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여름이에요. 먹을 거 조심, 또 조심하세요.
더위도 조심하시고요.
더위먹고 장염이나 식중독 걸리면 많이 아파요…. 아프더라고요….
+ 자주 댓글에 제 글로 힘을 얻으시는 분들을 뵙게 되는데,
저는 그대들 덕에 글을 쓰고 힘을 얻습니다.
항상 댓글, 추천 등등 모두 감사드립니다. 하트.
강아지의 모습을 한 남준이가 자주 눕는 푹신한 이불 위에서 뒹굴거리고 있었으면 좋겠다.
적당히 서늘한 날은 오랜만에 햇빛이 쨍하니 내려왔으면.
남준이는 기분좋게 햇살을 머금은 이불 위에 한껏 더 몸을 부비면서 놀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다 맨발바닥이 거실바닥에 닿아 자박거리는 소리가 울리면 그제서야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눈 앞에 보이는 익숙한 이의 몸에 바로 허벅지나 종아리에 얼굴을 부비며 작업실에서 나온 제 주인을 반겼으면.
준아.
낮은 부름에 대답을 하려 입을 여는 순간에 윤기가 허리를 숙여 남준이를 덜렁 들어올렸으면 좋겠다.
엉덩이를 받쳐안고 제 키의 반 이상이 넘는 대형견을 안아든 윤기가
빤히 남준이가 방금 전까지 뒹굴고 있던 이불을 내려보았으면.
저거 빨자. 더럽다.
남준이의 털이 장식마냥 온 이불에 묻어있는 건 당연하고,
간간히 푹신하다고 물어뜯었는지 선명한 잇자국과,
발톱에 할퀴어진 흔적과,
또 군데군데 보이는 이불 위에서 간식을 먹다가 흘린 자욱,
중간중간 잔뜩 구겨진 모양새.
윤기가 빤히 이불을 내려보다가 고개를 돌려 제 어깨에 턱을 댄 채로 편하게 꼬리를 살랑이며 안겨있는 남준이를 바라봤으면.
괜한 얄미움에 엉덩이를 짧게 팡, 두드리고 왜 그러냐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고 있는 남준이를 품에서 내려놓았으면 좋겠다.
집에 있는 세탁기에 돌리자니 이 자국들이 다 빠질지 의문이고,
모처럼 햇빛도 좋고,
날도 좋고,
일도 없으니
직접 이불 빨래를 하자고 결정한 뒤 윤기는 이불을 집어들고 욕실로 향했으면 좋겠다.
그러다가 이불에 느껴지는 묵직함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서는
익숙하게 이불 위에 다시 몸을 눕힌 채 마치 나중에 빨라는 듯 뒹굴거리는 있는 한 마리의 대형견을 다시 번쩍 안아들었으면 좋겠다.
또 방해하면,
혼나.
또 한 번 엉덩이를 팡, 맞은 남준이가 시무룩해져서 소파에 늘어져있는 사이에 윤기는 부지런히 이불빨래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
욕조에 물을 적당히 채우고,
세제를 풀고,
뜨겁게 느껴지는 물에 조심히 이불을 최대한 펴서 꾹 눌러 잠기게 했으면.
금세 욕실을 채운 수증기에 적당히 익은 볼을 한 채 거실로 나왔으면 좋겠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빨 수 있는 건 다 빨아버릴까.
가끔 날잡고 치우던 습관이 이럴 때 나온 것인지 바로 침실로 들어가 베개커버는 다 빼내어 세탁기로 돌리고,
당장에 빨아도 될 이불 두어개를 더 가져와 욕조에 물이 넘치도록 담궜으면.
그리고 슬쩍 거실을 둘러보다가 어느새 사람이 되어서 쿠션을 끌어안고 있는 남준이를 불렀으면 좋겠다.
준아.
멍멍이.
이리 와.
윤기의 목소리에 바로 귀를 쫑긋거린 남준이가 힐끗 윤기를 바라봤다가 소파를 꼬리로 팡, 내려쳤으면.
물놀이하자.
그 다음 들린 목소리에는 벌떡 일어나 윤기의 앞으로 쪼르르 다가왔으면.
온 얼굴이 기대감으로 물들어있는 남준이를 보고 잠시 멍하니 있던 윤기가 작게 웃음을 터뜨렸으면 좋겠다.
윤기의 웃는 얼굴을 빤히 보다가 남준이가 예쁘다며 입꼬리와 눈가에 번갈아 입을 맞출 즈음이면,
윤기의 하얀 손이 약하게 남준이의 엉덩이를 또 팡.
이번에는 남준이가 작게 키득였으면 좋겠다.
