, 답장해야 되는데. 진료 받느라 까먹고 답장을 안했네.
[나 오늘 밥 못 먹는다ㅠㅠㅠ]
[왜?]
[죽 먹어야 된대….]
[어. 잘됐다.]
뭐가 잘 돼. 지금 나 밥 못 먹는 게 잘 됐다는 거야?! 분노의 카톡을 막 치려던 순간,
[나 토론대회 나가는데 그거 발제문 쓰느라 오늘 점심 못 먹거든.]
…어? 그러고 보니 선생님이 저번에 모의고사 끝나고 교내 토론대회 있으니까 나갈 사람은 신청하라고 했던 게 기억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와. 난 이런 거 진짜 귀찮고 관심 없어서 맨날 넘겼는데 역시 이과 탑은 뭔가 달라도 다르구나. 공부도 잘하고, 스펙도 쌓고…. 에이씨. 갑자기 나랑 너무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 같잖아.
[점심시간에 나랑 같이 있자.]
점심시간이면 뭐… 애들도 다 밥 먹으러 나갈테니까 눈치 보는 일도 적겠지. 그래! 라는 카톡을 보내고 나서 나는 눈 앞에 보이는 빵집에 주저 없이 들어갔다. 밥도 못 먹고 공부하려면 힘들겠지… 그리고 죽 사다 줘서 고마운 것도 있고. 이렇게라도 보답하는 거지! 나는 샌드위치랑 우유를 사고는 가방 안에 고이 넣어 학교로 향했다.
1교시 쉬는 시간에 맞춰 반에 들어가면 시선을 덜 받을 것이라는 내 예상과는 다르게 나는 모든 이들의 집중을 한 몸에 받았다. 대체 언제쯤 잠잠해질런지… 스트레스 받는 일을 적게 하라는 의사의 말이 떠올라 나는 신경 쓰지 말자며 속으로 수도 없이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는 친구를 툭툭 치니 뭉그적 거리며 일어나던 친구는 내 얼굴을 보더니 눈을 번쩍 뜨고는 말했다.
"야, 너 괜찮냐?! 오늘 학교 안 올 줄 알았더니?"
"그렇게 심각한 거 아니거든? 이제 괜찮아."
"아. 진짜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나를 진정으로 걱정해주는 친구를 보니 내가 정말 친구 하나는 잘 사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소문이 이상하게 나면 어때. 이렇게 나를 믿어주고 챙겨주는 애가 있는데. 김민규랑 전원우도 나중에 알게 되었을 때, 얘처럼 나를 그렇게 믿어주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점심시간이 되고 나서, 친구한테 오늘 급식을 같이 못 먹을 것 같다고 얘길 하니 내 옆에 있어주겠다고 하길래 나는 괜찮다며 얼른 가라고 손짓했다. 나 때문에 얘가 밥을 못 먹는 건 뭔 죄야. 그리고 나는 아예 밥을 안 먹는 것도 아니고 죽 먹으면 되는 건데. 급식실에 안 가고 내 옆에 있겠다는 걸 극구 반대하니 마지못해 다른 반 애들이랑 먹고 오겠다며, 미안하다고 말을 하곤 반을 나섰다. 그렇게 미안해 할 필요 없는데…. 나는 복도를 한번 훑어보고 애들이 다 빠져나갔다는 걸 확인했을 때, 가방에서 아까 산 샌드위치랑 우유를 꺼내 죽 봉투에 담고는 12반으로 향했다. 12반 창문 앞에서 안을 힐끔 바라보니 안경을 쓰고 조그만 노트북으로 열심히 타자를 치고 있는 전원우의 모습이 보였다.
"와… 멋있다."
나도 모르게 뱉은 그 말에 내가 놀라서 움찔했다. 와, 근데 진짜 멋있다. 안경 쓴 건 처음 보는건데 안경도 꽤나 잘 어울리고, 안경 끼고 저렇게 집중하는 모습 보니까… 너무 멋있다. 어떡하지?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괜히 심호흡을 크게 하고는 반 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들어오는 인기척을 들은 건지 전원우는 앞문으로 들어오던 나를 보더니 씨익 웃었다.
"왔네."
"응. 오늘은 너 보러 왔어!"
"이제 그만하래도."
