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너빚쟁의 부모님이 치킨집을 운영하셔.
부모님도 도울 겸, 내 자신에게 자유도 줄 겸 오토바이 자격증을 따.
아버지께서 배달 가기 싫다고 하면 너빚쟁이 대신 배달을 해.
부모님께서 겅정하시지만 괜찮다며 금방 다녀오겠다며 부모님을 안심시키고
부모님의 일을 조금이나마 돕고싶은 우리 효녀!! 나, 나름 효녀인 너빚쟁!!
부모님 몰래 가끔씩 몸이 완치되지 않았지만 동네 한 바퀴 돌기도 하고. 호호호!
사실, 너빚쟁은 몸이 아파서 고등학교 1년을 꿇었어.
산 속에서 요양도 하고 병원에서 누워있기도 하고.
그래서 스무 살인데도 고삼이지. 주르륵.
유난히 너의 치킨집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이용하는 세탁소 집이 있어.
너빚쟁의 교복을 드라이 할 겸 종종 가는 그 세탁소의 아줌마와 아저씨와 어느새 친해진 너빚쟁!
그러다 우연히 빅스를 만나.
같은 학교인 빅스는 너와 학년은 같지만 나이는 너빚쟁이 한 살 많은 누나!!
항상 코마운 함호닉♥
누누
콩닥
뽀잉뿌
칰칰
별꽃
울렁이
달
젤리
벼리니똥꼬
최고자
토마
밍이
쥬시
차학연은까맣다
냔냐
개미
쟈니쟈니
열다섯개의 자아
비쮸보다좋은치킨
귤껍질
쿠키몬스터
뚱바
라빅스
뿡뿡이
모찌슈
정택운의 둘리
신알신 해주신 분들! 읽어주시는 분들 코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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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배달을 하는 너빚쟁은 문이 잠겨있는 세탁소 집에 당황했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문 앞까지 가 유리문에 내부를 요리 조리 살펴보기도 하고 손잡이를 잡아 이리 저리 흔들었지만 문은 단단하게 잠겨있다.
아, 어쩌지. 치킨 식는 데. 배달도 가야 되는 데.
너빚쟁은 손목시계를 보다 치킨을 보다 목을 쭉 빼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어디 나가셨나?
“치킨 배달 왔어요?”
“아, 네.”
대뜸 다가와 묻는 남자가 까치발도 안 들고 팔만 쭉 뻗으며 열쇠를 꽂아 돌린다.
남자의 목에 낀 헤드셋의 노래가 너빚쟁의 귀까지 들린다. 박효신 노래다. 많이 좋아하는구나.
너빚쟁은 내가 팔을 들면 닿기나 할까,
생각하다 무의식적으로 남자의 말에 대답하고 남자의 뒤를 따라 세탁소 안으로 들어왔다.
안은 다른 날의 세탁소보다 추웠다. 오늘은 늦게 여시는구나.
너빚쟁은 치킨을 의자 위에 내려놓고 남자의 주머니에서 나올 돈을 기다렸다.
지갑에서 나온 돈을 너빚쟁의 주머니에 넣고 꾸벅 인사를 했다. 안녕히 계세요.
“별빛고 다니죠? 일 년 꿇은.”
“나 알아?”
“그럼요.”
무심결에 나온 너빚쟁의 반말이 스스로 놀라게 했다.
손님한테 반말이야 망측하게. 속으로 망했다는 말을 생각한 너빚쟁은 눈을 꼭 감았다.
사고 쳐서 일 년 끓었다는 말 진짜에요?
돌직구로 묻는 남자의 말에 너빚쟁은 멍해지다 허허 웃었다.
그 말도 안 되는 중이병같은 소문을 믿는 것인지 남자는 꽤나 호기심 어린 눈으로 너빚쟁을 바라보았다.
너빚쟁은 단지 아파서 못 왔다고 했지만 남자는 미심쩍은 듯이 쳐다봤다.
“그렇다고 해줄게요.”
“진짜인데.”
너빚쟁은 다시 허리를 꾸벅 숙이며 안녕히 계세요 인사하고 세탁소 밖으로 나왔다.
투덜거리는 너빚쟁의 뒷모습을 보고 피식 웃은 남자는 웃었다.
쪼꼬미한 사람이 자신보다 나이가 많다니 안 믿겨.
너빚쟁은 뒤를 돌아 메롱- 혀를 내밀었지만 남자와 눈이 딱 마주쳐 당황했다.
재빨리 오토바이에 타고 다음 배달로 갔고, 남자는 껄껄껄 웃었다. 아, 귀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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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도 역시나 주문이 들어온 세탁소집을 가지 말까 생각하다 결국 엄마의 등짝 스메싱으로 인해 세탁소 앞에 와버렸다.
그 사람 없겠지. 하고 안녕하세요. 하며 들어갔지만 너빚쟁을 반기는 사람은 아주머니가 아니라 저번 주에 본 그 남자였다.
