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먼데이 키즈 - You & I
「 김종대, 첫사랑과 마지막 사랑의 갈림길 」
Baby J
十
위치추적 좀 부탁할게요. 과속 카메라에 찍히든 말든, 무작정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경찰서에 도착했다.
아직까지 끊지 않은 핸드폰을 경찰관에게 들이밀며 위치추적 좀 부탁한다고 하자 의아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던 경찰관은 종대에게 설명을 들은 후 위치추적을 해주었다.
뒤에서 이동하겠습니다. 급한 마음에 경찰관의 얘기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 후 무작정 종대를 태운 후 공장단지로 향했다.
이런 위험한 곳에 도대체 왜 혼자 갈 생각을 했는지, 내 생각과 종대의 생각이 같았는지 종대 역시 한숨을 푹푹 내쉬며 연신 손톱을 물어뜯고 있다.
“손 다 망가져. 그만해.”
“빨리 가기나 해.”
손톱을 물어뜯는 종대의 손을 한 손으로 저지한 뒤 말하자 신경질적이게 내 손을 쳐내곤 매서운 눈을 한 채 앞유리를 응시한다.
네가 다급한 만큼 나도 다급한 건 모르는 거니,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던 말을 억지로 삼켜냈다.
어떻게 보면 ○○씨가 위험에 빠진 이유도 모두 우리의 탓이겠지. 유명하다는 이유 단 하나로 이렇게 사생활이 심하게 노출됐으니.
착잡한 마음을 한 채 오직 ○○씨를 구해야겠다는 집념만을 갖고 공장단지로 들어섰다.
“어머, 벌써 이렇게 정신을 잃으면 어떡해. 내가 너무 나쁜 년 같잖아-”
“하으…제발 그만 해요.”
“다 네가 자초한 일이니까 달게 받아.”
경찰관에게 건네받은 후레쉬를 들고 여러 개의 공장단지를 돌아다녔다.
마지막, 단 하나의 공장만을 남겨둔 채 종대와 마주 보고 서 있으니 공장 안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울린다.
소름 끼치는 목소리와 함께 ○○씨의 힘겨운 목소리 역시 들려온다. ○○씨의 목소리를 들은 종대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공장 안으로 뛰어들었다.
열린 공장 문 사이로 각목을 들어 올려 ○○씨를 내치려는 여자가 보였고, 종대는 그 여자를 보자마자 달려들어 ○○씨를 감싸 안았다.
- ○○ 시점 -
점점 정신이 희미해진다. 손끝은 발버둥을 치다 까져 피가 흐르다 굳어버렸고, 발목은 부러졌는지 움직일 수 조차 없다.
다 네가 자초한 일이니까 달게 받아. 겨우겨우 정신을 부여잡고 그 여자에게 애원하듯 매달리니 비릿하게 웃으며 날 차버린 그 여자는 이내 각목을 들어 올렸다.
이렇게 정신을 놓아버린다면 내일 아침에 발견되겠지. 아, 폐공장이어서 발견되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저체온증이라도 걸리겠네.
괜스레 드는 이런저런 생각들로 인해 이미 나 혼자서 마지막을 각오한 것 같다. 이 마지막 순간에 제일 보고 싶고 그리운 건 바로 그 사람이다. 김종대.
“윽, 괜찮아?“
“종대다…. 이젠 헛것까지 보이네….”
머릿속으론 하염없이 종대의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눈앞에 종대의 환영이 보인다.
피투성이가 된 손으로 종대의 얼굴을 감싸 안고선 혼잣말을 되뇌이다 그렇게 정신을 서서히 놓아버렸다. 마지막 순간에 종대의 얼굴을 본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어쩔 수 없이 우린 엇갈린 운명이 되어버렸지만, 다음 생에선 엇갈린 운명이 아니길 빌 뿐이다.
- 종대 시점 -
종대다…. 이젠 헛것까지 보이네…. 무작정 ○○이에게로 달려가 감싸 안았다.
○○이를 감싸 안기 무섭게 내 등을 내려친 각목은 둔탁한 소리를 내며 부서져 버렸다. 각목이 부서짐과 동시에 그렇게 ○○이 역시 눈을 감았다.
뒤에서 잠자코 지켜보던 찬열이는 내 절규에 가득 찬 목소리를 듣고 바로 달려왔고, 쓰러져있던 ○○이를 안아 들어 구급차에 데려갔다.
“도대체 나한테 왜 이래?”
“말했잖아, 넌 내꺼라고.”
“정신 차려. 당신이랑 나는 아무 관계도 없을뿐더러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
“왜 아무 사이가 아니야? 사랑한다면서-”
“하- 사랑? 내가 당신을? 이름도 모르는 당신을 사랑해? 내가 여태껏 살아오면서 사랑한 사람은 ○○○ 하나뿐이야.”
찬열이가 나감과 동시에 일어서서 그 여자에게로 다가갔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소름 끼치는 표정을 지을 수 있는지, 내가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더욱 소름 끼치는 표정을 한 채 날 향해 웃어 보인다.
그 여자에게 최대한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 여태껏 사랑한 사람은 하나뿐이라고.
내 말을 들은 그 여자는 천천히 나에게 다가오는가 싶더니 이내 빠르게 다가와 나의 목을 두 손으로 감싸 쥐어버렸다.