약간 얼굴이 빨개져서 큼큼 헛기침을 하는 전원우의 모습이 귀여워 큭큭 웃었다. 나는 죽 봉투에서 죽을 꺼내고, 짠! 하며 샌드위치랑 우유를 건넸다.
"뭘 이런 걸 다 사왔어-."
"어제 일도 고맙고, 또 너 밥 못 먹는다고 하니까. 그래서 사왔지."
"안 챙겨줘도 되는데…."
"빨리 먹어. 먹어야 힘이 나서 발제문도 더 잘 쓰지."
그런 나를 빤히 바라보던 전원우는 고마워, 하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다시금 쿵쾅대는 심장에 나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죽만 계속 퍼먹었다. 전원우는 한 손에는 샌드위치를 들고 먹으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몇 번 수정을 하다가 내게 한 번 볼래? 하고는 노트북을 내 쪽으로 돌려주었다. 화면에 꽉꽉 채워 적은 발제문은 '우와-' 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게끔 대단했다. 또 글은 얼마나 잘 썼는지, 논리정연하게 딱딱 적힌 말들에 나는 엄지를 척 들었다.
"이야. 너 글 진짜 잘 쓴다!"
"괜찮아?"
"어. 너 나가면 바로 상 탈 것 같은데?"
"에이. 그 정도는 아니다."
얘는 문과도 아니면서 글은 왜 저렇게 잘 쓰는거야…. 아, 문과랑은 상관 없는 건가. 어쨌든. 내 앞에 있는 전원우가 다시 한번 대단하게 느껴져 나는 왠지 모를 자괴감이 들었다. 쟤도 저렇게 노력하는데 나는…. 나 대학은 갈 수 있겠지…? 조금은 암울해지는 기분에 나는 아까보다 더 죽을 퍼먹었다.
아, 맞다. 전원우한테 슬쩍 떠볼까? 혹시 요즘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 뭐 들은 거 있냐고…? 지금의 행동으로 봐서는 모르는 것 같긴 한데 소문의 주인공이 나라는 건 몰라도 소문은 들었을 수도 있는 거니까. 지금 내가 내 무덤을 파는 건 아닌가 손이 미세하게 떨려왔지만, 나는 큰 맘 먹고 지르기로 했다.
"저… 원우야!"
"응?"
"너 요즘 떠도는 소문에 대해서 들은 적 있어?"
침이 꼴깍 넘어가는 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도 크게 들려왔다. 전원우는 흐음… 하고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말했다.
"아니? 무슨 소문?"
"어?"
"나는 최근에 모의고사 준비하고, 토론대회도 준비하느라 바빠서. 무슨 소문 있었어?"
"아… 아니. 어떤 애가 야자하다가 귀신 봤다고 해서."
"귀신?"
야. 그런 거 다 뻥이야. 픽 웃으며 말하는 전원우에 그렇지…? 하고 나도 따라 하하 웃었다. 말하는 거나 표정으로 봤을 때는 정말 모르는 것 같은데… 김민규나 전원우나 아직은 모르는 거라고 나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당장 내일 알게 될지, 아니면 이대로 모른 채 넘어가게 될지 알 수는 없었지만 나는 일단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전원우랑 얘기를 하며 놀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뒷문이 드르륵 열리는 소리에 그 쪽으로 시선을 옮기니, 그 곳에는 익숙한 노란 머리가 서 있었다. 쟤는… 권순영? 잠깐만. 쟤가 왜 지금 여깄어? 갑작스런 인물에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는 나도 모르게 그 주변을 살폈다. 혹시라도 김민규가 있는 게 아닐까 싶어서. 다행히도 그 자리에는 권순영 혼자만 서 있었다. 아, 살았다…. 잠깐.
내가 왜 김민규가 이 자리에 없는 걸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데…?
"…여주야. 뭐해?"
내 행동에 이상함을 느낀 건지 전원우가 물었다. 그러게,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전원우는 물론 권순영도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고 있어서 나는 이, 이제 반에 가려고! 하며 내가 먹은 죽을 봉투에 서둘러 담기 시작했다.
"점심시간 끝나려면 20분이나 남았는데?"
"…그, 그냥 반에 가서 쉬려고. 너도 발제문마저 써야지."