오늘은 검은색 아디다스를 세트로 입은 그 모습이 마냥 백수 같지는 않아 보여 신기했다.
와 내가 입으면 백수같아 보이고 초라해 보이는데.
서로 빤히 쳐다보며 남자가 눈을 피하자 너빚쟁은 아주머니를 불렀다.
“아주머니! 치킨 왔어요!”
“아가 왔어? 이홍빈 네가 받지 엄마를 귀찮게 해야겠어?”
졸지에 등짝을 맞은 이홍빈이란 남자는 아프다며 낑낑댔다.
아주머니 손 두꺼운데. 너빚쟁은 속으로 꼬숩다 생각하며 치킨을 내려놨다.
아주머니께 돈을 받으며 이홍빈을 힐끔 힐끔 쳐다보는 너빚쟁의 시선이 들켰는지 이홍빈은 아주 당당하게 말했다.
“뭘 그렇게 빤히 봐? 왜 잘생겼어? 내가 좀 잘생겼어.”
당당하게 말하며 보조개가 푹 파이듯이 웃는데 진짜 잘생겨서 뭐라 말을 못하겠는 너빚쟁은 그냥 허탈해하며 웃었다.
잘생긴 놈이 하니까 반박을 할 수가 없네.
이홍빈은 등짝스메싱을 또 맞고 아주머니는 이놈이 원래 재수가 없다며 호호 웃으셨다.
나가려는 너빚쟁에게 자신이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오라는 말에 너빚쟁은 볼이 빨개지고 이홍빈은 등이 빨개졌다.
아, 엄마 아프다니까?!
//
몇 일 후, 네빚쟁은 학교에서 이홍빈을 만났다.
스리슬쩍 피하려다 딱 걸린 너빚쟁은 이홍빈의 팔걸이가 되었다.
우와, 나 피하는 거예요?
능글맞게 물어보는 이홍빈은 자신의 휴대폰을 내밀었다.
너빚쟁은 핸드폰을 받고 눈만 꿈벅꿈벅 떴다,
감았다, 떴다 하니 이홍빈이 작게 번호 찍어요, 번호. 말했다.
너빚쟁은 부들거리는 손으로 번호를 치고 저장까지 하니 이홍빈은 뿌듯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카톡할게요.”
“응.”
홍빈은 제 반으로 가며 이빚쟁이라는 딱딱한 이름 대신 빚쟁누나 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나중에는 자기라고 바꿔야지. 홍빈은 헤헤 웃었다.
//
[누나 저에요. 세탁소.]
[응. 그래.]
[누나 몇 반이에요?]
[8반.]
단답의 너빚쟁이 맘에 안 드는지 이홍빈은 턱을 괴며 친구에게 물었다.
야, 여자랑 어떻게 카톡하냐.
카톡 하지 말고 그냥 만나라.
그럴까?
그게 낫지. 얼굴 자주 보이면서 정들게 만들어.
이홍빈은 공부 열심히 하라는 카톡을 보내고 핸드폰을 덮었다.
다음 날, 홍빈은 초콜릿 한 봉지를 사 너빚쟁의 교실로 들어갔다.
잔건지 담요를 곱게 접어 베개로 쓰며 잘도 자는 너빚쟁이 귀여워 한참 보다가 고삼이 뭐하는거야 생각하며 너빚쟁을 깨웠다.
“일어나세요. 고삼은 자는 거 아닙니다.”
“어? 어. 응.”
눈을 부르르 뜨며 일어난 너빚쟁은 창피해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이홍빈은 실실 웃더니 초콜릿 한 봉지를 곱게 접어 둔 담요 위에 턱 올려 놓았다.
졸릴 때 하나씩 먹어요.
어, 고마워.
너빚쟁은 봉지를 뜯어 한 주먹 집더니 이홍빈에게 손. 한마디 했다.
홍빈이 진짜 손만 불쑥 내밀자 아니 아니 두 손으로 모아서. 말하자 홍빈은 너빚쟁의 말처럼 두 손을 곱게 내밀었다.
한 주먹의 초콜릿을 우르르 떨어트려 놓았다.
“너도 졸지 말고 하나씩 먹어.”
“오 반반씩. 후라이드 반, 양념 반.”
너빚쟁은 푸흐 웃고는 빨리 교실로 들어가라며 손짓했다.
이홍빈은 주머니에 초콜릿을 가득 넣고 손을 흔들었다.
담요 위에 흩어진 초콜릿 하나를 집어 봉지를 까 입에 쏙 넣었다. 달달하다.
너빚쟁은 바보같이 헤헤 웃고는 초콜릿을 가방에 넣었다.
이홍빈은 손에서 초콜릿 향이 나니 기분이 좋았다.
이제 시작이에요 누나. 내일은 사탕 들고 올게요.
엄청난 붕괴현상이다. 얘가 이렇게 달달할 수가 없는데..홍침미가 더 보여야 하는 데....홍빈이 편은