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F(x) - Love Hate
내 인생의 놈놈놈 EP. 01
〈세 명의 남자 = 놈놈놈.>
W. 대위 민윤기
나 김탄소. 내 나이 찬란한 스물하나. 갓 태어난 느낌을 가진 스무 살의 어린 티를 벗고, 스물한 살이 된 나. 좋은 일도 많았고, 나쁜 일도 많았지만, 제일 골치 아픈 문제들도 있었다. 내가 아직 인생을 반도 살지 않았지만. 나와 악연인지 인연인지 우연인지, 엮여도 제대로 엮인 세 명의 남자가 있었다. 그런데, 이 남자들과 지금까지도 그 인연을 이어올 줄, 내가 어떻게 알았을까. 그냥, 내칠 수 있을 때 제대로 내칠걸. 나는 지금 내 인생의 오점에 대해서, 분명히 후회 중이라는 것이다. 이 인연인 것 같은 악연은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싶다. 대학교 내에서도 유명한 우리 관계. 여자, 여자, 남자, 남자의 사각관계가 아닌, 남자 셋에, 여자 하나로 이뤄진 사각관계. 이 좆같다고 표현이 가능한 악연을 이루는 세 남자들.
한 놈은, 내 인생에서 나쁜 새끼. 한 놈은, 좋은 기억과 동시에 집착을 가진 놈. 한 놈은, 본격적으로 들이댈 줄 아는 놈. 이렇게 정의를 내리면 딱이겠다, 딱. 내가 정의를 내린 건, 그들을 가장 쉽게 말할 수 있는, 그런 단어이기 때문에. 그냥, 세 남자가 아니라 내 인생의 놈놈놈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도, 놈놈놈으로 줄여서 말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았다. 그 세 놈 중에서 가운데 놈이 제일 낫다. 근데, 나 왜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지. 이렇게 황금과 같은 시간에, 이딴 생각을 하면서 카페에 앉아 있는 내가 너무나도 한심했다. 그래도,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아니, 이유가 있다, 정말로.
학교, 학과, 전공까지 모두 같은 나, 첫 번째 놈, 두 번째 놈, 그리고 우리 밑으로 들어온 세 번째 놈까지. 이 셋과 만나지 않는 시간, 수업이 없는 공강과 금요일 풀 공강일 때. 그래, 지금은 수업 듣기 전 공강 시간이기 때문에, 간신히 피해 있는 거다. 카페나 집이 내 은신처와 다름없기 때문에. 근데, 그 휴가와 같은 시간을 깰 때가 있다. 바로 지금처럼, 세 명의 남자 중에 한 명이라도 나를 찾으러 이 카페에 들어오는 걸 보는 순간 말이다. 그리고 전화기를 꺼내들고, 바로 전화를 걸어버리고 하는, 저 행동에. 나는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아, 인생, 피곤하다 그것 참.
"아, 진짜 싫다. 인생...."
"김탄소."
"또 여기 숨어 있었냐. 야, 김탄소 찾았으니까, 나부터."
***
〈첫 번째 남자, 첫 번째 놈 = 민윤기>
지금 내 앞에 앉아, 아니 내 옆에서 나를 아니꼬운 눈빛으로 계속 쳐다보고 있는 놈은, 내 인생에서 제일 나쁜 새끼로 기억되는 놈. 그 위대한 이름은 민윤기.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한, 3개월? 사귀다가 다른 년이랑 바람피워서 헤어진 놈이다. 근데, 더 어이없는 건, 그 여자아이랑 사귀는 동안, 나는 실연의 아픔을 딛고, 다른 놈이랑 썸을 타고 있었다고 해야 하나? 그 놈이 두 번째 놈. 아무튼, 그 모습을 본 민윤기가 뭐, 어떤 마음에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얼마 안 있어서 헤어지고 나서 나한테 다시 붙더라. 그게, 고등학교 3학년 졸업할 때쯤인 걸로 알고 있다.
"나는, 너한테 관심이 없다니까? 그때 다른 년이랑 바람피운 건 너고, 나는 너한테 미련 없고."
"알아."
"근데, 뭐. 지금 와서 뭐 하자는 건데."
"너, 좋아한다고."
"네 태도, 문제 있는 건 알아? 너 지금 그거잖아. 남 주기는 아깝고, 너 갖기에는 싫증 느끼는 거."