내 것을 다 챙기고 전원우한테 가보겠다며 인사를 한 뒤, 뒷문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권순영은 비킬 생각이 없는 건지 그 앞에 떡 하니 서서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왜. 왜 저렇게 쳐다보는 건데. 나도 그런 권순영을 보다가, 아까는 너무 놀래서 알아채지 못한 건지 가까이서 보니 머리도 덜 말려져 있고 가방도 메고 있었다. 뭐야, 설마 지금 학교 온 거야…?
"……."
"……."
할 말이 있으면 하든가, 아무 말 없이 나를 쳐다보던 권순영은 나 한번, 전원우를 한번 쳐다봤다. 아, 지금 이거 충분히 오해 살만한 상황인 건가? 설마 김민규한테 말을 하거나 그러진 않겠지…? 나는 더 이상 여기에 있으면 안될 것 같아 그냥 인사나 하고 나가야겠다 싶어서 손을 들어 안녕? 이라고 말을 하려던 찰나였다.
"안…."
내가 안녕의 '안' 자를 꺼내자마자 권순영은 나를 지나쳐 가더니 맨 뒷자리에 앉아 가방을 옆에 대충 걸어놓고는 책상에 털썩 엎드렸다. 허… 너무 어이가 없는 상황에 혼자 벙쪄서 서 있는데 전원우가 나와 권순영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어색하게 웃으며 잘가, 하고 손을 흔들어 주었다. 어어… 나도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곤 거기서 나와 우리 반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다.
"쟤 대체 뭐하는 애야…?"
정말 정감이 가지 않는 아이다.
*
아까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생각을 못했는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초조해져갔다. 권순영이 아까 자기가 봤던 걸 김민규한테 말하면 어떡하지?!!!! 이렇게 들키게 되는 건가? 들키는 것보다 내 입으로 먼저 말하고 싶었는데. 사실 전원우 좋아한다고. 내 일을 당사자인 나보다 다른 사람한테서 먼저 듣는다고 생각하면… 분명 김민규가 화를 낼 게 뻔했다. 아, 미치겠다. 초조함에 벌벌 떨고 있으니 어느새 종례시간이 다 되었다. 수업이 다 끝날 때까지 연락이 하나 없는 거 보면 백퍼 들은 게 확실하다…. 어떡하지. 전달사항을 말하는 선생님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하고 있는데 지잉 하고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리는 게 느껴졌다. 뭐지 싶어서 핸드폰을 꺼내니 발신인에는 '김민규' 가 적혀 있었다.
[학교 끝나고 나 좀 보자.]
히익…! 망했다. 말했어. 걔가 아까 말한 거야. 그 노란 머리 진짜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는데…! 입술을 꽈악 깨물고 [왜…?] 라고 보내니 바로 답장이 왔다. 아, 보지 말까? 무서워서 못 보겠는데. 그냥 씹을까. 별의별 생각을 하다가 그냥 두 눈을 질끈 감고 보기를 눌렀다.
[왜긴 왜야. 시험 끝나고 못 논 거 오늘 놀아야지!]
…? 뭔 소리야.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대답에 당황해서 말이 나오지도 않았다. 그럼 학교 끝나고 보자는 게… 놀자고? 허… 허탈함에 긴장이 풀려 나는 키패드를 톡톡 두드렸다.
[나 야자 못 빼는 거 알잖아.]
[아직 몸 다 안 나았다고 하고 빼!]
[…장난해?]
[야. 아무리 고3이라도 놀 땐 놀아야지! 너 어차피 공부 안할 거잖아.]
[죽을래? 할 거거든?!]
[아 몰라! 오늘 나랑 안 놀기만 해. 너네 반 쳐들어가서 너 데리고 나올 거니까.]
미친… 얘는 이러고도 충분히 남을 애라서 나는 일단 알겠다고 한 뒤 카톡을 끝냈다. 아, 진짜 괜히 쫄았네. 그런데 야자 빼달라고 하면 빼주려나… 어제도 그렇게 나를 한심하게 봤는데 말이지. 김민규랑 카톡을 하고 있는 새에 어느새 종례가 끝낸 건지 반을 나서는 선생님을 급히 따라가 불렀다. 선생님! 내 부름에 뒤를 돌아 나를 보던 선생님은 물었다.
"어. 왜?"
"저… 죄송한데 오늘 야자 빼주시면 안돼요?"
"왜. 아직도 몸이 안 좋아?"
