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란을 더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ㅁ;... 대형견과 토끼썰에서의 암호닉을 받는 것, 정리하는 것 등등은 모두 별개로 진행됩니다.
[새로 암호닉 신청하신 분들]
현재는 공지글에서만 대형견썰의 암호닉을 받고 있습니다. 하여 새로 신청하신 암호닉은 대형견 암호닉 목록에만 해당됩니다.
그리고 [암호닉] <- 이 알려드린 양식대로 안 쓰시고 그냥 신청하실 암호닉만 써놓으시면 제가 받지 않습니다.
나중에 토끼썰도 암호닉을 새로 받는다는 공지가 새로 올라올겁니다. 그때 신청 안 하시면 토끼썰의 암호닉 목록에는 추가되지 않습니다.
[기존의 암호닉 분들]
최근 공지글에 있는 목록 확인부탁드립니다. 비회원분들 중에 목록에 없는 암호닉을 쓰시는 분이 계시는 데 신청을 받은 적이 없으므로 후에 메일링을 해드릴 수 없습니다.
암호닉에 관한 질문은 모두 공지사항에서 댓글로 받고 있습니다.
자꾸 썰 위에 이렇게 공지를 띄워서 죄송합니다. 이제 안 그럴게요. ;ㅁ;… 난 몰라… 이제… .
윤기가 겨우 끝낸 큰 프로젝트와 그 직후 이어진 회식의 여파를 못 이겨 어느 날의 아침이 되어도 침대에서 통 일어나지 못했으면 좋겠다.
술을 많이 마신 건 아니지만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옅은 숙취가 함께 윤기의 몸을 짓눌렀으면.
잠시 눈을 떠도 금방 느껴지는 뻐근함과 머리가 울리는 기분에 윤기는 결국 얼마 못가 다시 눈을 감는 것을 반복했으면 좋겠다.
부드럽게 몸에 감겨오는 이불,
적당히 서늘한 집 안.
어디선가 들려오는 적당한 볼륨의 티비 소리,
남준이가 돌아다니는지 가끔가다 느껴지는 옅은 인기척.
그러다 어느순간 고요해지는 방 안.
몸을 뒤척일 때마다 팔과 다리에 감겨오는 이불을 한껏 끌어안은 윤기가 몇 번이고 옅은 잠에 잠겼다가 빠져나왔으면.
어렴풋이 시원한 바람이 뺨에 닿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아직 무거운 몸을 움직일 생각은 하지도 못 한 채 멍한 얼굴로 겨우 눈만 떠서 방의 한 면을 시야에 담았으면 좋겠다.
지금이 몇시지?
느릿하게 흘러가는 머릿속과 달리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밖의 날은 어느새 늦은 오후를 담고 있었으면 좋겠다.
창문 아래로 보이는 나무들도 가을의 옷을 입은 채로 거리를 가을의 색으로 물들이고 있는 그런 늦은 오후.
앓는 소리를 낸 윤기가 손을 들어 겨우 마른 세수를 하며 정신을 차리려고 할 즈음에
둔탁한 무언가가 윤기의 배 위로 엎어졌으면 좋겠다.
억 소리를 낸 윤기가 잠시 이 무게는 뭔가 싶어 정신없이 충격에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가 겨우 자신의 눈 가득한 익숙한 털뭉치에 입을 움직였으면 좋겠다.
나 죽는다, 임마.
준아.
내려가봐. 잠깐.
준아. 야. 야?
준아, 좀, 억. 으, 야, 임마….
윤기의 말에 잠시 일어났나 싶었던 남준이가 다시 윤기의 배 위에 보란듯이 푹 엎어졌으면 좋겠다.
다 큰 대형견이 배 위에 엎어지니 그 무게가 상당해서 윤기가 절로 억소리를 냈으면.
축 처진 꼬리가 이내 맹렬하게 팡팡팡팡 이불을 두드렸으면 좋겠다.
이건 놀아달라고 꼬리를 흔드는 건가,
아니면 삐쳐서 불만을 알아달라고 이불을 내려치는 건가.
윤기가 겨우 남준이의 등에 손을 얹고 늘어지게 하품을 하면서 슬쩍 남준이를 바라봤으면.