욕실에 들어간 남준이가 가득 들어찬 따듯한 수증기에 기분이 좋아져 꼬리를 살랑일 즈음에
윤기가 쭈그려 앉고는 남준이 너도 똑같이 쭈그려 앉으라는 듯 하얀 손을 까닥였으면.
두 남자가 나란히 쭈그리고 앉아서 제일 먼저 한 일이 바짓단을 끌어올리는 일이었으면 좋겠다.
주섬주섬.
윤기를 따라 무릎 위까지 헐렁한 긴 바지를 끌어올린 남준이가 먼저 욕조 안으로 들어갔으면.
뒤따라 욕조 안으로 들어가 이불을 밟고 선 윤기가 비척비척 이불을 밟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이대로 밟으면 돼?
어. 밟으면 돼.
주인아, 이게 물놀이야?
아마?
뭔가 속은 것 같은 기분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남준이가 먼저 발을 움직여 꾹꾹 이불을 밟기 시작하는 윤기를 따라서 같이 제 발로 이불을 꾹꾹 밟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주인아, 근데 이거 서 있기 힘들어.
응. 중심 잘 잡아.
주인아. 언제까지 밟아?
이불 깨끗해질 때까지.
주인아.
왜.
다 하고 뽀뽀해줘.
남준이의 말에 윤기가 눈을 내려감으며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뒤 천천히 다시 눈을 떴으면 좋겠다.
한참 뒤에 물에 잠겨있던 발과 발목, 그리고 종아리까지 뜨거운 물로 인해 불그스레해진 것을 본 윤기가
잠시 욕실 밖으로 나와 남준이가 좋아하는 음료수를 작은 물병에 담아 왔으면.
윤기가 없어도 열심히 발을 움직여 첨벙이고 있던 남준이의 볼에 차가운 물병을 대고는,
놀라서 움츠러든 큰 몸을 보며 작게 웃기도 했으면 좋겠다.
힘들어?
응.
조금만 더 하고 탈수 돌릴거야.
응. 주인아.
왜.
뽀뽀해주면 힘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슬쩍 꼬리를 살랑이면서 뽀뽀를 조르는 강아지의 말에 윤기가 어깨를 으쓱였으면 좋겠다.
기대감 가득한 얼굴을 보자니, 순순히 해주기 싫다는 장난끼가 문득 올라온터라 그저 웃으면서 남준이에게 얼른 이불을 마저 밟자고 재촉했으면.
결국 삐친 남준이가 아무 말 없이 윤기가 준 물병에 빨대를 꽂아 음료수를 쪽쪽 빨아마시면서 발로 이불을 꾹꾹 밟아댔으면 좋겠다.
이불에 얼추 때가 빠진 것 같아 윤기가 그만하자고 할 때까지 마냥 그랬으면 좋겠다.
이불을 꺼내 물을 겨우 겨우 짜낸 뒤 세탁기에 넣어 탈수를 돌린 뒤 집에 있는 건조대 두어개를 다 가져와 이불을 너는 것까지 끝낸 뒤에야
힘이 빠져 윤기는 소파에, 남준이는 그 앞 바닥에 널부러졌으면.
주인아.
응.
뽀뽀.
물에 젖은 이불을 짜내고, 옮기느라 힘이 다 빠졌을 와중에도 일 끝났다고 바로 뽀뽀를 조르는 남준이에 윤기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으면 좋겠다.
소파 등받이에 목을 대고 젖히고 있던 윤기가 슬쩍 고개를 내리고는 다시 손을 까닥였으면 좋겠다.
네가 해. 그거.
내가 해?
응. 네가 해.
남준이가 그제야 몸을 일으켜 윤기의 앞에 서고는 아직 눈을 감고 있는 윤기를 빤히 바라봤으면 좋겠다.
주인아.
왜.
뽀뽀로 안 끝날 것 같으면 어떡해?
그제야 느릿하게 윤기의 눈이 떠졌다가,
다시 감겼으면 좋겠다.
뽀뽀로 안 끝내면 되지.
짧은 웃음소리가 울려퍼졌으면 좋겠다.
남준이의 허리가 천천히 숙여졌으면.
하얀 두 뺨이 곧 남자다운 손에 조심히 감싸여졌으면.
소리도 안날 만큼 조용히 입을 맞추는 그 사이에
열린 베란다 창틈으로 이불에 배여있던 섬유유연제향이 몽글몽글 남준이와 윤기가 있는 거실을 채우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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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랑 |
예쁜 글씨와 귀여운 그림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하트. |
[암호닉] 확인부탁드려요.(Ctrl + F로 검색하시면 빨리 찾으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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