"…네."
사실 이제는 정말 괜찮지만…. 선생님은 약간 마음에 안 들어하는 눈치였지만, 오늘까지만 봐줄테니 집 가서 쉬라고 하시곤 교무실로 걸어가셨다. 엥. 생각보다 너무 쉽게 뺀 야자에 반으로 돌아가 김민규한테 학교 정문 앞 버스정류장에서 만나자고 카톡을 치고 가방을 싸고 있었다.
"어? 너 집 가?"
"…으응."
"괜찮다더니… 아직 아프긴 하구만. 집 가서 쉬어."
친구한테까지 거짓말을 하자니 좀 뜨끔했지만 나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하다… 나중에 다 말해줄게. 차마 입 밖으로는 꺼내지 못하는 말들을 속으로 하며 나는 인사를 하고 반을 나왔다. 그때 딱 복도에서 청소하던 최유진과 마주쳤지만, 나는 그냥 무시하고 계단을 내려갔다. 그래. 이렇게 무시하고 살면 되지, 뭐.
김민규는 아직 나오지 않은 건지 보이지 않는 모습에 정류장 의자에 앉아 핸드폰을 하면서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뒤에서 누가 '워!' 하고 놀래키길래 소리를 빽 지르며 뒤를 돌아보니 김민규가 깔깔 웃으면서 서 있었다.
"너 진짜 죽을래?!!!"
"야. 그래도 오늘은 덜 못생겼네? 이 오빠가 간호한 힘이 크구만."
"꺼져."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집에 가려고 하니 김민규가 내 손목을 잡더니 어디 가냐며 자기 쪽으로 잡아당겼다.
"그래서 뭐하고 놀건데?"
"영화 보러 가자."
"영화?"
"응. 사실 보고 싶은 거 있음."
결론은 자기랑 같이 영화 보러 가자 이거였구만… 그래. 앞장 서라. 내 말에 김민규는 신난다며 뛰어다녔다. 저게 진짜 19살 맞냐…. 그런 김민규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혀를 차다가도 픽 웃었다.
'…야, 눈떠. 눈 뜨라고!!!!'
'…….'
'야… 제발 눈 좀 떠봐…. 이대로 가면 나는 어떡하라고…!!'
…아씨. 이거 누가 재밌다고 했어. 이거 진짜 재밌는 영화라고 강추를 하길래 봤는데 재밌긴 개뿔. 초반에는 재밌었던 걸 인정하긴 하지만, 가면 갈수록 내용이 너무 슬펐다. 눈물이 흐를 새랴 눈을 부릅 뜨면서 보고 있는데, 남자 주인공이 죽고 여자 주인공이 오열하는 장면이 나올 때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결국에는 눈물 한 방울이 툭 하고 흘러 내렸다. 에이. 민망하게. 김민규가 내가 우는 걸 보고 놀릴까 봐 얼른 눈물을 스윽 닦고 옆을 힐끔 바라 보는데,
"…풉!"
옆은 더 가관이었다.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영화를 보고 있는 김민규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그만 풉 웃어버리니 김민규는 에이씨, 하며 눈물을 벅벅 닦아댔다. 그래도 김민규의 눈에서는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맞다. 얘 원래 눈물 많았지. 깜박했네. 영화는 죽은 남자 주인공을 따라 여자 주인공이 손목을 긋고 자살하는 걸로 비극적이게 끝이 났다. 크레딧이 올라가며 상영관에 불이 들어올 때 나는 눈이 퉁퉁 부어 있는 김민규를 보며 깔깔 웃었다.
"으이구, 그렇게 슬펐어요?"
"아, 조용히 해!"
"야. 화장실 가서 세수나 하고 와. 추하다."
"…에이씨."
김민규는 쪽팔린지 먼저 나가서 화장실로 쏙 들어가버렸다. 으휴. 귀여운 자식.
김민규랑 밥을 먹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영화관에서 울던 거를 우려먹으며 계속 놀리고 있던 중에, 전화가 왔다며 '잠시만' 하는 김민규에 나는 놀리는 걸 멈추고 옆에서 조용히 걸었다. 학교 전달사항 같은 거를 말하던 김민규는 얼마 가지 않아 전화를 끊었고, 나는 별 생각없이 물었다.
"누구야?"
"어? 순영이."