잔뜩 헝클어진 머리의 윤기가 왜 그러냐는 듯 북실북실한 남준이를 껴안은 채로 등을 토닥이다가 양 볼을 잡아 돌려 얼굴을 마주했으면 좋겠다.
순한 눈망울,
촉촉한 콧망울,
그리고
말랑한 볼.
윤기는 문득 얌전히 제 양 손에 잡힌 순한 강아지의 얼굴에 장난끼가 돌아 그대로 볼을 문지르며 흔들고,
그 다음은 목을 긁어내리면서 남준이를 데리고 도리도리를 시키는 둥 짧게 장난을 쳤으면 좋겠다.
그러다가 남준이가 고개를 홱 돌려서 꼬리로 이불을 팡 내려치면
아,
삐쳤네.
하고 그제서야 남준이의 기분을 깨달았으면.
뒤늦게서야 잠이 좀 깬 윤기가 안 그런 척 머리를 굴리며 남준이가 삐친 이유를 찾았으면 좋겠다.
어제 술 마시고 동료 하나 부축하느라 향수 냄새 묻혀와서?
일찍 온다 해놓고 회식하느라 늦어서?
아니면 지금 늦잠을 자서?
밥을 안 줘서?
안 놀아줘서?
이제는 아예 자신의 쪽에 엉덩이를 내밀고 누워버린 남준이를 보고 윤기가 머릿속으로 요새 순한 자신의 강아지를 삐치게 만들었을법한 일들을 나열하다가 입을 꾹 다물었으면 좋겠다.
생각보다 삐치게 한 이유가 너무 많아서 딱 하나를 고르지 못 하겠다는,
그런 생각에 그저 살포시 미안함을 담아 남준이의 엉덩이를 토닥였으면.
천천히 손을 내려서 남준이의 꼬리를 쥐어잡은 윤기가 손 끝을 세워 꼬리를 살살 긁어내렸으면 좋겠다.
준아.
남준아.
나한테 섭한 거 있어?
조심히 물어본 윤기의 말에 남준이가 고개를 휙 돌리더니 침대 아래로 훌쩍 뛰어내려갔으면.
그리고 여전히 얼굴 가득 의아함을 담은 윤기에게 거실 한 켠에 뒹굴고 있던 핸드폰을 가져와 침대에 올려놓았으면 좋겠다.
윤기가 이건 왜 가져다 주냐는 듯 멍한 얼굴로 남준이를 바라보면,
남준이가 자신의 앞 발을 들어 화면을 꾹 눌렀다가, 터치 인식이 되지 않아 윤기의 손목을 툭툭 밀어 화면잠금을 해제하고,
카톡을 직접 열게 만들었으면.
남준이가 둔탁한 앞발로 밀어대는 대로 손을 움직이던 윤기가 빠르게 어느 채팅창의 내용들을 쭉 읽고 식은땀이 나는 기분이 들었으면 좋겠다.
[윤기 씨, 잘 들어갔어요?]
아마 저 말로 시작된 카톡에는 마지막에 잘 자고 다음에 또 보자는, 부드러운 어투의 말로 끝이 났으면.
윤기가 멋쩍게 뒷목을 긁어내리면서 무어라 말할 때 아직 끝난 게 아니라는 듯 이번에는 또 윤기의 손을 움직여 핸드폰 캘린더를 연 남준이가 오늘 날짜를 톡톡 가리켰으면.
빨간 색에, 별 이모티콘이 있고, 그 위에 씌여진
놀러가는 날.
아.
아아….
윤기가 아무 말 없이 핸드폰 화면만 보고 있을 때 남준이가 어깨를 꾹 눌러 윤기를 눕혔으면.
미는 힘 그대로 받아 누운 윤기가 어느새 자신의 어깨를 밀던 손이 귀여운 강아지 발이 아니라 사람의 손이고,
순한 얼굴의 강아지가 온전한 사람의 얼굴이 되어서는
딱딱한 표정을 지은 채 자신을 내려보고 있을 것을 연이어 보고는
마른 침을 한 번 삼켜내었으면 좋겠다.
주인 너무해.
나빠.