"싫증? 그건 네 오해지. 내가 지금 너한테 보이는 감정은, 싫증이 아닌데.
지금 난, 너한테 호감을 가지고 있고, 그때와 다르게 널 좋아하는 감정이야. 그러니까, 그때랑 지금은 달라."
"그게 내 알 바야? 그리고, 너 좋다고 하는 애들 널렸잖아. 걔네한테 관심이나 줘. 너 안 좋아하는 나한테 관심 가지지 말고."
"걔네는 필요 없어. 그리고 네가 김남준이랑, 또 박지민이랑 다정하게 듀엣하고 그렇게 노래 부르는 거 싫어.
진짜 연인 같잖아, 좆같고 짜증 나게. 근데, 나랑 하면, 그런 분위기 안 나잖아, 씨발."
얼굴 바꿔가면서 저렇게 말하는 놈, 무섭다. 아, 하나 더 추가해야겠다. 나쁜 놈이면서, 분위기는 존나 발리는데, 그 분위기가 너무 무서운 놈. 근데, 챙길 건 다 챙길 줄 안다. 표현이 꽤 서툴어서 그런 것도 없지 않아 있지만, 말이다. 이렇게 정의내리면, 되는 건 다 되는 것 같다. 아직은 말투에서 투박하고 거친 면모가 있다. 넌, 그런 면모만 줄여도 매력 있는데, 민윤기. 그건 나만 아는 비밀이야. 그런데, 그런 민윤기에게도 나는 끌리고 있었다는 걸, 난 잘 모르고 있었다.
***
〈두 번째 남자, 두 번째 놈 = 김남준>
김남준, 두 번째 놈. 그나마 내가 겪은 남자들 중에서 제일 좋은 놈이라고 생각했고, 여전히 그렇게 생각 중이다. 누군가를 배려하지만, 잘못을 바로 잡고, 굉장히 논리적인 사람. 뭐 그런 사람이라고 봤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뿐이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민윤기에게 처참히 버려진? 아니 차였다고 하는 게 맞겠지만. 그런 시련을 당했을 때, 민윤기의 늪에서 날 구해 준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같은 동아리에서, 시작된 인연이었다. 그 인연이 연인까지 발전하기에는 시간적인 문제가 있었기에, 그냥, 그냥 그렇고 그런 사이로 지냈는데. 이게 문제였다. 대학교 들어와서, 그때부터 뭔가 감이 안 좋더라. 뭔가 보이면서, 안 보이는 듯한 그 집착. 미칠 것 같았다. 아니, 아무런 사이도 아닌데, 도대체 왜? 이런 생각도 들더라.
카페에서 나와, 수업이 없는 민윤기를 간신히 보내고, 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이었다. 가는 길목 벤치에 앉아 있던 누군가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고, 손을 흔드는 모습에 딱 눈치를 챘다. 아, 김남준이구나. 같은 수업인 건 알았는데, 왜 기다렸지? 라는 생각으로 남준이에게 다가가자, 벤치에서 가방을 챙겨서 일어나는 남준이다. 그의 앞에 서서, 의문을 가득 담은 표정으로,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뭐야, 나 기다렸어?"
"왔어? 기다리긴 했는데, 많이 안 기다렸어."
"지랄. 내가 네 구라에 넘어갈 것 같냐. 가자, 늦겠다."
"카페에서 민윤기 만났다며. 민윤기가, 오늘은 뭐라고 안 해? 나 진짜 너 걱정...."
"남준아."
"어?"
"걱정해 주는 건 진짜 고마운데, 나 조금 부담스러운데. 그냥, 우리 연락했던 것처럼 그대로 지내면 안 돼?"
"어, 안 돼. 내 걱정과 이 태도는 김탄소 한정이라, 그건 못하겠는데."
김남준이 민윤기 못지 않게, 앞뒤가 꽤 많이 다르다. 말은 부드럽게 남을 배려하지만, 그 안에 자기 것을 지켜내겠다는 그런 태도를 보이는 말투랄까. 민윤기가 투박하고 거칠고 직설적이라면, 김남주는 부드럽고 유하지만 그도 직설적인 태도를 가졌다. 직설적인 말이지만, 말투가 다를 뿐. 나와 민윤기 사이를 원래 알고 있는 남준이었기에, 저러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 마음이 그 마음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거리를 두려고 했지만, 매 수업을 거의 같이 듣는 수준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솔직하게 말을 하면, 늘 똑같은 태도로 나왔다.