'권순영.' 그 이름을 듣는데 아까 점심시간에 있었던 일이 떠올라 나는 순간 짜증이 올라왔다. 그 돈 많은 양아치 자식. 김민규는 대체 왜 그런 애랑 친하게 지내는 걸까? 딱 봐도 행실 나쁘고, 생긴 것도 불량한데 김민규는 대체 뭐가 좋아서…! 그런 애랑 다니냔 말이야.
"야, 민규야."
"응?"
"그 권순영이라는 애… 학교 제대로 오는 거 맞아?"
"학교? 잘 나오는데?"
"아니, 내 말은 등교시간에 맞춰서 학교 제대로 나오는 거 맞냐고. 오늘 보니까 점심시간에 오는 거 같던데."
"너 어떻게 알았냐?"
어, 어?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해서 나는 말문이 턱 막혀버렸다. …뭐라 해야 되지. 내가 점심시간 때 12반에 있었는데 걔가 그때 왔어, 이럴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으음… 나는 시간을 끌며 변명거리를 찾다가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급히 말을 내뱉었다.
"그게! 내가 오늘 죽을 먹어야 돼서 반에 있었거든. 그때 창 밖을 보니까 권순영이 딱! 오고 있길래!"
"아- 그렇구나. 걔 제때 올 때도 많고, 점심시간에 맞춰서 올 때도 있어."
"왜?"
"걔 춤추거든. 새벽까지 춘대. 그래서 제 시간에 학교 오려고 노력은 하는데 늦게 일어나면 점심시간에 오기도 해."
엥? 춤? 이건 또 뭔 전개야. 권순영이 춤을 춘다고…? 뭔가 상상이 안 가는데. 돈 많고 춤추는 양아치인 건가…. 그런데 춤이면 예체능 쪽 아닌가? 왜 이과 반에 있는 거지? (참고로 3학년 7반과 13반은 예체능 반이었다.)
"그럼 걔 예체능 아니야?"
"예체능은 아니고. 자기 말로는 취미라고 하는데… 취미라고 하기엔 너무 아까운 실력이란 말이지. 걔 춤 되게 잘 춰."
"그래…?"
"그런데 또 춤 쪽으로 가기에는 아까운 게 공부도 잘하거든."
아… 돈 많고 춤 잘 추고 공부도 잘하는 양아치였네. 뭐야. 양아친데 가질 건 다 가졌잖아? 아오, 더 짜증나. 그것보다도, 부자가 뭐 대수야?
"학교를 그렇게 자기 맘대로 다녀도 돼?"
"…걔네 집 엄청 부자래."
엄청난 특종이라는 듯이 내게 다가와 소곤소곤 말하는 김민규에 나는 아아- 그래? 하고 시큰둥하게 얘기했다. 이미 전원우한테 들어서 알고 있는 상태였으니까. 미적지근한 내 반응을 보던 김민규는 에이, 별로 안 놀래네. 하고 재미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냥 권순영하고 안 다니면 안되나? 아무리 생각해도 권순영은 진짜 아닌 거 같은데. 차라리 그럴 거면 전원우랑 화해하고 같이 다니기나 하지…! 권순영이랑 멀리 하면 안되겠냐고 말을 하려던 순간이었다.
"순영이 되게 불쌍한 애야."
…? 불쌍? 권순영이? 대체 어느 면에서? 김민규의 말에 뭔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니 김민규는 말을 잇기 시작했다.
"사실 나는 걔가 얼만큼 잘 사는 지 몰라. 그냥 애들이 쟤 부자야- 라고 하니까 잘 사는구나, 하고 알고 있는 거지."
"……."
"나 보충 때 권순영 처음 만났잖아. 그때 애들은 아는 애들끼리 다들 무리 지어서 있는데 걔는 혼자 있더라고. 나는 걔가 약간 쎈캐라서 애들이 못 다가가는 건 줄 알았거든? 솔직히 머리는 샛노랗지, 인상은 좀 사나운 편이지."
"……."
"보충 때 애들이 하는 얘길 들었어. 쟤네 집이 엄청난 부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우리 같이 돈 없는 애들은 취급도 안 해준다고. 말 걸면 항상 무시하고 대꾸도 안해준다고. 그런데 알고 보니까 그 반대였어. 걔네가 오히려 권순영을 사람 취급도 안하고 있더라고."
