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백' 김종인 편에 이어 박찬열 편이 왔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 "여긴 ㅇㅇㅇ, 인사해 박찬열" "안녕~" "그래, 안녕 난 박찬열" 김종인의 소개로 처음 인사한 날, 그땐 그냥 친구라고만 생각했어. "그래가지구" 넌 하루동안 일어난 일을 말해주는걸 좋아하더라고 대상은 나와 김종인이었고 가만히 턱을 괴고 김종인을 바라봤어. "아~" 김종인은 너가 말을 하고 쉴 때마다 앞에 놓인 케잌을 먹여주더라. 넌 아무것도 모르고 받아먹고 그냥 신기했어 처음엔. 김종인의 모든 신경이 너에게 가있다는게, 그리고 넌 그걸 모른다는게. "찬열아" "왜" "ㅇㅇ이 귀엽다" "뭐?" "응? 아니 나 뭐래" 너가 멀리서 뛰어오는데 김종인이 멍하게 널 바라봐. 그리곤 나에게 말을 거는데 웃음이 났어. 그냥 김종인의 멍청한 모습도 웃기고, 너가 우리에게 오는 것도 웃기고. 가만히 침대에 누워있는데 메세지가 왔어. '종인' 조심히 비밀번호를 풀었어. 'ㅇㅇ이가 너 좋다더라! 잘해봐~" 한참동안 문자를 들여다봤어 . 아 너가 날 좋아하는구나 눈을 잠시 감고 잠이 들었어. 나에게 문자를 보낸 이후, 김종인은 하루종일 내 옆에서 니 얘길 했지. "ㅇㅇ이가 덤벙거리긴 하는데 그게 귀엽지" "그리고?" "그리고? 아 걔 쓴 거 싫어하고 커피도 싫어해" "너랑 똑같네" "어? 그렇네?" 김종인은 너와의 접점을 찾았다는 사실에 혼자 웃고, 그런데 넌 김종인의 마음을 모르지. "그런데 걔 매일 커피 마시잖아" "그건 니가..!" 김종인은 말을 하다 잠시 멈추더라. 넌 내가 커피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못마시는 커필 마셨지. 나도 알아. 항상 커피를 먹은 후에 너가 힘들어하는걸 봤거든. 그리고 커피를 마셨다는 핑계로 잠이 안온다며 나에게 메세지를 보내는것도 다 알아. "진짜 좋은애야 잘해봐" "니 진심은 뭐야?" "어?" "진심이 뭐냐고" "난.. 그냥 ㅇㅇ이가 웃는거" 김종인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날 보고 웃었어. 왜냐면 다음날 내가 너랑 사귀기 시작했거든. "찬열아" "어? 왔어?" 너와의 첫 데이트날, 넌 참 예쁘더라. 정말 예뻤어. 김종인이 항상 보는 이유를 그때서야 알았어. 청색 원피스를 입은 널 보고나서야. 아, 넌 여자였구나. 난 뼈저리게 느꼈고 그날 난 탈진할정도로 울다 잠이 들었어. "박찬열, 이 번호 뭐야?" "어? 아 그냥 선배" "이게 어떻게 선배야" "왜 또" "왜? 왜 또?" "진짜 선배야" 같은 과 선배가 장난으로 붙여놓은 하트 표시에 넌 날 지치게 했어. 그냥 장난이라고 말해도 넌 언제나 믿질 않았지. 사실 내가 그 하트를 지울 수도 있었어. 그런데 난 그러고 싶지 않았어. 미안해. '종인' 피곤한 몸으로 가만히 누워있었는데 핸드폰에 불빛이 들어오더라. '야 박찬열 애 울리지 좀 마. 희망고문하냐?" '내가 뭘' '너 여자 정리 좀 하라고' 김종인이랑 문자 한 게 언제더라. 한참을 생각하다 메세지 창을 천천히 밀어올렸어. 보내다 만 문자가 수두룩했어. 3개월 전이더라. 마지막으로 김종인에게서 온 문자는. 마지막 메세지는 여전히 널 걱정하는 문자였고. 한숨을 쉬는데 새로운 메세지가 왔어. '찬열아, 나랑 보기 싫냐?' 그 문자에 심장이 덜컹했고, 난 너에게 바로 연락했어. 지금 당장 만나자고. "ㅇㅇ아, 내가 미안해 앞으로 잘 정리할게." "..."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넌 그제서야 내 손을 잡아주며 표정을 풀었어. 다행이다. 김종인한테 문자 보내야겠다. 이게 내 생각의 전부였어. 그리고 난 화가났어. 씨발 기분이 참 더럽더라. 김종인에게 가서 모든걸 말하고 김종인을 힘들게 하는 니가. 희망고문. 참 거지같다. 나한테도 그리고 김종인한테도. "종인아!" 너와 함께 캠퍼스를 걷는데 저 멀리 김종인이 보이더라. 김종인은 여전히 널 보며 웃고 있고. 난 김종인을 보며 가슴이 떨렸고. 너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종인이에게 다가갔어. 울상이 되는 김종인의 표정에 가슴이 아팠어. '종인아, 니 자리는 거기야' 미안해 ㅇㅇ아, 난 김종인이 저 자리에 가만히 서서 날 기다려줬으면 좋겠어. 언젠가 종인이의 옆자리엔 내가 서있을거야. 그런데 지금은 아니야. 지금 널 보내면 종인이는 평생 날 안볼거고 니 옆엔 김종인이 설테니까. 난 그게 너무 무서워. ------/--------------------------------------------- 처음 시작할때부터 찬열이의 초점이 모두 종인이에게 맞춰져 있는거 보이시나요? 그리고 종인이를 '바라보다' 문자를 '들여다보다' 라고 말하는거 보시면 저 단어 속에 느껴지는 종인이에 대한 찬열이의 감정을 느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