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박정현 - 달아요 (Feat. Verbal Jint)
대위 민윤기 X 상사 너탄 EP. 17
<앞으로, 꽃길만 걷고 싶다.>
"아."
"그렇게 좋아, 우리 윤기."
내가 한 말에, 좋아 죽어라 웃는 윤기의 모습에 나도 픽, 웃어버렸다.
아주 저 입동굴이 오늘따라 더 깊어 보인다, 깊어 보여. 어쩜, 웃는 것도 저렇게 예쁜지.
아픈 것도 싹 다 잊겠다, 잊겠어. 그렇게 윤기를 보다, 손에 난 작은 생채기들을 보게 됐다.
다치지 말라니까, 꼭 다치는 애가 너다, 너야.
"민윤기, 손."
누워 있는 침대 옆에 놓여진, 소독약과 연고, 밴드를 챙겨 윤기에게 손을 달라고 손바닥을 내밀었다.
그에, 내게 큼지막한 손을 얹는 윤기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장갑을 벗기고, 소독약으로 천천히 상처들을 씻겨내자, 아픈지 계속 미간을 찌푸리는 윤기.
"아, 아파. 아파, 살살."
"손이 이게 뭐야, 오른쪽 손에 상처 여섯 개. 왼쪽 손에 상처 여덟 개. 더 생기면 죽는다, 내 손에."
"몇 개는 너 찾다가 생긴 거잖아. 그거는 봐줘야지."
"지랄도 정도껏 윤기야."
"어째 김탄소 상사가 나보다 상관인 것 같습니다?"
"어이쿠, 이런. 상사 말고 별이라도 달걸. 그냥 군의관으로 가서, 중위라도 할 걸 그랬나."
내 농담에, 헛움음을 짓더니 장갑이랑 안전모를 챙기는 민윤기다.
아직 치료 다 안 끝났는데, 왜 나가고 지랄. 이런 표정을 지으며, 윤기를 바라보자 내 머리를 쓰다듬고 나가는 윤기다.
악, 존나 심쿵. 난 오늘 부로 죽은 사람입니다.
"치료는, 숙소 가서 둘이 있을 때. 네가 다 해 줘."
**
구조 작업을 끝날 때까지 막사에 있고 싶었는데, 안 된다고 하는 군의관과 의료진들의 말에 먼저 숙소로 돌아왔다.
다리 다친 거면, 당분간 훈련은 없겠구나. 오, 좋은데.
목발은 없어서, 그냥 절뚝거리며 다녀야 하는 건 불편하긴 했지만, 훈련은 없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하며 침대에 계속 앉아 있었는데,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들어왔다.
"안 힘들어? 둘 다 잘하고 왔어?"
"힘들어 뒈져, 존나."
"아이고, 목이야. 오늘 누가 내 목을 주물러 주려나."
"둘 다 수고했어. 친구들. 나 이제 독방인데, 너네도 여기로 오면 안 되냐? 외롭단 말이다."
내 말에 민윤기와 김남준이 눈빛을 계속 주고받더니, 김남준이 한 마디를 던지고 먼저 방에서 나가더라.
"좋은 연인의 시간을 방해할 순 없지 않냐. 난 박 중위랑 놀러 간다.
우리 바퀴벌레들은, 진하고 좋은 밤 보내시고 한국 들어가면 밥이나 사라. 개인 당 한 회씩."
왜, 왜 나가.... 내 의견이 짜증 나는 거니, 그런 거니. 못난 놈, 너는 다음 날 죽을 준비를 하거라.
어쩌다 보니, 나와 민윤기만 방에 남게 된 상황이 되었다.
내 옆으로 온 윤기가, 자기 군복 주머니에서 연고랑 밴드, 소독약을 꺼내더라.
"빨리, 치료."
"완전 어린애야, 어린애. 손 줘 봐."
내 말에 장갑이랑 안전모, 다 벗고 나서 날 뚫어지게 쳐다보는 윤기다.
아, 얼굴 뚫리겠다, 뚫리겠어. 그래서, 그냥 상처 치료에만 집중을 하자, 윤기가 조용히 날 부르더라.
아, 얼굴 들기 부끄럽다고.... 왜 자꾸 이름 부르고 난리야.
"탄소야."
"아, 왜, 뭐."
"할 말 있는데."
윤기의 말에, 나를 보는 뜨거운 시선에, 천천히 고개를 들었고, 윤기와 눈을 마주했다.
그냥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우리는 서로 뜨거운 눈빛을 주고받았고, 서로에게 따스함을 안겨 주었다.
음, 그거 알지 않는가. 간질간질하고, 막, 막 그냥 설레고 좋은 느낌.
그걸 내가 윤기를 보면서, 느낀다는 게 마냥 꿈 같기도 했다, 진짜로.
나를 보는 그의 눈빛이, 녹아버릴 것만 같았다.
"우리, 다시 꽃길 걷자. 너랑, 예쁜 꽃길만 걷고 싶다."
상사 김탄소 명단이지 말입니다. :) |
☆너를게또☆, 1472, 2학년, Blossom, travi, 까까, 꾸쮸뿌쮸, 난석진이꺼, 누군가, 단결, 달달한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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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길게 가지고 왔습니다. :) 잘했죠? 오늘이 제일 중요한 편이에요. ^ㅁ^
곧 마지막이 다가오네요.... (눈물을 훔친다) 다들 재밌게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진짜 차기작 열심히 구성하고 있으니까, 기대 많이 해 주세요!
다들 오늘 하루 잘 마무히 하시고, 월요일을 맞을 준비도 잘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