"……."
"걔가 잘 산다고 하니까 애들은 권순영이란 사람 그 자체보다도 돈이 많다는 이유 그거 하나로 걔한테 다가가려 하더라고. 처음에는 몰랐는데 몇 번 보이더라. 걔한테 하는 얘기 들어보면 다 그거야. 순영아, 나 뭐 사고 싶은 게 있어서 그런데 돈 좀 빌려주면 안돼? 너희 집 돈 많다며. 너한테 이 정돈 아무것도 아니잖아."
그런 애들이 있었다고? 놀래서 물으니 김민규는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저건 그냥 개념이 없는 수준 아닌가….
"당연히 들어 줄 가치도 없던 것들이었으니까 걔는 그냥 무시했지. 그런데 그게 또 말이 이상하게 퍼지는 거고…. 정작 걔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는데 말이야. 그러다 보니까 걔가 애들한테서 먼저 벽을 치더라고."
"……."
"그게 안쓰러워서 내가 먼저 다가갔었지. 걔랑 친해지려고 애 많이 먹었다. 처음에는 진짜 무시하고 받아주지도 않아서 좀 힘들었는데 친해지고 나서 보니까 애가 되게 착해. 말도 잘하고, 웃을 줄도 알고. 옛날에는 무표정만 짓고 있어서 잘 몰랐는데 걔 웃을 때 엄청 귀엽다?"
나름 진지한 얼굴로 권순영에 대해 말하는 김민규를 보니 생각이 많아졌다. 내가 들은 권순영은… 그냥 술, 담배하고 딱 봐도 불량스러운 그런 애였는데. 전원우도 그냥 권순영에 대한 안 좋은 소문만 듣고 나한테 그렇게 얘기를 해 준 거겠지? 김민규는 권순영이랑 친하니까 아무래도 권순영에 대한 이야기는 전원우 말보다 김민규 말을 듣는 게 나은 거겠지…. 얘기를 듣다 보니 좀 불쌍하긴 한데… 그래도 정은 안 가는 걸.
"순영이랑 친하게 지내. 내가 도와줄까?"
"어? 아니 뭐 딱히 그렇게 해줄 필요는 없어…."
"정말 너만큼 좋은 친구야."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걷는 것을 멈추었다. 아. 권순영은 지금 김민규한테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구나. 내가 뭐라고 왈가왈부할 그게 안되는구나. 하긴 자기 친구 얘긴 한 번도 한 적 없던 김민규가 권순영 얘기는 저렇게 하는 걸 보면…. 정말 많이 좋아하고 있구나. 에이씨. 뭔가 질투 나는데. 내가 하다못해 남자한테 질투를 느끼다니…! 내가 멈춰선 걸 모르는 건지 김민규는 앞을 향해 계속 걸어가길래 나는 김민규에게로 달려가 키 차이 때문에 제대로 되지도 않는 어깨동무를 하며 물었다.
"야! 선택해. 나야, 권순영이야?"
"야, 무슨 질문이 그러냐?!"
"빨리 대답하라고! 나야, 권순영이야!!"
"몰라서 묻냐? 당연히 권순영이지!!"
"죽을래?!!!"
아무래도 권순영이랑 친해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작가의 말 |
안녕하세요... 작가입니당 하하하하 오랜만입니다! 이제 2016년의 1월도 끝나가네요 벌써 2월.... 원래 순영이 사진은 뒤에 순영이 많이 나올 때 그떄 넣으려고 했는데 오늘은 그냥 순영이 사진을 넣어야 할 것 같더라구요 허허 사실 중간에 끊고 올릴까 하다가.. 그래도 어떻게든 여기까진 적어야 다음 이야기가 진행될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꾸역꾸역 적어봤습니다 하하하하 저번 편 보시고 슬프다고 하셨던 분들... 후에 가면 어떻게 하시려고 허허... (코쓱) 제 목표는 여러분들 울리는 겁니다ㅋㅋㅋㅋㅋㅋ 그것도 제가 이야기를 잘 풀어내야 가능한 거겠죠 ㅎ...
암호닉 : 여남님, 아봉님, 명호엔젤님, 꽃소녀님, 일공공사님, 선뉴님, 천상소님, 또렝님.
암호닉 아니신 분들도 제가 많이 사랑합니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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