“김종대, 넌 나한테서 못 벗어난다니까?”
“크흑,”
“네가 데뷔하기 전부터 내가 얼마나 네 주위에서 맴돌았는데…○○○? 그년보다 내가 더 네 주위를 맴돌았다는 거 알지 않았어?”
내 목을 감싸 쥔 그 여자는 천천히 목을 죄어오며 날 벽으로 밀어붙였다. 숨이 막히는 것은 둘째치고, 그저 ○○이의 걱정밖에 되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 다시 만나게 됐는데…. 머릿속으로 ○○이의 생각을 하며 그 여자의 손을 내리쳤다. 하나둘씩 입을 열면 열수록 날 더욱 미치게 하고 소름 끼치게 하는 그 여자.
다시는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당신, 그렇게 그 여자를 경찰에게로 넘겨버렸다
다시는, 절대로 두 번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다. 이런 끔찍한 일 또한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다.
내 주변 사람이, 그것도 내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이 다치는 꼴은 더욱 보기 싫다.
-
- ○○ 시점 -
“미안해, 그만 만나자.”
“뭐?… 이유가 뭔데? 내가 다 고칠게 종대야.”
“미안, 그만 갈게.”
꿈을 꿨다.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지긋지긋한 악몽을. 카페로 날 불러내 그만 만나자는 말을 한 채 돌아서서 카페를 나가는 종대가 꿈속에서 보인다.
따라 나가지도 못하고 멍하니 앉아 눈물을 뚝뚝 흘리는 내가 보인다. 저렇게 해서 우린 결국 끝을 맞이했지. 가만히 앉아 눈물을 흘리는 날 뒤로한 채 종대를 따라 나섰다.
멍한 표정으로 터덜터덜 걸어가는 종대가 보인다. 느린 걸음으로 걸어가며 여러 번 뒤를 돌아보는 종대. 그런 종대의 손을 붙잡으려 손을 뻗었지만 잡히질 않는다.
그렇게 종대는 천천히 걸어가다 골목길 안으로 발걸음을 돌렸고, 그 자리에서 소리 없이, 미친 듯이 울어버렸다.
이게 우리의 알지 못했던 속사정이었나 보다.
“일어났어요?”
“응…. 근데 왜 여기 있어요?…. 종대는요?”
종대 잠깐 검사받으러 갔어요. 몸을 뒤척이다 잠에서 깨어났다. 잠에서 깨어나니 화병의 물을 갈고 있는 찬열씨가 보였다.
내가 눈을 뜬 것을 봤는지, 찬열씨는 일어났느냐며 나에게로 다가와 의자에 앉았다.
의자에 앉은 찬열씨에게 왜 여기 있느냐며 물으니 여태껏 있었던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종대를 그렇게 괴롭혔던 그 여자는 소속사에서도 법적으로 강경 대응을 했고, 고소를 취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찬열씨에게 들은 말 중 더욱 충격이었던 것은 그 여자가 정신병이 있었다고 한다. 공상허언증, 자신이 만들어놓은 대로 믿는 그런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 사람은 종대를 자신의 남자친구라고 생각했었고, 내가 나타나 자신과 종대의 사이를 갈라놨다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일어났어?”
“응, 어디 갔다 와?”
○○씨 구하다가 종대도 한대 얻어맞아서 어깨 나갔데요, 한참을 충격에 빠져있을 때, 종대가 환자복을 입은 채로 병실로 들어섰다.
어디 갔다 오느냐며 묻는 나의 말에 종대가 아닌 찬열씨가 대신 대답했다. 싸늘한 분위기를 띄워보려는 게 눈에 보여 나 역시 픽, 하고 웃어버렸다.
내 침대로 터덜터덜 걸어와 침대에 걸터앉은 종대는 침대에 기대어있는 날 내려다보며 머리를 쓸어넘겨 주었다.
그걸 본 찬열씨는 헛기침을 두어 번 하곤 약속이 생겼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며 병실을 나가버렸다.
“그런 데는 왜 갔어,”
“문자 다 봤어, 그 여자한테 온 거. 그래서…, 같은 여자로서 만나보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으이구, 바보야. 앞으론 그렇게 하지 마. 걱정돼서 죽는 줄 알았잖아.”
“알겠어, 그러니까 옛날처럼 헤어지자는 말 하고 돌아가면서 울지마.”
어떻게 알았어? 머리를 쓸어넘겨 주는 종대의 손을 꼭 붙잡고 대화를 나눴다.
옛날처럼, 하고 말을 한 나에게 종대는 어떻게 알았느냐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어보았다.
꿈에서 다 봤어, 하나님이 주신 기회 같은 거겠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어벙한 표정으로 말하는 종대의 입에 짧게 입을 맞춘 후 말하니
푸흐, 하고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내 머리를 쓸어넘겨 주곤 다시 나에게 입을 맞춰왔다.
암호닉 |
『 웬디 〃 짱구 〃 폭립 〃 맥심 〃 둉글둉글 |
Baby J |
이렇게 사생팬과의 소동은 끝이 났네요. 픽 속에서 나오진 않았지만 종대는 그 사생팬을 강경대응 해 고소를 취했고, 소속사에서도 종대가 다친 기사, 여태껏 받아온 수많은 문자들을 공개해 더욱 심하게 고소를 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사생팬을 너무 안좋게 만들어놓은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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