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반존대를 써요 시즌2 w. 채셔
Pro. 망개떡 + 술떡 = ?
"아아, 자기!"
"안 된다니까요, 안 돼. 안 돼."
한 번만. 진짜 딱 한 번만. 둘째 손가락까지 내밀고 애원하는 지민의 눈길을 애써 피해버렸다. 그리고 카트에 들어있던 온갖 과자들을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후, 담아놓은 건 왜 이렇게 많은지. 화장실에 다녀와서 지민이 있다는 곳으로 갔을 때, 과자들로만 꽉 채워놓은 카트와 해맑은 지민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기, 너무해요…. 거의 반 이상이 제자리로 돌아간 과자들을 둘러보던 지민은 시무룩해져 신발로 애꿎은 바닥만 툭툭 쳐대기 시작했다. 아오, 진짜. 허리에 두 손을 얹고 혼내듯이 서자, 지민은 입술을 쭉 내밀고 바닥을 바라보았다.
"자기, 뽀뽀."
밝은 모습으로 입술을 두들기자, 지민은 고개를 홱 돌렸다. 뽀뽀해주면, 과자 말고 자기가 좋아하는 떡갈비 사가려고 했는데. 지민에게 회유책으로 떡갈비를 내밀자, 지민은 그제야 조금은 풀어진 얼굴로 내 입술에 짧게 뽀뽀를 해주었다. 지민은 요즘 거의 과자 중독이었다. 작업을 거의 떠맡듯이 하게 되어서 스트레스 풀기용이라고 했지만, 대놓고 남자친구 몸에 안 좋은 음식이 들어가는 걸 여자친구가 되어서 어떻게 그냥 지켜볼 수가 있어. 아휴, 과자를 먹다보니 요즘은 아들을 키우는 것 같다. 아, 그리고… 조금 더 깊어진 틈에 좀 더 능글 맞아졌기도 하고. 뭐랄까, 정말 철없는 남편을 들인 기분이랄까.
"아이고, 신혼부부 오셨네. 이것 좀 맛보고 가요."
"에? 아, 저희 신혼부부 아니…."
"네, 딱 봐도 저희 신혼부부 같아 보이죠?"
시식용 코너에 들어서자마자 아주머니가 우리를 잡아왔다. 신혼부부라는 말에 서둘러 부인하려는 내 손을 지민이 꽉 잡았다. 지민의 얼굴을 놀라 쳐다보니, 정말 남편 노릇을 하고 있다. 이것 좀 드셔 봐요. 아주머니가 오징어젓갈을 이쑤시개에 콕 집어, 지민에게 건넨다. 지민은 웃으며 '감사합니다.'하고 젓갈을 받아먹었고, 이내 '와, 지쨔 마시써여.'하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나만 더 주세요.'하고 지민은 이쑤시개를 아주머니에게 내밀었고, 아주머니는 '맛있죠? 이게 갓 담궈서 엄청 맛있어.'하고 젓갈을 하나 더 집어주었다. 그리고 그 젓갈은 바로 내 입으로. 지민은 이쑤시개로 젓갈을 먹여준 뒤, '맛있어요?'하고 내게 물어왔다. 오물거리며 고개를 끄덕이자, 지민은 곧바로 아주머니에게 '이거 하나 주세요.'라고 말한다.
"이거 사고 집 들어가서, 애도 가지고 그래."
"…에?"
"둘만 살아서 뭐해, 자식 새끼 낳고 사는 게 제일이에요."
아주머니의 19금 대사에 당황해서 지민의 뒤로 숨어버렸다. 지민은 뒷머리를 긁적이다 '아이, 제가 아직 기술이 없어서요.'하고 맞받아쳤고. 아주머니가 호탕하게 웃는 걸 보니 나쁘지 않은 대사였던 것 같다. 겨우 빠져나와서 계산대로 움직이는데, 자꾸 혼자 부끄러워진다. 열기가 훅 올라와서 손으로 부채질을 하자, 지민은 내 얼굴을 힐끔 쳐다보며 내 어깨를 다정히 잡아주었다. 지민 씨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가 봐. 하얀 얼굴이 빨갛게 물들지도 않고, 그저 하얗고 또 하얗기만 한 걸 보니. 지민이 저렇게 괜찮으니까, 내가 이상한 것만 같다.
"여보."
지민의 뜬금없는 단어에 카트를 멈춰 세우고 지민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눈을 깜빡이다 깨달았다, 아주머니의 말에 내게 장난을 치고 있다는 걸. 빤히 지민을 쳐다보자, 그제야 지민의 얼굴이 복숭아처럼 물들기 시작했다. 눈을 내리깔고 부끄러워하던 지민은 혀로 제 입술을 축였다. 이상해, 아까 상황이 훨씬 부끄러웠는데 말이지.
"애기 낳을까?"
뭐……? 지민의 말에 나는 결국 카트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덧붙임
반존대 시즌2가 돌아왔습니다! (짝) (짝)
암호닉은 시즌1 때 받았던 암호닉을 계속 쓰고 싶으시면, 계속 쓴다고 말해주세요!
그게 아니면 시즌2에는 신청이 되지 않습니다.
암호닉은 31일 12시까지만 받을게요, 정리할 시간이 많이 없어서 한 번에 받으려구요!
이번에도 같이 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만나서 반가웠어요.
(참고) 시즌1 암호닉 #이삐들 #뽀뽀 #절가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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