프로젝트 끝나는 날 다음 날에 바로 놀러가자고 하다니. 과거의 나는 도대체 무슨 패기로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
윤기가 미처 덜 깬 잠기운이 남은 얼굴로 팔을 올려 남준이의 어깨를 감싸 안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삐쳤어?
아니. 화났어.
그럼 어떻게 하면 풀거야? 지금 놀러갈까?
주인 아직 잠도 덜 깼잖아.
자신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가 심통이 난 터라 살짝 이를 내어 잘근 목덜미를 깨무는 게 느껴져 윤기가 어깨를 움츠리면서 옅게 한숨을 내쉬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너른 등을 천천히 쓸어내렸다가 그 끝에 위치한 꼬리를 잡아 꼬리 끝까지 느릿하게 쓰다듬으면서 다시 물었으면 좋겠다.
어떻게 하면 화 풀래.
뽀뽀?
아니면
키스?
윤기의 말에 남준이가 뚱한 얼굴로 윤기를 내려보다가 하얀 볼을 감싸쥐고 입을 짧게 맞췄으면.
해달라는 거 다 해줄거야?
안 해주면 계속 삐칠거잖아.
삐친 거 아니야.
그래. 그래. 화내고 있을 거잖아.
응.
계속 머리를 쓰다듬고 꼬리를 쓰다듬어주다보니 서서히 살랑거리기 시작하는 꼬리를 힐끔 본 윤기가 연신 손을 움직이면서 남준이를 달랬으면 좋겠다.
잠깐의 시간이 흐른 뒤에 남준이가 나른한 얼굴로 윤기의 가슴팍에 볼이 꾹 눌린 채로 꼬리만 살랑거리고 있었으면.
준아.
응.
무거워.
응.
무겁다니까.
나 화났어.
이정도면 귀엽다고 해야하려나. 윤기가 짧게 헛웃음을 뱉어내고는 못 이기겠다는 듯 남준이의 머리를 헝클이듯 쓰다듬었으면 좋겠다.
그러다가 남준이가 고개를 올려 윤기를 바라봤으면.
느릿하게 다가가 혀를 내어 윤기의 아랫입술을 할짝였으면.
주인.
어.
주인은 내가 제일 좋지? 어디가서 나말고 다른 암컷이나 수컷들이 주인 예쁘다고 추파 던져도 넘어가면 안 돼.
진지한 남준이의 말에 잠시 멍하니 있던 윤기가 이내 고개를 돌리고 손으로 급하게 입을 틀어막았으면 좋겠다.
겨우 터질뻔한 웃음을 진정한 윤기가 기분좋게 입꼬리를 올린 채로 남준이의 목덜미를 잡아 주물렀으면 좋겠다.
어. 알았어.
왜 대답은 안 해줘.
방금 했잖아.
내가 제일 좋냐는 말에는 답 안 해줬어.
알잖아, 그거 답.
그래도 해줘. 듣고 싶어.
하여튼 몸만 다 컸다니까. 윤기가 눈을 도르륵 굴리다가 괜히 다 풀린 목을 큼큼, 다듬었으면 좋겠다.
시선을 천천히 돌리고 남준이를 올려보면서 느릿하게 제일 좋아한다고 답해줬으면 좋겠다.
연이어 아직도 애 같다고 중얼거리다가
맞닿아오는 남준이의 입술에 익숙하게 입술을 벌려 입맞춤에 응했으면 좋겠다.
그럼 주인은,
애랑 이런걸 해?
자신의 허리를 감싸오는 손을 느낀 윤기가 다시금 헛웃음을 뱉어낸 뒤에는
다리를 벌려 남준이의 허벅지와 허리를 건들였으면 좋겠다.
화난 건 풀렸어?
이거 하게 해주면 풀게.
영악해, 멍멍이.
그래도 나 좋아해줄 거잖아.
남준이의 말 끝에 윤기의 웃음이 덧붙여졌으면 좋겠다.
응. 좋아해.
서늘한 방 안의 공기가 부드럽다 못해 천천히 열기를 품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마치 아직 남준이와 윤기의 계절은 여름인 것 마냥.
--
선물 자랑 |
예쁜 글씨와 귀여운 그림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하트. |
[암호닉 신청 받고 있습니다.] |
- 신청 기간이 끝난 후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