늘 똑같은 태도, 하지만 그 논리적인 말. 그 때문에, 나는 그에게 늘 어쩔 수 없이 말리는 친구이자, 위험한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가진 사이. 그래, 썸이면서도 썸이 아닌 썸을 타고 있다, 김남준이랑. 김남준은, 내 인생에서 그래도 괜찮은 남자이자, 나를 보호해 주려고 하며, 늘 나를 자신의 울타리 안으로 가리려고 하는 놈. 그렇게 정의를 내릴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런 모습도 김남준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매력이었다.
***
〈세 번째 남자, 세 번째 놈 = 박지민>
세 번째 남자, 그래 내 후배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원래 있던 동아리에 놀러 갔다가 들러붙은 놈이다. 그런데, 대학 후배로 들어올 줄이야. 그걸 누가 상상했겠는가. 그때까지만 해도, 얘가 나를 이렇게 따라다니고, 그럴 줄은 상상도 못했다, 진짜로. 동아리도 똑같은 곳 들어와서, 어쩔 수 없이 연습을 같이 해야 하는 상황에서, 진짜 생글생글 웃으며 나와 같이 있으려고 하는 그 태도는, 역시 잊을 수 없었다. 늘, 선배가 아닌 누나의 호칭을 나에게만 사용하며, 내 동기들 중 여자들에게는 꼬박, 선배라는 호칭만 사용한다. 그렇게 차별을 둘 줄 아는 놈이었다, 박지민은.
수업 듣고 난 후, 동아리 연습이 있다는 문자에 연습복을 챙겨서 들어가자, 보이는 김남준과 민윤기, 박지민의 모습에 모른 척하고 가방을 내려놓고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세 명의 시선이 내게 꽂혔고, 그 셋의 신경전에서 먼저 내게 말을 걸은 건, 박지민이었다. 그런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놈이었다. 박지민의 방법이었다. 어떻게든 먼저 치고 나오는 것. 그 때문에, 민윤기와 김남준이 당황할 때가 많기도 했지만.
"왜."
"누나. 오늘 듀엣 연습 저랑 해요. 저 선배들 말고, 저랑 해요."
"그러든가. 잠깐만. 근데, 너 오늘 윤아랑 하는 날 아니야?"
"네, 맞아요. 근데, 저랑 누나랑 더 잘 어울린다고 회장 선배한테 우겨서, 바꿨는데요? 저 잘했죠."
"뭐? 그거 안 되는 일이잖아. 그리고 네가 그렇게 나오면, 윤아는 어떻게 하라고."
"안 되는 게 어디 있어요. 저렇게 머뭇거려서 느려지는 선배들보다는, 행동 빠른 사람이 이기는 건데.
그리고, 그 선배는 나랑 상관없는 사람이잖아요, 누나가 아니니까."
그래, 그리고 내가 느낀 박지민은 웃으면서 사람을 디스하고, 정색하면서 사람을 비꼬는 그런 화법을 가진 놈. 그리고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 있다면, 어떻게든 바꿔버리는 놈. 박지민은 그런 놈이었다. 순둥한 얼굴 뒤에, 어떻게 보면 치밀한 계산이 숨겨져 있는, 그런 남자. 하지만, 나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 준 적은 별로 없었다. 늘 누나, 누나 거리면서 따라다닐 뿐이었지. 내가 그 모습에 속아서, 이렇게 살고 있지만. 늘, 김남준과 민윤기 사이에서 한숨을 내쉬고 있으면 날 빼내 주고, 그 대가를 톡톡히 받는 놈. 박지민은 내게 본격적으로 치댈 줄 아는 놈이다. 그 치댐에 나는 환장할 지경에 이를 때도 있다. 물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말이다.
***
피곤하다. 오늘도 피곤에 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늘 이 상태로 저 세 명과 오늘 담판을 지어야 할 것 같은 기분에, 세 명을 다 카페로 불렀다. 내 앞과 옆으로 동그랗게 앉은 모습, 그리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치는 그들에, 아파오는 머리를 붙잡고, 계속 바라보다가 말을 건넸다. 이건 진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니까. 제발 그만 좀 엮이고 싶다. 엮이는 건 상관없다. 제발 나에 대한 관심이라도 좀 없앴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으니까. 그거면 된다. 그거라도 이루자.
"이제, 나 좀 내버려 두지? 너네한테 그런 관심이든, 연락이든 받는 거 피곤하고, 나 부담스럽고 힘든데. 대체 뭐 하는 건지 난 모르겠는데.
난 너희들한테 관심 없고, 그냥 나 사는 대로 살고 싶어. 제발 좀, 그만해."
이렇게 비장하게 말했으면, 제발 좀 알아 들어라. 이런 마음으로 그 녀석들의, 눈치를 살폈다. 여기서 한 명이라도 떨어진다면, 그것도 매우 좋은 결과일 것이다. 근데, 문득 드는 생각은. 내가 얘네랑 만날 이유가 없고, 다른 남자 친구를 만난다면 해결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했다. 그 생각과 동시에 민윤기와 눈이 마주치자, 그 생각은 이미 하늘을 넘어 우주로 날아갔다. 저 눈빛에 그 남자가 쫄아서 1차로 패배를 할 것이며, 김남준의 논리에 의해 쫄아서 2차 패배를 할 것이며, 박지민의 치밀함에 의해 넘어가 3차로 패배를 할 것이 눈에 선명했다. 그렇게 하고도 남을 놈들이었다. 김남준이 입을 먼저 열었고, 그 뒤로 민윤기, 박지민 순서로 대답을 했다. 했는데, 좋은 결과는 무슨. 제발, 그냥 너네 셋 다 망해라. 봄이랑 같이 망해라. 다 망해, 진짜....
"관심 없어도, 나는 너 좋은데. 그리고, 난 너랑 떨어질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 떨어지려면, 너에게 상처를 준 민윤기와, 너를 자세히 알지 못하는 박지민이 떨어져야지.
그래야 나중에 내가 떨어진다고 해도, 덜 억울하지 않겠나 싶은데."
"저 새끼 또 지랄이네. 너보다는 내가 더 잘 알아. 너보다는 내가 더 잘 챙겨. 개소리 말고, 닥쳐."
"그리고 김탄소. 그런 말 제대로 할 거면, 둘이 있을 때 하지 그랬냐. 여기 있는 새끼들이랑 똑같은 취급 받으니까, 기분 좀 나쁘다."
"싫은데요, 누나. 그리고 지금 그 소리는, 누나 저한테, 선배라고 불리고 싶다는 마음이랑, 다른 여자들이랑 같은 위치로 있고 싶다는 건데.
솔직히 말해서, 그러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건 아니잖아."
인생 참, 피곤하게 됐다.
++
안녕하세요, 작가 대위 민윤기입니다. 다들 대위 민윤기 X 상사 너탄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차기작을 가져왔는데.... 내용이, 참.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어요. T^T....
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이뤄지는 것을 배경으로 했고, 대학교 로맨스 장르로 가져왔습니다!
그, 뭐지... 암호닉은, 이제 새로 받으려고 합니다! 원래 사용했던 암호닉 말고, 다시 신청해 주세요! :)
재밌게 읽어 주셨으면 좋겠고, 이거는 결말이 세 가지로 나뉠 예정인 작품입니다.
남주는 이미 정해진 상태이지만, 외전으로 다른 결말을 낼 것이므로, 이것 또한 텍파를 만들 예정이라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거의 9화나 12화까지는, 에피소드가 각 인물 당 하나씩 들어갈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그렇게 길게 끌지 않을 작품이라 에피소드 이후의 작품의 길이가 길고, 남주 위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혹시나, 저에 대한 작품을 더 읽고 싶으신 분은 신알신 눌러 주시고, 기다려 주세요. :)
앞으로 더 재밌는 작품으로 가져 올게요!
앞으로 여주와 윤기, 남준이, 지민이가 만들어 갈 이야기 기대해 주세요!
아, 그리고 이게 첫 화라서, 사진이 많이 들어갔지, 다음 내용에서부터는 사진이 들어가지 않을 예정이에요. 그거 감안해 주세요!
내 인생의 놈놈놈 많이 사랑해 주세요!
대위 민윤기 상사 너탄 텍파는 지금 만들고 있고, 외전 내용 생각 중이니까 조그만 더 기다려 주세요. ^ㅁ^
아, 그리고 이 글을 읽을 모든 포인트는 5P이며, 그 위로 높일 일 없습니다.
다들 굿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